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디즈니 엑스포에서 공개된 새로운 TV 시리즈는 총 3편이었다. 문 나이트, 쉬헐크, 그리고 미즈 마블. 이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편인 히어로는 아마도 미즈 마블일 텐데, <캡틴 마블>의 개봉 당시 현 '캡틴 마블' 캐롤 댄버스가 1대 미즈 마블이었다는 점과 더불어 2대 미즈 마블인 카말라 칸에 관해서도 자연스럽게 관심도가 높아졌던 것.

원작 코믹스도 2013년 첫 등장 이래 높은 퀄리티와 완성도 있는 스토리라인으로 호평을 받아 왔기에, 기존의 MCU 프랜차이즈를 책임져 왔던 어벤져스 멤버들의 뒤를 이을 차세대 히어로 중 하나로서 실사화가 점쳐졌던 유력한 후보 중 하나가 바로 '미즈 마블' 카말라 칸이었다.

<미즈 마블> 타이틀

그러던 중 2019년 8월, 드디어 디즈니 엑스포에서 공식적으로 미즈 마블의 실사화 계획을 발표하게 된 것이었는데. 아직 알려진 정보가 많지는 않지만, 캡틴 마블과의 관계와 더불어 다양한 이야기를 점쳐볼 수 있는 상황이다.


1) 카말라 칸은 누구인가

카말라 칸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무슬림 10대 히어로이며, 마블 코믹스에서는 최초의 무슬림계 히어로이기도 했다. 파키스탄계 이민자 가정의 막내딸이라는 독특한 설정과 더불어 귀엽고 통통 튀는 매력으로 2013년 등장한 이래 높은 인기를 누려 왔는데, 60년 넘은 환갑(...) 히어로들이 흔히 포진해 있는 히어로 코믹스계에서는 신생아급 신인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생활습관이 엄격한 편인 무슬림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의 자유로운 환경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카밀라 본인은 관습을 딱히 지키려 하지 않는다. 때문에 부모님과 갈등을 빚기도 하는 평범한 소녀. 무슬림의 관습이나 종교적 의례 등이 국내 독자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부모님의 강요와 엄격한 가르침에 반항하고 싶어하고 일탈을 꿈꾼다는 점만은 전 세계의 10대(그리고 질풍노도를 지나친 모든 이들에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친구들이 여는 파티에 가지 못하게 하는 부모님에 대한 반항심으로 카말라는 몰래 집에서 빠져나오게 되는데, 이날 밤 우연히 테리젠 미스트에 노출되면서 인휴먼으로 각성해 히어로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테리젠 미스트는 영화 <캡틴 마블>에서 첫 등장한 크리족이 그들의 오랜 적이었던 스크럴을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낸 '테리젠 크리스탈'에서 발생하는 물질이다. 이 테리젠 미스트에 노출되는 '테리제네시스'를 통해 신체가 변화하게 된다. 카말라가 얻게 된 능력은 '판타스틱 포'의 미스터 판타스틱과 유사한데, 신체의 모든 부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다. 단순히 길이나 크기를 변형하는 것은 물론이고 외형 변형을 통해 아예 다른 사람이 되는 것도 가능하다(말하자면...진화형 고무고무 해적왕...?).


2) 캡틴 마블과의 관계

1대 미즈 마블이었던 캡틴 마블 캐롤 댄버스(왼쪽)

카말라 칸은 인휴먼즈의 일원이 되기 이전부터 '캡틴 마블' 캐럴 댄버스의 엄청난 팬이었는데, 능력을 자각하고 난 후 캡틴 마블로 변신하는 내용도 이슈에 등장할 정도다. 실제로 캐럴 댄버스와 만났을 때는 아이돌 만난 팬처럼 뛸 듯이 기뻐하기도 했는데, 결국 캡틴 마블의 아이덴티티인 미즈 마블을 이어받았으니 더 바랄 게 없을지도. 마블 코믹스를 정식 발간하는 시공사의 미즈 마블 세트의 홍보문구를 빌리자면... '성공한 덕후 히어로'.

