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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빅토리〉필선이가 이혜리여야만 하는 이유. 배우 이혜리를 만나다

김지연기자
〈빅토리〉캐릭터 포스터
〈빅토리〉캐릭터 포스터

오는 14일 개봉하는 영화 <빅토리>는 배우 이혜리의 스타성과 캐릭터, 비타민 같은 긍정적인 이미지가 가장 잘 녹아든 작품이다. 이혜리가 아니면 이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이혜리는 <빅토리>의 필선 역으로 자신의 장기를 마음껏 발휘한다. 이혜리가 연기한 필선은 단순히 이전과 비슷한 역이라는 기시감을 준다기보다는 왜 이혜리라는 배우가 필요한지를 증명하는 듯하다. 유쾌함도, 발랄함도, 그리고 부녀관계의 복잡다단함과 우정의 뭉클함까지 표현해낼 수 있는 배우. 파리 올림픽이 한창 진행 중인 7일 오후, 한 번 더 ‘인생캐’를 경신한 배우 이혜리를 만나 <빅토리>의 ‘필선’ 캐릭터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혜리는 <판소리 복서>(2019) 이후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컴백해 감회가 남다른 듯, 이혜리는 인터뷰 내내 높은 텐션과 열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서 몸소 치어리딩 시범까지 보이며, 영화 <빅토리>처럼 유쾌하고 기분 좋은 시간을 선사했다. 이날 진행된 인터뷰의 전문을 옮긴다.  

배우 이혜리. (사진제공=써브라임)
배우 이혜리. (사진제공=써브라임)

<빅토리> 언론배급시사회 직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첫 질문을 받자마자 눈물을 많이 흘렸어요. 눈물의 이유는 뭐였나요.

제가 원래 긴장을 별로 안 하는데, 그날은 좀 떨렸나 봐요. <빅토리>를 처음 공개한 것에 대한 기대감도 있고, 약간은 얼어 있었는데 기자님이 ‘영화 너무 잘 봤어요’라고 해주시니까 울컥했어요.

 

영화 <빅토리>에서는 미나 역의 배우 박세완을 비롯해, ‘밀레니엄 걸즈’ 등 또래 배우들이랑 같이 호흡했어요. 고등학생들의 청춘을 담은 영화를 찍으며 어떤 감정을 느꼈나요.

처음 영화를 보고, 나는 저런 일을 겪은 적이 없고, 저 시대를 살아본 적이 없는데도 이상하게 내가 어렸을 때의 한 페이지를 꺼내본 것 같은, 기억 조작 같은 느낌이 드는 거예요. 관객들 한 분 한 분이 자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드실 것 같았어요. 촬영할 때는 그 정도로 좋았는지 몰랐었는데, 돌이켜보니까 다 너무 좋은 것밖에 없던 거예요. 그리고, 이번이 영화 데뷔인 친구들도 많았고, 아예 카메라 앞에 처음 서보는 친구들도 많았어요. 그래서 그 친구들이 대사 한 줄 한 줄을 정말 열심히 하고, 치어리딩을 연습하면서 너무 애쓰고 최선을 다하는 게 보였거든요. ‘밀레니엄 걸즈’가 영화에서 ‘뽀짝뽀짝’ 하는 것과, 이 친구들(배우들)이 실제로 ‘뽀짝뽀짝’하는 것이 너무 비슷하거든요. 저도 찍으면서 지치려고 하다가도, 또 거기 스며들어서 필선이가 되고. 힘들다 하다가도 걔네 보면서 웃음 짓게 되고. 이런 것들이 조금 긍정적으로 작용을 했었던 것 같아요. 예전부터 선배님들이 저에게 ‘너 에너지 진짜 좋다. 되게 기분 좋아지는 것 같아’라고 하시던 말들을, 제가 이 친구들을 보면서 똑같이 느꼈던 것 같아요. 

〈빅토리〉
〈빅토리〉

<빅토리>의 필선이는 이혜리 배우 본인과도 비슷한 부분이 많아요. 혜리 씨도 학창 시절, 댄스동아리에서 활동하기도 했고요. 필선이가 데뷔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이혜리 배우랑 비슷한 부분이에요.

필선이는 저와 비슷한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어요. 필선이 특유의 틱틱거리는 말투 있잖아요. 그런데 제 동생은 그걸 보면서 ‘진짜 언니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고. 또, 저는 필선이가 너무 열정적이고, 자신이 뭘 좋아하고 뭘 하고 싶은지를 아는 것이 너무 멋있어 보인다고 했는데, 주변 사람들이 ‘너도 그래’라고 하는 거예요. 저는 ‘난 그렇지 않아’라고 했는데. 그래서 저랑 필선이가 잘 융화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빅토리〉현봉식 배우
〈빅토리〉현봉식 배우

<빅토리>를 미리 관람한 관객들의 후기를 보면, ‘혜리는 역시 개딸이 체질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인데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성동일 배우와 호흡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현봉식 배우와 부녀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해요. 실제로는 10살 차이밖에 안 나지만, 현봉식 배우와 부녀 호흡은 어떻게 맞췄나요.

