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 늑대인간, 지킬과 하이드, 투명인간, 프랑켄슈타인 등등. 다 한 번쯤은 들어본 이름이죠? 영화 작품을 넘어 공포의 원형으로 남은 전설들, 이들을 다시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유니버설 픽쳐스의 새로운 대형 프로젝트, ‘다크 유니버스를 소개합니다.

추가
<미이라> 다크 유니버스 프로젝트 영상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원조

지금이야 워너, 디즈니, 폭스가 히어로 영화를 앞세워 각 작품들이 하나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이른바 시네마틱 유니버스전략의 대표주자로 꼽히고 있습니다만, 사실 유니버설 픽쳐스는 이미 1940년대 자신들의 몬스터 영화들을 크로스오버(서로 다른 두 가지 분야·작품을 접목시키는 것)’한 바 있습니다.

<오페라의 유령> / <노틀담의 꼽추> / <웃는 남자>

1920년대부터 유니버설 픽쳐스는 소설을 원작으로 둔 괴기스러운 공포영화를 차근차근 만들어갑니다. <노틀담의 꼽추>, <오페라의 유령>, <웃는 남자> 등에 이어 1931, '드라큘라 백작 그 자체'로 불린 벨라 루고시의 <드라큐라>가 엄청난 대박을 터뜨리게 되죠.

드라큐라

감독 토드 브라우닝

출연 벨라 루고시, 헬렌 캔들러

개봉 1931 미국

상세보기
'드라큘라 백작'의 원형이 된 <드라큐라>(1931) 벨라 루고시

그걸 기점으로 에드가 앨런 포 소설의 영화들(<검은 고양이>·<까마귀>), <미이라>, <투명인간>, <프랑켄슈타인의 신부>, <런던의 늑대인간> 등으로 시리즈화에 초석을 만들고 이후 ‘유니버설 몬스터즈’라 불리는 세계를 구축하게 됩니다.

<미이라>(1932) / <런던의 늑대인간> (1935)
<프랑켄슈타인>(1931, 맨 좌측) / <프랑켄슈타인의 신부>(1935)
<투명인간>(1933)

처음에는 ‘유니버설 픽쳐스’라는 제작사와 고딕 호러특유의 분위기 정도만 공통점이었지만 <프랑켄슈타인 늑대인간 만나다><프랑켄슈타인의 집> 등의 작품에서 몬스터들끼리 만나기도 하는, 그야말로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원조 같은 작품들도 등장합니다. 물론 처음부터 치밀하게 기획된 것이 아니라서 허술한 편이었죠. 드라큘라였던 벨라 루고시가 <프랑켄슈타인 늑대인간 만나다>에서 프랑켄슈타인의 몬스터를 맡기도 하는 등 출연진 중복이 있을 정도로요.

프랑켄슈타인 늑대인간 만나다

감독 로이 윌리엄 네일

출연 일로나 마세이, 패트릭 노울즈

개봉 1943 미국

상세보기

결국엔 이 시리즈도 질보다 양으로 승부를 보게 되는데요, 1946년에는 자그마치 5편의 유니버설 픽쳐스 호러 영화가 개봉하는 등 작품을 양산합니다. 1950년대에는 코미디 듀오 애보트와 코스텔로를 주연으로 한 작품이나 '해양 괴물(Creature from the Black Lagoon)' 같은 새로운 몬스터도 창조했지만 1960년에 막을 내립니다.

'애보트와 코스텔로' 시리즈 / <해양 괴물> (1954)
리메이크, 그리고 리부트

그렇다고 ‘유니버설 몬스터즈의 명맥이 완전히 끊긴 건 아닙니다. 1950년대 말, 소설 <드라큘라>, <프랑켄슈타인>의 판권 소멸을 바탕으로 영국의 해머 영화사가 크리스토퍼 리의 <괴인 드라큐라>나 피터 커싱의 <프랑켄슈타인의 저주> 같은 걸작 호러를 배출했고, 이에 미국의 유니버픽쳐스는 ‘호러 클래식’ 리메이크 판권을 건네 <미이라>, <오페라의 유령>, <프랑켄슈타인> 시리즈 등을 제작하게 합니다.

프랑켄슈타인의 복수

감독 테런스 피셔

출연 피터 커싱, 프란시스 매튜즈

개봉 1958 영국

상세보기
<프랑켄슈타인의 복수> 피터 커싱 / <괴인 드라큐라> 크리스토퍼 리
괴인 드라큐라

감독 테런스 피셔

출연 피터 커싱, 크리스토퍼 리

개봉 1958 영국

상세보기

또 유니버픽쳐스 역시 고전작들을 나름대로 리메이크하기도 했습니다. 1979<드라큐라>, 1999~2008<미이라> 시리즈, 2004<반 헬싱>, 2010<울프맨>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미이라> 1, 2편을 제외하면 스타 배우들을 섭외했음에도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죠. 오히려 콜롬비아 픽쳐스에서 내놓은 <드라큐라>(프란시스 포드 코폴라가 연출한 1992년작)가 더 강렬한 인상을 남겼을 정도니까요.

