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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황야〉 마동석 “호불호? 자주 나오는 저를 봐주신 것만 해도 감사”

성찬얼기자
마동석 (사진 제공=넷플릭스)
마동석 (사진 제공=넷플릭스)

반전의 남자. 배우 마동석에게 어울리는 단어는 꽤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반전이란 단어를 고르고 싶다. 항상 강해보이는 모습 뒤로 사실 꽤 귀여운 언행의 반전 매력으로 '마블리'라는 별명을 얻었고, 과묵할 것 같은 풍채와 달리 유머러스한 성격에, 강직하게 적을 물리치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스크린 뒤에선 시나리오와 아이템을 논의하는 기획자로도 활약하는 반전까지.

그런 그가 1월 25일 공개한 <황야>로 넷플릭스에 입성했다. <황야>는 대지진으로 문명이 사라진 시대, 괴짜 과학자 양기수(이희준)에게 납치된 수나(노정의)를 구하려는 남산(마동석)과 지완(이준영)의 고군분투를 다뤘다. 마동석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허명행 무술감독이 연출을 맡고, 마동석이 제작과 주연을 맡은 영화는 공개 이후 넷플릭스 비영어 영화 시청 순위 1위를 차지했다. 국내의 호불호가 갈리는 반응에도 그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을 입증한 순간이었다. 올해 공개할 차기작이 줄지어있는 마동석을 만나 <황야>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황야〉 (사진 제공=넷플릭스)
〈황야〉 (사진 제공=넷플릭스)

 

다작하시니까 대중들도 빨리 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제가 작품을 많이 할 수 있는 건 감사하죠. 예전에는 촬영들이 너무 많아가지고 촬영 외적으로는 막 뭘 할 수가 없었는데, 요새는 촬영 중간에 시간 있을 때 제가 제작하는 것들 시나리오 회의도 하고 운동할 시간도 있고 그래서 좋은 것 같아요.

넷플릭스 1위를 하셨잖아요.

너무 감사하죠. 그리고 문자랑 이메일 엄청 받았어요. 국내에서 축하 메시지도 받았지만 지금 같이 (작품) 이야기하고 있던 할리우드에서도 많이 연락 오고. 제일 좋은 건 저희가 허명행 감독하고 클라이맥스 변승민 대표하고 저하고 제작진하고 같이 의도했던, 게임 같은 액션 영화 만들어보자 했는데 그대로 대답이 오더라고요. 게임 같은 액션 영화라서 자기네들은 되게 재미있게 봤다고.

허명행 감독님과는 오래 함께 하셨잖아요. 오랫동안 봐온 사람으로서 허명행 감독은 어떤 사람인가요?

허 감독은 저한테는 너무 좋은 동생이고 영화하는 사람 중에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이고. 또 되게 오랫동안 저랑 수십 작품을 같이 했거든요. 사실 저희가 알려지지 않은 작은 영화에서도 제 스턴트도 했었고. 저랑 유일하게 체격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예전에 그 친구가 고생을 많이 했었는데(웃음) 그다음에 무술 감독이 되고 저랑 작품을 굉장히 오래 하면서 저는 (허명행 감독이) 누구보다 뛰어난 연출력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액션 찍을 때 액션 자체에 드라마가 들어가야 되는데 그런 것들도 굉장히 연출도 잘하고 아이디어도 많고. 이렇게 많은 영화에서 명장면을 많이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런 것도 분명히 보면서 영화 전체를 연출해도 굉장히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한동안 시나리오를 계속 준비를 했었어요, 허명행 감독을 데뷔시키려고. 그러다가 <황야>와 잘 맞을 것 같아서, 타이밍도 잘 맞아서 그렇게 된 거고.

허명행 감독이 저랑 <범죄도시>를 같이 했잖아요. 그런데 거기서는 현실 베이스라서… 사람이 팔 두 개 다리 두 개라서 할 수 있는 액션의 기본적인 것에서 많이 벗어날 수는 없어요. 여기 3m 뒤에 있는 사람을 때릴 수는 없으니까. 그런데 <황야> 약간 판타지적 부분이 있으니까 허명행 감독이 (능력을) 조금 더 펼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안을 했어요.

