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기사 카테고리

Movie & Entertainment Magazine from KOREA
>영화

〈글래디에이터 2〉 등 11월 둘째 주 개봉작 전문가 별점

씨네플레이

 

 

〈글래디에이터 Ⅱ 〉
〈글래디에이터 Ⅱ 〉



글래디에이터 Ⅱ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폴 메스칼, 페드로 파스칼, 덴젤 워싱턴, 코니 닐슨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민주공화국 시민이라 다행이야

★★☆

리들리 스콧 감독이 속편에 방점을 찍은 부분은 액션이다. 콜로세움에서의 검투뿐만 아니라 전쟁과 모의해상전투 등 스케일과 스펙터클을 한층 더 키웠다. 그러나 서사는 전편에 미치지 못하고 만다. 막시무스(러셀 크로우)와 루실라 공주(코니 닐슨)의 혼외자 루시우스(폴 매스칼)는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혈통을 타고난 왕자. 그런 그가 시민의 자유를 위해 공화정을 지지한다는 어불성설은 뒤로한다 해도 로마에 대한 원망과 복수로 불탔던 루시우스가 별안간 로마 수호로 돌아선 공백은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오히려 자신의 욕망에 솔직하고 동기도 분명한 빌런 마크리우스(덴젤 워싱턴)가 러닝타임 내내 시선을 앗아간다.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돌아온 이유를 설득하지 못한 속편

★★★

둥글게 표현하면 ‘클래식’하고, 전투적으로 말하면 ‘막장’이다. 영웅 서사의 원형 자체가 빤한 면이 있으니 어느 정도 수긍한다 해도, 풀어가는 디테일이 미진하니 ‘으잉?’ 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묵직한 카리스마 한 번쯤 내지를 것 같은 인물들도 별다른 액션을 취하지 못하고 엉거주춤 퇴장하는 탓에 캐릭터에 탄력이 잘 붙지 않는다.(전쟁 영웅 ‘아카시우스’가 대표적) 러셀 크로우의 빈자리보다 더 두드러지게 다가오는 건, 호아킨 피닉스의 공백. 악역들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이야기다. 그 사이로, 막대한 물량을 쏟아부은 볼거리가 쏟아진다. 그러나 <글래디에이터 2>를 보면서 진짜 놀란 건, 무뎌진 이야기나 거대해진 스케일이 아니다. 그건 리들리 스콧 ‘옹’의 근심이다. 86년을 살아온 스콧은 현실을 반추하며 시대의 대통합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그 근심이 영화 박력을 갉아먹는 것처럼 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액션은 세고 강해졌지만 약해진 명성

★★★

24년 만에 나온 후속편. <글래디에이터>(2000)가 워낙 강적이다 보니 구성은 전편과 비슷한 전략을 취하되 볼거리 부분에선 시각적 자극의 강도를 최고치로 끌어올려 차별화를 꾀한다. 이야기와 캐릭터에서 전편에 대한 부담을 확실하게 떨쳐내지 못한 속편이긴 해도, 전쟁 신과 격투 신을 비롯해 액션 블록버스터 시대극에 강한 리들리 스콧 감독의 스펙터클한 연출을 만끽할 수 있다. 새 시대 젊은 영웅의 면모를 보여준 폴 메스칼과 대배우의 연기 공력을 퍼붓는 덴젤 워싱턴이 제목의 ‘Ⅱ’를 상징한다.


연소일기

감독 탁역겸

출연 노진업, 황재락, 하백염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가 되지 않도록

★★★

홍콩 영화라는 인식을 하지 않아도 암담한 교육 현실을 다룬 이야기에 저절로 감정이입한다.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사랑과 돌봄을 받아야 할 아이는 부모의 학대와 가족의 방관에 벼랑으로 내몰린다. 열 살 소년이 남긴 과거 일기장과 학생들의 문제를 고민하는 고등학교 교사의 현재를 오가는 영화는 폭력과 진실 앞에 눈 감았던 방관자, 어른의 반성 일기에 가깝다. 장르적 장치를 적절히 활용해 메시지를 전하는 신인 탁역겸 감독의 연출과 주연배우들의 연기가 흡인력 있다.


트라페지움

감독 시노하라 마사히로

출연 유이카와 아사키, 요미야 히나, 우에다 레이나, 이카와 하루카, 키마타 쇼야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그렇게 아이돌이 된다

★★☆

아이돌이 꿈인 아즈마 유우는 직접 멤버들을 찾아 모으고, 동서남북의 네 소녀로 구성된 걸그룹은 드디어 데뷔하게 된다. 표면적으로는 아이돌 문화를 담아낸 핑크빛 애니메이션처럼 보이지만, <트라페지움>은 그 안의 비정한 현실적 세계를 가감 없이 드러낸다. 데뷔 전의 과거, 멤버 사이의 갈등, 팬덤과 스캔들, 성공을 위한 노력과 각자의 추구하는 삶의 목표…. 그런 면에서 <트라페지움>은 꽤 울림을 주는 성장 영화이며, 주체적인 삶을 사는 소녀들의 이야기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아이돌에 대한 진지한 접근

