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승부 끝에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승자로 남았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명탐정 피카츄>를 비롯한 신작들의 공세를 버티고 3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금요일 성적에서 <명탐정 피카츄>에 밀렸지만 토요일과 일요일의 선전으로 최종 스코어에서 앞섰으니, 한 차례 전투에서 지고 전쟁에서는 승리한 셈이다.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치열한 접전을 벌였던 <명탐정 피카츄>는 역대 게임 원작 영화 중 가장 좋은 개봉 성적을 기록하며 새로운 역사를 쓴 반면, 함께 개봉한 <더 허슬>, <폼스>, <톨킨>은 관객과 평단의 외면을 받은 채 아쉬운 성적으로 첫 주말을 마무리했다.
지난 주말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위협한 주인공이 ‘귀여움의 아이콘’ 피카츄였다면, 이번에 마주하게 될 이는 훨씬 살벌하다. 전작들에서 200명 이상을 저 세상으로 보낸 세계 최강의 암살자 존 윅의 세 번째 이야기 <존 윅 3: 파라벨룸>이 3600개 상영관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외에도 ‘본격 강아지 영화’ <어 도그스 저니>와 로맨스 신작 <더 선 이즈 얼소 어 스타>도 각각 3200개와 2000개 상영관에서 관객들과 첫인사를 나눌 예정이다. <존 윅 3: 파라벨룸>의 개봉 성적이 3850만 달러로 예상되는 만큼,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성적이 절반 이상 감소할 경우 1위 자리의 주인이 바뀔 수도 있기에 상당히 흥미진진한 5월 3주차 주말 박스오피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5월 2주차 상위권/전체 박스오피스 성적: $163,150,845/$168,204,348]
2019년 5월 2주차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1.
어벤져스: 엔드게임
(Avengers: Endgame)
( -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95% / 관객 89%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78
상영관 수: 4,662
주말 수익: $63,299,066 (-57.1%)
북미 누적 수익: $723,745,643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2,489,617,092
제작비: $356,000,000
상영기간: 3주 (17일)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피카츄의 ‘볼트태클’을 견뎌내며 3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주말 간 6300만 달러를 더한 영화의 북미 성적은 7억 2300만 달러, 이로써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북미 역사상 네 번째로 7억 달러를 넘긴 작품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현재 흥행 추이를 보면 다음 주 안으로 7억 6050만 달러의 <아바타>를 제치며 역대 북미 흥행 2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9억 3660만 달러를 넘는 것은 현재로선 어려워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개봉 주말에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3억 5700만 달러로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보다 1억 10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으나, 2-3주차에 40%대로 안정적인 하락세를 보였던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와 달리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매주 성적이 절반 이상 감소하면서 3주차 누적 성적은 도리어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가 2000만 달러 앞선(7억 4200만 달러) 상황이다. 물론 지금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행보도 말이 안 나올 정도로 놀랍지만, 정말 북미의 <스타워즈> 사랑은 대단한 것 같다.
북미에서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가 떡하니 앞을 가로막고 있고, 뒤에서는 <명탐정 피카츄>가 바짝 추격하고 있지만, 전 세계로 눈을 돌리면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기세는 여전히 위풍당당하다. 지난주 <타이타닉>을 제치면서 전 세계 흥행 2위 자리에 오른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아바타>의 격차는 3억 달러, 이러나저러나 북미에서 최소 8000만 달러는 추가로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기에 1위를 넘볼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한 상황이다. 과연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전 세계 영화사에 위대한 족적을 남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2.