저 개인적으로는 친분을 떠나서 허명행 감독이 우리나라 감독 중에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동안 액션팀을 운영하고 액션 장르 위주로 영화를 많이 했던 사람이지만 나중에는 다른 장르를 해도 역량을 보여줄 거예요.

〈황야〉 (사진 제공=넷플릭스)
〈황야〉 (사진 제공=넷플릭스)

 

 

 

 

 

 

 

 

 

시나리오 작업 과정은 어떻게 됐나요? 촬영 기간하고요.

지구적 대지진이 일어난 상황을 베이스로 두고 클라이맥스 변승민 대표와 저랑 같이 기획을 하다가 ‘이 스토리로 우리가 무슨 영화를 만들고 싶은 거냐’ 하면서 여러 이야기를 했어요. 드라마보다는 액션에 많이 치중된, 오락적인 영화를 만들어보자. 마침 제가 오랫동안 글을 쓰고 각색을 하고 하면서 써놓은 Sci-Fi(SF) 액션물이 있었어요. 거기에 막 렙틸리언이랑 이런 것이 나와요.(웃음) 그걸 제작자들하고 보여주면서 이걸 시작을 해보면 어떠냐 제안했고, 그게 각본가한테 넘어갔어요. 초반에는 다 썼어요. 이야기가 길었어요. 액션도 넣었어야 되고 각 인물들의 스토리를 넣었거든요. 이준영 배우(지완 역)가 저랑 어떻게 살게 됐는지, 내가 수나(노정의)를 왜 구해주게 되는지 그런 것부터 시작해서 이희준 배우(양기수 역)가 왜 그런 사이코패스 같은 박사가 되는지 등 그 스토리들을 많이 담았더니 영화를 찍으면 4시간짜리 영화가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우리가 원래 기획했던 의도했던 영화를 하려면 이걸 많이 버려야 된다, 친절함을 많이 어쩔 수 없이 버려야 된다, 그렇게 빌드업을 하게 됐어요.

촬영 기간은 한 서너 달 찍었어요. 사실 할리우드에서 많이 받는 메시지가 ‘너네 이거 버젓이 얼마냐 얼마고 얼마 기간 동안 찍었냐’ 그래요. 그래서 이런 기간에 이런 조건으로 찍었다 그러면 그 친구들이 다 놀라요. 되게 감탄해요. 예전에 제가 허명형 감독과 할리우드 영화 얘기가 나오면, 자기네들 액션팀을 꼭 써달라 그래요. 그래서 그 친구들하고 하게 됐죠. 마블 <이터널스> 때 하다보니 저도 같이 액션을 디자인하긴 했는데,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어요. <범죄도시>를 보고 “너네가 와서 찍어주면 안 되냐”가 많아졌어요. 나중에 이런 기회들이 더 생길 것 같아요.

수정하는 과정에서 드러낸 부분 중에 특히 아쉬웠던 게 있을까요?

그런 이야기들이 다 빠져야 돼서 그게 아쉽죠. 지금의 <황야>가 오락적인 액션 영화로서의 어느 정도의 기시감이나 클리셰를 가질 수 있지만 그 드라마를 다 다 넣었을 때 오히려 더 기시감이 있었을 수도 있겠다 생각해요. 이게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생각도 했었거든요. 이 드라마를 버리지 않고 액션까지 가져가려면 차라리 드라마가 낫지 않을까 생각을 했는데 이게 드라마랑 또 안 맞아요. 왜 안 맞냐면 드라마는 초반에 이야기를 확 끌어당기는 이야기가 있어야 되는데 이 이야기는 이야기 전체의 하이라이트 부분이 뒷부분에 있어서 드라마로 하면 초반이 굉장히 지루하게 볼 수밖에 없는 구성이에요. 그러면 영화가 맞겠다 생각이 들었죠.

