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5월 개봉에 앞서 4월 17일 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관에서 영화의 푸티지 시사와 함께 조지 밀러 감독의 내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문명 붕괴 45년 후, 황폐해진 세상에 무참히 던져진 퓨리오사가 고향인 녹색의 땅으로 돌아가기 위해 자신의 인생 전부를 걸고 떠나는 거대한 여정을 그린다. 간담회장에는 매드맥스 세계관의 창조자 조지 밀러 감독이 참석했다. 그는 푸티지 영상을 관람한 후 기자들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해 주었다. 이번 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에 대한 조지 밀러 감독의 말을 전한다.

조지 밀러 감독은 한국에 처음을 방문했다. 영화와 드라마, OTT 작품들을 통해서 한국에 대해 알아 온 그가 한국에 처음 방문해서 인상적이었던 점은 다름 아닌 영화다. “한국 사람들은 영화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영화제가 어느 나라보다 많고, 도시마다 열린다. 나는 영화제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영화제를 통해서 담론이 형성되고, 다른 사람들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그런 자리가 많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이 영화에 대한 지식이 많은 것 같다”.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이하<퓨리오사>)는 제77회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그는 제69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장도 역임한 바 있다. 유달리 칸영화제와 인연이 깊은 그는 이번 영화가 칸영화제에 초청된 소감을 밝혔다. “영화를 어떠한 사전 정보 없이 보러 가는 걸 좋아한다. 처음 관객에게 영화를 공개할 때, 전 세계 관객분들이 모여서 서로 어울리고, 영화를 보는 경험을 좋아한다. 칸영화제에 다시 가게 되어 기쁘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3일,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18년 동안의 시간을 다룬다

<퓨리오사>는 3일 동안의 시간을 다룬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와 달리 18년 동안의 이야기를 다룬다. <퓨리오사>는 퓨리오사(안야 테일러 조이)가 녹색의 땅에서 디멘투스(크리스 헴스워스)에게 납치된 이후 로드 워리어로 성장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을 그린다. 영화는 전작보다 긴 시간을 압축적으로 그려내고자 각 장으로 나뉜 구성을 택했다. 퓨리오사의 여정의 시작점부터 전사로서 각성해 나가는 시기, 어머니와 어린 시절을 앗아간 자를 향해 복수의 칼날을 겨누는 시기까지 담아낸다.

또 조지 밀러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달라진 점에 대해 “협상을 하거나 인물들 간의 상호작용이 더 나오다 보니 대사량도 늘어났다. 대사량도 늘어나고, 다루는 시간 자체도 달라지면서 스타일도 달라졌다”. 감독의 말처럼 이번 작품에서는 임모탄 조와 새로운 빌런 디멘투스가 협상을 나누는 장면이 등장한다. 디멘투스는 퓨리오사를 납치한 바이크 군단의 악랄한 리더로 임모탄 조가 장악하고 있는 물과 기름의 도시 ‘시타델’을 노린다. 그는 임모탄 조에게 어린 퓨리오사를 주는 대가로 물을 약속받는다. 그는 임모탄 조에게 “혼돈 속의 균형”을 지키자고 말한다. 조지 밀러 감독이 말하길 “이 장면은 퓨리오사가 한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또 그녀의 위대한 여정의 시작을 담고 있기도 하다”.
퓨리오사 역을 맡은 안야 테일러 조이는 이번 작품에서 색다른 면모를 보인다. 그녀는 광활한 사막을 내달리는 차에 매달려 바이크 군단의 공격을 필사적으로 막아낸다. 양쪽에서 퍼붓는 공격에도 침착하게 대응하는 그녀의 액션은 안야 테일러 조이의 퓨리오사를 충분히 기대케 한다.
시네마의 순수한 정수를 느낄 수 있도록

그는 이번 작품에서 본인이 시네마의 정수라고 생각하는 무성 영화적 순간을 역동적인 액션에 녹여냈다. 그는 “시네마의 순수한 정수를 느낄 수 있도록 밀도 있게 다양한 층으로 구성된 영화를 만들려 했다. 영화 언어라는 것이 보편적인 언어다. 무성영화 시절에도 관객들은 영화의 언어로 영화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나는 액션영화가 시네마를 정의하는 영화라 생각한다. 버스터 키튼, 해럴드 로이드, 찰리 채플린의 무성영화를 생각해 보라. 유성영화가 나오면서 시네마를 감상하는 방법도 달라졌지만, 저는 순수한 영화의 언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지 밀러 감독은 <매드맥스> 시리즈를 통해 45여 년 동안 사막이란 공간을 다뤄왔다. 기후 위기가 가속화되면서 영화 속 세계는 판타지가 아닌 되려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지 않을까. 현실의 환경적인 변화가 어떤 의미로 다가오냐는 질문에 조지 밀러 감독은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상영 이후 관객들에게 ‘분노의 도로는 다큐멘터리 같다’는 말을 들었다. 세상이 그렇게 변모하고 있다. 우리는 대재앙적인 기후 위기를 겪고 있다. 이것은 한국에서도 느끼고, 호주에서도 느끼는 바이다. 현실에서 겪는 이런 일들은 당연히 스토리에 녹아드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이야기가 나빴다면 내 잘못이다
잘 됐다면 그것은 관객 모두의 덕이다

현재 <퓨리오사>는 후반 믹싱 작업만을 남겨두고 있다. 조지 밀러 감독은 “여기 아이맥스 관이 세계에서 가장 큰 관중 하나다. 제가 늘 이곳의 1/8 크기의 스크린으로만 보다가 더 크게 보니까 영상과 사운드 모두 너무 좋았다. 돌아가서 믹싱 작업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어서 그는 영화에서 배급의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밝혔다. “영화는 배급하면서 더 확장된다. 배급의 과정에서는 영화를 보고 반응하는 프로세스가 진행된다고 생각하는데, 이 과정이 스토리를 처음 만드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 같다. 영화는 사람들의 마음에 느껴지는 것이다. 관객들이 보아야지만 존재할 이유가 생긴다. 내가 좋아하는 말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이야기가 나빴다면 내 잘못이다. 잘 됐다면 그것은 관객 모두의 덕이다’”.
마지막으로 조지 밀러 감독은 “관객분들이 영화를 어떻게 볼지 궁금하다. 마치 내 아이를 세계에 내보내는 느낌이다. 관객들이 표면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심층적인 부분에서도 이해를 해주신다면 감사할 것 같다. 또 관객들이 영화관을 나선 뒤에도 잔상이 남는 경험을 한다면 저로서는 너무 영광스러울 것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