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제43회 토론토국제영화제가 막을 내렸다. 해외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는 영화제를 찾은 배우와 감독들에게 조금 색다른 질문을 던졌다. “여러분을 울린 마지막 영화는 무엇인가요? (What was the last movie that made you cry?)티모시 샬라메, 라이언 고슬링, 스티브 카렐 등 10인의 영화인들이 눈물을 참지 못했던 영화는 어떤 영화들일까. 이들의 대답에 짤막한 소개를 덧붙여 정리했다.


<뷰티풀 보이> : 티모시 샬라메
<토이 스토리 3>

엔딩으로 향하는 불구덩이 시퀀스,
장난감들이 사라져버릴까 정말로 마음 졸였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티모시 샬라메를 울린 영화는 픽사 애니메이션<토이 스토리 3>. 애니메이션이지만 연령대를 불문하고 공감할 대답이다. <토이 스토리 3>는 세 편의 시리즈 가운데서도 최고로 꼽힌다. 주인공 앤디가 어린아이에서 청년으로 성장하면서 장난감과 이별하기까지의 상황을 긴박감 넘치게 그려냈는데, 많은 어른들이 아득한 그 시절의 감수성을 저격당하곤 눈물을 흘렸다. <겨울왕국>이 기록을 깨기 전까지 역사상 최고의 수익을 올린 애니메이션으로 남기도 한 작품. 2019년엔 <토이 스토리 4>가 개봉한다는 희소식을 티모시도 우리만큼 기다리고 있을 테다.

뷰티풀 보이

감독 펠릭스 반 그뢰닝엔

출연 스티브 카렐, 티모시 샬라메, 마우라 티어니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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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스토리 3

감독 리 언크리치

출연 톰 행크스, 팀 알렌, 조안 쿠삭

개봉 2010.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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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풀 보이> : 스티브 카렐
<월-E>

나뿐만 아니라 내 아이들도 잊지 못할 거다.
아이들이 왜 우냐고 하는데 안 운다고 하면서 울었다.

어른들을 울린 걸작으로 기억되는 또 한 편의 픽사 애니메이션 <-E>. 인류는 오래전 쓰레기 더미가 된 지구를 떠났고, 지구에 홀로 남아 쓰레기를 처리하는 로봇 월-E가 있다. 외롭게 임무를 수행하는 월-E는 우연히 탐사 로봇 이브와 만나 지구에 남은 마지막 희망을 지켜 나간다. 어찌 깡통 로봇 따위에게서 감동을 얻을 수 있느냐고 한다면 오산이다. 멸망 직전의 지구를 떠난 인간들이 잃어버린 인간성의 불씨를, 로봇이 그려내는 단순한 몸짓에서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어떤 대사도 없이 흘러가는 초반의 40분은 상당한 여운을 남긴다. <-E>BBC가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영화 100선에서 당당히 29위에 올랐다.

월-E

감독 앤드류 스탠튼

출연 벤 버트, 엘리사 나이트, 제프 갈린, 프레드 윌러드

개봉 2008.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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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뭄바이> : 나자닌 보니아디
<존 매케인: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다큐멘터리를 좋아한다.
위기를 돌파하는 인간의 능력에 대해 감동했다.

이란의 배우 나자닌 보니아디는 실존 인물의 이야기에서 감명받았다. HBO 방송사는 미국의 상원 의원으로 약 30년간 정계에 몸담았던 존 매케인의 다큐멘터리를 올해 5월 발표했다. 그러나 존 매케인은 바로 지난달 8 25일에 뇌종양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공화당의 아이콘이었던 그에 대해 다양한 평가가 있지만 타고난 유머 감각, 정파를 넘나드는 소신 있는 행보로 주목을 받은 정치인이었다. <존 매케인: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는 베트남 전쟁 포로 시절부터 버락 오바마와 대선 경합을 벌이던 시기까지, 그의 굵직한 인생을 압축한 다큐멘터리다. 부제는 개인과 사회와 자유를 노래한 헤밍웨이의 소설 제목에서 따왔다.

호텔 뭄바이

감독 안소니 마라스

출연 데브 파텔, 아미 해머, 제이슨 아이삭스, 나자닌 보니아디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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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맨> : 라이언 고슬링
<오버 더 톱>

말이 필요 없죠.

올해 마동석의 팔씨름 영화 <챔피언>이 개봉을 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챔피언>의 조상 격인 팔씨름을 다룬 영화 <오버 더 톱>이 있었다. 라이언 고슬링의 간단한 코멘트를 대충 넘기기엔 이 영화를 향한 7080세대의 지지가 뜨겁다. 실버스타 스탤론의 전성기 시절을 볼 수 있는 <오버 더 톱>은 단순한 팔씨름 이야기를 넘어 감동적인 부성애를 보여주며 뭇 남성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어떤 이들에겐 실버스타 스탤론의 역작이 <록키>가 아니라 <오버 더 톱>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 그 옛날 TV프로그램 토요명화에 <오버 더 톱>이 방영되던 시절, 교실에선 학생들의 팔씨름 대결이 한창이었다.