〈황야〉 (사진 제공=넷플릭스)
〈황야〉 (사진 제공=넷플릭스)
〈황야〉 (사진 제공=넷플릭스)
〈황야〉 (사진 제공=넷플릭스)

 

이번 <황야>에서 주먹 액션 위주의 액션에서 벗어났는데 차별점이 있다면.

이번 영화가 수위도 세고 과격한 액션이 더 많다 보니까 총기랑 이런 것들을 사용해서 (해보자). 다른 영화에서는 많이 나왔겠죠. 근데 제가 안 보여줬던 걸 한번 해보고 싶다 해서 감독이 그걸 원했던 것 같고. 사실 이런 것이 있어요. 제가 주먹으로 액션을 했던 것들이 테크닉적으로 보면 영화마다 다르게 하려고 굉장히 노력을 했어요. 예를 들어 복싱 선수가 보면 어, 이형이 저번에는 가드를 이런 식으로 하는 복싱을 했는데 이번에는 이렇게 트는 액션을 많이 하네 하는 거죠. 다만 보는 사람 대부분은 복싱을 많이 접하지 않잖아요. 그럼 사람들이 보면 싸우는 게 비슷해 보일 수도 있어요. 그렇더라도 다르게 보이려고 노력하는 거죠. <황야>에서 나오는 총기 액션이 어디서 나왔는지 안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저희는 그냥 최대한 새롭게 만들려고 한 거고 제가 또다시 총기 액션이나 칼 액션을 한다면 <황해>랑 또 다르게 하려고 노력하겠죠.

직접 하는 액션 중에 어떤 게 더 쉬웠나요.

총이 더 쉬워요. 쏘면 되니까.(웃음) 다른 액션은 이렇게 몸을 더 많이 쓰게 돼서 육체적으로는 더 힘들긴 해요.

기존의 감독 중심 제작 환경에서 마동석 배우가 여러 작품을 작업하면서 분업화한, 할리우드적인 시스템을 가져왔잖아요. 의도하시진 않았겠지만 이런 프로젝트들을 하면서 한국영화계에 영향을 끼쳤을 거라 보는데, 스스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글쎄요. 단순한 대답은 작품마다 재미있게 만들려고 최선을 다하는 건데…. 다만 그런 게 있어요. 액션 영화를 많이 하는 사람들의 숙명 같은 게 있어요. 그게 뭐냐면 여러 가지 캐릭터를 표현하기 힘들어요. 그래서 이번 <황야>에서 결정해야 했던 한 부분이 그거였어요. SF 액션물이지만 여기에 다른 결의 캐릭터를 할 것이냐, 예를 들면 제가 했던 <38사기동대> <시동> <백두산> 과학자 같은 다른 결의 캐릭터로 여기 들어갈 것이냐 아니면 마동석을 갖고 올 것이냐. 거기에서 모든 제작진과 사람들이 ‘마동석을 갖고 왔으면 좋겠다’로 결정해서 <범죄도시>에 이어 마동석이 갖고 온 거죠. 마동석은 외국에서는 모르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수 있지만 한국 영화 관객들은 <범죄도시>도 3천만이나 봤고 기시감이 있을 수 있는데(하는 부분도 있었어요). 그렇다면 여기에 집중하는 것보다 우리가 영화 액션과 재미에 더 집중을 시켜서 만들어야겠다. 아까 액션을 말한 것처럼 한 편 한 편 할 때마다 좀 다르게 만들려고, 액션 영화라도 결이 다르도록요. 지금 당분간은 제가 액션이 많이 잡혀 있어요. <범죄도시> 시리즈도 있고 해외 작품들도 거의 액션 위주로 하는 작품인데, 저는 제가 배우와 제작자로서 보내는 이 전체 기간을 마라톤이라고 생각한다면 지금은 이만큼이라고 된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이 과정이 또 지나면 또 다른 장르에 또 그런 걸 할 수도 있고 분명히 그럴 타이밍도 생길 거니까 지금은 조금 액션에 집중하고 싶어요. 조금 더 할 수 있는 거를 하고 싶어요.

기시감에 대한 반응도 좀 있었는데 어떻게 받아들이시나요.

