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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영화사 'A24' 호러 영화 흥행 탑 10

씨네플레이

믿고 보는 미국 배급사 'A24'의 새 호러 영화 <톡 투 미>가 절찬 상영 중이다. A24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2022) <문라이트>(2016) <언컷 젬스>(2019)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배급하며 세를 넓혀가고 있지만, 초창기부터 호러 장르에 특히 두각을 드러내왔다. A24가 배급한 공포영화들을 전 세계 수익 순으로 줄을 세웠다.

 

 


1

톡 투 미

Talk To Me, 2023

$9,185만

 

2023년 11월 현재 A24 호러 최고 흥행작은 <톡 투 미>다. 680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리는 유튜브 채널 '라카라카'(RackaRacka)로 잘 알려진 호주의 형제 감독 대니 필리푸, 마이클 필리푸의 영화 데뷔작. 친구들과 함께 방부 처리된 손으로 귀신을 불러내는 SNS 챌린지에 빠진 미아는 라일리가 죽은 엄마에게 빙의되자 이성을 잃고 90초의 시간제한을 넘기게 되고, 악령에 종속된 라일리는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한다. 짧은 시간에 보는 이의 이목을 사로잡는 유튜버의 경력답게 쌍둥이 감독은 숏폼 콘텐츠의 자극적이고 민첩한 연출을 적극 활용하며 호주는 물론 전 세계의 관객들을 사로잡아 제작비 대비 20배가 훌쩍 넘는 수익을 기록했다. 이미 프리퀄의 촬영을 마치고, 시퀄을 개발 중에 있다고.

 


2

유전

Hereditary, 2018

$8,280만

올해 개봉한 아리 애스터의 야심작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A24 작품 중 최고 제작비(3500만 달러)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게 가능할 수 있었던 데엔 애스터의 장편 데뷔작 <유전>이 거둔 어마어마한 성공이 크게 작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 2018년 6월 개봉한 <유전>은 <톡 투 미>가 개봉하기 전까지 지난 5년간 가장 높은 수익을 거둔 A24 호러뿐만 아니라, 작년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전까지 A24 전체 최고 흥행작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다. 점프스케어에 기대지 않고 서서히 음산하고 불쾌한 분위기를 퍼트리며 오컬트와 고어의 참맛을 실천하는 가족영화(?)라는 점에서 훗날 아리 애스터의 영화 세계를 단적으로 선언한 작품이다.

 


3

미드소마

Midsommar, 2019

$4,810만

3위 역시 아리 애스터의 차지다. <유전>이 개봉하고 불과 1년 만에 공개한 두 번째 장편 <미드소마>는 제목 그대로 스웨덴의 전통 하지축제 '미드소마'를 소재로 삼았다. 미드소마 하면 녹음 짙은 벌판에서 모두가 평화롭게 여름을 즐기는 평화로운 이미지를 떠올릴 테지만, <유전>에 특유의 악취미를 눌러 담은 바 있는 애스터는 이를 완전히 비틀어 한순간에 부모와 동생을 잃어버린 주인공 대니(플로렌스 퓨)가 친구들과 함께 미드소마에 참석해 겪는 온갖 이상한 상황들을 늘어놓는다. 귀신이나 살인마가 활약하는 일반적인 공포와 달리,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한 광신적인 집단을 내세우는 포크 호러의 외피를 쓴 영화는 갈수록 블랙코미디의 정체성을 공고히 한다.

 


4

더 위치

The VVitch, 2015

$4,042만

A24 호러 흥행 탑 10 리스트 가운데 가장 연식이 오래된 작품. 1630년 뉴잉글랜드를 배경으로, 마을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들로 점차 광기에 사로잡히는 가족의 이야기를 그렸다. 400년 전 영어를 구사하고, 의상이나 미장센도 꼼꼼한 고증을 거쳐 17세기 초의 분위기를 제대로 구현했다. 모진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맏딸 토마신을 연기한 안야 테일러 조이는 첫 영화 <더 위치>로 단숨에 전 세계 관객들을 사로잡았고 이듬해 M. 나이트 샤말란의 <23 아이덴티티>를 통해 스타덤에 올라 당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20대 여성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아리 애스터와 마찬가지로 로버트 에거스 역시 데뷔작 <더 위치>로 제 인장이 확실한 장르 영화감독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

 


5

잇 컴스 앳 나잇

It Comes at Night, 2017

$1,974만

2017년 작 <잇 컴스 앳 나잇>은 한국에 개봉한 A24 호러 중 가장 덜 알려진 작품일 것이다. 전염병이 지구를 뒤덮자 숲으로 숨어든 가족이 또 다른 가족을 집으로 들이게 되면서 벌어지는 불안이 스멀스멀 따라간다. 사건이 아니라 불안. 장편 데뷔작 <크리샤>(2015)로 두루두루 호평받았던 트레이 에드워드 슐츠는 어떤 사건의 연속이 아닌 형체가 보이지 않는 불안의 파장을 집요하게 포착하려 든다. <잇 컴스 앳 나잇>을 향한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는 것도 바로 그런 방향 때문일 것이다.

