딸을 지키려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살인자. 김영하의 베스트셀러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은 충격적인 반전으로 유명하다.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9월 7일 개봉)이 8월 28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세븐 데이즈>, <용의자> 등을 연출한 원신연 감독은 원작 소설을 읽자마자 영화화를 결심했다. 그가 영화로 재탄생시킨 <살인자의 기억법>에 꼭 필요한 사람은 배우 설경구였다. 설경구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살인자 병수를 연기했다. 그는 젊은 병수와 흰머리가 뒤덮인 노인 병수를 모두 보여준다. 병수가 살인자로 의심하는 경찰 태주는 김남길, 병수의 딸 은희는 설현이 각각 맡았다.

김영하의 원작 소설.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은 기본적인 설정을 소설에서 그대로 가져왔다. 연쇄살인범이었지만 지금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병수는 우연한 접촉사고로 태주를 만나게 된다. 병수는 단번에 태주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연쇄살인의 범인임을 직감한다.

이후 전개는 소설과 달라진다. 병수는 태주를 연쇄살인범으로 경찰에 신고하지만, 경찰은 같은 경찰 신분인 태주를 의심하지 않고, 치매 환자인 병수의 말을 믿지 않는다. 병수는 딸 은희 곁을 맴도는 태주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노력하지만 자꾸만 끊기는 기억 때문에 애를 먹는다. 결국 기억이 사라진 자리에 오래된 살인 습관들이 되살아나고 병수는 망상과 실제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한다.

소설 원작의 영화는 원작의 무게에 눌려 힘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읽은 베스트셀러 소설일 경우 원작과의 비교는 꽤 큰 부담이다. 핵심은 각색이다. 원작의 분위기를 살리며 어떻게 영화적 문법으로 풀어냈는지가 관건이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어땠을까. 언론시사 직후 언론의 반응을 모아봤다.


소설과 원작, 어떻게 다른가
원신연 감독은 시사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원작을 읽은 사람과 읽지 않은 사람에게 어떤 관전 포인트를 전달하려고 했냐는 질문을 받았다. 원신연 감독은 “소설의 주인공 김병수를 응원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캐릭터 속으로 깊게 빠져들었는데 그게 소설 장르의 특성인 것 같다. 영화는 내가 따라가고 있는 감정에 빠져있는 캐릭터를 응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김병수라는 캐릭터는 연쇄살인범이지만 계속 응원할 수 있는 캐릭터로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미 검증된 원작이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원작인 김영하 작가 소설의 매력은 극대화시키고 영화적 재미를 살렸다. 영리한 원작 활용법이다.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 남우정 기자
원작 소설과 같은 듯 다르다. 캐릭터도 이야기의 틀도 다르지만 후반부 몰아치는 전개도, 엔딩도 다르다. 원신연 감독의 과감한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될까 ‘패착’이 될까.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베일을 벗은 영화는 원작과 상당부분 차이를 보였다. 설경구가 연기한 은퇴한 연쇄살인범 병수와 김남길이 연기한 태주에 살이 더해지며 입체적인 캐릭터가 됐다.

OSEN 지민경 기자

스릴러 장르로서의 쾌감은 어떤가
원신연 감독은 <세븐 데이즈>와 <용의자>를 통해 범죄 스릴러와 액션 장르에 대한 자신의 감각을 선보인 바 있다. <살인자의 기억법>에서도 범죄 스릴러의 요소가 빛나는 몇몇 장면을 찾아볼 수 있다. 원신연 감독은 “미드로 따지면 (<살인자의 기억법>이) <CSI>보다는 <트루 디텍티브>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클래식하다는 데 바탕을 잡았다”고 밝혔다.

장르의 귀재 원신연 감독이 연출을 맡아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과 숨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헤럴드POP 이미지 기자
<살인자의 기억법>. 알츠하이머 vs 알리바이의 반전적 줄다리기. 김영하 작가의 원작이 스크린에서 갈갈이 훼손되고 또 고스란히 복원된다. 스포일러성 망상적 캐릭터로 시종일관 나뒹군 설경구의 배타적 독무대. 서스펜스는 도리어 아쉽도록 부족한 세미스릴러.

영화 칼럼니스트 송지환
배우 설경구의 열연과 쫄깃한 반전이 만났다. 

일간스포츠 박정선 기자
<살인자의 기억법>은 원작의 흥미진진한 설정에 설경구표 혼신의 연기가 더해지고 색다른 해석과 연출이 더해진 강력한 스릴러였다.

스타뉴스 김현록 기자

설경구를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는 어땠나
<살인자의 기억법>에는 설경구, 김남길, 설현 그리고 오달수 등이 출연한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 김병수를 연기한 설경구는 몸무게를 10kg 감량했다. 김남길은 연쇄살인범으로 의심받는 태주 역을 위해 체중을 14kg 늘렸다. 단순히 살을 빼고 찌우는 것만 아니다. 이들은 꽤 긴장감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붙어다니는 설현은 이 둘 사이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변신의 귀재 설경구는 단순한 체중 감량이 아닌, 스스로 늙어가는 방법을 택했다. (중략) 탄수화물, 수분 섭취를 극단적으로 줄이며 기억과 망상을 오가며 무너져가는 남자의 혼란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설경구는 분장 없이 10살 연상의 외형을 표현하는 경지에 오른 것은 물론, 살인자, 치매 등 극단의 캐릭터를 절정의 연기로 표현했다.

TV리포트 김수정 기자
설경구가 원작 소설에서 막 튀어나온 연쇄살인범 김병수로 완벽히 분했다.

마이데일리 신소원 기자
배우 김남길이 설경구와 맞붙어 부족함 없는 연기를 펼쳤다.

스포츠월드 최정아 기자
설경구는 물론, 김남길, 김설현까지 그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의 변신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세 배우 모두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설경구는 특유의 카리스마로 극 전체를 이끌고, 김남길은 설경구와 좋은 호흡을 보여주며 끝까지 극의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하는 연기를 선보인다. 신인배우인 김설현은 예상보다 더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뉴시스 손정빈 기자
병수의 오랜 친구인 파출소장 병만(오달수)을 비롯해 코믹 캐릭터들이 등장해 시종일관 무거운 극 전개에 숨통을 틔워주는 점도 원작과 다르다.

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살인자의 기억법> 촬연현장의 원신연(왼쪽) 감독과 설경구.

<살인자의 기억법>의 언론시사 반응을 세 가지 포인트를 통해 살펴봤다.
1.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은 김영하의 원작 소설의 기본 설정을 유지했다. 다만 소설보다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결말은 원작과 다르다.
2. 범죄 스릴러 장르로서의 <살인자의 기억법>은 원작의 재해석을 통해 반전과 긴장감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다.
3. 설경구, 김남길, 설현 등의 연기는 훌륭했다.
<살인자의 기억법>이 김영하라는 걸출한 소설가의 원작의 무게를 이겨낼 수 있을까. 9월 7일 개봉 이후 관객들의 평가가 기다리고 있다.

살인자의 기억법

감독 원신연

출연 설경구, 김남길, 설현

개봉 2016 대한민국

상세보기



씨네플레이 에디터 신두영

재밌으셨나요? 아래 배너를 눌러 네이버 영화를 설정하면 영화 이야기, 시사회 이벤트 등이 가득한 손바닥 영화 매거진을 구독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