예상했던 거고 사실 그것도 다 맞는 얘기예요. 배우 스스로 자기가 원하는 방향성이 있잖아요. 예를 들면 다양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던가. 저는 '캐릭터 배우'를 지향하는 거예요. 사실 우리나라에는 그렇게 하는 결들이 없었어요. 액션영화 위주로 예를 들면 드웨인 존슨이든 성룡이든 배우가 캐릭터로 나온 것 같은 그런 게 예전엔 있었잖아요. 이소룡, 스티븐 시걸 같은. 그런 것들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안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저는 영화 배우의 목적이 그쪽에 있었어요. 그랬기 때문에 저는 그거를 하면서 제가 제작하는 영화로 다른 장르도 보여주고, 제가 또 작품을 하는 것 중 액션이 없는 게 있는데 거기서 또 캐릭터가 다르겠죠. 그런 거 보여주되 그것도 어쩌면 강박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근래에 나오셨던 영화들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런 영웅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생각하면서 만드시는 듯한 느낌 같은 거요.

영웅이라기보다 제가 생각했던… 제가 예전에 인터뷰에서 이런 얘기를 했어요. 초등학교 때 집에 도둑이 한 번 들어서 '왜 우리 집은 잘 살지 않는데 도둑이 들어오지' 생각해서 그때 경찰이 되고 싶었다고. 그래서인지 형사물에 대한 약간 로망이 있었어요. 그래서 <범죄도시>도 한 거고. 어렸을 때 저는 재미를 떠나서 영화를 보고 인생이 바뀐 사람이라서, 저는 <록키>를 보고 중학교 고등학교 때 복싱 선수를 하면서 지금 그걸로 훈련을 하면서 아직도 그걸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 분명히… 살면서 사는 게 좀 쉽지만은 않잖아요. 이렇게 영화 2시간 동안 스트레스 해소하고 좀 풀리고 그런 것들이 되게 에너지가 된다라는 생각을 해요. 저 인스타에 사진 올린 것도 비슷해요. 예전에 사진 올리니까 거기에 '요새 웃을 일이 하나도 없었는데 이 사진 하나 보고 웃고 시작합니다' 보고 나서 제가 이런 걸 자꾸 올려야겠다 해서 제가 (손으로 꽃받침하며) 이것도 올렸잖아요.

마동석의 SNS 사진
마동석의 SNS 사진
마동석 (사진 제공=넷플릭스)
마동석 (사진 제공=넷플릭스)

 

마동석 유머의 맛은 어디서 나오는 건가요?

어떻게 나오는지는 잘 모르겠어요.(웃음) 그냥 미리 상의도 하고 하는데 글쎄요. <황야>는 마동석 캐릭터를 이용해서 처음부터 마동석을 갖고 가자라고 했으니까 그 유머 부분들이 중간중간 해소를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제작진에서도 원했고, 그때부터 저는 고민이 시작돼요. 어렵죠. 왜냐하면 생뚱맞은 걸 말하면 안 되고 어느 정도 캐릭터에 결을 맞추면서 만들어야 되니까. 그래서 제작진이랑 많이 의논해요. 예를 들면 그 뒤에서 나중에 '사랑꾼' 나올 때도 이게 번역이 되면 재미가 없잖아요. 근데 “번역이 돼서 재미없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거냐” (하면) 버리는 거예요. 한국 관객들, 시청자들을 위해서 하는 유머가 되는 거죠. 그 대신 다른 부분에 번역이 재미있게 돼서 더 재밌는 게 있더라고요.

한국에선 호불호가 갈리고, 해외에서는 특히 반응이 좋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서사가 단순해서 그런 것 같아요. 저희가 목적하는 게 정확하게 액션물이라 거기에 포커스를 두고 봐주시는 것 같아요. 우리 한국 관객들이 정말 수준이 높아서, 관객들 덕분에 콘텐츠도 더 잘 만든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제작하는 입장에서) 고민을 더 하게 되니까. 해외팬들은 오락 액션영화는 오락 액션을 보면 된다고 생각하는 기본적인 틀을 갖고 있어요. 해외 팬들은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 (반응이) 조금 다른 것 같아요.