현봉식 선배님과는 tvN <청일전자 미쓰리>라는 드라마를 같이 했었어요. 그때도 정말 미친 연기를 하고 계셔서, ‘어떻게 저렇게 하지?’라며 늘 감탄하면서 선배님을 봤었는데, 이 작품에서 다시 만나게 됐잖아요. 근데 오히려 처음에 좀 어색한 거예요. 왜냐면 (<청일전자 미쓰리>에서는) 저 괴롭히던 부장님이셨는데, 갑자기 아빠라니까. 또, (영화에서는 후반부에 나오는) 같이 밥 먹는 씬을 초반에 찍었어요. 그때도 걱정을 많이 하고 떨면서 갔던 것 같은데, 딱 현봉식 선배가 앉아서 밥을 푸는 모습을 딱 보는데 ‘왜 걱정했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너무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아빠가 현봉식 선배님이어서 너무너무 감사하고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진짜 많이 들어요.

 

그 장면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를 책임지잖아요. 감정이 고조되는 핵심적인 장면이기도 한데, 애드리브 같은 것은 없었나요.

없었어요. 제가 그래서 대본이 완벽하다고 느낀 이유가, 대사들이 너무 좋은 거예요. 울음을 참는 것도, 감독님의 디렉팅이었어요. 아마 이 장면은 테이크를 두세 번밖에 안 갔을 거예요. 처음에는 이 장면이 클라이맥스고,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이니까 많이 울어야 되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감독님이 울음을 참았으면 좋겠다고, 그러면서 밥을 계속 먹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밥을 먹으면서 울음을 참았더니 그렇게 됐어요.

 

말씀하신 대로, <빅토리>는 말맛이 살아있는 영화이기도 해요. 특히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나요.

‘걱정을 한다고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이런 대사가 있어요. 저희끼리는 그게 막 밈처럼 돼서, ‘걱정하지 마’ 이러면서 (대사를 따라 했어요). 감독님이 착 붙는 대사를 참 잘 써주시는구나 싶었고요. 영화 러닝타임 때문에 편집된 씬들 중에서도 재밌는 대사들이 너무너무 많아서 좀 아까워요.

〈빅토리〉
〈빅토리〉

<빅토리>는 여자 고등학생들의 우정과 성장을 담은 영화인데요. 영화를 준비하며, 그리고 필선이를 연기하기 위해 찾아본 레퍼런스가 있었나요.

레퍼런스라기보다는, <빅토리>는 사실 실화에서 비롯됐어요. 88년 올림픽 당시에, 거제도에서 고등학생들끼리 만든 응원단에 대한 기사가 신문에 실렸다고 해요. 저도 뾰족하게는 알지 못하는데, 당시에 거제도에서 그 생소한 것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 응원단 리더를 맡은 분의 성함이 ‘한필선’이어서 제가 ‘필선’ 역을 맡은 거고요. 그래서 그분은 어떤 분일까 너무 궁금해지면서 상상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한필선님이 <빅토리> 시사에 오셨어요. 무대 인사를 하고 있는데, 제 또래 여성분이 저에게 편지를 주시면서 ‘저 필선이 딸이에요’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러면서 ‘저희 어머니예요’라며 어머니를 소개해 주셨는데, 정말 (넉살 좋은 말투와 하이텐션으로) “안녕하세요~~~~!!!!!” 이러시는 거예요. (한필선님은) 너무 에너지가 넘치시는 분이었고, 괜히 그 시절에 치어리딩을 하신 게 아니구나 (싶었어요). 그리고 한필선님의 딸이 주신 편지를 대기실에서 읽는데, 엄청나게 울었어요. 편지에는 처음 (엄마를) 인터뷰하실 때까지만 해도 어떤 영화가 될지 몰랐는데, (엄마의 역할을) 혜리 씨가 해준다고 해서 너무 기뻤다고 쓰여 있었고, 제일 뭉클했던 단락은 “저는 절대 볼 수 없는 저희 엄마의 청춘을 볼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해요”라는 말이었어요. 거기서 제가 이런 마음을 느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너무 감사하고, 나 이거 하길 정말 잘했구나. 내가 과연 선생님만큼 잘했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따님이 편지에서 “저희 엄마도 혜리 씨처럼 늘 에너지가 넘치는 건강한 분이셨어요. 혜리 씨도 늘 에너지를 주고 있다는 걸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제가 너무 많이 읽어서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외울 정도로. 진짜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고 너무 행복하더라고요.

