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영화를 상상도 못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단관개봉 시절엔 100만도 대단한 기록이었으니까요. 그러나 2000년대 멀티플렉스 시대가 도래하고 관객 수가 급증하며 이제 천만 영화를 흔히 볼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는데요. 과연 21세기 멀티플렉스 시대 최다 관객을 동원한 배우는 누구일까요?
이번 조사는 2000년 이후 개봉 영화만을 대상으로 진행하였고, 2010년 이전 통계는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한국영화연감 자료를, 2011년 이후 통계는 영진위 입장권통합전산망을 기준으로 하였습니다. 개봉 중인 영화는 2016년 10월 7일까지의 관객 수를 기준으로 하였습니다. 일부 관객 통계는 배급사 자체 집계와 영진위 집계에 차이가 있습니다. 이 경우는 영진위 집계를 기준으로 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10위 : 70,742,458명
김윤석 - 대한민국 최고의 성격파 배우
2000년대 중반 이후 가장 무섭게 떠오른 배우를 꼽자면 단연 김윤석입니다. <타짜>의 아귀를 통해 어마어마한 카리스마를 내뿜더니 이후 <전우치>, <추격자>, <황해>, <도둑들>을 거치면서 대한민국 대표 성격파 배우로 자리잡게 되었지요.
9위 : 72,044,035명
류승룡 - 최초의 ‘연타석 천만’ 배우
류승룡은 논버벌 퍼포먼스 <난타> 초기 멤버로 활동하며 본격적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장진 감독의 소개로 영화에 출연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실제 장진 감독의 영화에도 다수 출연하며 영화계에 정착할 수 있었습니다.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보여준 카사노바 연기를 통해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고, <광해, 왕이 된 남자>, <7번방의 선물>로 연타석 천만을 기록하더니 <명량>을 포함해 3편의 천만 영화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후 <손님>, <도리화가>의 흥행 실패로 거품이 꺼진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습니다.
8위 : 77,498,461명
하정우 - 지금 기록은 아직 시작일 뿐
현재 충무로의 가장 강력한 티켓 파워를 가진 배우 중 하나로 대한민국 30대 배우의 대표 격인 하정우가 8위입니다. 또래 배우 중 가장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로 소위 양아치부터 연쇄살인범, 운동 선수, 조선족, 변호사나 앵커 같은 전문직까지 소화하지 못하는 배역이 없을 정도입니다. 여전히 열일하는 하정우도 곧 1억 배우가 유력해 보입니다.
7위 : 80,102,569명
이경영 - 다작의 힘!
1990년대 충무로의 대표 배우로 잘 나가던 이경영은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활동을 잠시 접었다가 2010년 이후 본격적으로 영화계에 복귀하게 됩니다. 이후 ‘충무로의 노예’라는 별명이 말하듯 그는 다작 배우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한국영화에는 두 가지 장르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이경영이 나오는 영화와 나오지 않는 영화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말이죠. 일부 네티즌은 “이경영 쿼터제”를 주장하기도 합니다.
6위 : 85,380,535명
송영창 - 꾸준함으로 이룬 결과
불미스러운 일로 방송계에서 퇴출당한 배우 송영창은 2000년 이후 영화에서 비중 있는 조역 전문 배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꾸준히 3~4편의 주요 작품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관객을 모은 송영창이 6위.
5위 : 88,455,195명
라미란 - 여배우계의 오달수
사실 라미란이란 배우가 대중에게 이처럼 유명해진 것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바로 몇몇 예능프로와 <응답하라 1988>을 통해서였지요. 하지만 그녀는 영화 <친절한 금자씨>를 통해 영화에 데뷔한 이래 특색있는 얼굴과 깊은 연기력으로 영화계에서는 이미 여러 작품에 다양하게 출연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국제시장>, <히말라야>, <덕혜옹주> 등의 연이은 흥행으로 그녀가 불러모은 관객 수는 무려 8천800만 명. 과히 여배우계의 오달수란 말이 허튼 말은 아닙니다.