크리에이터로서 호불호가 갈리고 이걸로 논쟁이 되는 이 상황도 어느 정도 좋을 것 같아요.

사실은 고마워요. 왜냐하면 그걸 봐줬다는 거니까요. 제가 <범죄도시> 시리즈로 계속 나오는 사람이라서, 어쨌든 마동석이라는 캐릭터와 마동석이 영화에 나온 다른 캐릭터에 대한 구분에서 지금은 전자에 쏠려 있죠. 계속 해마다 <범죄도시>가 나오니까 어쩔 수가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걸 봐줬다는 것 자체가 저는 그냥 고마운 거죠. 감사해요.

마동석 (사진 제공=넷플릭스)
마동석 (사진 제공=넷플릭스)

해외팬들이 마동석 배우를 보면 '길가메시'라고 부르거나 캐릭터로 부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저번에 미국에 있는 그 영화하는 프로듀서 친구가 아들들끼리 모여서 노는 영상을 보내줬어요. 애들이 “나는 스파이더맨을 할게” “나는 헐크다” 그러는데 그 옆에 있는 미국 친구가 “나는 마동석이다”. 마동석이 그 캐릭터인 줄 아는 애들도 있나 봐요. 근데 제 영화가 걔네들 나이에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니었을 텐데.(웃음) 부모랑 봤겠죠? 하여튼 그렇게 된 것들에 대해서 사실 저도 신기하고 고맙기도 하고. 저는 저를 영화로 엔터테이닝하는 엔터테이너라고 생각하거든요. 스스로를 예술가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그리고 원래 운동을 하던 사람이 이쪽으로 넘어와서 잘 버티고 견디면서 노력을 많이 해서 계속 영화를 만들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해요. 제가 조금 더 그런 걸 발휘할 수 있고 그런 상황이 있을 때 좀 더 재밌는 걸 많이 만들어 줘야 된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재미있는 걸 많이 만들도록 노력해요. 연기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영화 만드는 것도 좋아하고. 언젠가부터 그냥 제 머리랑 몸에는 영화를 한다는 게 박혀 있어요. 예를 들어 복싱에 비유하자면, 어떤 사람이 ‘왜 저렇게 나이 먹고 성인들 남자들 둘이 팬티만 입고 올라가서 저렇게 싸우냐’ 그렇게 얘기하면 할 말이 없지만 사실은 그게 몇천 년을 해온 스포츠잖아요.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거기서 안 싸우고 밖에 나가서 딴 사람을 해하는 게 더 안 좋잖아요. 차라리 정정당당하게 좋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사람한테는 별로 쓸모없는 거고 어떤 사람한테는 되게 열광하고 좋은 거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영화나 복싱이나 이런 것들은 어려서부터 그렇게 생각이 되면서 자란 것 같아요. 이걸 특별하게 생각해 본

그래도 이렇게 활동하시면서 마음가짐은 달라지셨을 것 같아요.

그렇죠. <이터널스>를 영국에서 6개월 동안 찍을 때 그런 생각을 했어요. 한국 배우나 한국계 배우들이 되게 좋은 사람이 많은데, 저를 얘기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콘텐츠는 많이 하는데 배우들은 잘 모르더라고요. 저는 영화 찍으면서 그 사람들이 스태프 400명, 500명이 기립박수도 쳐주고 ‘저 사람 되게 좋은 사람이다’ ‘한국에서 온 배우인데 저 사람은 되게 매너도 있고 액션도 되게 훌륭하게 해주고 좋은 사람이다’ 하는데 이런 얘기를 계속 들어야 앞으로도 이렇게 더 많은 작업 기회가 생기잖아요, 저 말고도. 그래서 그런 거를 염두에는 두지만 그게 사명감 책임감보다는… 저는 영화가 다 팀워크이라고 생각해요. 혼자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황야>도 그렇고 제가 이제 많이 알려진 사람이니까 제 이름이 많이 앞에 나오지만 저는 이걸 제가 뭐 혼자 했다고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다 같이 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팀워크이라서 그렇게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랑 그거는 기본적인 매너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배려하고 하는 게. 그러다 보면 작업할 때 우리한테도 ‘너네 되게 저번에 했는데 좋았는데 이번에도 또 액션도 같이 찍어보자. 너네 액션 확인해 봤더니 우리가 한 달 정도 걸려서 찍을 걸 이틀에 찍었더라고. 그거 좀 같이 해보자’ 이런 일이 더 생기면 더 기회도 많아지고 다른 것도 많이 생길 수 있으니까 그럼 더 재밌을 것 같다 그런 생각이에요.

