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딜릴리>

미셸 오슬로 감독

아름다운 동화를 전하는 미셸 오슬로 감독이 19세기 파리로 돌아왔다. <파리의 딜릴리>는 실종된 아이들을 찾아 나선 딜릴리와 오렐의 모험담을 그린다. 19세기를 살고 있는 예술가와 당시 파리의 풍경을 담았다. 미셸 오슬로만의 아름다운 색채와 영상은 여전하다. 어떤 장면을 봐도 아름다운 미셸 오슬로의 애니메이션을 모아봤다.


<키리쿠와 마녀>, 1998

<키리쿠, 키리쿠>, 2005

<키리쿠 앤 더 멘 앤 위민>, 2012

유년기를 아프리카 기니에서 보낸 미셸 오슬로는 아프리카 설화를 각색한 <키리쿠와 마녀>를 첫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선택했다. <키리쿠와 마녀>는 스스로 엄마 배에서 나온 아이 키리쿠가 마녀 카라바에 맞서는 내용.

- 원래 그림자극으로 제작할 예정이었으나 제작자들의 설득으로 셀 애니메이션으로 변경됐다.

- 미셸 오슬로는 앙리 루소의 작품 <꿈>을 <키리쿠와 마녀>의 핵심 비주얼로 잡았다. <키리쿠와 마녀>의 색감은 이 작품을 반영한 결과다.

-<키리쿠와 마녀> 속 각 인물들의 비주얼이나 그들이 착용한 장신구는 이집트의 공예품을 반영했다. 미셸 오슬로의 취향과 이집트 예술의 영향이 결합돼 전체적으로 측면, 정면 장면이 많다.


<프린스 앤 프린세스>, 1999

<밤의 이야기>, 2011

- 미셸 오슬로를 대표하는 작품은 <프린스 앤 프린세스>다. 그림자극 방식의 애니메이션에서 발휘된 미셸 오슬로의 섬세한 표현력은 대중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프린스 앤 프린세스>는 공주, 왕자, 여왕, 도둑 등 다양한 인물들의 동화를 단편 옴니버스로 구성한 작품이다.

- 미셸 오슬로는 실루엣 애니메이션의 창시자인 독일 감독, 로테 라이니거의 작품에 영향을 받았다. 위 영상은 라이니거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1954)다. 미셸 오슬로는 돈이 적게 들어서 이 제작 방식을 택했다. 또 어린이들과 함께 한 워크숍에서 그림자극을 진행했는데, 아이들의 결과물에서 영감을 받았다.

- <프린스 앤 프린세스> 속 에피소드 가운데 ‘공주와 다이아몬드’는 가장 먼저 제작된 단편이다. 미셸 오슬로가 혼자 작업한 1인 창작물이다.

<용과 공주>

- <프린스 앤 프린세스>는 TV 시리즈로 제작한 단편 8편 중 6편을 엮은 영화다. <프린스 앤 프린세스>의 흥행으로 미셸 오슬로는 TV 애니메이션 <용과 공주>와 <밤의 이야기>를 제작할 수 있었다.

- <프린스 앤 프린세스>는 유럽에서 방영된 작품이라 1.66:1(약 16:10) 화면비로 제작됐다. 13년 후 제작한 <밤의 이야기>는 전 세계 시장을 겨냥한 만큼 와이드 스크린 표준 화면비 1.78:1(16:9)을 따랐다. 또한 극장에서 3D로 상영됐다.


<아주르와 아스마르>, 2006

- <아주르와 아스마르>는 미셸 오슬로가 창작한 이야기와 전작처럼 재해석한 설화를 결합한 애니메이션이다. 같은 부모 밑에서 자란, 금발머리에 파란 눈의 아주르와 검은 머리에 검은 눈의 아주마르가 요정 진을 구하러 가는 내용을 그린다.

- <아주르와 아스마르>는 미셸 오슬로가 처음으로 3D 그래픽을 사용한 애니메이션이다.

15세기 네덜란드 화가 피터르 브뤼헐의 ‘더 웨딩 댄스’

- <아주르와 아스마르>는 네덜란드 황금기 미술 가운데 15세기 초 작품들과 16세기 이전 이슬람 미술을 참고했다.

- 인물의 움직임을 묘사하기 위해 제작진이 이슬람 전통 춤 파반느를 배웠다.

실제 블루 모스크(왼쪽), <아수르와 아주마르> 속 요정의 방

- 요정의 방은 이스탄불의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블루 모스크)를 기반으로 디자인했다.

- 미셸 오슬로는 <아주르와 아스마르>을 통해 서양 문화와 이슬람 문화 간의 화합을 이야기했다.


<파리의 딜릴리>, 2018

<파리의 딜릴리>는 <아주르와 아스마르> 이후 12년 만에 미셸 오슬로가 창작한 이야기다. 미셸 오슬로는 이 애니메이션에서 19세기 실존 인물 100여 명을 등장시켰다.

- 미셸 오슬로는 이 영화를 위해 4년 동안 파리를 촬영했다고 한다. 19세기 풍경을 담기 위해 보존된 하수도에 들어가기도 했다.

- 사진 위에 그림을 직접 그리는 제작 방식을 택했다. 그래서 사진 속에 있는 쓰레기통이나 그래피티, 벽보 등 현대의 흔적을 지우는 작업을 거쳐야 했다.

- 미셸 오슬로는 <파리의 딜릴리>에 대해 “파리를 향한 나의 사랑 고백”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작품 가운데 최초로 유럽을 배경으로 선택한 작품이다.

- <파리의 딜릴리>는 2019년 세자르영화제 최우수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