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무비 <리버스>에서 배우 이선빈이 맡은 '묘진'은 별장 폭발사고에 휘말려 기억을 잃은 채 깨어난다. 약혼자 준호(이준혁)가 그의 곁에 있지만, 누구도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해주지 않는다. 묘진은 자신의 과거와 폭발 사고의 진상으로 다가간다. 그동안 '기억상실'을 연기한 배우는 꽤 많다. 하지만 목소리만으로 기억상실증을 연기한 건, 또 다른 문제일 것이다. 배우 이선빈은 다소 어려웠을 이 도전을 과감히 받아들였다. <리버스>의 전개를 이끌어가는 묘진을 맡아 청자들을 미스터리의 세계로 인도한다.

<리버스> 공개 이틀 전인 11월 16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한 스튜디오에서 이선빈을 만났다. 그는 제작보고회를 비롯해 여러 일정을 마친 후였지만 누구보다 반가운 얼굴로 기자를 맞으며 어디에 앉아야 대화하기 편할지 확인하는 등 적극적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인터뷰 내내 눈을 반짝이며 질문을 기다리는 모습, 질문에 골몰하며 대답하는 모습, 인터뷰 직후 "시간 안에 많은 걸 말하고 싶어서 말이 조금 빨리했는데 죄송하다"는 말까지. 이선빈은 시종일관 열성과 진심을 담아 인터뷰에 응했다. 그 열정적인 모습을 최대한 담아 전해본다.


오디오무비 <리버스> 포스터

처음 캐스팅 제안을 받았을 때나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어떠셨나요?

감독님이랑 제작사에서 제안을 주셨는데 처음에는 오디오 무비가 뭔지 이해가 안 갔어요. '이런 게 어떻게 있지?' 책 어플에 책 읽어주는 그런 시스템 있잖아요. 그런 느낌인 건가? 이게 어떨까…, 녹음 기간이 길지 않던데 그 안에 다 뽑아낼 수가 있나? 그런 걱정이 많았어요. 오디오무비라고 들었을 때는 그랬고 대본을 봤을 때는 되게 쫀득하더라고요. 초반에는 이거 뭐지, 무슨 내용이지, 어떻게 된 거지, 기억을 잃은 여자의 그런 스토리인가 하다가 점점 갈수록 이 인물은 또 뭐야? 알고 봤더니 이렇게 됐어? 이런 게 뒤죽박죽 충격적이고, 반전이 개연성 있게 잘 돼있고 그래서 어느 순간 제가 책 읽듯이 읽고 있더라고요. 훅훅 넘어가고. 그래서 이거 너무 재밌겠다 했어요. 제가 처음 해보는 캐릭터이기도 하고. 이재훈 선배님이랑 문채원 선배님이 했었던 <층>은 알고 있었거든요. 한번 해보자, 재밌을 것 같다 싶었어요. 모험이기도 했어요.

말씀하셨다시피 작품이 제작되는 기간 자체가 길지가 않잖아요. 촬영하는 동안에 배우분들하고 이제 호흡을 어떤 식으로 맞춰가려고 하셨나요?

장면 장면 들어가기 전에 감독님과 그리고 저랑 상대 배우랑 얘기도 많이 하고 리허설도 많이 해봤어요. 지금 이렇게 대화하는 거랑 전화 통화 목소리도 다르듯이 녹음됐을 때 또 다르기 때문에 녹음해보고 모니터 해보고. 엄청 모니터 했거든요. 목소리로만 의지를 하다 보니까 서로 굉장히 교감을 많이 했어야 된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이렇게 모니터하니까 자연스럽게 같이 녹아들고. 예를 들면 "이 사람이랑은 친한 역할이니까 친하게 해야지" 이런 노력을 굳이 억지로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저희가 녹아들면서 호흡이 잘 맞을 수 있었던 것 같고.

(임건중) 감독님께서 배우한테 디렉팅을 친절한 방법으로 잘해주셔서 이해가 확확 됐어요. 또 되게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녹음을 하니까 사실상 (오디오무비의) 장점이 굉장히 많았어요. 배우 간의 호흡을 나누고 친밀해지기까지는 시간적인 여유도 사실 많았고 NG가 나더라도... 이제 드라마나 영화는 NG하면 (세팅을) 다시 해야 되는 게 있는데, 오디오무비는 그게 아니니까 그런 점에서 여유가 있고 자유로운 거예요. 특히 OK를 받아도 욕심이 날 때, 영상으로는 시간이나 제약이 있어서 부담스럽거나 눈치가 보일 때가 가끔 있잖아요. 이거는 그런 제약이 없으니까 그런 점이 좋았어요.