 

<빅토리>는 거제도를 배경으로 해요. 경상도 사투리는 지역별로 그 톤이 조금씩 다르기도 한데요. 거제도 사투리로 연기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경상도 분들은 부산, 울산, 대구 사투리를 다 구분하잖아요. 저는 솔직히 잘 모르는데, 대구랑 울산의 차이는 조금 알고. 왜냐하면 (같이 걸스데이로 활동한) 소진 언니는 대구 출신이고, 유라 언니는 울산이어서. 제가 사투리 레슨을 받고 연습을 하다가, 소진 언니랑 1시간 동안 통화를 했는데, (부산 출신) 세완이가 제 말을 듣고는 미묘하게 그 악센트가 바뀌었다는 거예요. 그래서 최대한 안 엉키게, 일정하게 같은 사투리를 구사하려고 했어요.

〈빅토리〉
〈빅토리〉

<빅토리>는 ‘밀레니엄 걸즈’의 우정, 특히 필선과 미나의 우정이 영화의 중심이 되는데요. 미나를 연기한 배우 박세완과는 동갑내기이기도 한데, 박세완과의 호흡은 어땠나요.

너무 고마웠던 게 크죠. 제가 파트너로 만난 여자 배우는 처음인데, 사투리도 세완이에게 계속 물어보고, 도움을 받았어요. 귀찮을 수도 있는데, 그런 내색 한 번도 없이 10번 물어보는 데도 10번 다 대답해 주는 거예요. 그리고 세완이가 했던 말 중 제일 기억에 남는 말은 “이 영화는 필선이가 불편하면 안 되고 필선이가 빛나야 해. 난 너를 빛나게 할 수 있게 진짜 최선을 다할 거야”라고 하는데, 마치 영화 속 필선이와 미나의 관계가 나와 세완이의 관계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래서 영화에서 둘의 친구 관계에 대한 장면을 찍을 때는 둘 다 너무 뭉클해지고, 뜨거워졌어요. 그래서 호흡은 이보다 완벽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 좋았어요.

〈빅토리〉
〈빅토리〉

영화 <빅토리>는 필선(이혜리)이와 미나(박세완)가 DDR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해요. 굉장히 임팩트가 큰 장면이기도 한데, 얼마나 연습했나요?

저는 DDR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어느 날 연습실에 DDR 기계가 딱 있는 거예요. 근데 너무 어렵더라고요. 정확한 스텝으로, 정확히 네모를 밟아야 하니까. 막 뒤에 봉을 잡고 연습하기도 하고.

 

DDR에 안무도 넣어서 신나게 춤을 추셨잖아요. 굉장히 능숙해 보이던데요.

그래서 보시는 분들이 ‘이거 안무랑 발이랑 따로 찍은 거지?’라고 하시는데 아니에요. 안무랑 스텝이랑 전부 다 맞춰서 한 거예요.

배우 이혜리. (사진제공=써브라임)
배우 이혜리. (사진제공=써브라임)

최근 북미 대표 아시아 영화제인 뉴욕아시아영화제에서 <빅토리>로 라이징스타상을 받았어요. 수상 축하드립니다. 혜리 배우에게는 첫 해외 영화제 초청과 첫 수상이었는데요. 소감이 어땠나요.

처음에는 <빅토리>가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다고 해서 마냥 좋았어요. 그런데 한참 뒤에 또 제가 상을 받는다는 소식을 전해주신 거예요. 그래서 영화제에 초청되어서 가는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상까지 주신다니까 너무 좋았고 들떴어요. 어떡해, 드레스를 어떤 걸 입어야 하나 하면서.

 

뉴욕아시아영화제에서 해외 관객들은 <빅토리>를 어떻게 보시던가요?

인상적이었던 건, <빅토리>에서 미나가 ‘노 프라블럼’ 하는 대사에 빵 터지시더라고요. 콩글리시 같은 틀린 영어에 빵 터지시고. 그리고, 우리가 울컥하는 장면에서 똑같이 울컥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들도 똑같진 않겠지만 그들도 사춘기를 겪을 거고, 부모님과의 트러블이 있을 거고. 부녀관계를 애틋하게 생각할 거고. 이게 비단 우리나라만의 정서가 아니라 사실은 모든 사람들의 정서였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같이 울고 웃으면서 봤어요.

