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 마블은 원래 캐롤 댄버스가 ‘캡틴 마블’로 불리기 이전에 쓰던 이름이다. 카밀라 칸이라는 소녀가 이름을 이어받았는데, 신체의 전부 혹은 일부의 크기를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주먹을 크게 만들어서 휘두른다거나 몸을 작게 만들어 피하는 식으로 활용한다. 그런데 이런 능력보다도 출신성분이 더 흥미롭다.
카말라 칸은 마블 최초의 무슬림 캐릭터로 파키스탄에서 이민 온 가정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엄격한 이슬람 교리를 강조했지만, 자유분방한 기질의 카말라는 가족들과 자주 대립할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는 카말라가 학업에 열중해서 의사가 되길 바라며, 어머니는 그녀가 혼전 임신이라도 할까 봐 단속하기 바쁘다.
하루는 카말라가 식탁에서 파티에 가겠다고 말했다가 아버지에게 또 혼이 나고 만다. 화가 난 카말라는 밤에 몰래 빠져나왔는데 우연히 인휴먼즈로 각성하게 하는 테리젠 미스트에 노출된다. 잠시 정신을 잃은 카말라는 평소 팬픽을 쓸 정도로 동경하던 캡틴 마블을 꿈속에서 만난 후, 능력을 얻는다. 말하자면, 이슬람의 가부장적인 문화에 반기를 드는 과정에서 초능력을 얻게 된 것이다. 갑작스러운 능력에 혼란스러워할 때는 또 ‘한 사람을 구하는 것이 온 인류를 구하는 것’이라는 ‘코란’의 구절로 마음을 다잡는다.
카말라는 이슬람은 다양한 이민자들이 모인 뉴저지에 살고 있다. 카말라가 다니고 있는 ‘맥네어 아카데미 고등학교’ 역시 뉴저지에 실제로 존재하는 학교다. 코믹스에는 SNS, 스마트폰, 게임, 팬픽 등 지금 10대의 문화를 대표하는 요소가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이런 설정들 때문에 카말라/미즈 마블은 이슬람, 다인종, 청소년, 여성 등 현존하는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