그러면 반대로 그게 힘든 부분이지 않았을까요. 시간에 비해 많은 장면을 해야 되잖아요.

다행히도 감독님께서 머릿속에 목소리로 된 콘티가 딱 잡혀 있으셨어요. 제가 아까 친절하다고 말씀드렸던 부분이 그런 점인 거 같아요. <리버스>에 애정이 정말 많으셨어요. 그래서 저희를 정말 잘 이끌어주셨고 선배님들도 다 완전 베테랑이시니까. 저 혼자만의 ‘어렵구나’ 한 건 목소리로만 승부하는 거는 내가 굉장히 많은 연습이 필요하겠구나 싶었어요. 왜냐면 영상으로는 표정이랑 소품, 아니면 나의 이런 제스처, 보디랭귀지 이런 게 도움을 주잖아요. 내가 "야"라는 소리만 질러도 귀엽게 몸짓을 하면 귀여워 보이고 화나면 소품을 집어던지거나. 이런 게 표현이 되는데 이건 목소리로만 해야 되니까 가끔 제가 놓치고 가는 부분들이 있을 때, 어색해 보이는 부분들이 있었어요. 그런 거를 (감독님이) 굉장히 귀신같이 잘 잡아주셔서 다행히도 좀 부끄럽지 않게 채울 수 있었지 않았나.

그러면 이번 <리버스>를 녹음하면서 내 목소리는 이게 장점이었구나 하고 느낀 부분은?

어~, 없어요. (웃음) 진짜 조금 부끄러워요. 오전에 제작보고회를 하면서 선배님들 반응도 보게 됐는데 선배님들도 본인의 목소리가 나올 때 좀 부끄러워하셨어요. 제 목소리의 장점보다는 오디오 무비라는 콘텐츠 안에서 내 목소리가 장점이 될 수 있게끔 배운 게 많다 싶어요.

그럼 다음에도 오디오 콘텐츠 제안이 들어온다면.

저는 진짜 오디오 무비 한 번 더 하고 싶어요. 아까 제작보고회 때도 말씀드렸는데 이거 <리버스> 끝나고 주변 동료들한테 오디오 무비라는 콘텐츠가 있는데 만약에 제안이 온다면 꼭 해봤으면 좋겠다라고 추천했어요.

묘진이라는 캐릭터가 기억상실증을 가진 채로 이야기를 시작하잖아요. 연기도 그렇지만 이번엔 목소리만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하는데,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셨나요?

일단 그 시나리오 안에 다 녹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최대한 여러 번 생각하고 실질적인 제일 중요한 캐릭터 간의 애정과 감정을 제일 잘 알고 있는 분이 감독님이기 때문에 상담을 많이 했었어요. 저만 또 생각하면 다른 캐릭터들이 또 무너질 수도 있는 부분이어서 그런 걸 굉장히 섬세하게 연구를 하려고 했죠. 혹시나 민폐가 될까 봐. 묘진이란 캐릭터가 반전도 갖고 있으면서 감정선이 굉장히 조금만 엇나가거나 조금만 과하더라도 정말 모 아니면 도가 될 수 있었어요. 왜냐하면 목소리로만 다 하니까. 그 목소리만 할 때는 듣는 사람의 상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호흡 하나가 엄청 차이가 크더라고요. 숨을 한 20% 마시고 대사를 내뱉을 때랑 25% 마시고 내뱉었을 때랑 너무 달라서 그런 거를 굉장히 조심스럽게 했어요. 그래서 지금 생각해 보면 엄청 떨렸던 때가 많았어요.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묘진과 잠깐 과거가 시절의 묘진이 나올 때, 비교되는 게 재밌더라고요.

그게 진짜 어려웠어요. 너무 다행이다. 왜냐하면 저는 (묘진의 이야기를) 대부분 다 알고 있으니까, 모르는 사람인 척해야 되는데 사실 그것만큼 이미 연기인 게 없으니까. 갑자기 생각났는데, 순서대로 녹음을 할 수가 있으니까 감정이 잘 부자연스럽지 않게 고조가 될 때 같이 고조가 됐었어서 좋았어요. 그래서 그런 점들을 잘 이어지게 잘 끌어가야 하니까, 왜냐하면 묘진이라는 캐릭터로 인해서 이야기가 돌아가는 거니까 그런 거를 신경 썼어요.

