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

한국계 슈퍼히어로의 탄생? 소니픽처스가 마블 코믹스의 한국계 미국인 슈퍼히어로 신디 문(실크)을 주인공으로 한 솔로 무비를 제작 준비 중이다. 신디 문은 <스파이더맨>에 등장하는 캐릭터로 주인공 피터 파커와 같은 학교 친구다. 그녀 역시 유전자 조작 거미에 물려 초인적인 능력을 얻고 실크라는 이름의 슈퍼히어로가 된다. 스파이더맨과는 달리 손목이 아닌 손가락에서 거미줄을 뿜으며 빨간 복면을 착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티파니 에스펜슨

신디 문은 톰 홀랜드 주연의 <스파이더맨: 홈커밍>에서 처음 모습을 비췄다. 초능력을 가진 히어로가 아닌 피터 파커의 같은 학우로만 묘사됐다. <스파이더맨: 홈커밍>의 신디 문은 중국계 미국인 배우 티파니 에스펜슨이 연기했다. 기획 중인 실크 솔로 무비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 포함되지 않는 소니픽처스의 단독 영화이므로, 새로운 배우가 신디 문을 연기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계 히어로인 만큼, 실제 한국 배우가 신디 문을 맡는 것도 좋을 듯하다. 다만 원어민 수준의 영어 실력이 필요한 만큼 국내 배우가 신디 문을 믿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그래도 명색이 영화화되는 최초의 한국계 히어로인 만큼, 실크에 어울릴만한 국내 배우들을 추려봤다. 코믹스 속 실크는 머리가 긴 버전, 짧은 버전 두 가지로 등장했다. 아래는 코믹스 속에 등장한 실크의 모습이다. 캐릭터와 비교해보며 선정한 국내 배우들의 모습을 상상해보자.


김희정

김희정

잘 자란 아역 배우의 대표적 사례 김희정. 그녀는 해외 배우들과 전혀 이질감 없이 섞일 수 있을 듯하다. 큰 키와 서구적인 마스크는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외국에서 살다 왔냐”는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피부가 까무잡잡해서 그런가 보다”고 답하기도 했다. 김희정은 두 버전의 실크 중 긴 머리의 실크에 무척이나 어울린다. 또한 평소 승마, 서핑 등 스포츠 마니아로 알려진 그녀라면 강도 높은 액션 신도 무리 없이 소화 가능할 것이다.


김태리

김태리

김태리가 연기하는 히어로는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자아낼 듯하다. 김태리는 2016년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로 상업 영화 데뷔를 하며 단번에 충무로를 이끌어갈 기대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1987>, <리틀 포레스트>에 출연했다. 매 작품마다 호평을 받고 있는 그녀는 천진난만한 소녀와 강인한 여성의 이미지 모두를 잘 표현할 듯하다. 아직까지 액션 연기를 보여준 적은 없지만, 평범한 학생에서 히어로로 변하는 그녀의 모습은 상당한 몰입감을 선사할 것 같다.


정수정

정수정

아이돌 그룹 FX의 멤버이자 배우로 활동 중인 정수정(크리스탈). 평소 도도한 표정과 눈빛으로 얼음 공주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실크의 상징과도 같은 빨간 복면을 썼을 때 그녀의 차가운 눈빛은 더 부각될 듯하다. 정수정은 운동선수 출신인 부모님의 재능을 물려받아 상당한 운동 신경을 지닌 것으로도 유명하다. 또한 미국에서 태어나 오랜 기간 생활한 만큼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한다.


이솜

이솜

올해, <소공녀>에서 담배, 위스키 대신 집을 포기하는 프로 가사도우미, 미소를 연기하며 연기 호평을 받은 이솜. <소공녀>에서 아름다운 미소를 자랑했던 그녀지만, 무표정한 표정 역시 특유의 분위기를 뿜어낸다. 단편영화 <마천루>에서 보여준 냉혹한 킬러의 모습을 떠올려보자면, 그녀는 특유의 분위기로 스크린을 압도할 히어로 연기도 가능할 것 같다. 다만 이솜이 연기하는 실크 영화는 웃음기 없는 진중하고 쓸쓸한 영화가 될 듯하다.


박소담

박소담

동양적인 분위기와 마스크로 잘 알려진 박소담. 그녀가 연기하는 실크는 복면을 썼을 때 돋보이는 날카로운 눈매가 포인트 일 듯하다. 동양적인 분위기 외에 그녀는 숏컷이 잘 어울리는 배우로도 유명하다. 긴 생머리, 단발머리 두 가지 버전이 있던 원작을 벗어나, 짧은 머리의 실크도 그녀라면 가능할 것 같다. 또한 <검은 사제들>에서 보여줬던 신들린 연기력이라면 할리우드도 사로잡을 수 있지 않을까.


김새론

김새론

<스파이더맨: 홈커밍>에서 피터 파커는 이제 15살이 된 소년으로 등장한다. 지금까지의 배우가 10대를 연기하기에 다소 무리가 있었다면, 김새론은 그 나이대를 잘 대변할 수 있는 배우다. 올해로 19살이 된 그녀는 <아저씨> 이후 <도희야>, <눈길> 등의 영화에 출연하며 꾸준히 연기 경력을 쌓았다. 김새론이라면 <스파이더맨: 홈커밍>에서 톰 홀랜드가 보여줬던 소년에서 청년으로의 성장기를 소녀의 입장으로 잘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심은경

심은경

위의 코믹스 속 실크의 모습 중, 부스스한 머리로 침대에서 일어나는 모습은 심은경이 연상된다. <써니>, <수상한 그녀>에서의 심은경을 떠올리면, 슈퍼히어로 무비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이지만 그녀는 <불신지옥>, <널 기다리며> 등에서 선 굵은 연기도 선보인 바 있다. 또한 25살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동안으로, 10대 연기 역시 문제없이 해낼 듯하다. 심은경이라면 큰 오글거림 없이 특유의 하이틴 감성을 그려낼 수 있을 듯 보인다.


고아성

고아성

이미 <설국열차>로 할리우드 영화 데뷔를 한 고아성. 그녀 역시 10대를 연기하기에 무방한 동안의 소유자다. 하지만 고아성이라면 10대의 재기 발랄함보다는 섬세한 연기로 그 시기에 겪는 성장기를 더 잘 표현할 듯하다. 그녀가 연기하는 실크 영화는 액션에 치중한 히어로 영화보다 어린 소녀와 히어로 사이의 간극을 파고드는 영화가 될 것 같다. 또한 그녀는 짧은 머리의 실크, 긴 머리의 실크 모두 소화 가능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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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