4위 : 91,615,448명
황정민 - 줄줄이 기다리는 대작들
황정민이 전 국민에게 배우로서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소위 "밥상" 수상 소감으로 유명한 <너는 내 운명>의 성공부터입니다. 이후 몇몇 작품에서 흥행 부진을 맛보다 <사생결단> 이후 <부당거래>, <신세계> 등이 흥행하며 입지를 키우더니 <국제시장>, <베테랑>, <검사외전> 등 연이은 흥행 기록을 달성하게 됩니다. 현재 충무로는 ‘믿고 보는 황정민’이란 말로 그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는데요. <아수라>의 예상 외의 부진을 딛고 <군함도>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해봅니다.
3위 : 92,076,639명
송강호 - 주연만으로 관객 '1억'
2000년 이후 21편에 출연하며 평균 44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여 이 부문에서 최고를 자랑합니다. 송강호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중 100만을 넘기지 못한 영화는 1998년 <조용한 가족>, 2002년 <복수는 나의 것>, 2011년 <푸른소금> 단 3편뿐입니다, 최근 그가 1억 배우에 등극했다는 뉴스가 있었는데요. 여기선 2000년 이후 개봉작을 다뤘기에 600만이 넘게 본 <쉬리> 등의 작품은 반영되지 않았음을 알려드립니다. 또하나 송강호의 놀라운 점은 여전히 작품당 평균 400만명을 불러들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역시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임에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2위 : 99,678,816명
유해진 - 이제는 주연의 시대로
천만 영화는 <왕의 남자>와 <베테랑> 단 두 편이지만 폭넓은 연기력으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내며 주요한 한국영화에 빠짐없이 출연 중입니다. 탁월한 예능감에 독서와 사색 등 그의 지적인 취미까지 여전히 보여줄 게 많은 배우입니다. 주로 조연이나 공동 주연으로 출연하던 그가 곧 개봉할 <럭키>에서 드디어 단독 주연을 맡게 되었습니다
1위 : 161,184,421명
오달수 - 오늘은 ‘1억요정’, 내일은 ‘2억요정’
천만 영화만 7편. 누구나 인정하는 천만요정 배우 오달수는 무려 1억6천만 명을 불러들였습니다. 이제 '1억요정'으로 별명을 바꿔야겠습니다. 연기력, 흥행성을 모두 갖춘 명품배우로, 충무로에서는 그를 캐스팅하고도 영화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면 그건 제작자와 감독의 역량 부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최근 그의 첫 단독 주연작 <대배우>가 기대에 미치지는 못한 것은 조금 아쉽네요.
아쉽게도 10위권 밖에 위치한 배우들을 잠시 살펴보면 배우 이정재는 5천900만 명을 모아 11위에 위치해 있습니다. 제2의 전성기라고 말할 만큼 지금 활발한 활동 중인데요. 조만간 순위권 진입을 기대해봅니다. 대한민국을 넘어 할리우드로까지 활동영역을 넓힌 배우 이병헌은 4천900만 명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한국 관객만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아마도 해외 관객 수까지 포함하면 상당히 높은 순위였을 수도 있겠습니다. 배우 강동원은 4천700만 명으로 15위 정도인데 불과 13편으로 이룬 성과입니다. 편당 약 360만 명을 불러들인 것이니 나쁘지 않은 기록이지요.
조사를 하면서 배우 라미란의 발견은 정말로 놀라웠는데요. 그럼 과연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들인 전지현, 김혜수, 손예진 등은 얼마나 많은 관객을 불러모았을까요?
최동훈 감독은 <범죄의 재구성>, <타짜>, <전우치>, <도둑들>에 이어 <암살>로 무려 43,685,048명을 불러들였습니다. 겨우 5편의 영화로 이룬 대단한 성과이지요. 과연 최고의 흥행감독은 또 누구일까요?
다음 편엔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들과 흥행감독들의 역대 관객 수를 비교해드릴게요.
씨네플레이 에디터 다스베이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