 


6

라이트하우스

The Lighthouse, 2019

$1,813만

로버트 에거스의 데뷔작 <더 위치> 배경이 17세기 뉴잉글랜드였다면, 그로부터 4년 뒤 내놓은 다음 작품 <라이트하우스>는 19세기 말 뉴잉글랜드의 외딴섬을 지키는 등대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에프라임(로버트 패틴슨)은 나이 든 선원 토마스(윌렘 대포)와 함께 등대지기로 일하게 되고, 고된 업무에 몸과 정신이 망가져 점차 환상에 시달리고 토마스와의 관계도 파국으로 치닫는다. 전체 러닝타임을 오로지 로버트 패틴슨과 윌렘 대포 두 배우의 날뛰는 에너지로 이끌어간다고 해도 무리가 없는 영화로, 스탠다드 화면비 1.33:1보다 더 좁은 1.2:1 화면비로 폐소공포증적인 공간에서 주인공 둘이 완전히 미쳐가는 과정이 색다른 호러의 맛을 선사한다.

 


7

X

X, 2022

$1,474만

2005년 첫 장편 <더 루스트>를 시작으로 꾸준히 다양한 콘셉트의 공포영화를 만들어온 티 웨스트 감독은 유일한 서부극 <인 어 밸리 오브 바이올런스>(2016)를 거쳐, 2022년 3월 야심 차게 준비한 'X' 시리즈의 닻을 올리는 <X>로 돌아왔다. 1970년대 말, 포르노 배우 지망생 맥신(미아 고스)은 동료들과 함께 촬영을 위해 텍사스의 농장에 방문하고, 어딘가 수상해 보이던 농장 주인 노부부의 위협을 받는다. <X>는 '성인용' 호러가 선사하는 쾌감들이 꽉꽉 들어차 있다. 섹시해야 할 땐 끈적끈적하고, 신체를 훼손해야 할 땐 가차 없이 잔인하다. 주연배우 미아 고스는 20대의 맥신뿐만 아니라 과거 아름다웠던 육체를 그리워하는 노인(촬영 때마다 분장에만 10시간을 썼다고) 펄까지 1인 2역을 소화해 3부작의 히로인으로서 존재감을 뽐냈다.

 


8

공포의 파티

Bodies Bodies Bodies, 2022

$1,393만

한국엔 극장 개봉 없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공포의 파티>. 한국어 제목만으로는 어떤 내용인지 가늠하기 애매한 이 영화의 원제는 'Bodies Bodies Bodies', 마피아 게임 같은 범인 잡기 놀이다. 돈 많은 20대 청춘들이 저택에서 파티를 즐기던 중 바디스 바디스 게임을 하다가 누군가 죽고, 서로를 의심하는 사이에 시체가 점차 늘어난다는 설정. 공포도 공포지만 미국의 젊은(Z) 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언어 등을 꼬집는 블랙코미디적인 터치가 두드러진다. 2010년대를 대표하는 호러 영화 중 하나인 <팔로우>(2015)의 음악감독 디제스터피스의 오리지널 스코어도 적재적소 재미있게 쓰였다.

 


9

Men, 2022

$1,152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비치>(2000) 원작 소설가, <28일 후>(2002)와 <네버 렛 미 고>(2010)의 시나리오 작가로 이름을 알린 알렉스 가랜드는 2015년 도널 글리슨, 알리시아 비칸데르, 오스카 아이작 주연의 SF 스릴러 <엑스 마키나>로 성공적인 감독 신고식을 치렀다. 넷플릭스를 통해 선보인 <서던 리치: 소멸의 땅>(2018) 다음으로 내놓은 가랜드의 세 번째 영화 <멘>은 <엑스 마키나> 이후 7년 만에 A24가 관여하게 된 작품이다. 남편이 죽고 난 이후 마음을 다잡기 위해 영국의 시골 마을로 향한 하퍼(제시 버클리)는 숲에서 나타난 어떤 존재가 따라다니면서 공포에 질려간다. 보기만 해도 크리피한 기분이 가시질 않는 무수한 남자들을 홀로 소화해낸 로리 키니어의 활약이 놀라울 따름.

 


10

Pearl, 2022

$948만

'X' 시리즈의 두 번째 편 <펄>은 <X> 개봉 6개월 만에 공개됐다. <X>의 프리퀄로서, 전작에서 노인이었던 펄이 60년 전 어머니의 그늘 아래 시골 농장에서 답답하게 살아가면서도 스타가 되겠다는 꿈을 필사적으로 놓지 않으려는 광기에 휩싸이는 과정을 펼쳐 보인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미아 고스가 주연으로 활약할 뿐만 아니라, 감독 티 웨스트와 함께 시나리오도 공동 집필했다. <X>과 <펄>의 성공에 힘입어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할 <맥신>도 일찌감치 촬영을 마치고 현재 개봉을 앞두고 있다.

 

씨네플레이 문동명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