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러블리한 매력으로
대중들을 사로잡고 있는
배우 공효진.

그녀가 데뷔한 지도 어느덧
17년이 지났습니다!

언제나 앳된 얼굴 때문에
그 오랜 시간이 믿겨지지 않죠.

이번 메모리는
공효진이 그동안 선보인
빛나는 여성 캐릭터들을
정리해보는 시간입니다.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1999)
문지원

패션지 모델로 활동하던 공효진은 1999년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를 통해 배우로 데뷔했습니다.

반에서 한 명 꼭 있을 법한 바가지머리 고교생 지원 역을 맡았죠. 아, 귀여워라!

지원은 영화 내내 축축한 기운이 흐르는 가운데 유일하게 온기를 발산하는 아이였죠.

친구의 비디오카메라로 저렇게 해맑게 자기소개를 하는 모습이 마치 실제 공효진 자신을 소개하는 것 같네요!

<화려한 시절>(2001)
연실

<킬러들의 수다>, <화산고>에도 조연으로 출연한 그녀는 <화려한 시절>로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추기 시작합니다. 드라마 흥행퀸의 걸음마랄까요.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 그녀는 버스여차장 은실로 분했습니다.

<화려한 시절>은 훗날 연인이 되는 류승범과 처음 함께 작업하는 작품이기도 하죠.

철진(류승범)을 향한 지고지순한 사랑을숨기지 않는 은실의 당찬 태도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네 멋대로 해라>(2002)
미래

미래는 복수(양동근)의 조강지처 같은 사람입니다. 복수가 어떤 일을 저지르든 그를 사랑할 준비가 돼있습니다. 하지만 2년 만에 출소한 복수는 경(이나영)을 좋아하게 되죠.

미래는 주변 시선따위 신경쓰지 않고 구타와 욕설을 퍼부을 만큼 독하지만, 복수와 경의 사랑 앞에선 한없이 작아집니다.

강인함과 여림의 공존. 공효진을 대표하는 매력이 이때부터 물씬 배어나오기 시작합니다.

<품행 제로>(2003)
나영

<품행 제로>의 나영은 공효진의 초창기 캐릭터의 키워드인 '여고생'과 '짝사랑'을모두 보여줍니다.

날라리인 나영은 '쌈짱' 중필(류승범)이가
모범생 민희(임은경)를 좋아하자 질투심에 그녀를 계속 괴롭힙니다.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이를 사랑하는 왈패 같은 여자라는 점에서 나영은 <네멋대로 해라>의 미래와 많이 닮았습니다.

아무리 모진 말을 하고 눈을 흘겨 보아도 결국 자기가 질 수밖에 없다는 걸 너무도 잘 아는 사람의 딱한 심정이 먼저 떠오르죠.

<눈사람>(2003)
서연욱

데뷔 4년차, 실제 나이 24세에도 교복이 잘 어울리는 그녀!

<눈사람>의 연욱은 특별히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이 뚱한 표정으로 하루를 보내는 고등학생이었습니다.

초반을 지나고부터는 언니 연정(오연수)이 세상을 떠나고 형부 필승(조재현)을 사랑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지만, 성인이 되어 경찰이 된 연욱을  보아도 자꾸만 고교생 연욱이 떠오르는 건 저뿐만이 아니었을 겁니다.

<상두야, 학교 가자!>(2003)
은환

<상두야, 학교 가자!>는 처음엔 코미디적 요소가 아주 강한 드라마였습니다. 공효진표 로맨틱코미디의 시작점이라고 불러도 좋겠네요.

늦깎이고교생이자 제비인 상두(비)와 선생인 은환이 티격태격하며 사랑을 쌓아나가는 케미가 유쾌하고 귀여웠죠.

하지만 드라마는 점점 어두워집니다. 거의 막장에 가까울 만큼 변화무쌍하게 과거의 비밀들이 밝혀지면서, 그들의 사랑은 위험해져만 가죠.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비와 공효진의 호흡에 힘입어 <상두야, 학교 가자!>는 공효진이 출연한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가족의 탄생>(2006)
선경

환상따위 품지 않는 선경은 로맨티스트인 엄마(김혜옥) 때문에 늘 골치를 앓습니다. 평생 로맨스만 좇아온 엄마를 보고 자라 사랑이란 감정에 이골이 났기 때문에 남자친구 준호(류승범)와의 관계도 그리 순탄하지 않죠.

