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은 김유정에게
유독 특별한 해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박보검과 로맨스를 선보여
아역의 그림자를 벗어던진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이
성공을 거두어 이제는
최고의 청춘스타 자리에
올라서게 된 데 이어,

연말 새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프로모션 중에 "태도가 불손했다"는
논란 때문에 마음 고생을
심하게 겪기도 했죠.
부당한 논란이었습니다.

19살이 되는 2017년은,
그녀가 스크린에 얼굴을 비춘 지
14년째 되는 해입니다.

연기 잘하는 똘똘한
꼬꼬마였을 때부터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타가 된 현재까지,
우리 기억에 각인된
김유정의 얼굴들을
하나하나씩 되짚어보겠습니다.

DMZ, 비무장지대

첫 영화 <DMZ, 비무장지대>입니다. 2004년 개봉한 작품이니, 대여섯 살 때겠네요! 북한군 리상호의 딸 역할로 초반부에 아주 짤막하게 등장합니다. 저렇게 아빠 품에 안겨 사진을 찍고, 꺾은 나뭇가지로 활을 쏘는 시늉도 합니다.

친절한 금자씨

음. 괴로운 이미지입니다. 금자(이영애)가 백한상(최민식)에게 유괴 당한 아이들 부모를 불러모아, 그가 찍은 비디오테이프를 보여주는 대목에서 짧게 나옵니다. 유괴된 아이들 중 하나로요. TV를 걸쳐 찍은 장면이라 잔혹함이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김유정의 로맨스 연기는 이때부터. 이전 두 영화에서 비중이 단역에 그쳤다면 <...일주일>에서는 주연으로서 영화 속 수많은 로맨스의 주인공을 연기합니다. 백혈병을 앓는 진아는 병원에서 만난 지석과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갑니다.

어느날 갑자기

연기 잘하는 어린 배우들이 한번씩 거쳐가는 캐릭터. 공포영화 속 귀신 들리는 아이입니다. 호러 옴니버스 <어느날 갑자기> 중 '네 번째 층'에서 민주(김서형)의 딸로 분했죠. 커다란 눈망울 때문에 공포감이 배가돼 전달됐습니다.

각설탕

시은과 말 '천둥이'와의 우애를 그린 <각설탕>. 김유정은 임수정의 아역을 맡았습니다. 오밀조밀한 이목구비가 꽤나 닮았죠?갈수록 동물을 착취해 감동을 이끌어낸다는 불편함이 커지는 영화지만, 천둥이와 우정을 쌓아가는 김유정의 연기는 참 좋았죠.

황진이

이번엔 송혜교의 아역입니다. 진이와 놈이(유지태)의 사랑이 어렸을 때부터 이어졌음을 드러내는 대목에서 등장합니다. 유지태의 아역은 이현우입니다. 그나저나 왜 머리에 손을 얹고 있냐고요? 절을 올리려다가 잠시 망설이는 장면이라서 그렇습니다. 너무 귀엽죠.

마을금고 연쇄습격사건

주인공 배기로(이문식)는 아픈 딸 연희를 살리기 위해 은행을 텁니다. 몸이 불편하지만 밝음을 잃지 않던 연희의 병색이 점점 완연해가면서, 영화는 코미디에서 눈물을 자극하는 신파가 됩니다. 김유정은 그 두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잇는 역할을 합니다.

추격자

<추격자>를 보면서 "저 아역 누군데 연기를 저리도 잘할까" 했던 분 많을 것 같습니다. 첩첩산중의 곤경에 빠진 미진(서영희)의 딸로 분해, 상처를 스스로 이겨내려는 아이의 미묘한 감정 연기를 놀랍도록 구현해냈습니다. 표정의 결 하나하나 제대로 살아 있었죠.

서울이 보이냐?

비교적 덜 알려진 이 영화에서는 전라남도의 섬마을에 사는 아이 영미를 연기했습니다. 거뭇거뭇한 얼굴로 오빠인 길수(유승호)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영화의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했죠.

해운대

이혼한 김휘(박중훈)와 유진(엄정화)의 딸입니다. 난리통의 해운대에서 김휘를 마주치지만 어릴 적부터 유진이 홀로 키운 딸이라서 아빠인 줄 알아보지 못하면서 관객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죠. 결국 가족의 끈을 단단히 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불신지옥

특별출연으로 짤막하게 등장합니다. 귀신 들린 사건을 뒤쫓는 형사 태환(류승룡)의 병든 아이 역입니다. 적은 분량이지만, 침대에 누워 건조하게 사람들을 응시하는 눈빛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 신에서 많은 걸 암시하는 표정까지, 특별출연이지만 '열일'했죠.

동이 / 욕망의 불꽃
/ 해를 품은 달

2009년부터 2012년까지는 TV드라마에서만 김유정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동이>, <해를 품은 달> 같은 사극이 특히 많은 사랑을 받은 한편, <욕망의 불꽃>에서는 어린 나영(신은경)역으로 욕망이 이글거리는 눈빛을 선보였습니다.

동창생

<동창생>은 4년 만의 영화 복귀작입니다. 명훈(최승현)이 목숨보다 더 아끼는 동생 혜인 역입니다. 김유정은 이야기 중심에선 살짝 비껴서 있긴 하지만, 등장할 때마다 절제된 표정으로 명훈뿐만 아니라 관객의 마음까지 움직였습니다.

우아한 거짓말

<우아한 거짓말>은 담백하지만 그 안에 터져버릴 듯한 감정의 응어리가 묵직하게 들어앉은 영화입니다. 가슴 아픈 비밀을 공유한 세 친구 만지, 천지, 화연으로 분한 고아성, 김향기, 김유정의 호연이 돋보였죠.

비밀의 문 / 연애세포
/ 앵그리맘

김유정은 TV드라마를 통해 인지도를 더 확실히 끌어올렸습니다. 2014년, 2015년 활약했던 드라마들에서는 캐릭터의 감정 폭이 굉장히 다양했죠. 상큼한 로맨스를 선보인 <연애세포>에서는, 평소 단아하고 그늘진 이미지에서 벗어난 새로운 모습까지 보여줬습니다.

비밀

말할 수 없는 사연을 품은 소녀는 10대 후반이 된 김유정의 연기가 가장 잘 살아나는 캐릭터 유형이었습니다. <비밀>의 정현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는 인물이죠. 이전까지 성인 배우의 아역을 맡았던 김유정의 아역(최유리)이 등장한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구르미 그린 달빛

김유정을 당대의 청춘스타로 끌어올려준 <구르미 그린 달빛>. 박보검과의 달달한 케미가 일품인 작품이었죠. 라온이 남장을 하고 있어도 영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건, 그 감출 수 없는 미모 때문이겠죠. 정말이지... 눈부신 아름다움!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기 때문에>의 스컬리는 다른 사람 몸에 들어갈 수 있는 이형(차태현)의 능력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입니다. 김유정의 출연작 중에서 가장 코미디가 짙은 작품이라, 그녀의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시간순으로
주욱 늘어놓고 보니까
김유정이 쑥쑥 커가는 모습이
더욱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새삼스럽게,
"연기 정말 잘하는구나"
싶기도 하고요.

서서히, 자연스럽게
아이의 티를 벗어낸 김유정이
앞으로 어떤 캐릭터를
선보이게 될지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얼마 전 겪은 성장통,
가뿐하게 이겨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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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에디터 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