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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서현 “겉으로 멋있어 보이는 것은 중요하지 않아요”

이진주기자
배우 서현(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서현(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서현이 달라졌다. 그는 유명한 ‘바른 생활’ 연예인이다. 데뷔 후 약 18년 동안 흔들리지 않고 그가 지켜온 곧은 인성과 태도는 서현을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샤론’으로 이끌었다. 인터뷰 내내 기자의 질문에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답변하는 그에게서 ‘프로 연예인’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극 중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샤론의 태도가 가장 와닿는다는 서현다웠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에서 그간 보여주지 않은 새로운 얼굴을 포착해 드러낸 배우 서현과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가 드디어 개봉했습니다. 2021년에 촬영을 마치고 무려 3년 만이죠.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이 궁금해요.

너무 좋아요. 사실 저희 영화는 CG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거든요. 그래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완성도 있게 나오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최근에 스크리너(상영본 디지털 파일)를 핸드폰으로 한 번 보고 극장에서도 한 번 봤는데 큰 화면으로 보니까 CG 디테일이 정말 잘 보이더라고요. ‘와, 기다린 보람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지금 나온 결과물에 정말 만족하고 있습니다.

서현 배우가 오컬트 장르에 출연한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처음 제안받았을 때 어떠셨어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장르를 거의 의식하지 못했어요. 평소에는 오컬트를 잘 보지 못하는 편인데 이 시나리오는 그냥 이야기 자체가 너무 재미있어서 빨려 들어가듯 읽었거든요. 읽으면서 ‘이건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감독님, (마)동석 선배님께 바로 “저 무조건 할게요”라고 말씀드렸을 정도였고요. 그리고 샤론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너무 매력적이었어요. 단순한 구마사가 아니라, 동서양의 구마 개념을 결합한, 다크 히어로 기반의 캐릭터였거든요. 마블 영화처럼 특별한 능력을 가진 히어로 같은 매력이 있어서 바로 마음을 빼앗겼어요.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스틸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스틸

 

맞아요. 샤론이라는 캐릭터가 정말 독특해요. 이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고 싶었는지 궁금해요.

샤론이 가진 특별함을 살리되, 그냥 ‘센 캐릭터’로만 보이게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렇게 하면 너무 1차원적인 인물이 될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인간적인 면을 찾으려고 했어요. 예를 들면, 고대어를 읊을 때는 강렬하지만, 일상에서는 약간 자기 세계에 빠져 있는, 엉뚱한 매력이 있는 인물로요. 저도 어릴 때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그런 모습을 샤론에 자연스럽게 녹여 내려고 했어요. 그렇게 하면 연기할 때도 한 가지 톤으로 가지 않고, 다양한 얼굴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감독님도 저에게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보라”고 해주셔서 현장에서 정말 자유롭게 샤론을 만들어갈 수 있었어요.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스틸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스틸


특히 고대어를 사용하는 장면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준비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진짜 어려웠어요. 고대어는 감독님이 고대 언어들을 참고해서 새로 만드신 언어인데요. 처음에는 ‘이걸 어떻게 하지?’ 싶었어요. 그래서 부탁드려서 음성을 녹음해 달라고 했고, 그걸 들으면서 계속 연습했어요. 근데 녹음된 톤이 아무래도 일정하다 보니까, 제가 연기할 때는 상황에 맞게 조금씩 톤을 달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같은 고대어라도 어떤 상황에서는 더 강하게, 어떤 상황에서는 조금 다르게 발성하는 식으로 표현하려고 많이 시도했어요. 고대어 장면이 영화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보니까 정말 애착을 갖고 준비했습니다.

고대어를 줄줄 외는 서현 배우님을 보면서 보는 내내 매우 놀랐어요.

‘이걸 내가 할 수 있을까?’ 정말 걱정했는데, 열심히 연습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 익숙해지더라고요. 특히 현장에서 긴장된 상황에서도 고대어 대사를 실수 없이 할 수 있었을 때, ‘나도 모르게 성장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게 좀 신기했어요.

이번 작품에서 가장 마음에 남는 대사는 무엇인가요?

구체적인 대사라기보다는, 샤론이 가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태도요.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믿고, 버티는 그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그런 샤론의 모습이 대사보다 더 크게 와닿았던 것 같아요.

이번 작품에서는 액션 장면도 많이 소화하셨죠. 특히 마동석 배우와 함께하는 신들이 인상적이었어요.

진짜 재밌었어요. 동석 선배님은 일단 액션 합이 너무 정확하시거든요. 선배님이랑 같이 액션을 하니까 든든하기도 하고, 저도 더 편하게 몰입할 수 있었어요. 물론 힘든 순간들도 있었지만 ‘동석 선배님이 옆에 계시니까 괜찮다’는 생각으로 촬영했어요. 그리고 저희가 찍은 액션이 단순히 멋있게 보이는 걸 넘어서서, 캐릭터들의 감정이 녹아 있는 액션이라서 더 의미 있었어요. 샤론이라는 캐릭터의 성격이나 마음이 액션에서도 드러나길 바랐어요.

마동석 배우와의 케미가 정말 좋았어요. 함께 연기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을까요?

정말 많아요. 선배님은 정말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세요. 현장 분위기가 조금이라도 가라앉을 것 같으면 바로 에너지 업 시켜주시고요. 덕분에 항상 웃으면서 촬영할 수 있었어요. 또 선배님이 굉장히 세심하게 챙겨주시거든요. 고대어 연습할 때도, 액션 연습할 때도, 제가 뭔가 어려워하면 먼저 다가와서 조언해 주셨어요. 특히 액션 리허설할 때 “천천히, 절대 다치지 말고”라고 계속 말씀해 주셔서, 진짜 감사했어요.

 

배우 서현(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서현(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벌써 연기를 시작한 지 약 10년이 넘어가는데요. 연기자로서 요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진심이에요.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든, 어떤 장르를 하든, 결국은 그 인물에 대한 진심이 있어야 관객분들도 믿어주신다고 생각해요. 겉으로 멋있어 보이는 것보다, 그 인물 안에서 진짜 감정을 찾아내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느껴요.

마지막으로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를 통해 어떤 메시지가 전해지길 바라시나요?

용기요. 저희 영화는 결국 어둠과 싸우는 이야기잖아요. 그런 이야기를 통해서 관객분들도 자신의 어둠과 맞서는 용기를 조금이라도 얻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티는 힘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