작품 하시는 동안에 이 오디오 무비라는 걸 하면서 생각지도 못하게 어려웠다. 혹은 반대로 생각지도 못하게 너무 재밌었다 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가끔 제가 생각했었던 감정대로 호흡을 내뱉어서 대사를 했을 때랑 들었을 때가 너무 달랐을 때가 있었어요. 말로 어떻게 표현을 못 하겠는데, 전화 통화를 하거나 이럴 때도 내 귀에 들리는 나의 목소리와 녹음된 내 전화 통화 내용을 들었을 때 되게 이질적일 때가 있잖아요. 가끔 현타가 팍팍 올 때가 있었거든요. 그럴 때는 저희가 듣다가 '감독님 괜찮아요. 감독님만 괜찮으면 그냥 갈게요' 이럴 때가 있었어요. (내 목소리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까 되게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접근하기가 초반에 어려웠던 점이었어요. 재밌었던 거 너무너무 많았어요.

처음에는 "감독님 이거 진짜 이런 게 담길까요." "이런 설명이 없는데 이 장소나 과거가 다 느껴질까요." "그럼 음악을 바꾸시는 건가요" 물음표 살인마라고 하죠.(웃음) 정말 걱정과 궁금증이 너무 많아서 리딩할 때까지도 저랑 준혁 선배랑 걱정과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근데 막상 녹음을 하러 들어가니까 오히려 서로가 서로한테 사람들한테 알려주고 싶은, 이게 잘 느껴졌으면 좋겠는 마음이 걱정한 만큼 커지니까 더 열심히 하려고 했거든요. 한 발짝 멀리 떨어져서 봤을 때 이런 느낌이었어요. 이어폰 꽂고 노래하면 밖에서 들었을 때 너무 웃기잖아요. 본인은 너무 진지한데 밖에서 봤을 땐 또 다른 것처럼, 저희가 막 소리를 내려고 이렇게 하는데 그 모습이 정말 웃긴 거예요.(웃음)

로맨틱신이 있었는데 스틸컷 보고 정말 한참 웃었어요. 서로 자기 손등에다가 뽀뽀하는 시늉을 하는데(웃음) 진지한 표정과 몸짓 이게 너무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지치기보다 내가 어떻게 했는지를 보면서 또 웃고. 액션 신 같은 것도 ‘이렇게 더 부딪혀야 소리가 더 잘 나네?’ 했어요. 원래는 부딪히면 표정이나 이런 거에서 도움을 받았는데 내가 이쪽으로 넘어지면서 소리를 내야 여기가 막히는 소리가 나오는구나 이런 걸 알게 되는 거예요. 제작기 영상에서 잠깐 나왔는데, 목이 졸리는 액션을 할 때도 제가 제 손으로 하니까 확실히 무섭지는 않죠. 근데 조르면서 이렇게 해야 더 호흡이 안 좋아, 이런 게 막 깨달아가고 그런 과정이 굉장히 재밌었던 것 같아요.

<리버스>에서 준호-묘진으로 만난 이준혁(왼쪽), 이선빈

그러면 다른 배우의 연기, 특히 좋았던 기억에 남는 연기가 있다면?

