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 추수감사절과 달리 올해 극장가는 볼거리가 풍성치 못했다. 유일한 확대 상영작 <크루즈 패밀리: 뉴 에이지>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익을 거뒀지만, 안타깝게도 역대 추수감사절을 통틀어 손에 꼽는 ‘최악의 주말’로 남을 듯하다. <크루즈 패밀리: 뉴 에이지>를 제외하면 나머지 작품들은 주말 성적이 채 100만 달러도 넘지 못했는데, 5위 밑으로는 순위를 매기는 게 사실상 무의미할 정도로 북미 극장가는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배급사들이 가장 먼저 눈길을 돌린 곳은 역시나 스트리밍 시장이다. 지난주만 해도 아니쉬 차간티의 <런>은 훌루(Hulu)에서 ‘역대 7일간 가장 많은 시청자가 본 영화’가 됐고, 워너 브러더스 <고질라 vs 콩>은 넷플릭스의 2억 달러 제안을 거절하고 HBO Max 공개를 진지하게 고려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영화를 즐기는 플랫폼이 다양해지는 건 분명 기쁜 일이지만, 한편으론 이러다가 ‘극장에서 팝콘 먹으면서 영화를 보던 때’가 옛말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
[48주차 상위권/전체 박스오피스 성적: $13,246,691 / $14,040,093]
※ 해당 순위표는 박스오피스 모조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코로나19 여파로 집계가 원활하지 않아 타 매체와 기록이 상이할 수 있습니다.
2020년 48주차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1.
크루즈 패밀리: 뉴 에이지
(The Croods: A New Age)
( NEW )
로튼토마토: 평단 74% / 관객 95%
메타스코어: 55
상영관 수: 2,211
주말수익: $9,724,200
북미누적: $14,274,455
전세계누적: $34,964,455
제작비: $65,000,000
상영기간: 1주 (5일)
추수감사절 주말 박스오피스의 승자는 드림웍스 신작 애니메이션 <크루즈 패밀리: 뉴 에이지>다. 이로써 <컴 플레이>에서 시작된 유니버설 픽쳐스의 1위 행진이 벌써 5주째 이어지게 됐다. 영화는 북미 1억 8700만 달러, 전 세계 5억 87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2013년작 <크루즈 패밀리>의 속편으로, 원시인 크루즈 가족에게 라이벌 가족이 생기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으며, 개봉 주말 성적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봉한 작품 중 <테넷> 이후로 두 번째로 높은 970만 달러. 수요일 개봉해 현재 북미 누적 스코어는 1427만 4450달러이며, 북미를 제외한 해외 극장가에서는 약 2000만 달러 수익을 올렸다.
2.
프리키 데스데이
(Freaky)
( ▼ 1 )
로튼토마토: 평단 83% / 관객 81%
메타스코어: 66
상영관 수: 1,735 (-322)
주말수익: $799,770 (-37.6%)
북미누적: $7,042,755
전세계누적: $11,952,755
제작비: $6,000,000
상영기간: 3주 (17일)
<프리키 데스데이>가 <크루즈 패밀리: 뉴 에이지>에 밀려 3주 연속 1위를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 3주 차 주말에는 전주 대비 37.6% 감소한 79만 9770달러를 벌어들였으며, 이를 더한 북미 성적은 704만 2750달러다. 평단과 관객의 호평에 비해 성적이 다소 저조한 것은 아쉽지만, 아직 개봉 초기인 데다가 이번 주 VOD 출시까지 앞두고 있어 손익분기점 도달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1195만 2750달러. 11월 25일까지의 국내 관객 수는 약 40535명, 12월 10일에는 15세 이상 관람가 버전의 <프리키 데스데이 순한맛>이 개봉을 확정했다.
3.
워 위드 그랜파
(The War with Grandpa)
( ▼ 1 )
로튼토마토: 평단 29% / 관객 85%
메타스코어: 34
상영관 수: 1,500 (-188)
주말수익: $585,118 (-21.7%)
북미누적: $17,198,929
전세계누적: $25,589,627
제작비: $24,000,000
상영기간: 8주 (52일)
이번 달 국내 개봉 예정인 <워 위드 그랜파>가 3위로 주말을 마무리했다. 개봉 8주 차 주말 성적은 지난주보다 20% 감소한 58만 5110달러, <어니스트 씨프>, <테넷>과 더불어 톱10 상영작 중에서 눈에 띄게 안정적인 드랍률을 자랑했다. 상영한 지 오래된 것도 안정적인 드랍률에 한몫했겠지만, 여전히 관객의 선택을 받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을 듯하다. 현재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각각 1719만 8920달러와 2558만 9620달러다.
4.
