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로돈>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끼리는, 영화에 물 장면이 들어가면 골치 아파진다고 한다. 물이란 것은 통제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전혀 다른 걸로 ‘눈속임’을 할 수도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영화 속 바다는 어떤 식으로 만들어지는 걸까. 상어 영화 <메가로돈>이 개봉하기도 했고, 궁금증에 영화 속 바다 장면들의 제작기를 살펴봤다.

메가로돈

감독 존 터틀타웁

출연 제이슨 스타뎀, 레인 윌슨

개봉 2018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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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조를 이용한다
대전 아쿠아 스튜디오와 리모트컨트롤 수중촬영 장비

현재 가장 일반적인 방법. 거대한 수조가 있는 스튜디오를 빌려 촬영하는 것이다. 한국 영화는 고양시에 있는 아쿠아 스튜디오에서 주로 촬영하는데, 총 세 개의 수조가 준비돼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를 통틀어 최고 크기의 수중촬영 전문 스튜디오로 알려져 있다. 최근 대전에도 아쿠아 스튜디오가 생기면서 다양한 장소에서 수중 촬영이 가능해지고 있다.

스튜디오 수조 촬영의 장점은 통제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는 것. 배우들의 호흡 문제부터 물의 투명도까지 결정할 수 있으니 제작진이 원하는 영상을 포착하기 가장 편리하다. 통제가 쉬운 만큼 안전이 보장되는 것도 장점이다. 

<라이프 오브 파이>의 수조 촬영 현장

물속 장면의 경우는 수중 카메라로 촬영하면 끝이지만, 수면 위의 장면이라면 촬영 후 바다처럼 보이게 CG 처리를 하는 편이다. 망망대해 조난기를 그린 <라이프 오브 파이>도 이런 방식을 선택했다. 커다란 수조에서 촬영 후 CG로 바다를 더욱 확장시킨 것. CG 작업 중에서도 물과 불이 가장 어렵다고 하는데, 최근 영화들을 보면 CG 전문가들의 성취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인사이더에서 <메가로돈> 수중 촬영과 관련해 공개한 영상을 보면, <메가로돈>은 뉴질랜드의 수중촬영 스튜디오를 이용했으며 <쥬라기월드: 폴른 킹덤>,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언더 워터> 등도 스튜디오에서 수중 촬영을 진행한 걸 확인할 수 있다.

인사이더에서 공개한 수중 촬영 비하인드 영상

2. 드라이 포 웻(Dry for wet) 방식

최근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을 봤다면, 물속에서 엘라이자(샐리 호킨스)와 괴생명체(더그 존스)가 포옹하는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너무도 아름다운 이 물속 장면은 사실 물 밖에서 찍었다. 해당 장면을 찍고 후반 작업으로 물속 느낌을 낸 것이다. 이런 방식을 드라이 포 웻(Dry for wet)이라고 부른다.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의 시각효과 작업 영상 (1분 32초부터)

드라이 포 웻 방식으로 촬영하려면 와이어 연기는 필수다. 물속에서 떠다니는 느낌을 주어야 하니까. 거기에 스모크와 물속으로 들어오는 빛을 조명으로 재현하면 어느 정도 장면이 완성된 셈이다. 이후 후반 작업에서 색보정과 (물에 떠다니는 먼지 같은) 디테일한 CG를 추가하면 영락없이 물속처럼 그려진다.

<반지의 제왕>의 드라이 포 웻, <300>의 웻 포 드라이

아주 드물지만 물속에서 찍은 걸 육지 장면으로 구현하는 웻 포 드라이(Wet for dry)도 있는데, 영화 <300>에서 신탁을 받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물속에서의 흐느적거리는 움직임을 육지 위에 구현하면서, 몽환적인 느낌을 극대화했다. 참고로 이 ‘00 포 00’이란 단어는 ‘데이 포 나잇’(낮에 밤 장면을 찍는 것)으로 자주 쓰이니 알아두면 좋다.


3. 실제 바다에서 촬영한다
<맨체스터 바이 더 씨>

실제 바다에서 촬영하는 경우도 있다. 촬영을 위한 수조 스튜디오 시스템이 정착했다지만 스튜디오 수조로 구현하기에 스케일이 크다거나 주변 환경이 중요할 경우 실제 바다에서 촬영하는 것만큼 좋은 답안은 없다. 또 무엇보다 준비만 제대로 된다면, 대여비를 아낄 수 있으니까.

<죠스> 촬영 현장

스쿠버다이버의 이야기를 다룬 <그랑블루>나 그 유명한 상어 영화 <죠스>도 실제 바다에서 촬영된 영화들이다. 특히 <죠스>는 바다에서 촬영하면서 배가 가라앉고 상어 모형이 고장 나는 등 수많은 비화를 안고 완성된 걸작으로 유명하다. <언더워터> 같은 경우는 저예산이라서 스튜디오를 빌릴 수가 없어서 바다에서 촬영된 독특한 영화다.

<명량> / <해무> 촬영 현장

국내 영화에선 <명량>과 <해무>가 실제 바다에서 촬영한 장면을 담았다. <명량>은 스튜디오 수조 촬영과 바다 촬영을 병행해 선상의 전투와 바다 위 함선의 움직임을 동시에 전달했다. <해무>는 바다의 색감을 고스란히 전하기 위해 국내에서 수심이 깊은 곳을 찾아다니며 촬영했다.

메가로돈

감독 존 터틀타웁

출연 제이슨 스타뎀, 레인 윌슨

개봉 2018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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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출연 마이클 섀넌, 마이클 스털버그, 옥타비아 스펜서, 더그 존스, 샐리 호킨스, 리차드 젠킨스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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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스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로이 샤이더, 로버트 쇼, 리차드 드레이퓨즈

개봉 1975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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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