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패션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은 영화로부터 영감을 얻은 컬렉션을 수차례 선보인 바 있다. 대표적으로 알프레드 히치콕의 <싸이코>, <>,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 <배리 린든>, 리처드 도너의 <오멘> 등 다양한 영화를 모티브 삼은 쇼가 있었다. 패션스쿨 졸업 후 처음으로 발표한 택시 드라이버’(Taxi Driver) 컬렉션은 마틴 스코시즈의 영화 <택시 드라이버>에서 영감받은 결과물이었다. 안타깝게도 공식적인 사진 기록이 남아있지 않지만 영화 속 상처 입은 주인공 트래비스의 프린팅으로 휘감은 의상이었다고 전해진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새>, <샤이닝>에서 영감을 얻은 알렉산더 맥퀸의 쇼

택시 운전사 트래비스는 트라우마와 소외감에 놓인 채 종잡을 수 없는 행동을 하는 기이한 인물이다. 로버트 드니로의 연기를 입은 이 캐릭터는 극단적인 모히칸 헤어스타일, 밀리터리 자켓을 장착한 독특한 비주얼을 남겼다. 2006, '준야 와타나베'의 패션쇼에서 <택시 드라이버>는 다시 재현됐다. 영화 속 트래비스의 모습과 거의 흡사한 착장을 아래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영화 <택시 드라이버>
<택시 드라이버> 모티브로 한 준야 와타나베의 컬렉션

천재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의 모든 것을 담은 다큐멘터리 <맥퀸>의 개봉에 부쳐, 문득 패션과 영화가 만난 다른 접점들도 궁금해졌다. SF 영화에 영감받은 미래지향적 의상부터 특별한 개성의 영화를 모티브 삼은 의상까지 다양한 사례를 모아봤다.

맥퀸

감독 피터 에트귀, 이안 보노트

출연 케이트 모스, 조셉 베넷, 알렉산더 맥퀸

개봉 2018.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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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드라이버

감독 마틴 스콜세지

출연 로버트 드 니로

개봉 1989.02.17. / 2008.11.24.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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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지향적 스타일
: <블레이드 러너> <스타워즈> <그녀>

영화 <블레이드 러너>

지난해 디스토피아적 미래상을 그린 80년대 SF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속편, <블레이드 러너 2049>가 세상에 나왔다. 매일같이 비가 내리는 암흑가를 무대로 펼쳐진 영화의 독특한 분위기는 올해 라프 시몬스의 패션쇼에 영향을 끼쳤다. 기다란 레인코트를 입은 모델들은 우산을 들고 축축한 아스팔트 재질의 런웨이를 걸었다.

<블레이드 러너>에 영감받은 라프 시몬스의 쇼
블레이드 러너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해리슨 포드

개봉 1993.05.08. / 2018.02.15.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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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러너 2049

감독 드니 빌뇌브

출연 라이언 고슬링, 해리슨 포드

개봉 2017.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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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타워즈>

아마 가장 많은 마니아를 거느린 SF 영화일 <스타워즈>도 디자이너의 사랑을 받았다. '로다테'의 디자이너 로다테 자매는 <스타워즈>의 캐릭터를 드레스 위에 프린트한 의상을 내놨다. 루크 스카이워커, 로봇 R2D2, 요다 등의 캐릭터를 디자인에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감독 조지 루카스와의 친분 덕.

<스타워즈> 캐릭터를 프린팅 한 로다테의 런웨이 의상
스타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

감독 조지 루카스

출연 마크 해밀, 해리슨 포드, 캐리 피셔

개봉 1978.06.01. / 1997.04.12.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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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조금 다른 성격의 SF 영화. 바로 <그녀>에서 착안한 의상을 '오프닝세레모니'에서 선보였다. 이번에도 디자이너와 감독 스파이크 존즈는 절친한 관계라고. 인공지능 운영체제와 사랑에 빠지는 남자의 이야기를 한 <그녀>는 멀지 않은 미래를 설정했기 때문에, 배우들의 의상도 크게 괴리감을 주지 않는 현실적인 선에서 미래 유행을 점쳤던 바 있다.

(왼쪽부터) <그녀>에서 착안한 오프닝세레모니 의상 / 영화 <그녀>
그녀

감독 스파이크 존즈

출연 호아킨 피닉스, 에이미 아담스, 루니 마라, 스칼렛 요한슨

개봉 2014.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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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90년대 향수 부르는
: <싱 스트리트> <바보선언> <여름이야기>

영화 <싱 스트리트>

<원스> <비긴 어게인>으로 관객들을 열광시킨 존 카니 감독이 2016년 발표한 음악영화 <싱 스트리트>도 디자이너의 눈에 들었다. 영화의 배경은 1980년대 아일랜드 더블린. 한 청년이 좋아하는 여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밴드를 결성해 나간다. 아래는 당대 유행을 선도하던 <싱 스트리트> 속 록 밴드의 비주얼에서 착안한 ''의 패션쇼 모습이다.

<싱 스트리트>를 모티브로 한 뮌의 패션쇼
싱 스트리트

감독 존 카니

출연 잭 레이너, 루시 보인턴, 마크 맥케나, 페리다 월시-필로

개봉 2016.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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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보선언>

실험적 정신이 돋보이는 80년대 한국영화 <바보선언>도 한몫했다. 이장호 감독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바보선언>은 도저히 어디로 튈지 모를 전개로 영화계에 새로운 역사를 쓴 작품이다. '로켓런치'는 이 영화로부터 얻은 영감으로 패션쇼를 선보였다. 1980년대 유행하던 원색 계열의 원단, 스트라이프 무늬, PK셔츠 등을 활용한 의상을 재현했다.