명탐정 피카츄
(Pokémon Detective Pikachu)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64% / 관객 85%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52
상영관 수: 4,202
주말 수익: $54,365,242
북미 누적 수익: $54,365,242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66,765,242
제작비: $150,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졌지만 잘 싸웠다. <명탐정 피카츄>가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벽을 넘지 못하고 2위로 첫 주말을 마무리했다. 영화는 주인공이 실종된 아버지를 찾기 위해 자칭 ‘명탐정’인 피카츄와 함께 사건을 수사한다는 2016년작 동명 게임과 기본적으로 같은 스토리를 가지고 있으며, 제작 당시 피카츄 목소리를 <데드풀> 라이언 레이놀즈가 맡았다는 소식이 엄청난 화제가 되었던 바 있다. 개봉 당일 1위로 데뷔해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3주 연속 1위를 저지하는 것인가?” 싶었지만, 아쉽게도 토요일과 일요일 성적에서 밀리면서 <극장판 포켓몬스터: 뮤츠의 역습> 이후 20년 만에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꿈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당한 패배를 제쳐놓고 보면 이 영화, 대단히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우선 영화가 주말 간 거둬들인 5400만 달러는 ‘게임 원작 영화’ 중 가장 높은 개봉 성적으로, 안젤리나 졸리 주연 <툼 레이더>의 기록(4700만 달러)을 깬 작품이 18년 만에 나타난 것이다. 성적뿐 아니라 평단과 관객의 반응 또한 긍정적이다. 개봉 전 속편 제작을 확정했을 정도로 평단의 반응이 좋았고, 영화를 본 관객들 역시 대부분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으니 말이다.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게임 원작 영화에 상처 입었던 북미 관객의 마음을 제대로 치유한 작품이 나타난 셈이다. 중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도 좋은 출발을 알린 영화의 현재 전 세계 누적 성적은 1억 6670만 달러, 작년 <램페이지>와 리부트 <툼레이더>로 게임 원작 영화에 도전했다가 처참한 성적을 받았던 워너브러더스는 <명탐정 피카츄>의 성공이 더없이 반가울 것만 같다.
3.
더 허슬
(The Hustle)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17% / 관객 41%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36
상영관 수: 3,007
주말 수익: $13,007,709
북미 누적 수익: $13,007,709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26,807,709
제작비: N/A
상영기간: 1주 (3일)
신작 코미디 <더 허슬>이 3위로 데뷔했다. 휴양지에서 벌어지는 두 사기꾼의 활약상(?)을 그린 작품으로, 1988년작 <화려한 사기꾼>(말론 브란도, 데이빗 니븐 주연의 64년작 <베드타임 스토리> 리메이크)을 여성 주연으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쉽게 말해 리메이크를 또 한 번 리메이크한 셈이다. 할리우드에서 손꼽히는 배우인 앤 해서웨이와 올초 <어쩌다 로맨스>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레벨 윌슨의 시너지가 기대되었으나, 1300만 달러라는 아쉬운 성적과 “사기를 당한 것은 관객”이라는 평가를 보면 앞날이 꽤나 험난해 보인다. <세레니티>로 흥행 참패를 겪었던 앤 해서웨이 입장에선 두 작품이 연달아 부진을 겪는 것은 상당히 아쉬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2680만 달러.
4.
디 인트루더
(The Intruder)
( ↓ 2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29% / 관객 52%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39
상영관 수: 2,222
주말 수익: $7,190,325(-33.8%)
북미 누적 수익: $21,565,451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21,908,384
제작비: $8,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지난주 2위로 데뷔한 스릴러 <디 인트루더>가 신작들에 밀려 4위를 차지했다. 데니스 퀘이드가 악역으로 등장하는 작품으로, 집을 팔지 않겠다며 새로 입주한 신혼부부를 괴롭히는 집주인의 광기를 그린다. 현재 북미 성적은 2150만 달러로 평단과 관객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개봉 2주차에 벌써 제작비 두 배 이상을 벌어들였으니, 제 할 몫을 충분히 해주고 있는 셈이다.
5.
롱 샷
(Long Shot)
( ↓ 2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81% / 관객 70%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7
상영관 수: 3,230
주말 수익: $6,271,532 (-35.6%)
북미 누적 수익: $19,883,467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26,936,261
제작비: $40,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로맨틱 코미디 신작 <롱 샷>이 5위로 내려왔다. 프리랜서 기자 프레드가 대선 후보에 오른 국무부 장관이자 어릴 적 첫사랑이었던 샬럿과 다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세스 로건과 샤를리즈 테론의 ‘안 맞을 듯 잘 맞는’ 케미가 돋보이면서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평단과 관객의 좋은 반응을 증명하듯 35.6%라는 준수한 2주차 드랍률을 선보였는데, 개봉 주말 성적이 예상보다 낮아서 이런 선전이 크게 빛을 발하지 못했다는 점이 제법 아쉽다. 올해 타일러 페리의 <어 마디아 패밀리 퓨너럴> 정도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작품이 없는 라이온스게이트 입장에서는 <롱 샷>이 장기 흥행하기를 원하고 있겠으나, 상황을 보면 지금 당장은 다가오는 주말 개봉을 앞둔 <존 윅 3: 파라벨룸>의 선전을 기대하는 편이 더 현실적일 것 같기도 하다. 현재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각각 1980만 달러와 2690만 달러, 국내에는 7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6.