드라큐라

감독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출연 게리 올드만, 위노나 라이더, 안소니 홉킨스, 키아누 리브스, 리차드 E. 그랜트, 캐리 엘위스, 빌리 캠벨

개봉 1992 미국

상세보기
<드라큐라>(1979) 프랭크 란젤라 / <드라큐라>(1992) 게리 올드만
<반 헬싱> / <울프맨> (2010)
모험과 공포를 잘 녹여내 성공한 <미이라>(1999)
드라큘라: 전설의 시작

감독 게리 쇼어

출연 루크 에반스, 도미닉 쿠퍼, 잭 맥고원, 사라 가돈, 찰스 댄스

개봉 2014 미국

상세보기

그러다 2014<드라큘라: 전설의 시작>을 토대로 ‘유니버설 몬스터즈를 리부트할 계획을 내비치기도 했죠. 가장 유명하고, ‘유니버설 몬스터즈의 시초 격인 몬스터를 내세운 건 좋았지만 정작 흥행 면에서 본전만 간신히 건지면서 정작 다크 유니버스에선 제외됐습니다.   

흥행의 벽을 넘지 못한 루크 에반스의 절규 (<드라큘라: 전설의 시작>)
'다크 유니버스'의 장대한 계획은?
미이라

감독 알렉스 커츠만

출연 톰 크루즈, 소피아 부텔라, 애나벨 월리스

개봉 2017 미국

상세보기

<드라큘: 전설의 시작>의 실패로 다크 유니버스의 첫 타자는 <미이라>가 됐습니다. 6월 개봉을 앞두고 유니버설 픽쳐스는 522(현지시각)다크 유니버스의 라인업을 공개하며 영화에 힘을 실기도 했죠.

의도적으로 자사의 로고와 대비시킨 센스!

공개된 라인업은 2019년에 개봉할 <프랑켄슈타인의 신부>, 제목과 개봉일이 미정인 투명인간’, ‘늑대인간’,  ‘해양 괴물’, 반 헬싱영화입니다. 사실 ‘유니버설 몬스터즈의 팬이라면 환호할 만하지만 젊은 세대들의 흥미를 끌기엔 좀 부족해 보이죠. 그래서 작품과 함께 배우 캐스팅도 공개했습니다.

마치 각종 영화 주연배우 소모임 같죠?

현재 공개된 정보로는 톰 크루즈, 소피아 부텔라가 <미이라>, 하비에르 바르뎀이 <프랑켄슈타인의 신부>, 조니 뎁이 투명인간(이 비싼 배우가 투명하게 나온다고요?)에 참여하고, 러셀 크로우가 <미이라>를 시작으로 다크 유니버스에서 중추적인 역할인 지킬 박사(와 하이드)를 연기합니다.

러셀 크로우의 지킬과 하이드

거기에 최근 물망에 오른 배우들은 <랑켄슈타인의 신부>의 안젤리나 졸리, ‘늑대인간의 드웨인 존슨이라니 <분노의 질주><쥬라기 월드>의 성공으로 기세등등한 유니버설 픽쳐스의 패기(혹은 오)가 엿보입니다.

안젤리나 졸리 / 드웨인 존슨. 아마 이런 이미지일까요?

다만 걱정이 되는 거라면, 배우들의 나이가 아닐까 합니다. 매 작품마다 최소 1년 반, 발표된 대로만 만들어도 마지막으로 거론되는 '반 헬싱' 개봉이 2023년인데 이후 차기작에서 주연 배우들이 액션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기우가 드는군요. (소피아 부텔라를 제외하면 네 배우의 평균 나이 52……)

예고편만 봐도 톰 형 힘들어 보이는데…….

또 이번 다크 유니버스는 알렉스 커츠만과 크리스 모건이 모든 작품에 제작자로 투입돼 수장 노릇을 할 텐데요, 대표작이라면 알렉스 커츠만은 <스타 트렉> 리부트의 제작과 <트랜스포머> 1, 2편의 각본이고, 크리스 모건은 <분노의 질주> 3편 이후 각본 참여입니다. 두 사람의 필모그래피에 흥행작은 있지만 빼어난 작품성까지 잡은 작품이 드물다는 게 다크 유니버스의 불안 요소로 보입니다.

그래도 역시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죠? 기존의 '시네마틱 유니버스'와 달리 각 편마다 장르적 특색이 다를 수 있다는 점, 촘촘한 복선을 통한 세계관 통합만 성공한다면 '다크 유니버스'가 호러 팬과 블록버스터를 선호하는 관객들 모두 사로잡을 가능성은 충분해 보입니다. 6월 6일 개봉하는 <미이라>의 성공으로 새로운 유니버스가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길 기대해봅니다!


씨네플레이 인턴 에디터 성찬얼

재밌으셨나요? 아래 배너를 눌러 네이버 영화를 설정하면 영화 이야기, 시사회 이벤트 등이 가득한 손바닥 영화 매거진을 구독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