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 솔져와 팔콘의 드라마 제작
지난 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넷플릭스의 마블 드라마 <아이언 피스트>와 <루크 케이지>는 시즌 3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되었다. 이는 마블 스튜디오를 사들인 디즈니가 자체적인 스트리밍 채널을 준비하면서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의 마블 콘텐츠를 단속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번엔 보란듯이 디즈니 채널에서만 독점 공개될 윈터 솔져와 팔콘의 드라마 소식이 전해졌다. 마블의 수장 케빈 파이기가 직접 프로듀서로 나선 드라마인 만큼 MCU 못지않은 완성도를 기대할 만하겠다.
MCU 속의 두 히어로
윈터 솔져/버키 반즈 역의 세바스찬 스탠은 <퍼스트 어벤져>(2011)로 MCU에 일찌감치 데뷔했다. 팔콘/샘 윌슨 역의 안소니 마키는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2014)에 처음 등장했는데, 여기서 윈터 솔져에게 날개가 뜯기고 추락하는 굴욕을 맛봤다. 이렇다보니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에서 본의 아니게 같은 편이 된 두 사람의 관계가 편할리 없었다. 대신 이번엔, 꼬맹이 스파이더맨(톰 홀랜드)에게 보기 좋게 당하면서 애매한 전우애를 쌓는다.
그러나 캡틴 아메리카/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반스)에 대한 마음만은 둘 다 각별하다. 말할 것도 없이 버키 반즈는 캡틴의 둘도 없는 친구이며, 샘 윌슨은 캡틴 아메리카에 대해 무한한 리스펙트를 가지고 있다. 한 남자를 좋아하는 두 남자의 이야기라니, 이 묘한 삼각관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신이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 있었다.
캡틴, 윈터 솔져, 팔콘이 조그만 차를 나눠타고 샤론 카터를 만나러 갔던 장면. 윈터 솔져가 팔콘에게 의자를 앞으로 좀 당겨달라고 하자, 팔콘이 한마디로 거절한다.그러나 샤론 카터와 캡틴이 서로의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나누는 키스를 보면서 두 남자는 똑같은 표정으로 흐뭇해한다.
어떤 드라마가 될까?
얼마 전 캡틴 아메리카 역의 크리스 에반스는 <어벤져스 4>의 촬영 종료 소식과 함께 MCU 하차를 시사했다. 따라서 윈터 솔져와 팔콘의 드라마는 캡틴 아메리카가 죽고 난 이후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두 사람 다 코믹스에서 캡틴 아메리카를 이어받은 적이 있으니, 방패를 주고 받으며 활약하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다.
코믹스에서 ‘시빌 워’의 끝에 캡틴 아메리카가 저격당해 죽음을 맞이했을 때,윈터 솔져는 캡틴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고 술집에서 자괴감에 빠져있었다. 마침 TV를 보면서 캡틴의 죽음을 비아냥대는 일반인에게 윈터 솔져는 화풀이를 하며 난동을 피운다. 이때, 비탄에 빠진 그를 다독인 사람이 바로 팔콘이었다.
그러나 마블 스튜디오의 특성상 이렇게 비통한 정서만 가득한 드라마일리 없다. 아마도 투닥거리면서도 서로를 챙기는 쌍방향 츤데레가 잔재미를 줄 것이다. 두 사람의 묘한 브로맨스는 미국 뮤직 비즈니스계의 암투를 다룬 드라마 <엠파이어>의 작가 말콤 스펠맨이 작업 중이라고. 둘 다 말이 많지 않은 캐릭터여서 터프 가이와 수다쟁이가 손을 잡는 전통적인 버디 무비의 공식을 따르지는 않을 텐데, 굳이 따지자면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에게 자신의 슈트의 일부인 레드윙을 반려견처럼 예뻐해달라고 조르던 팔콘이 먼저 농을 거는 쪽이 되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흥미로운 영상 하나.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 개봉시기에 CBS의 <레이트 쇼>에 팔콘 역의 안소니 마키가 출연했을 때, 흥미로운 바이럴이 공개 되었다. 과연 팔콘과 윈터 솔져가 싸우면 누가 이기냐는 질문이었다. 팔콘은 윈터 솔져 따위 1분이면 정리할 수 있다고 장담했고 윈터 솔져는 팔콘은 그저 ‘선그라스 낀 새’라고 놀린다.

-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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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안소니 루소, 조 루소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에반스, 스칼렛 요한슨
개봉 2016.04.27.

-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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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조 루소, 안소니 루소
출연 스칼렛 요한슨, 크리스 에반스, 사무엘 L. 잭슨
개봉 2014.03.26.
씨네플레이 객원 에디터 안성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