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둥! 정말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5월 9일이면 새로운 대통령이 결정됩니다. 누구에게 한 표를 던질지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영화를 사랑하는 씨네플레이 독자라면, 어떤 영화를 좋아하느냐로 후보를 살펴보는 것도 재밌는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에디터만 궁금한 게 아니었는지, '씨네21'과 'TV조선'이 대선 후보들에게 직접 꼽은 인생영화와 자신과 닮았다고 생각하는 영화 속 캐릭터를 물었습니다. 이 포스팅은 두 매체의 기사를 참조하여 작성했습니다.


대선 후보들의
인.생.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변호인>, <월하의 공동묘지>

원래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해, 시사회도 자주 찾는다는 문재인 후보. 가장 인상 깊은 영화로 <광해, 왕이 된 남자>와 <변호인>을 꼽았습니다.

특히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엔딩 장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많이 생각나 한참을 펑펑 울었다고 합니다. 이 영화의 엔딩은 왕 연기를 하던 하선(이병헌)이 모든 것을 그만두고 떠나는 장면이었죠.
"백성의 삶을 외면하는 기득권 세력을 비판하고, 백성을 위한 진짜 왕이 되려고 하는 하선의 모습에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는 평을 남겼습니다. <변호인>은 1981년 부림사건을 재조명한 영화로 송우석(송강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였죠.

<월하의 공동묘지>(1967)

또한 고등학생 때 본 <월하의 공동묘지>가 평생 가장 무서웠던 영화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월하의 공동묘지>는 외국 공포 영화 서적에 소개된, 몇 안 되는 고전 한국 공포영화입니다.


홍준표
<국제시장>

<국제시장>(2014)

홍준표 후보는 <국제시장>을 인생 영화로 꼽았습니다.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부터 현대까지 오직 가족을 위해 살아온 우리 시대의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인데요. 우리네 아버지 이야기, 그리고 우리가 지금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기까지 역사가 그대로 담겨있는 영화라고 덧붙였습니다.

<국제시장> 촬영지 '꽃분이네'에서 인증샷도 찍고요.

안철수
<광해, 왕이 된 남자>, <내부자들>

안철수 후보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대한민국의 위기를 <인터스텔라>의 밀러 행성에 비유하여 표현했고, JTBC 뉴스룸에 나와 뉴스 엔딩곡으로 <나, 다니엘 블레이크>의 삽입곡을 추천하기도 했는데요. 블루레이 1천여 장을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영화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안철수 후보도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인생 영화로 꼽았습니다. "
약자를 대하는 지도자의 진정성은 어때야 하나를 생각하게 한다" 평했습니다. 또 <내부자들>에 대한 감상으로 "정치, 경제 분야를 막론한 우리 사회의 기득권층의 카르텔을 잘 보여준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처럼 백 있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가 지금 현 대한민국이지만 성실하고 실력 있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를 꿈꾼다"고 말했습니다.


유승민
<라이언 일병 구하기>

고등학교 시절, 화제작들은 다 챙겨볼 정도로 영화를 좋아한다고 밝힌 유승민 후보. 그의 최고의 인생 영화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라고 합니다. "병사 한 명을 구하기 위해 많은 병사들이 적진에서 목숨을 바치면서 그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준 영화", "라이언 일병에게, 또 라이언 일병을 구하기 위해 적진에 뛰어든 병사들에게 국가란 무엇인가를 느끼게 한 점이 감동적이었다"고 합니다.


심상정
<시네마천국>

심상정 후보는 <시네마천국>을 인생 영화로 꼽았습니다. "영화에도 온도가 있고, 색채가 있구나"라는 걸 느끼게 되었다는 감상평을 남겼습니다. "내게도 지금까지 나를 지탱해준 수많은 '알프레도'들이 있다", "언젠가 영화의 마지막 장면처럼, 그들과 지난 시간을 담은 필름을 함께 돌려보면서 '우리 참 잘했다. 수고했다'라고 말하며 펑펑 울 수 있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진짜 닮았나?
직접 꼽은

닮.은.꼴.캐.릭.터


문재☞ <포레스트 검프> 포레스트 검프

문재인 후보는 자신과 닮은 영화 속 캐릭터로 <포레스트 검프>의 주인공 포레스트 검프(톰 행크스)를 꼽았습니다. 지적 장애를 갖고 태어나 미국 역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거쳐간 것처럼, 자신도 현대사의 중요한 순간을 거쳐온 점이 닮았다고 말했는데요. 우직하고 성실하게 자신의 길을 걷는 포레스트 검프와 문재인 후보가 얼마나 닮았는지 판단은 각자의 몫이겠죠?


홍준표 ☞ <모래시계> 강우석

검사 시절 홍준표

우-우우 우-우. 1995년 저녁에는 바로 이 오프닝을 듣기 위해 TV 앞으로 모였다고 합니다. 추억의 OST라고 풍문으로만 듣던 에디터인데, 요즘 퇴근길에 거리에 나가면 이 노래가 심심치 않게 들립니다. 홍준표 후보가 꼽은 닮은꼴 캐릭터 강우석(박상원)을 선거 유세에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죠. 홍준표 후보가 검사 시절 수사한 '슬롯머신 사건'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라고 하여, 당시 모래시계 검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모래시계> 송지나 작가는 홍준표 후보만이 아니라 열댓명의 이야기를 취합해 만든 캐릭터라고 밝혔습니다.)



안철수 ☞ <최종병기 활>  남이

타 후보들에게 휘둘리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담긴 걸까요? <최종병기 활>의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라는 대사를 좋아한다는 안철수 후보. "두려움은 직시하면 그뿐"이라는 남이의 대사처럼 강한 이미지로 변신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담은 것도 같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과연 남이처럼 목표물을 명중시킬 수 있을까요?


유승민 ☞ '본' 시리즈의 제이슨 본

유승민은 부당한 권력에 맞서 싸우는 제이슨 본(맷 데이먼)의 불굴의 의지에 동질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공교롭게도 그가 꼽은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도 맷 데이먼이 나오는데요. 맷 데이먼의 팬인가 싶기도 하네요. 제이슨 본은 자신을 제거하려는 암살자와 그 배후에 홀로 맞서며 어떤 상황에서도 최강의 전투 실력과 비상한 머리를 발휘하는데요. 최근 터진 바른 정당의 집단 탈당 사태, 제이슨 본처럼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까요?


심상정 ☞ <응답하라 1988> 성보라

'2초 김고은'으로 불리는 심상정 후보가 꼽은 닮은꼴은 <도깨비>의 지은탁(김고은)이 아니었습니다. 한때 화제의 드라마였던 <응답하라 1988>에서 덕선(혜리)의 언니로 나온 보라(류혜영)인데요. 하필 노란색 옷을 입고 있어서 더 싱크로율 돋네요! 보라는 서울대 수학교육과 재학생이자, 데모를 열성적으로 하는 운동권 학생으로 나오는데요. 심상정 후보도 서울대 사범대 출신에, 서울대 최초로 총여학생회를 창설한 운동권 학생이었죠, 그냥 성보라 = 심상정인 느낌!


지금까지 대선 후보들이 직접 꼽은 인생 영화와 닮은꼴 캐릭터들을 소개해보았는데요. 대선 후보들의 영화 취향과 캐릭터가 한눈에 보이는 시간이었습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요즘, 이들 중 누가 영화 같은 현실의 주인공이 될지 궁금해지네요! 여러분도 그 클라이맥스에 동참하고 싶다면, 5월 9일에 꼭! 투표해야겠죠?

씨네플레이 에디터 조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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