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사용 빈도수로만 보자면, <포레스트 검프> 제작진이 가장 좋아하는 밴드는 도어즈인 것 같다. 포레스트와 버바가 빗속에서 전역하면 함께 새우잡이 배를 타기로 약속할 때 도어즈의 'Soul Kitchen'을 쓰는 걸 시작으로 영화 내내 총 5번 도어즈의 음악을 인용했다. 엉덩이에 총을 맞고 군병원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갑자기 탁구 채를 잡고 천부적인 탁구 실력을 깨닫는 대목에선 도어즈의 'Hello, I Love You', 'People Are Strange', 'Break on Through (To the Other Side)' 세 곡을 신이 바뀔 때마다 짤막짤막 하게 이어붙였다. 이 노래 셋이 실제 발표된 역순 (1968년 - 1967년 - 1966년)으로 등장하는 것도 의도든 우연이든 꽤나 절묘해 보인다. 베트남에서 버바를 비롯한 전우들을 잃어버린 어두운 기운을 나름 환기시켜주는 유쾌한 시퀀스는, 댄 중위가 한밤 중에 홀로 살아남았다는 고통을 토해내면서 뚝 끝난다. 1971년 발표된 'Love Her Madly'는, 제니가 71년에서 72년으로 넘어가는 날밤 캘리포니아를 떠나는 걸 수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