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든 할리우드든 요즘은 마치 폭풍전야 같다. 물론 지금도 재미있는 영화들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8월이 가면, 또는 여름이 끝나면 뭔가 더 큰 일들이 벌어질 것이란 기대가 더 크다. 이번 주 할리우드 말말말도 재미있는 코멘트부터 가슴 찡한 말까지 모두 모아봤다. 톰 홀랜드는 아버지의 작품을 변호했고, 미셸 윌리엄스는 <베놈> 속편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사라 실버맨은 과거의 잘못을 또 반성했고, 빌리 포터는 반백 살에 찍은 러브신에 감격했다. 하지만 어떤 말도 샤이아 라보프가 본인 스스로 ‘착해졌다’라고 말한 것에 필적할 순 없다.


성격은 차분해졌고, 더 많이 웃게 됐다

- 샤이아 라보프

샤이아 라보프

샤이아 라보프는 훌륭한 연기만큼 특유의 기행과 비행으로 유명하다. 감옥에도 갇히고 법원에서 강제로 재활원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주 개봉할 영화 <피넛 버터 팔콘> 덕분에 사람이 바뀌었다. 자신이 출연한 영화의 홍보 활동도 안 했던 그가 연예 매체와 홍보 인터뷰도 하고, 프리미어 레드카펫에 서서 동료 배우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할리우드 대표 악동을 바꾼 <피넛 버터 팔콘>은 다운증후군 소년이 가출해 범죄자와 친구가 되는 버디 코미디로 다운증후군 배우 잭 고츠아전이 주연을 맡았다. 라보프는 고츠아전과 촬영하면서 그가 “자신과 달리 세상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에 감화됐다”고 밝혔다. 이젠 “언제나 화가 나 있고 편견에 사로잡혔던” 라보프가 아니다. 동료 배우 다코타 존슨이 보증했으니, 이젠 “착한” 라보프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아버지가 유일하게 질투하는 건 내 골프 스윙뿐

- 톰 홀랜드

톰 홀랜드

스파이더맨이 되기 전부터 톰 홀랜드는 촉망받던 배우였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뿐만 아니라 영화 <더 임파서블>, <하트 오브 씨> 등에서 어린 배우라고 믿기 힘든 연기력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랬던 톰 홀랜드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를 시작으로 몇 년 사이에 세계적인 스타로 거듭나자, 과거 톰의 아버지 도미닉 홀랜드가 쓴 저서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었다. 의도치 않게 부정적인 방향으로 말이다. 희극인 겸 작가인 도미닉 홀랜드의 <이클립시드>(Eclipsed: Turns out, Spider-Man does have a dad after all.)는 자신보다 더 성공적인 삶을 사는 아들의 그림자에 가려진 아버지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그러나 책의 논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몇몇 팬은 도미닉에게 ‘아들 질투나 하는 한심한 부모’라며 맹비난을 펼치기 시작했고, 잘못된 정보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톰 홀랜드는 “아버지가 유일하게 질투하는 건 나의 골프 스윙뿐이다. 개인적으로 <이클립시드>를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고, 이런 멋진 작품을 쓴 아버지가 자랑스럽다”라며 단숨에 논란을 종식했다.


속편에선 쉬-베놈도 베놈만큼 활약했으면 좋겠다

- 미셀 윌리엄스

<베놈>

미셀 윌리엄스가 <베놈> 속편에 돌아온다. 소니 픽쳐스의 공식 발표는 아니지만, 배우가 직접 복귀 소식을 전했다. 최근 앤디 서키스가 루벤 플레셔를 대신해 속편 연출을 맡게 된 데 이어 윌리엄스까지 복귀를 확정하면서 <베놈> 속편의 청사진이 점차 그려지고 있다. 톰 하디의 복귀야 당연한 사실이었으니 논외로 하자. 미셀 윌리엄스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참여한다”(I’m in)라고 단번에 대답한 이후 "앤디 서키스의 팬이다. 그가 이룬 업적에서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앤디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며, 그와 함께 일할 기회를 얻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게 되어 기쁘다"라며 속편 출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미셀 윌리엄스의 합류가 확정된 만큼, 팬들이 전작에서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쉬-베놈’(She-Venom)을 속편에서 더 오래 볼 수 있기를 바라는 상황이다. 미셀 윌리엄스는 쉬-베놈의 등장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만약 그녀가 속편에 등장한다면 베놈만큼 활약했으면 좋겠다. 액션 시퀀스에도 참여하고 싶다”라며 팬들과 같은 마음이라 밝혔다.


12년 전 한 분장 때문에 출연 앞둔 영화에서 해고됐다

- 사라 실버맨

사라 실버맨

사라 실버맨이 10여 년 전 콩트에서 한 분장 때문에 최근 영화에서 해고됐다. 실버맨은 12년 전 <사라 실버맨 프로그램>에서 블랙페이스 분장(흑인을 희화화하는 메이크업)을 했다. 영화 제작사는 당시 분장 사진을 보고는 촬영 전날 밤 11시에 실버맨에게 해고를 통보했고, 그는 “결정에 맞서지 않았다.” 실버맨은 데뷔 때부터 논란 가득한 코미디 스타일로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았고, 당시의 인종차별적, 성차별적 분위기를 반영한 개그를 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 잘못을 반성하고 있음에도 예전 사진 하나로 모든 노력이 물거품 된 것에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또한, “정의로움을 강요하거나 자신의 정의로움을 전시하는 현상이 만연하며, 실수 하나에 돌을 던지는 분위기가 코미디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최근 ‘정치적 올바름’이 코미디언들의 개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과거를 지울 순 없지만, 사람은 변할 수 있으며 내 삶을 위해 잘못을 바로잡으려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흑인 게이는 성적 욕망의 대상이 아니었다

- 빌리 포터

빌리 포터

빌리 포터는 데뷔 30년차 베테랑 배우이지만, 영화나 드라마에서 몸을 드러낸 적은 없었다. 드라마 <포즈> 출연 계약서에 ‘누드 조항’을 보고 “누구도 내 엉덩이는 안 보고 싶어 할 텐데?”라고 농담을 던졌다. 그런 그가 생전 처음 찍은 베드신이 지난주 미국 전역에 방영됐다. 포터는 데뷔 때부터 자신이 게이임을 공개했고, 그 때문에 배역의 제약을 받아왔다. 그는 “과거엔 누구도 우리를 성적 욕구가 있는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 동성 간 사랑 이야기가 영화나 드라마도 만들어져도 주인공은 백인 남자였고, 흑인인 자신은 지금까지 한 번도 누군가의 사랑과 욕구의 대상이 되어 본 적이 없다고 회고했다. 그래서 포터가 <포즈>에서 처음 촬영한 로맨틱하고 친밀한 장면은 세상의 변화를 반영하는 작지만 혁명적인 순간이다.


에그테일 에디터 겨울달, 띵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