★★★

아이돌을 소재로 한 일본 청춘 애니메이션. 아이돌을 꿈꾸는 고등학생 소녀가 직접 나서서 4인조 걸그룹을 결성하는 과정과 멤버들의 우정을 그렸다. <봇치 더 록!>으로 신뢰가 두터워진 클로버웍스 제작에 아이돌 출신 작가의 소설 원작, 버추얼 아이돌이 부른 주제가가 더해져 1020 관객의 취향을 저격한다. 아이돌 세계의 춤과 음악뿐 아니라 청소년들이 꿈을 찾는 여정과 고민을 진솔하게 다뤘다. 26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 2024)에서 장편 우수상을 수상했다.


되살아나는 목소리

감독·출연 박수남, 박마의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10만 피트의 필름

★★★★

일제 강점기 위안부와 강제 징용 노동자와 원폭 피해자 그리고 독립운동가와 일본 사회에서 차별 받는 조선인을 위해 싸우며 그들을 기록한 열혈 다큐멘터리 감독 박수남. 그의 창고에 쌓여 있던 10만 피트의 50시간에 달하는 16mm 필름은 딸인 박마의에 의해 드디어 복원되고, 엄마와 딸은 수십 년 전의 그 기록을 보며 이야기를 나눈다. 다시 살아난 엄마의 기억과 당대의 사건들과 인물들. 역사를 강하게 인식한다는 것의 의미를 보여주는 <되살아나는 목소리>는 기록한다는 것의 힘과 기록하는 자의 용기에 대해 말한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카메라를 든 역사의 기록자

★★★☆

목격자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운명처럼 카메라를 들 수밖에 없는 이들이 있다. 재일조선인 2세 다큐멘터리스트 박수남 감독이 그러한 인물이다. 일제강점기 재일조선인 피해자들의 말과 침묵을 기록하기 위해 영화를 택한 감독은 딸 김마의 감독과 함께 자신의 작품들을 복원하면서 증언자들의 목소리를 되살려낸다. 100년에 가까운 감독의 개인사와 재일조선인의 역사가 겹쳐지며 기록을 넘어선 저항과 투쟁의 역사가 펼쳐진다. “목격한 일을 전해주는 것이 인간이라는 증거”라는 어느 증언자의 말과 더불어 역사와 기억의 조각들이 가슴에 깊게 박힌다.


4월이 되면 그녀는

감독 야마다 토모카즈

출연 사토 타케루, 나가사와 마사미, 모리 나나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우리도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

<전차남> 등 흥행작과 <너의 이름은.>을 포함해 다수의 인기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가와무라 겐키의 동명 연애 소설을 영화화했다. 영화는 주인공 후지시로와 약혼녀 야요이의 러브스토리에 집중하면서 후지시로의 옛 사랑을 돌이킨다. 고백 장면에서 사토 타케루의 연기만 봐도 드라마 <사랑은 계속될거야 어디까지나>(2020)와 넷플릭스 시리즈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2022)에 이어 사토 타케루의 로맨스 대표작으로 꼽을 만하다. 일본 멜로 특유의 애틋함에 우유니의 소금 호수 풍광, 후지이 카제의 서정적인 주제가가 더해져 감성을 촉촉이 적신다.


괜찮아, 앨리스

감독 양지혜

출연 이주연, 황하름, 오연호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잠시 멈췄다 가도 괜찮아

★★★☆

대한민국 학부모라면 꼭 봐야 할 교육 다큐멘터리 영화다. 입시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1년 동안 인생과 진로를 탐색하는 꿈틀리인생학교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오연호 설립자가 꿈틀리인생학교를 만든 취지부터 학생들이 소개하는 학교생활과 수업, 졸업생과 학부모들의 경험담까지 지난 8년의 기록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단순히 학교 소개에 그치지 않고 공교육 제도의 다양화까지 모색한다. 영화를 보면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건 ”지금 당장 행복할 권리“와 어떤 상황에서도 ‘괜찮다’라고 이야기해 주는 어른들임을 절실히 깨달을 것이다.


춘천대첩 72시간

감독 장이레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

목적에 충실한 전쟁 다큐멘터리

★★★

낙동강전투, 인천상륙작전과 함께 한국전쟁 3대 대첩으로 꼽히는 춘천대첩을 조명한 전쟁 다큐멘터리 영화. 1950년 6월 25일부터 사흘간 국군 6사단과 시민, 경찰, 학생들이 북한군의 남하를 저지한 춘천전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재연 장면과 역사적 자료, 역사‧군사 전문가들의 인터뷰와 6·25 참전 유공자들의 증언으로 구성해 당시 전투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애국심을 고취한다. 배우 이덕화가 내레이션을 맡아 감정적 울림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