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경 감독은 장면들을 미리 촘촘하게 구상해서 계획적으로 영화를 찍는 편이라고. 세 차례 호흡을 맞춘 장우진 감독(<새출발> <춘천, 춘천> <겨울밤에>)과는 다른 스타일이다.
김나경 감독님은 준비를 굉장히 많이 하신다. 엄청 디테일한 부분까지 디자인을 가지고 계신다. 그래서 요구하시는 지점을 정확히 맞춰내는 게 어려울 수도 있지만, 열심히 해서 뚫어냈을 때 쾌감이 또 크다. 장우진 감독과 작업할 땐 뼈대만 가지고 현장에 가서 빈 곳을 채워나간 경우도 있었다. 계속 같이 얘기하며 작품을 밖에서부터 채워나갔는데, 이런 부분들이 어렵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다.
<SKY 캐슬> 전진만,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조셉, <마우스> 구동구. 모두 꽤 발랄한 조연 캐릭터다. 드라마로 우지현을 처음 알게 된 이들이라면, 삶의 극단에 있는 <더스트맨> 태산을 연기한 배우가 우지현인지 몰라볼 것도 같다. “얼굴이 많다”는 평을 받을 때 가장 즐겁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나는 갈 길이 멀었다. 열심히 배우고 노력해서 얼굴을 더 늘리고 그 얼굴이 더 깊어지게 하겠다.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 중 본인의 성격과 가장 비슷한 캐릭터는.
방성준 감독이 연출한 <뒤로 걷기>의 시헌과 가장 닮았다. 내가 만약 시헌과 비슷한 일을 겪었다면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다. 시나리오도 좋아서 역할 제안이 왔을 때 반가웠다. 그동안 독립 영화에서 굉장히 어두운 역할을 많이 맡아 왔는데, 시헌은 단편 참여하면서 만난 캐릭터 중에는 가장 밝은 캐릭터이기도 하다.
실제 성격이 말도 많고 좀 까불대는 편이라고 말한 걸 봤다.
수다스럽긴 한데. 수다의 빈도는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 사람들과 넓게 많이 교류해야 했던 시기는 지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