팜스
(Poms)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32% / 관객 71%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37
상영관 수: 2,750
주말 수익: $5,361,937
북미 누적 수익: $5,361,937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5,361,937
제작비: $10,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6위는 STX의 또 다른 신작 <팜스>가 차지했다. 은퇴한 여성들이 치어리딩 팀을 꾸린다는 내용의 코미디로 다이앤 키튼, 재키 위버, 팜 그리어 등 할리우드에서 알아주는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지만, 대중의 관심이나 평단의 평가가 좋지 못하다. 개봉 주말 벌어들인 금액은 536만 달러, 그나마 다행인 점을 꼽자면 제작비가 1000만 달러에 불과하다는 것 정도다. STX는 올해 초 기적의 1억 달러 신화를 썼던 <업사이드> 이후 개봉작들이 연달아 흥행에 실패하고 있는데, 문제는 올 하반기 채드윅 보스만 주연의 범죄 스릴러 <21 브릿지스> 정도를 제외하고는 다른 개봉 예정작들도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쉬운 현실이다.
7.
어글리 돌
(UglyDolls)
( ↓ 3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30% / 관객 58%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39
상영관 수: 3,652
주말 수익: $4,147,092 (-51.8%)
북미 누적 수익: $14,507,888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6,127,888
제작비: $45,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개봉작 중 유일한 아동용 애니메이션인 STX 신작 <어글리 돌>이 2주차 주말을 7위로 마무리했다. 상영관 수는 지난주와 같지만 주말 성적이 대폭 떨어졌으며, 해외 극장가에서도 전혀 어필하지 못하고 있는 아쉬운 상황이다. 현재 북미 성적은 1450만 달러, 지금껏 번 금액의 2배는 더 벌어야 간신히 제작비라도 회수할 수 있을텐데, 그 마저도 쉽지 않을 듯하다.
8.
브레이크스루
(Breakthrough)
( ↓ 2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65% / 관객 78%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7
상영관 수: 1,902 (-982)
주말 수익: $2,575,263 (-34.1%)
북미 누적 수익: $37,216,069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45,969,453
제작비: $14,000,000
상영기간: 4주 (26일)
크리스찬 영화 <브레이크스루>가 8위를 차지했다. 상영관이 1000개 가까이 줄었음에도 34%라는 안정적인 드랍률을 선보인 영화의 주말 성적은 250만 달러, 북미 성적은 3720만 달러다. 이는 기독교 영화 흥행 순위 15위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작년 믿을 수 없는 성적을 보였던 [아이 캔 온리 이매진]은 북미 8300만 달러로 해당 랭킹 6위에 앉아있다.
9.
톨킨
(Tolkien)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50% / 관객 85%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8
상영관 수: 1,495
주말 수익: $2,200,537
북미 누적 수익: $2,200,537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2,200,537
제작비: $20,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반지의 제왕’ 저자 J.R.R. 톨킨의 청년기를 담은 신작 <톨킨>이 9위로 데뷔했다. 니콜라스 홀트와 릴리 콜린스가 주연한 작품으로, <브레이크스루>에 이어 디즈니에서 배급한 두 번째 폭스(전자는 이십세기폭스, 후자는 폭스 서치라이트) 영화다. 영화를 본 관객의 반응은 좋은 편이지만, 애초에 대중적으로 큰 관심을 끌지 못한 작품이기에 첫 주말에 22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10.
요로나의 저주
(The Curse of La Llorona)
( ↓ 3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30% / 관객 44%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1
상영관 수: 1,182 (-1,358)
주말 수익: $1,851,722 (-50.0%)
북미 누적 수익: $51,421,753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13,651,753
제작비: $9,000,000
상영기간: 4주 (24일)
5월 둘째 주말 박스오피스 마지막 자리를 꿰찬 작품은 <요로나의 저주>다. 상영관이 1300개 이상 빠진 점이나 주말 성적, 그리고 순위를 보면 사실상 흥행 끝물에 다다랐다고 봐도 무방하다. 현재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5140만 달러와 1억 1365만 달러.
에그테일 에디터 띵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