렛 힘 고
(Let Him Go)
( ▼ 1 )
로튼토마토: 평단 80% / 관객 76%
메타스코어: 64
상영관 수: 1,447 (-460)
주말수익: $453,695 (-37.3%)
북미누적: $8,707,120
전세계누적: $9,322,120
제작비: N/A
상영기간: 4주 (24일)
4위는 주말 간 45만 3690달러를 더한 <렛 힘 고>다. 개봉 4주 차까지의 북미 성적은 870만 7120달러, 국내를 비롯한 해외 극장 성적까지 더한 전 세계 스코어는 932만 2120달러다. 2주 전만 해도 북미 1000만 달러를 금세 돌파할 것 같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크게 위축된 북미 극장가 분위기가 추수감사절까지 이어지는 바람에 예상보다 조금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5.
컴 플레이
(Come Play)
( ▼ 1 )
로튼토마토: 평단 55% / 관객 67%
메타스코어: 58
상영관 수: 1,029 (-335)
주말수익: $373,770 (-33.6%)
북미누적: $8,658,795
전세계누적: $10,769,467
제작비: $9,000,000
상영기간: 5주 (31일)
개봉 5주 차에 들어선 공포 영화 <컴 플레이>가 5위로 한 계단 내려왔다. 1000여 개 상영관에서 주말 간 37만 3770달러를 더해 북미 성적을 865만 8790달러까지 끌어올렸으며, 주말을 기점으로 전 세계 누적 1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앞서 <렛 힘 고>와 마찬가지로 추수감사절 연휴에 큰 재미를 보지 못한 관계로 북미 1000만 달러 달성까지 조금 더 걸릴 듯하다.
6.
어니스트 씨프
(Honest Thief)
( - )
로튼토마토: 평단 40% / 관객 87%
메타스코어: 46
상영관 수: 975 (-279)
주말수익: $350,138 (-21.5%)
북미누적: $13,541,532
전세계누적: $26,951,301
제작비: N/A
상영기간: 7주 (45일)
6위는 리암 니슨 주연 범죄 액션 스릴러 <어니스트 씨프>다. 주말 성적은 전주 대비 21.5% 감소한 35만 130달러, 개봉 7주까지의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성적은 각각 1354만 1530달러와 2695만 1300달러다.
7.
엘프
(Elf)
( ▲ 4 )
로튼토마토: 평단 84% / 관객 79%
메타스코어: 64
상영관 수: 683 (+424)
주말수익: $320,000 (+77.8%)
북미누적: $783,568
전세계누적: $887,406
제작비: $33,000,000
상영기간: 3주 (17일)
재개봉작 <엘프>가 7위로 순위권에 재진입했다. 지난 주말에는 11위에 머물렀으나, 지난주 신작 <뱅가드>와 <라이어버드>,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헤븐즈필 제3장 스프링 송>이 상위권에서 빠지면서 순위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주말 성적은 지난주보다 77% 증가한 32만 달러, 현재 북미 누적 스코어는 78만 3560달러다.
8.
테넷
(Tenet)
( - )
로튼토마토: 평단 71% / 관객 76%
메타스코어: 69
상영관 수: 656 (-208)
주말수익: $300,000 (-16.7%)
북미누적: $57,400,000
전세계누적: $357,800,000
제작비: $200,000,000
상영기간: 13주 (88일)
<테넷>이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8위에 앉았다. 주말 성적 30만 달러를 더해 13주 동안 북미에서 벌어들인 금액은 5740만 달러,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3억 5780만 달러다. 여담으로 12월 3일부터 16일까지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터스텔라>와 <다크 나이트>, <덩케르크>를 IMAX로 재상영 예정이니, 관심 있다면 방역 수칙을 준수하고 극장을 방문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9.
산타 클로스
(The Santa Clause)
( ▼ 4 )
로튼토마토: 평단 71% / 관객 65%
메타스코어: 57
상영관 수: 1,090 (-491)
주말수익: $170,000 (-63.1%)
북미누적: $706,000
전세계누적: $706,167
제작비: $22,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재개봉 2주 차에 들어선 디즈니 <산타 클로스>가 9위로 다섯 계단 내려왔다. 상위권 10편 중 상영관 수와 주말 성적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으며, 총 1090개 상영관에서 주말 사흘간 벌어들인 수익은 17만 달러다. 현재 북미 누적 스코어는 70만 6000달러.
10.
크리스마스 대소동
(National Lampoon’s Christmas Vacation)
( NEW )
로튼토마토: 평단 68% / 관객 86%
메타스코어: 49
상영관 수: 308
주말수익: $170,000
북미누적: $220,000
전세계누적: $220,000
제작비: $25,000,000
상영기간: 1주 (5일)
추수감사절 주말 박스오피스의 마지막을 장식한 작품은 재개봉작 <크리스마스 대소동>이다. 지난 1989년 개봉한 영화는 성대한 크리스마스 파티를 계획한 가족이 예상치 못한 일들로 인해 파티를 망쳤지만, ‘성탄절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다는 내용을 그린다. 개봉 당시 평은 그다지 좋지 못했던 데 반해 북미 7131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며 흥행에 성공, 이후 시간이 흘러 많은 이들에게 크리스마스 클래식으로 불리며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2003년에는 TV 영화로 속편이 제작되기도 했다. 재개봉 첫 주말 성적은 17만 달러, 북미 누적 스코어는 22만 달러다.
에그테일 에디터 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