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어떻게 '모을지' 보다도 어떻게 '불릴지'에 모두가 혈안이 된 세상. 투자의 시대다. 주식 투자 인구만 무려 800만. 직장 내에선 팀장과 막내 직원이 마주 앉아 주식 종목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동학 개미' 집단이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면서 가장 괄목할 만한 건 단연 인식의 변화다. 투자를 곧 '투기'로 받아들였던 과거의 시선이 확연히 희미해지고, 좀 더 건강한 방식의 투자 노선을 모색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추세.

혹시 여기까지 읽고 '지금 내가 사회/경제 기사를 클릭했나?'라고 착각하는 이들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여기는 씨네플레이다. 그저 서론이 너무 길었다. 콘텐츠 업계 투자 방식의 변화를 이야기하기 위해 멀리 돌아왔다. 영화 업계, 폭넓게 말하자면 K-콘텐츠 산업 역시 '고정된 투자' 방식에서 벗어나려 애쓰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특히 '어떻게 하면 콘텐츠 가장 가까이에 있는 대중들을 투자의 주체로 만들까' 하는 고민은 업계 내 늘 숙제처럼 남아있는 질문이었다. 그리고 얼마 전 이 숙제를 해결하고자 나타난 이들이 있다. 바로, 오늘 소개할 국내 최초 문화콘텐츠 전문 투자 플랫폼 '펀더풀'이다.


'펀더풀' 윤성욱 대표

펀더풀㈜는 프로젝트팀과 세상을 연결하는,

문화콘텐츠 전문 투자 플랫폼입니다.

일반인들에게는 대중문화 콘텐츠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프로젝트 팀에게는 새로운 자금 조달 수단을 제공합니다.

콘텐츠 프로젝트 전문 투자 플랫폼으로서

펀더풀은 모든 상상이 현실이 되는, 건강한 콘텐츠 투자시장을 기대합니다.

'펀더풀' 소개 중

최초의 콘텐츠 투자 플랫폼

'국내 최초라고?' 싶을 수도 있겠지만 '펀더풀'은 국내 최초 문화콘텐츠 전문 투자 플랫폼이다. 문화콘텐츠(드라마, 영화, 전시, 웹툰 및 애니메이션, 음악 등)는 그 어떤 투자 상품보다도 대중 가장 가까이 있지만, 문화콘텐츠 '투자'에는 늘 대중이 빠져 있었다. 그저 '빅히트', '바른손이엔에이'와 같은 콘텐츠 회사의 개미가 될 수 있었을 뿐. 개별 콘텐츠에 관한 투자는 전문 투자 기관과 소수 투자 회사의 몫이었다. 물론, 개별 이용자들의 투자로 빛을 본 작품이 없지는 않았다. <노무현입니다>, <귀향>과 같은 작품들처럼 펀딩을 통해 빛을 본 콘텐츠도 여럿 있었다. 다만, 문화콘텐츠를 전문으로 한 투자 플랫폼은 전무했기에 자본 조달 영역과 콘텐츠의 풀이 좁을 수밖에 없었던 게 현실이다.

'펀더풀'

무엇보다 기존의 투자 방식은 콘텐츠라는 '특수 상품'에 특화된 것이 아니었기에 투자 수익의 투명성, 콘텐츠 완성도의 검증 여부 등이 불확실했고, 적극적인 투자가 지속되기엔 한계가 있었다. '펀더풀'은 이러한 한계들을 보완했다는 것과 동시에 제 서비스만의 차별성을 자신만만하게 강조했다. 예비 투자자 시각으로 보았을 때 가장 혹하는 키워드는 단연 '검증'과 '안정성'이다. 사내 검증 시스템을 통해 믿을 만한 프로젝트만 진행한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 하지만, 팔로우온 투자(follow-on Investment)만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나도 투자 해볼까..?'라는 솔깃한 마음이 들게 한다.

'펀더풀'은 리드 인베스터(lead investor), 즉 전문 투자 기관이 투자를 확정한 콘텐츠만 펀딩을 진행한다. 이는 곧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콘텐츠는 가져오지 않겠다는 의지와도 같은데, '개미' 투자자 입장에선 '큰돈이 노는 물'이라는 게 공식적으로 보장된 것이니 부담감이 덜할 수밖에 없다. 이외에도 공식 지표를 통해 용이한 투자 결정을 돕는다는 점, 투자한 프로젝트의 실적과 손익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내세워 편리한 그리고 투명한 플랫폼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펀더풀'

'펀더풀'

결국, '펀더풀'의 사업 목표는 상생이다. 일반인들에게는 대중문화 콘텐츠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프로젝트 팀에게는 새로운 자금 조달 수단을 제공한다는 것이 이들의 목표. 콘텐츠 투자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더 나은 콘텐츠 시장을 기대하는 이들이라면 아래 '펀더풀'이 야심 차게 내세운 콘텐츠들을 주목해 봐도 좋겠다.


