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스는 시즌 4의 후반부에 등장한다. 네 시즌 전체를 놓고 봤을 때 그다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하지만 셜록의 모든 결정이 유로스에 관한 기억과 연결되어 있었다는 설정과, 존재 그 자체가 쇼의 마지막 사건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장면 지분 대비 큰 역할을 소화했다고 할 수 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셜록 여동생 플롯에 적잖이 당황했을 팬들이 있었을지 모르겠다. 그것도 시즌 마무리를 코앞에 두고 있던 시점에, 폭력적 성향을 가진 사이코패스 동생이라. 외딴 섬에 평생을 갇혀 살았다는 동생이라. 게다가 셜록에게 마이크로프트나 왓슨 둘 중 한 명을 죽이라고 협박하는 동생이라.
아쉽다는 의견이 있기도 했지만, 여전히 시즌의 마지막 플롯이 의미 있는 이유. <셜록> 시리즈의 역대급 빌런이 되어주었던 것과 더불어, 감정적인 셜록을 끌어낸 인물이었기 때문 아닐까. 현대판 <셜록>에서 '감정'과 '셜록'은 상충하는 단어라고 봐도 무방했다. 아이린 애들러(라라 펄버)와의 접촉을 그린 몇몇 장면에서 그의 감정선이 미미하게 움찔대기는 했지만. 어쨌든, 유로스와의 관계는 셜록으로 하여금 감정을 통제치 못하게 했다. 마지막에 셜록은 잊힌 혹은 구태여 잊어 왔던 과거를 끄집어내며 슬픔을 느꼈고, 유로스의 외로움에 공감하여 슬퍼했다. 다소 새로운 셜록의 성격을 드러내며 끝을 맺게 된 데에 유로스가 어느 정도 트리거 역할을 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