공효진에게 <가족의 탄생>은 <여고괴담 2>의 김태용 감독과 함께 두 번이나 연인을 연기했던 류승범과 다시 작업한 작품입니다.

그런 익숙함 때문일까요. <가족의 탄생>의 공효진은 뚜렷하게 주목을 끌지 않습니다. 하지만 무뚝뚝한 선경에서 오히려 배우 공효진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게 됩니다.

<미쓰 홍당무>(2008)
양미숙

에디터는 한국영화에서  가장 이상한 여성 캐릭터를  뽑는다면 주저하지 않고 양미숙을 택할 겁니다.

안면홍조증을 가진 그녀는 타오르는 열등감으로 주변의 온갖 사람들을 불편하게 합니다.

미숙을 이해하기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그녀의 처절한 몸부림이 측은하게 보일 때에야 비로소 빨간 얼굴 너머 미숙의 마음에 다가갈 수 있게 되죠.

공효진은 이 복잡미묘한 캐릭터로 대한민국영화대상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연기력을 공히 인정받았습니다.

<파스타>(2010)
서유경

네- 공블리의 레전드는 바로 이 작품, <파스타>에서 시작됩니다.

덤벙대지만 당찬 유경은  여자를 무시하는 셰프 현욱(이선균) 밑에서 홍일점 요리사로서 경력을 쌓아나갑니다. '로코'답게 츤데레왕 현욱과  달달한 로맨스를 선보이는 건 물론이고요.

사실 유경의 사랑과 직업은 달콤하긴커녕, 험난하기만 합니다. 요리할 땐 물불 안 가리는 현욱은 고성에 멱살까지 잡는 다혈질이니까요. 하지만 닭똥같은 눈물을 머금을수록 유경에 대한 대중들의  응원은 날로 불어났죠.

누군가의 연인이기 전에, 고난과 역경을 딛고 꿈을 향해가는 20대 여성의 유경이
영롱하게 빛났습니다.

<최고의 사랑>(2011)
구애정

<최고의 사랑>의 구애정은 정말이지, '애정'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입니다.

아... 구애정의 저 사랑스러운 얼굴만 봐도 귓가에 국보소녀의 '두근두근'이 울리고 심장이 뛰는 것 같아요.

잘나가는 아이돌이었다가 이제는 퇴물 취급 받는 애정이  톱스타 독고진(차승원)과 벌이는 로맨스는 로코의 정석 그 자체죠.

구애정의 사랑스러운 의상은 그 회 방송이 끝나자마자 불티나게 팔리면서 공효진을
패션 아이콘으로 끌어올리기도 했습니다.

<주군의 태양>(2013) 태공실
<괜찮아 사랑이야>(2014) 지해수
<프로듀사>(2015) 탁예진

공효진은 2013년부터 3년간
꾸준히 드라마에 출연해
로코 드라마퀸의 자리를 굳혔습니다.

귀신을 보는 백수
정신질환을 앓는 정신과 의사
오랜 친구를 사랑하게 된 PD

한국을 대표하는 드라마 작가
홍자매, 노희경, 박지은이 만든
세계에서 각자 다른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올해 서숙향 작가의
<질투의 화신>으로 또 다시
공블리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습니다.

<질투의 화신>이 곧 종영되지만, 아쉬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공효진은 엄지원과 함께 작업한 <미씽: 사라진 여자>에서 이제껏 한번도 보여주지 못한, 얼음장처럼 차가운 얼굴로 관객을 맞이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지난 17년간 스크린과 TV에서
'공효진만의' 여성들을 보여준
사랑스러운 배우 공효진.

커리어를 쌓아가며
차츰차츰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고 있는 그녀.
앞으로 어떤 모습을
우리에게 선사할까요?

두근두근.
도저히 기대를 놓을 수가 없습니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