1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즌 2

사전 등록 진행 중(~4/20)

<결혼작사 이혼작곡>

2021년 2월 16일 자 넷플릭스 TOP 10

'펀더풀'이 가장 먼저 선보일 투자작은 올 초 16주 연속 동시간대 종편 시청률 1위라는 화끈한 기록을 세운 <결혼작사 이혼작곡>(이하, <결사곡>). 종편 채널을 즐겨 보지 않는 이들에겐 다소 낯선 작품일 수도 있겠으나, 넷플릭스 내 TOP10 인기 순위를 눈여겨봤다면 <결사곡>의 제목과 포스터를 한 번쯤은 스쳐 지나갔을 것.

처음 넷플릭스에 <결사곡>이 스트리밍된다는 소식이 들렸을 땐, 어쩐지 넷플릭스의 결과 맞지 않는 콘텐츠라는 평을 받기도 했지만 의심 반, 기대 반으로 1화를 재생한 이들은 '넷플릭스의 선택'에 고개를 끄덕였다. 절필을 선언한 임성한 작가의 복귀작답게 세 쌍의 불륜남녀, 양아들을 남몰래 짝사랑하는 새엄마 캐릭터 등 곳곳에 녹아있는 '초막장' 장치들에도 불구하고 꽤나 현실적이고 매끈한 전개가 펼쳐졌기 때문. '웰메이드 막장'이라는 말은 모순적인 표현 같지만, <결사곡>은 비현실적인 상황의 현실성을 최대한 살리며 막장 요소마저 그럴듯하게 완성하며 '웰메이드 막장'이란 수식어를 거머쥔다.

<결혼작사 이혼작곡>

<결혼작사 이혼작곡>

물론 이는 건재한 임성한 작가의 공이 컸다. <인어 아가씨> <하늘이시여> <신기생뎐> <오로라 공주> 등에서 보여줬던 특유의 발화 방식을 살리되 "암세포도 생명이다"와 같은 비현실적인 대사들을 정돈하며 이야기의 질을 높인 것. 그렇게 <결사곡>은 TV조선을 통해선 중장년층의 선택을, 넷플릭스를 통해선 다소 젊은 층까지 끌어안으며 시즌2 제작을 확정지었다. '펀더풀' 역시 TV조선과 넷플릭스를 통해 동시 방영되고 있다는 점을 <결사곡>의 가장 주요한 투자 포인트로 꼽았다. 투 트랙 전략으로 콘텐츠의 성공 전략이 높아졌기 때문. '펀더풀'이 선택한 첫 번째 프로젝트 <결사곡> 시즌2 투자 모집은 현재 사전 모집 중이며, 시청률에 연동된 손익 정산금을 통해 투자자 정산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즌 2 프로젝트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홈페이지에서 상세히 확인할 수 있다.


2 <좀비덤 3>

사전 등록 진행 중(~4/27)

<좀비덤 3>

K-드라마를 필두에 내세운 '펀더풀'은 그다음 타자로 애니메이션을 선택했다. 국내 애니메이션의 높은 수준을 입증한 <좀비덤> 시리즈가 그 주인공. KBS1에서 방영된 <좀비덤 1,2>는 이후 넷플릭스를 통해 190개국에 론칭되며 K-애니메이션의 작품성을 인정받은 유의미한 작품이다. <좀비덤> 시리즈의 성공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단연 '좀비'라는 독특한 캐릭터 설정이 눈에 띈다. 다소 징그럽게 묘사되는 좀비들을 귀엽게 캐릭터화하며 특별한 세계관을 만들었다는 점이 <좀비덤>의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 무엇보다 매회 짧은 분량으로 채워지는 좀비와 사람 간의 소동극은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이'들의 시선도 앗아가며 전 연령층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 '펀더풀' 역시 <좀비덤>이 가진 글로벌 가치에 높은 점수를 매겼는데, 언어 장벽 없이 즐길 수 있는 넌버벌(Non-verbal) 콘텐츠라는 점을 핵심 투자 포인트로 꼽았다.


<자백>

<굴뚝마을의 푸펠>

<자백> <굴뚝마을의 푸펠> | 프로젝트 오픈 예정

이제 막 포문을 연 '펀더풀'은 현재까진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즌 2와 <좀비덤 3> 두 개의 투자 프로젝트만을 진행 중이지만 앞으론 더 다양한 콘텐츠 투자 프로젝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매주 1편 이상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이미 투자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작품으로는 <자백>과 <굴뚝마을의 푸펠>이 있는데, 국내 영화 콘텐츠라는 점에서 <자백>을 향한 관심이 크다. 소지섭과 김윤진 그리고 소지섭의 첫 스릴러 도전이라는 포인트를 내세운 <자백>이 '펀더풀'의 첫 국내 영화 프로젝트로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기대가 되는 바. 콘텐츠 투자 방식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펀더풀'이 앞으로 어떤 문화 콘텐츠를 통해 저변을 넓혀갈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씨네플레이 유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