〈빅토리〉
〈빅토리〉

2015년 SBS 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라는 드라마에서도 짧게 치어리딩을 하신 적이 있잖아요. <빅토리>는 3개월 동안 치어리딩을 연습한 후, 3개월 동안 촬영했다고 들었는데요. 원래 추던 춤과 치어리딩은 어떻게 달랐나요.

(지금 생각해 보니까) 그렇네요. <하이드 지킬, 나> 때는 치어리딩을 배운 것도 아니고, 사전 정보가 하나도 없던 상태로 안무를 제가 그냥 즉석에서 짜서 한 거예요. 치어리딩과 춤이 다른 점은.. 되게 글로 표현하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 (일어나서 몸소 시범을 보이며) 원래 춤 동작을 배울 때는 8박자에 맞춰서 배우거든요. 근데 치어리딩은 반박자 빠르게 들어가고. 또 손으로 허리를 잡을 때 무조건 엄지가 뒤로 가고요. 또 손을 뻗을 때, 각도를 살려서 손을 이렇게 펴야 돼요. (밀레니엄 걸즈) 9명이 동작 속도와 각도를 맞춰야 하고, 저희는 점프 높이까지 다 맞췄거든요. 뛸 때도 두 다리가 엉덩이에 닿아야 하고. 그런 디테일들을 맞추는 게 어렵고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스포츠 같았어요. 지금 올림픽에서 싱크로나이즈드 같은 종목 하는 것처럼, 그런 국가대표 분들과는 비교가 안 되지만, 그런 스포츠적인 느낌을 받았어요.

 

이혜리는 의자에서 일어나서 치어리딩과 점프 시범을 보이며 일반 춤과 치어리딩이 다른 점을 한참 설명했다.

〈빅토리〉
〈빅토리〉

이혜리 배우가 아니면 <빅토리> 필선이를 누가 하겠나 싶을 정도로, 필선이는 이혜리 배우와 찰떡인데요. <빅토리> 기자간담회에서 박범수 감독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배우들을 캐스팅했다고 밝혔어요. 본인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감독님께 직접 들은 것이 있나요.

(부끄러워하며) 필선이를 저를 생각하며 쓰셨고, 필선이를 할 사람은 저밖에 없다는 말씀을 강력하게 하셨던 기억이 나고. 또, 필선이가 사춘기 소녀 같기도 하고, 또 어떻게 보면 공부도 안 하는 데다, 불순한 의도로 연습실을 가지려고 하기도 하는데, 그런 것들이 미워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또, 몸을 잘 써야 하고, (또다시 부끄러워하며) 관객들에게 호감이어야 하고. 그런 친구가 바로 너 혜리인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배우 이혜리. (사진제공=써브라임)
배우 이혜리. (사진제공=써브라임)

이혜리 배우의 차기작은 하드보일드 액션 영화 <열대야>로, 혜리 씨의 조금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빅토리>의 필선이처럼 혜리의 에너지 넘치는 긍정적인 캐릭터도 좋지만, 추후에는 어떤 모습을 더 보여주고 싶으신가요?

사실, 저는 제 스스로가 막 밝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되게 의아해하실 수도 있지만. 저는 너무 감사한 게, 저를 보시는 시청자분들이 저를 뭐랄까, 에너자이저처럼 생각해 주시고 바라봐 주시는 게 저를 만들었던 거 같아요. 그런데 저라는 사람을 작게 작게 쪼개봤을 때는 생각보다 굉장히 예민하고, 까다롭고, 까칠하고. 어둡진 않은데, 마냥 천진난만한 사람은 아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봐주시는 건 너무 좋고. 그런데 이제 조금씩, 보여드리지 못했던 저의 까칠하고 까다로운 모멘트들을 조금씩 조금씩 섞으면, ‘혜리가 이런 구석도 있었네?’라는 시선으로 봐주시지 않을까, 욕심도 슬슬 내고 있는 과정입니다.

 

이혜리 배우는 최근 유튜브 ‘혤’s 클럽’ 콘텐츠를 진행하며 많은 가수, 배우 등을 인터뷰하고 있어요. 오랜만에 인터뷰를 진행하는 입장이 아닌,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보내니 어땠나요.

‘혤’s 클럽’을 하면서 저는 제일 많이 느끼는 건, 나는 말과 대화를 참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왜냐하면 사실 오늘 인터뷰 올 때도 엄청 신났거든요. 너무 오랜만에 대면해서 인터뷰를 하고, 영화를 어떻게 보셨는지 너무 궁금하고. 그래서 그런 프로그램(‘혤’s 클럽’)을 하게 돼서 너무 긍정적인 영향이 크고요. 제가 하는 토크쇼가 처음이라서, 원래는 토크쇼에 대한 겁이 났었는데 요즘은 그런 것들을 깨부수는 중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