퍼스트맨

감독 데이미언 셔젤

출연 라이언 고슬링, 클레어 포이

개봉 2018.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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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 더 톱

감독 메나헴 골란

출연 실베스터 스탤론

개봉 1987.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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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로 킹> : 토니 커렌
<고스트 스토리>

케이시 애플렉이 흰색 천을 뒤집어쓰고 나온 그 영화.
어깨를 들썩거리면서 계속 울었다.

영화가 발표된 해로 따지자면 그는 인터뷰이 중 가장 최근에 운 남자 배우다. 유령이 나오지만 공포와는 거리가 아주 먼 영화 <고스트 스토리>. 연인 사이인 C M. 갑작스러운 C의 죽음으로 홀로 남겨진 M의 주위를 하얀 천을 쓴 형상의 유령이 배회한다. 담담하지만 무거운 슬픔이 담긴 <고스트 스토리>를 보며 어깨를 들썩이며 울었다는 토니 커렌은 분명 남다른 감수성을 가진 배우일 것이다.

아웃로 킹

감독 데이빗 맥킨지

출연 크리스 파인, 애런 존슨, 스티븐 딜레인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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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스토리

감독 데이빗 로워리

출연 케이시 애플렉, 루니 마라

개봉 201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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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맨> : 클레어 포이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볼 때마다 무조건 우는 영화다.
그래서 이젠 안 보려고 한다.

클레어 포이는 마치 당연하다는 듯 이 영화를 언급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남긴 멜로 영화의 걸작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유품을 정리하러 온 아들딸이 어머니의 일기장에서 엄청난 비밀을 발견한다. 권태로운 일상을 보내던 시골의 가정주부 프란체스카에게 길을 물어온 사진가 로버트. 어느 때보다 확실한 사랑을 느끼지만 꿈같던 나흘간의 추억을 묻어야 했던 두 사람의 비극적 로맨스.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금기의 사랑이라는 소재에도 많은 관객들을 먹먹한 아련함에 빠뜨려 놓은 세기의 로맨스 영화로 남았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출연 메릴 스트립, 클린트 이스트우드

개봉 1995.09.23. / 2017.10.25.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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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북> : 피터 패럴리 감독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눈물이 별로 없는 나도 스스로 놀랐다.
아내는 울고 있는 나를 놀려댔다.

유일한 선택을 받은 한국 영화. 이번 토론토영화제에서 관객상을 거머쥔 <그린 북>의 피터 패럴리 감독이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꼽았다. 이 영화는 로맨스 소설 작가 기욤 뮈소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했다는 사실부터 화제를 모았다. 과거로 20분간 돌아갈 수 있는 신비한 알약 10개를 손에 넣은 남자의 시간 여행. 이 영화는 과거의 존재와 미래의 존재가 만나 대화를 나눈다는 점에서 여타 타임 루프 영화들과는 차이가 있다. 원작 소설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많지만 좀처럼 울지 않는다는 피터 패럴리 감독의 감수성을 자극하는데 성공했다.

그린 북

감독 피터 패럴리

출연 린다 카델리니, 비고 모텐슨, 마허샬라 알리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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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감독 홍지영

출연 김윤석, 변요한, 채서진

개봉 2016.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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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헤이트 유 기브> : 조지 틸만 주니어 감독
<쿨리 하이>

마지막 장례신에서,
독백과 노래가 흘러나오자 감정이 북받쳤다.

<더 헤이트 유 기브>로 토론토를 찾은 감독 조지 틸만 주니어는 하이틴 무비 <쿨리 하이>를 꼽았다. 무려 100편이 넘는 필모그래피를 보유한 영화 및 TV 드라마 연출가 마이클 슐츠의 대표작. 파티와 범죄를 일삼는 대책 없는 악동들의 성장기를 비춘 이 영화는 하이틴 영화의 계보에서 꽤 자주 언급된다. 1970년대 흑인 배우들을 주연으로 한 블랙스플로테이션 장르 영화로도 환영받았으며,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도 <쿨리 하이>를 꼭 봐야 할 영화 리스트에 꼽은 적이 있다.

더 헤이트 유 기브

감독 조지 틸만 주니어

출연 레지나 홀, 아만들라 스텐버그, 안소니 마키, 사브리나 카펜터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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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리 하이

감독 마이클 슐츠

출연 글린 터먼, 가렛 모리스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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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풀 보이> : 에이미 라이언
US 오픈

에이미 라이언은 재치 있는 답변으로 좌중을 폭소케 했다. 그녀를 울린 건 영화가 아니라 ‘2018 US 오픈 테니스 대회’였다. 세계 4대 테니스 대회 중 윔블던 다음으로 오랜 역사를 가진 US 오픈. 역시, 스포츠만큼 드라마틱 한 승부도 없다.


<퍼스트 맨> : 카일 챈들러
I DONT CRY

갑작스러운 질문에 카일 챈들러는 일명 '센 척'으로 임기응변에 성공했다. “전 울지 않습니다.”


씨네플레이 심미성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