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팬서 개봉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블랙팬서에 맞서는 악당 음바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영화 <블랙팬서>의 타임라인은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 이후를 그립니다. 신비의 왕국 와칸다의 국왕 트차카가 국제기구회의에서 연설 도중 폭탄 테러로 세상을 떠나고 그 뒤를 이은 티찰라가 와칸다의 진정한 왕 블랙팬서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립니다.

이번 <블랙팬서>에는 마이클 B.조던이 연기하는 에릭 킬몽거이외에도 음바쿠(M'Baku)’라는 매력적인 빌런이 등장합니다. 음바쿠는 와칸다 왕국의 위대한 전사 중 하나였습니다. 그는 블랙팬서가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와칸다 왕국을 부흥시키는 정책을 극렬하게 반대합니다. 와칸다가 원시의 규칙에 따라 보존되기를 바랐던 그는 블랙팬서가 어벤져스 활동을 하던 시기를 틈타, 왕위를 노립니다. 그는 화이트 고릴라를 죽여 피와 살을 먹고 그 힘을 받아 초인적인 힘을 얻게 됩니다. 음바쿠는 블랙팬서와의 전투에서 실제로 그를 압도하는 능력을 보이지만, 결국 패배하게 되지요.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다시 한번 뉴욕까지 따라와서 블랙팬서를 압박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블랙팬서와 어벤져스에게 패배하게 됩니다. 블랙팬서는 음바쿠를 살려두는 대신 다시는 와칸다로 돌아오지 못하게 합니다.
 
MCU에서의 음바쿠도 역시 쇄국(鎖國)’을 주장하는 캐릭터라고 합니다. 그는 블랙팬서의 아버지 트차카가 국제기구회의에 나서서 연설하는 것 자체를 반대했습니다. 와칸다의 존재가 알려지면 외세가 신비의 금속 비브라늄을 노리고 침공할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음바쿠 역은 배우 윈스턴 듀크(Winston Duke)가 맡았는데요. 그가 표현하고자 했던 음바쿠도 단순히 권력에 눈이 먼 악당이 아니라, 혼란스러워하는 와칸다의 백성들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강력한 지도자였습니다.

윈스턴 듀크는 <블랙팬서> 이후에 개봉하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도 음바쿠 역으로 출연합니다. 얼마 전 공개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트레일러에는 와칸다에서 큰 전투가 벌어지는 장면이 있는데요. 아마도 아직 MCU에 등장하지 않은 소울스톤을 찾아 타노스의 부하들이 침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때만큼은, 와칸다를 사랑하는 음바쿠가 블랙팬서와 힘을 합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코믹스에서는 블랙팬서와 스톰의 결혼식에 음바쿠가 초청되기도 했는데요. 블랙팬서가 원시전사 음바쿠의 긍지를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어찌 되었든 음바쿠는 <블랙팬서>에 잠깐 등장해서 소비되는 빌런이 아니고 블랙팬서와 기이한 애증 관계를 오가며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드는 캐릭터로 성장할 것입니다.

드라마 <모던 패밀리>

윈스턴 듀크는 194cm의 키와 강인한 인상으로 이미 코믹스에서 거구를 자랑하는 음바쿠와 많이 닮아있습니다. 장편영화 경력은 이번이 처음이고 그동안 주로 <모던 페밀리>, <더 메신저스등의 드라마에서 활약했습니다. 그는 카리브해의 섬나라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10살 되던 해 미국으로 이주하게 되었는데요. 그가 살던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가족과 지역사회의 유대가 각별한 곳이어서 언뜻 와칸다와 비슷한 점이 많았다는군요.
 
코믹스에서 음바쿠는 원래 맨에이프(Man-Ape)’라는 이름으로 자신이 죽인 화이트 고릴라의 가죽을 쓰고 등장합니다. 단순히 직역하면 유인원이라는 뜻이 되는데요. 흑인 배우가 연기하는 역할에 유인원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이 아무래도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다는 제작진의 판단에 따라 MCU에서는 음바쿠로만 불리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고릴라 가죽으로 온몸을 뒤덮는다는 설정도 바뀌게 되었습니다.

<블랙팬서> 촬영현장의 라이언 쿠글러 감독

특히 <블랙팬서>는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블랙파워가 총출동하는 프로젝트여서 더 민감할 수 있는 사안이었습니다. 이런 흐름을 선도하는 인물이 감독인 라이언 쿠글러이지요. 윈스턴 듀크도 "라이언 쿠글러의 <오스카 그랜트의 어떤 하루>를 감명 깊게 보았고 언젠가 꼭 같이하고 싶었던 감독이었다"고 했습니다. 이 영화에는 또한 라이언 쿠글러 감독의 영화 동지 마이클 B.조던, 위대한 흑인 뮤지션 제임스 브라운을 연기했던 채드윅 보스만, 이번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 다니엘 칼루야, <노예 12>으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았던 루피타 니옹 등이 총출동합니다.

블랙 팬서

감독 라이언 쿠글러

출연 채드윅 보스만

개봉 2018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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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객원 에디터 안성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