선배님 한 분 한 분 다 너무너무 매력이 있으셨거든요. 우리 준혁 선배는 이렇게 막 난장판이고 이런 혼란이 있는 그런 사운드 속에서 희한하게 준호 목소리만 나오면 집중이 되는. 굉장히 로맨틱해지고 되게 진중해지고 훅 빨려 들어가는 그런 점이 있어서 서로 시너지가 날 수 있게 해주셨고. (김)다솜이는 목소리가 너무 예쁘더라고요. 저는 솔직히 말하면 부끄럽지만 딕션이 좋은 배우는 아니에요. 많이 노력을 하고 있는데 다솜이는 그런 것도 너무 잘 들리고. 앙칼지고 되게 까랑까랑하고 매력 있는 그런 희수를 연기해 주니까 제가 또 힘을 받아서 묘진이의 캐릭터도 같이 살아주는 것 같아서 너무너무 고맙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사실 제일 얘기하고 싶었던 인물은 임원희 선배님이십니다. 하다가 웃음이 터져가지고 잠깐 저 혼자 막 (입을 막는 시늉을 하며) 이런 적도 있어요. 스틸컷에서도 다른 이준혁 선배님이랑 이원희 선배님이 두 분이서 케미가 나오는 신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너무너무 재밌었어요. 그 코믹적인 부분이 과연 여기에 묻을 수 있을까? 했는데 정말 이 분위기를 확 압도하시면서 세상 제일 재밌고 그 분위기를 확 장악해 주시고. 나중에 그 부분을 되게 많이 돌려들을 것 같아요. (박)경혜도 진짜 큰 몫을 해줬어요.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거든요. 경혜 목소리는 많은 분들이 아신단 말이에요. 그게 너무나도 큰 도움이 되고 목소리를 들어도 경혜의 표정이, 생각이 떠오를 정도로 그런 게 정말 좋았어요.

지금 아까 다른 이준혁 배우님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혹시 특별 출연이랄까요. 우리 저희가 아는 배우분들이 뒤에 더 나오시나요.

네, 맞아요. 맞아요. 박은혜 선배님도 나오시고 토니 안 선배님도 나오셨고 그리고 이제 이준혁 선배도 나오셨고 많이 나오셨습니다.

<리버스>는 미스터리 드라마잖아요. 기억 상실에서부터 어떤 일이 있었는지 찾아가는. 평소에도 이런 미스터리 장르를 꽤 좋아하시나요?

전 진짜 좋아해요. 근데 미스터리가 조금 애매한 게 공포나 스릴러도 다 미스터리가 될 수 있잖아요. 제가 사실 스릴러랑 공포물을 더 많이 보긴 하는데…. 뭐를 봤지. 잠시만요. 굉장히 많이 보긴 해가지고. (스마트폰으로 최근 관람 리스트를 보며) 꼭 대답하고 싶거든요! 진짜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게임 같은 것도, 제가 게임 유튜버들 좋아하거든요. 게임 스토리 요약 이런 것도 많이 보고. 이거 이따 마지막에 대답할래요. 저 진짜 진심으로 대답하고 싶거든요.

만일 내가 묘진처럼 기억 상실증이 걸렸다고 가정을 한다면 누가 가장 자신을 다시 떠올릴 수 있게 해줄 것 같나요?

아마 가족과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 주는 사람들? 제가 눈을 떴을 때를 상상하면 이미 여기저기서 그 사람들이 모여 있을 것 같아요. 그렇지 않을까요? 내 가족과 나를 사랑해 주는 내 사람들이, 제일 저를 아끼는 사람들이 저를 제일 잘 알 테니까 혼란스럽지 않게 내가 그 기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지 않을까요? 사실 사람마다 성향마다 다 다를 거라고 생각해요. 혼내더라도 혼냈을 때 다 통하는 방법이 다 다르듯이, 제일 나를 사랑하고 나를 아껴주는 사람들이 그런 방법을 제일 잘 알지 않을까. 그래서 그런 식으로 저한테 알려줄 것 같아요.

<술꾼도시여자들>과 공개 예정 후속작 <술꾼도시여자들 2>

감동적인 답변이네요. <술꾼도시여자들 2>가 차기작인데, 속편은 그 작품과 캐릭터가 그만큼 사랑을 받았다는 거잖아요. 다른 신작들과는 또 느낌이 다를 것 같아요.

캐릭터가 사랑받는 것만큼 사실 배우한테 최고의 보상이 없는 거 같아요. 물론 이걸로 인해서 이미지적인 단점이나 번거로운 점이 생길 수도 있지만 사실 우리(배우들)는 대본을 받으면 사람들한테 그 캐릭터의 매력을 제일 보여주고 싶고 이 캐릭터와 공감할 수 있게끔 그 목표를 가지고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거니까요. '이 캐릭터 너무 좋아, 이 사람들 너무 좋아' 해주면 제가 연기 인생에서 한 작품을 준비하면서 내가 목표했던 그 작품 안에서의 꿈을 이룬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굉장히 짜릿하고 그 대신에 부담감도 조금 더 생기긴 해요. 더 잘해야 되니까.