갑작스럽게 능력을 얻어 혼란스러워하는 경우가 더 많은 인휴먼 치고는 능력에 적응도 빠르고 오히려 좀(많이) 즐기고 있는 듯한 이 독특한 히어로 카말라 칸은 캐럴과 만나면서 몇 가지 깨달음을 얻기도 하고, 인커전(다른 우주들이 충돌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 함께 싸우기도 하면서 유대관계를 만들어 갔다.

캡틴 마블 외에도 울버린과 함께 싸우기도 했고 스파이더맨과도 만난 적이 있는데, 울버린을 처음 만났을 때는 '가장 팀업하고 싶은 히어로 중 하나였다'며 환호했다. 당황하는 울버린은 덤.


3) 인휴먼즈의 재조명? 혹은 시크릿 인베이전?

미즈 마블이 MCU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된다면 비운의 시리즈로 막을 내리고야 말았던 '인휴먼즈'의 실사화가 과거를 뒤로하고 다시금 선보이게 될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 더불어 인휴먼즈의 기원이 크리족의 실험에서 시작됐고 <캡틴 마블>에서 크리와 스크럴을 본무대에 등장시켰으니 크리족과 스크럴에 관한 이야기를 좀 더 디테일하게 풀어가게 될 가능성도 다분한 편이다.

코믹스의 스크럴

또 스크럴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슈가 바로 '시크릿 인베이전'인데, <캡틴 마블> 개봉 당시부터 시크릿 인베이전 이슈의 실사화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져 있었다. 모습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스크럴이라면 원작 이슈처럼 스파이더우먼과 행크 핌, 판타스틱 포의 수장 미스터 판타스틱까지 스크럴이었다는 역대급 반전을 선사하는 것도 아주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물론 <캡틴 마블>에서 스크럴들이 아군 측으로 등장했기에 코믹스의 스토리라인을 그대로 가져오는 건 무리겠지만, '스크럴들이 지구에서 암약하고 있었으며 우리가 알고 있던 어떤 캐릭터들 역시 스크럴이었다'라는 설정은 꽤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쉴드의 수장이었던 퓨리 역시 이들과 접점이 있었음을 보여주기도 했고.

스크럴의 위력을 보여준 <캡틴 마블> 날라차기 할머니

더불어 2022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는 캡틴 마블의 두 번째 솔로 무비 <캡틴 마블 2>는 공식적 언급에 따르면 솔로 무비임은 맞지만 <어벤져스>시리즈에 버금갈 만큼 다양한 히어로들이 등장할 예정이라니,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처럼 다수의 히어로들이 특정한 사건에 휘말려 대규모로 함께 싸우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여기에 미즈 마블과 더불어 인휴먼즈들의 연합 전투까지 추가된다면? 아직 여타의 캐릭터 등장은 확정된 바가 없으나, 기대해볼 수 있는 이야기일 것 같다.


어벤져스 원년 멤버들의 은퇴 및 세대교체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이제까지 실사화 프로젝트에 등장한 적 없는 다수의 캐릭터들이 속속 등장 예정을 알리고 있으며 이 중에는 보다 장기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10대 히어로 캐릭터들도 여럿 포함되어 있다.

그중 가장 인지도 높고, 탄탄한 캐릭터성까지 인정받은 캐릭터 중 하나가 바로 '미즈 마블' 카말라 칸일 것 같은데. 아직 캐스팅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2021년 공개를 목표하고 있는바, 공개하지 않았을 뿐 카밀라 칸에 이미 누군가 내정되어 있는 것이 아닐지.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인휴먼즈>)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하차하지 않고 남아 있는 기존 히어로들과의 연계성은 물론, 이제까지 불운의 길을 걸어야 했던 <인휴먼즈>의 재조명까지 다양한 가능성을 품고 있는 '미즈 마블' 카말라 칸의 첫 번째 실사화가 부디 성공적으로 공개되기를, 그래야 더 많은 마블 히어로들을 만나볼 수 있을 테니!


PNN 에디터 희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