<바보선언>에서 영감 얻은 로켓런치의 런웨이
바보 선언

감독 이장호

출연 이보희, 김명곤, 이희성

개봉 1984.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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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여름 이야기>

'라코스테'는 프랑스 영화에서 받은 인상을 발전시켜 쇼를 선보였다. 계절감을 그대로 영화에 녹여 낸 에릭 로메르의 사계절 시리즈 가운데 <여름 이야기>에서 등장한 의상을 재해석했다. 영화만큼이나 아름다웠던 배우들의 의상이 런웨이 위로 재탄생한 모습이 감회가 새롭다.

<여름 이야기>에서 영감 얻은 라코스테의 런웨이
여름 이야기

감독 에릭 로메르

출연 멜빌 푸포, 아만다 랑글렛

개봉 1998.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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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를 뛰어넘다
: <제인 에어> <대니쉬 걸>

영화 <제인 에어>

좀 더 시간을 과거로 돌려보자. 19세기 중반 영국을 배경으로, 보수적인 귀족 사회에서 가난한 고아로 태어난 여인의 지성을 보여준 유명 소설 <제인 에어>. 영화로 만들어진 <제인 에어>는 귀족 사회의 시대적 분위기를 반영한 의상들로도 충분한 눈요기가 됐다. '헥사 바이 구호'는 이 영화 속 의상의 우아함에서 떠올린 패션쇼를 선보였다.

<제인 에어>에서 아이디어 얻은 헥사 바이 구호의 쇼
제인 에어

감독 캐리 후쿠나가

출연 미아 와시코브스카, 마이클 패스벤더, 제이미 벨, 주디 덴치

개봉 2011.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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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대니쉬 걸>

에디 레드메인의 섬세한 연기로 화제를 모은 영화 <대니쉬 걸>도 패션계에 영향을 끼쳤다. 1926년 성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한 인물에 조명한 이야기를 보여준 <대니쉬 걸>'아름다운 것은 성별을 초월한다'는 메시지로 구현된 '블라인드니스'의 패션으로 재탄생했다. 성별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뚝심이 그대로 묻어나는 의상이다.

<대니쉬 걸>에 영감받아 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의상을 보여준 블라인드니스의 쇼
대니쉬 걸

감독 톰 후퍼

출연 에디 레드메인, 엠버 허드, 알리시아 비칸데르

개봉 2016.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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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과 맺은 동맹
: 웨스 앤더슨 / 데이빗 린치

프라다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위해 제작한 트렁크(왼쪽) / 펜디가 제작한 붉은색 코트

유난히 스타일이 두드러지는 영화를 만들던 감독 웨스 앤더슨을 패션계가 탐내지 않을 리 없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소품과 의상을 '프라다' '펜디'가 디자인한 독특한 사례다. 두 브랜드는 마케팅 수단으로서 이 영화에 기여를 위해 서로 신경전을 벌였다고.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감독 웨스 앤더슨

출연 시얼샤 로넌, 랄프 파인즈, 틸다 스윈튼, 애드리언 브로디, 윌렘 대포, 토니 레볼로리

개봉 2014.03.20. / 2018.10.11.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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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린치 감독이 무대 디자인한 겐조의 런웨이

데이빗 린치 감독의 스타일은 웨스 앤더슨과는 정반대의 지점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컬트 영화계의 입지적 인물인 데이빗 린치는 <이레이저 헤드>, <블루 벨벳>, <로스트 하이웨이> 등의 영화로부터 미스터리하고 기괴한 영감을 발산했다. 그의 TV 시리즈 <트윈 픽스>의 열렬한 팬이었던 '겐조'의 디자이너의 요청으로, 린치가 직접 패션쇼의 무대 디자인과 몽환적인 음악을 구성했다.

트윈 픽스 1

출연 카일 맥라클란, 마이클 온키언, 매드첸 아믹, 다나 애쉬브룩

방송 1990, 미국 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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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개성의 영화들
: <중경삼림> <비틀 쥬스> <아담스 패밀리>

영화 <중경삼림>

'에이치 블레이드' 1994년 왕가위의 영화 <중경삼림>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을 내놓았다. 역시 탁월한 비주얼리스트 중 하나인 왕가위 감독의 영향력은 여전한 모양이다. '행운', '사랑의 유통기한', ''이라는 메시지를 내세운 화보는 <중경삼림>의 명장면을 그대로 떠올리게 한다.

<중경삼림>의 유명한 장면을 패러디한 에이치 블레이드의 화보
중경삼림

감독 왕가위

출연 임청하, 양조위, 금성무, 왕페이

개봉 1995.09.02. / 2013.11.28.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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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담스 패밀리>
영화 <비틀 쥬스>

소수 마니아층에 열광 받는 컬트영화계에서도 꽤 높은 인지도를 가진 영화 두 편이 '마크 제이콥스'의 의상으로 탄생했다. 바로 <아담스 패밀리> <비틀 쥬스>. <비틀 쥬스>는 팀 버튼 감독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며, <아담스 패밀리>는 국내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에 영향을 끼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음침하고도 유쾌한 영화의 톤이 이렇게 독특한 패션으로 거듭났다.

<아담스 패밀리>와 <비틀 쥬스>에서 착안한 마크 제이콥스의 패션쇼
아담스 패밀리

감독 배리 소넨펠드

출연 안젤리카 휴스턴, 라울 줄리아, 크리스토퍼 로이드

개봉 1992.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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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쥬스

감독 팀 버튼

출연 알렉 볼드윈, 지나 데이비스, 제프리 존스, 캐서린 오하라, 위노나 라이더, 실비아 시드니, 마이클 키튼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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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심미성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