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
코미디의 여왕 멜리사 맥카시, 그리고 전형적이지 않은 이야기로 재미를 선사해온 감독 폴 페이그의 만남. 폴 페이그는 그동안 남성들의 전유물이던 직업군에 여성을 배치하거나, 여성 중심의 캐릭터를 재치있게 그려내는 방식으로 여성, 남성 관객의 고른 지지를 받아왔다. 그의 다른 작품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 <부탁 하나만 들어줘> <라스트 크리스마스>에서 그려진 여성 캐릭터들이 모두 그랬다. 맬리사 맥카시가 일등공신 스파이로 성장해가는 <스파이> 역시 마찬가지. 주드 로, 제이슨 스타뎀 등 주연급 캐릭터들의 공세에도 맬리사 맥카시는 (진정한) 주연의 자리를 뚝심 있게 지켜나간다. 완벽한 여성상이 아닌, 다양한 인간 군상의 여성 캐릭터를 빚는 폴 페이그의 재능이 십분 발휘된 오락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