운동 얘기 나와서 보통 운동하시는 분들은 워크아웃 플레이리스트라고 있잖아요. 혹시 그런 게 있으신가요?

저는 그냥 랜덤이에요. 음악은 랜덤.(웃음)

(왼쪽부터) 최지완 역 이준영, 남산 역 마동석, 이은호 역 안지혜 (사진 제공=넷플릭스)
(왼쪽부터) 최지완 역 이준영, 남산 역 마동석, 이은호 역 안지혜 (사진 제공=넷플릭스)

 

이번 작품에서 함께한 배우들 모두와 길게 호흡을 맞추신 건 아니지만, 같이 작업해보니 어떠셨어요?

이준영 배우는 몸도 잘 쓰고 성품도 너무 좋은, 저랑 친한 후배인데 액션을 잘해요. 이 캐릭터(지완)가 액션을 잘하면 안 돼서… 저희가 그 인물에 대한 스토리를 설정해놨다고 했었잖아요. 지완은 저한테 먹고 살 수 있는 사냥법은 배웠지만 제가 싸우는 법을 자꾸 알려주지는 않아서 얘가 생활 액션 정도만 할 수 있는 설정을 했어요. 왜냐하면 남산, 지완, 은호 3명이 다 액션하는 사람인데 결이 달라야 해서. 그래서 그렇게 설정이 된 거고. 준영이는 영화 끝나고 저한테 계속 액션을 더 배우고 싶다고 그래서, 저한테 지금 계속 복싱을 배우러 다니고 있어요.(웃음) 열정이 되게 많아요. 이은호 중사 역할을 하는 안지혜 배우는 이 친구가 조금 드물게 액션을 잘하는 친구인데 좀 많이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저랑 허명행 감독이 난이도가 높은 액션을 세팅을 해줬는데 그걸 다 잘 소화해줬고. 굉장히 내성적이에요, 굉장히 조용하고. 성격도 너무 좋은 친구인데 카메라만 돌면 막 발차기를 막.(웃음) 기계 체조하던 친구라서 좀 난이도가 높은 것도 잘 하는 친구고.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양기수 역 이희준, 선생님 역 장영남, 타이거 역 박효준, 한수나 역 노정의 (사진 제공=넷플릭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양기수 역 이희준, 선생님 역 장영남, 타이거 역 박효준, 한수나 역 노정의 (사진 제공=넷플릭스)

 

이희준 배우는, 사실 희준이는 영화 데뷔하는 작품 <부당거래>를 저랑 같이 했어요. 그때부터 오래된 동생이고 제가 장영남 배우도 굉장히 좋아하고. 장영남도 예전에 이제 저랑 <통증>이라는 영화 같이 찍었거든요. 박효준은 사실 우리가 이 역할에 박효준, 했을 때 다들 좋아했어요. 효준이가 그런 역할은 우리나라 일인자이기 때문에.(웃음) 워낙 버라이어티적으로 끼가 많아서 지금 유튜브 활동 많이 하고 있는데 저는 효준이가 굉장히 좋은 배우라고 생각해요. 노정의 배우가 어린 나이부터 연기를 했잖아요. 그래서 나이가 어린데도 굉장히 깊이도 있고 연기도 잘하고 성품도 좋고. 그래서 우리 현장이, 액션은 과격하고 너무 무서운데 현장은 되게 아기자기하게 재밌게 찍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허명행 감독이 그런 걸 잘해요. 영화를 찍다 보면 저희도 경험이 많으니까 그런 느낌이 들거든요. ‘이 부분은 잘못하면 편집할 때 없어지겠다’ 이런 거 있거든요. 그런 걸 기가 막히게 안 찍어요.(웃음)

업계에서 마동석 배우는 항상 영화 얘기, 영화 생각이 끊이질 않는다고들 하시더라고요. 마동석 배우에게 영화는 어떤 존재인가요.