이선빈의 반려견 첫째 아쵸(오른쪽), 둘째 무스

반려견 아쵸와 무스가 있으시잖아요. 잠깐 자랑 타임을 좀 하자면?

어!!! 잠시만!! 저의 아쵸와 무스가 얼마나 사랑스럽냐하면요.(웃음) 근데 할머니, 그러니까 제 엄마 아빠 집에 가있을 땐 애들이 조금 꼬질꼬질해지긴 해요. (기자에게 반려견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너무 귀엽죠? 지금 말씀하셔가지고 너무 보고 싶어졌어요. (일동 웃음)

제가 불을 질렀군요.

너무 보고 싶어졌어요. 강아지 두 마리가 서로 친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둘이 다른 나이 대에 와서. 서로가 얼마나 잘 챙기는지. 지금 아들내미 자랑을 하는 건데 지금 너무 보고 싶어지네요. 얘네가 있으면 진짜 힘이 나요. 우리 첫째 아초는 무스한테 져주기도 하고 산책 가서 다른 개들이 무스한테 궁금해서 달려오려고 하면 막 달려나가서 쫓아내고, 장난 아니에요. 그리고 우리 무스는 공감 능력이 뛰어나서 제가 울잖아요. 그럼 와서 막 핥아요, 냄새 맡고. 그리고 쓰러진 척하면 막 와가지고 낑낑대고 그래요.

이선빈의 미스터리 영화 PICK은 <콜>

아까 생각하시던 미스터리 작품은 고르셨나요?

좀 광범위하고, 당장 얘기하려니까... 하나만 딱 고르고 싶은데, 그런 거 있잖아요. 생각나는 건 많은데 내 기준에서 아니다 싶은. <기묘한 이야기>가 생각나는데 미스터리보단 판타지 같은 느낌이고... <콜>! 신혜언니랑 전종서님. 그게 딱 생각나네요. 하필 또 이게 왜 생각이 났냐면 며칠 전에 제 친구랑 그 <콜>에 대한 얘기를 했었거든요. 정말 이런 표현을 써도 될지 모르겠는데 영화 속 배우분들 보면서 그랬거든요. "미쳤다, 이거 미쳤다"

그말이 제일 극찬이죠.

맞아요. 다른 거 필요 없잖아요. 놀라게 하는 게 있는 것도 아닌데 막 소름 돋고, 미쳤다. 저는 이 생각 진짜 했었어요. 그게 제가 지금 생각한 후보군들 중에 미스터리랑 제일 비슷한 것 같아서 지금 <콜>로. 아! 그리고 <트라이앵글>도 생각났어요. 학생 때 보고 너무 좋아서 친구들이랑 다시 보고 그랬었어요.

<리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청취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릴게요.

정말 자신 있게 자부할 수 있는 거는 진짜 신선하실 거예요. 오디오무비라고 하면 저처럼 ‘오디오 북 같은 거네’라고 생각하실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말씀드리자면, 전혀 다르고요. 맨 처음에 이렇게 그냥 가볍게 듣다가 내가 더 집중하고 있네, 눈을 감으면서 듣고 있네, 이런 것들을 경험해 보실 수 있으실 거예요. 귀로만 듣는 즐거움과 이 집중도가 훨씬 높을 수 있다는걸, 몰입도가 훨씬 더 높을 수 있다라는 걸 깨닫게 해줄 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저는 진짜 자부심이 있거든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이 오디오무비라는 거에 큰 매력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꼭 우리 <리버스> 꼭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게 한 번 듣고 두 번 들었을 때 또 느낌이 다르고 두 번 듣고 세 번 들었을 때, 안 들리던 것들이 들리기 시작할 거예요. 너무 영업적인가요?(웃음) 그렇지만 저희가 모니터 하면서도 실제로 그랬거든요. 새로운 긴장감과 재미를 느끼시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좀 들어요. 목소리만으로 승부를 봐야 되는 작품이었기 때문에 훨씬 더 섬세한 노력을 했어요. 노력에 차이가 있는 건 아니지만. 그런 점들이 여러분들한테 느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리버스> 많이 많이 사랑해 주시고. 친구랑도 같이 들을 수도 있고 자기 전에 들어도 너무 좋고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을 수 있는 작품이니까 때로는 지루한 시간을 때로는 무의미한 시간을 채워줄 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글=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

사진=네이버 VIBE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