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는 9월 5일(목) 올레 TV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 극장에 걸리지 않았지만 이대로 놓치기 아쉬운 영화들을 한 주에 한 편씩 소개합니다.


<마>

시놉시스(Synopsis)

10대 청소년 매기(다이애나 실버스)와 친구들은 마트 앞에서 술을 대신 사다줄 어른을 찾고 있다. 거듭 거절을 당하던 이들은 동물병원의 보조로 일하는 여성 수 앤(옥타비아 스펜서)의 도움으로 술을 얻게 되는데. 그녀의 ‘쿨’한 태도에 감복한 아이들은 차라리 안전한 곳에서 파티를 하라는 수 앤의 호의에 따라 그녀의 집 지하실로 간다. 그 후론 수 앤의 지하실에서는 주말마다 학생들의 파티가 벌어지고, 모두가 그녀를 ‘이모’(Ma)라는 애칭으로 부르기 시작한다. 그러나 수 앤은 매기와 친구들에게 단순한 호의인지, 그릇된 집착인지 분간할 수 없는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호러의 명가, 블룸하우스 기대작

<마>는 호러 명가 블룸하우스 제작사가 발표한 신작이다. 2019년초 각종 영화 매체에서 기대작으로 꼽은 신작 호러 영화 라인업에서 <마>는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제작자 제이슨 블룸이 설립한 제작사 블룸하우스는 <파라노말 액티비티>, <더 퍼지>, <인시디어스> 시리즈와 더불어 조던 필 감독의 놀라운 데뷔작 <겟 아웃>, 훌륭한 퀄리티로 재탄생한 데이빗 고든 그린의 <할로윈>, 반전의 대가 M. 나이트 샤말란의 <더 비지트>, <23 아이덴티티>, <글래스> 등 눈에 띄는 호러 스릴러 장르 영화 다수를 배출해왔다. 관람 전 많은 이들이 지표로 삼는 해외 사이트 로튼토마토는 2019년 가장 기대되는 호러 영화 리스트에 <마>를 선정하기도 했다.


<헬프> 감독, 테이트 테일러

주로 신인 감독의 발굴에 주력하고 있는 블룸하우스이지만, <마>를 더욱 기대하게 하는 이유는 검증된 감독이 공포 장르로 돌아왔다는 사실이다. 테이트 테일러 감독은 몇 편의 영화에서 조, 단역으로 출연하다가 단편영화 <치킨 파티>로 2003년 휴스턴국제영화제 금상을 수상하며 연출에 발을 들였다. <치킨 파티>의 주연으로 활약했던 옥타비아 스펜서와는 이후 8년 만에 발표한 첫 장편영화 <헬프>로 재회하며 뛰어난 데뷔작을 선보였다. 인종차별의 역사를 고발한 영화 <헬프>는 제대로 알지 못했던 부끄러운 인류의 과거사를 낱낱이 조명하는 무거운 메시지를 담고 있으면서도 대중성까지 놓치지 않아 관객들의 큰 지지를 얻었다. 캐서린 스토킷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헬프>는 백인 가정의 하녀로 지내던 두 흑인 여성 에이블린(비올라 데이비스), 미니(옥타비아 스펜서)의 삶에 최초로 귀 기울인 백인 여성 칼럼니스트 스키터(엠마 스톤)의 이야기를 담는다. 세상이 바뀌기 전, 세 여성이 벌인 위대한 결단의 과정이 많은 관객들에게 울림을 선사했다.


<마>

<헬프>

<헬프>의 옥타비아 스펜서

오랜 세월을 한 가정에서 일했지만 불가피한 상황일지라도 화장실을 같이 쓸 수 없다는 이유로 멸시받은 날, 분노하며 집을 떠나는 흑인 여성 미니 잭슨 역할을 탁월하게 소화한 옥타비아 스펜서. <헬프>는 제84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으며, 영화에 진심을 불어 넣은 혁혁한 공을 세운 옥타비아 스펜서는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후 감독의 차기작이자 소울 음악계의 천재적인 뮤지션 제임스 브라운의 인생을 담은 영화 <제임스 브라운>에서 옥타비아 스펜서는 다시 한 번 협업했다. <마>를 통한 테이트 테일러 감독과 배우 옥타비아 스펜서의 재회가 더욱 반가운 이유다. 게다가 뜻밖의 호러 영화로 옥타비아 스펜서는 단독 주연에 나서 사이코패스적인 인물로 파격 변신을 시도한다. 그가 가진 푸근하고도 따뜻한 이미지를 <마>의 수 앤 역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그 이미지는 제대로 전복된다.


<마>

소름 유발 심리 호러극

<마>를 단순한 사이코패스 영화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영화는 평범했던 수 앤이 어떤 과정을 거치며 사이코패스적인 인물로 변신하는가에 주목한다. 누군가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과거의 일이 또 누군가에게는 현실까지 이어지며 기억된다. 상처를 안고 사는 이의 고통이 드러나는 순간, 작은 마을은 공포의 공간으로 돌변한다. 여기에 집착과 광기를 섬뜩하게 재현하는 옥타비아 스펜서의 연기가 더해지며 보는 이의 숨통을 더욱 옥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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