저를 괴롭히는 존재이긴 한데… 왜냐하면 머릿속에 다 영화 생각밖에 없어서 제 뇌를 괴롭히는 존재이긴 한데. 인생의 반을 복싱을 하고 인생의 반을 영화를 했는데 지금은 합쳐져 버렸잖아요. 이게 하나가 돼버렸어요. 그래서 지금은 되게 평범하고 클리셰한 얘기지만 영화가 사실 저한텐 다예요.

비판을 차치하고도 액션에 집중한다... 앞으로도 꾸준히 이런 작품을 만드실 생각인지?

지금 보면은 <범죄도시> 시리즈가 있고 제가 할리우드 (준비 중인) 영화 몇 개가 있는데 그게 다 액션 장르예요. 거기에는 좀 센 드라마들이 들어가 있는 액션 장르라서, 아마 오락적인 게임적인 액션물은 가끔 한 번씩 만들 것 같아요. 제가 아까 <황야>를 게임적인 액션물이라고 그랬잖아요. 아까 그거 말고 그런 게임을 또 만들어요. 임 같은 영화 말고 진짜 게임으로 한번 해보자 그래가지고 어떤 스튜디오하고 준비하고 있어요. 그 게임 세계관도 같이 만들고 있어요. 저는 배우로서 번 돈 이거를 시나리오에 넣어서, 나 옷 없어가지고 이거 <범죄도시3> 있던 거 아직도 이런 거 입고 다니는데.(웃음)

마동석 (사진 제공=넷플릭스)
마동석 (사진 제공=넷플릭스)

 

마동석 유니버스의 종착점은 어딜까요?

글쎄요. 저는 모르겠어요. 그냥 그냥 뭐 저는 인기나 이런 거는 한 때라고 생각해서 언제 없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저는 그냥 작품을 계속 재밌는 걸 만들려고 노력하는 거죠. 제 전작 중에 <압꾸정>이란 영화가 있잖아요. 그 인물이 실제 인물이거든요. 그래서 압구정에 사는 사람들은 엄청 좋아해요. 너무 진짜 같은 거고 피부에 와닿는 거죠. 근데 영화 (흥행) 안 됐잖아요.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압구정에 있는 사람들이 너무 좋아하는 거예요. 왜냐면 자기네들이 맨날 저기 저 사람, 직업이 40년 동안 없었던 저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는 거죠. 그렇게 항상 모든 작품을 어떤 걸 노리고 만들지는 못하는데, 그래도 그걸로도 재미를 주려고 최선을 다하는 거죠. 이런 거 같아요. 링 위에서 시합을 많이 뛰었거든요, 제가. 스파링도 몇 백 번 하고. 근데 이길 것 같은 사람이랑만 싸우면 실력이 안 늘잖아요. 좀 질 것 같아도 한번 붙어보고 터져 봐야 더 실력이 늘잖아요. 저는 이게 제가 영화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는 거예요. 그래서 경험이 더 많이 생겨야 된다고 생각하고 그냥 열심히 하는 겁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죠.

차기작 <범죄도시4> 얘기도 잠깐 해주신다면.

4편이 지금까지 <범죄도시> 시리즈 중 블라인드 시사회 점수가 제일 좋아요. 그리고 액션 장면들이 현실 기반 액션인데도 처음 시도한 장면이 좀 나와요. 톤은 좀 더 묵직해요, 코미디도 있긴 있는데. 좀 묵직해져서 느낌은 좀 다르게 보실 수 있을 것 같고 재미있게 보시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베를린에서 불러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