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만드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공동 작업입니다. 흥행 성패를 누구 한 사람에게 돌릴 수 없죠. 그런데 유독 어떤 배우가 나오면 흥행하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배우들에게도 아픈 손가락 같은 작품들이 있기 마련인데요. 흥행작에 가려 미처 조명되지 않았던 비운의 영화들을 관객 수를 기준으로 모았습니다.  
※ 네이버 영화 DB에 등록된 '장편 영화 주연작'으로 한정했습니다.


송강호
<복수는 나의 것>(2002) - 약 340,000명

놀랍게도 역대 송강호 주연작 중 가장 적은 관객 수를 동원했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의 첫 번째 작품으로 3부작 중에서도 가장 잔혹한 영화였는데요. 개봉 전 시사회에서 한 관객이 구토를 했다는 전설도 있습니다.

잔잔함+건조함+폭력성+불분명한 선악 구조는 대중적으로 어필하긴 힘들었습니다. CJ 엔터테인먼트가 총제작비 25억을 투자했지만 손익분기점인 70만 명의 절반 수준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DVD를 통해 해외 시장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7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습니다. 오로지 영화의 힘으로 인정받았으니 송강호 최저 관객 수 1위가 불명예스럽지 않은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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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는 나의 것

감독 박찬욱

출연 송강호, 신하균, 배두나

개봉 2002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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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소금>(2011) - 771,699명

송강호 X 신세경의 조합은 신선했습니다. 청순한 아이콘이었던 신세경의 연기 변신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하지만 영화를 본 관객들과 평론가들은 냉정한 평가를 내렸습니다. 네이버 영화에 리뷰를 등록한 jibb***는 "소금을 안 넣은 북어국 같은 영화"라고 평했고요. '소금왕' 박평식 평론가는 <푸른 소금>을 두고 "맛을 삼킨 멋"이라 평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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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소금

감독 이현승

출연 송강호, 신세경

개봉 2011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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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세계>(2007) - 1,025,781명

<우아한 세계>는 기존에 유행하던 조폭 영화들의 문법을 살짝 벗어난 작품이었습니다. 조폭은 캐릭터의 직업일 뿐, 중년 가장의 불안한 삶을 이야기한 영화였죠. 송강호는 한재림 감독의 전작 <연애의 목적>을 보고 함께 작업할 것을 제안했는데요. 시나리오도 나오지 않았는데 기획의도만 듣고 출연을 결정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팍팍한 현실을 살고 있는 관객들은 영화관에서도 이를 느끼고 싶지 않았던 걸까요? 그 해 청룡영화상으로 최우수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작품치고는 흥행에서 큰 재미를 보진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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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세계

감독 한재림

출연 송강호

개봉 200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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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
<로드 무비>(2002) - 약 18,000명

<로드 무비>는 동성애에 대한 편견을 깨고 진지한 멜로로 그려내 호평을 받았습니다. 황정민은 이 영화로 청룡영화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등에서 신인상을 받았습니다. 감독 역시 '2002년 최고의 발견'이라는 평가와 함께 그해 신인 감독상을 휩쓸었습니다.

당시 또 다른 주연배우 정찬이 대마초 사건에 연루되어 개봉이 연기되었고, 동성애 장면을 노골적으로 묘사해 청불 등급을 받았는데요. 또한 흑백 톤과 거친 조명인 '프레임 편집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이런 요소들만으로도 흥행을 기대할 영화는 아니었죠.

로드 무비

감독 김인식

출연 황정민, 정찬, 서린

개봉 2002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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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과 시작>(2013) - 38,809명

2012년 <내 아내의 모든 것>으로 흥행 감독에 오른 민규동 감독의 파격 멜로작이었습니다. 황정민도 <달콤한 인생>, <너는 내 운명>, <부당거래>, <댄싱퀸>, <신세계>로 최고 전성기를 맞았던 시절이었죠. <끝과 시작>. 영화 제목마저 이들의 상황과 묘하게 맞아떨어져 왠지 슬퍼집니다. (이 영화 이후로 황정민의 필모는 다시 흥행 시작인 것!)

영화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갈리는데요. 전문가들과 관객들은 신선하지만 불친절한 내러티브, 문어체 대사의 어색함을 흥행 실패 이유로 꼽았습니다. 대중적이진 않지만 의외로 매력적인 요소가 있는 작품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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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과 시작

감독 민규동

출연 엄정화, 황정민, 김효진

개봉 2013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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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정혜>(2005) - 43,457명

최근에도 종종 회자되고 있는 작품이죠. 이윤기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입니다. 우애령 단편 소설 <정혜>를 각색했는데요. 어린 시절 충격적인 사건을 겪고 무미건조하게 살고 있는 정혜가 사랑을 느끼는 남자 캐릭터를 연기했습니다. 한 여자의 삶을 기교 없이 정적으로 집중해 보여주는 영화였죠. 스펙터클한 사건에 집중하지 않고, 인간 내면을 파고든 영화라 흥행 성적은 아쉬웠습니다.

여자, 정혜

감독 이윤기

출연 김지수, 황정민

개봉 2005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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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
<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 곳>(2008) - 8,986명

히말라야 로케이션의 아름다운 영상으로 가득 찬 이 영화를 스크린으로 봤던 관객이 단 8,986명뿐이라니, 이 숫자 안에 드신 분들은 뿌듯해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친절한 금자씨> 이후 3년 만에 선택한 복귀작인데요. 당시 최민식은 고액 출연료 논란 등으로 충무로는 그를 캐스팅하는 것을 반기지 않는 상태였는데요. 배우로서 위기를 겪던 최민식의 모습이 투영된 것일까요? 이 영화에서 유독 그가 맡은 캐릭터가 외롭고 쓸쓸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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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바람이 머무는 곳

감독 전수일

출연 최민식

개봉 2008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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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1992) - 32,359명 (서울 관객)

에디터는 초딩시절 선생님이 학교에서 이 영화를 보여주길래 당시 흥행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였습니다. 최민식은 극 중에서 새로 부임한 담임 선생님으로 분해 엄석대가 행하는 불의를 눈치채고 반 아이들에게 정직, 진실, 용기를 심어주었습니다. 2006년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한국인이 뽑은 한국 영화 10선"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작품입니다. 네이버 네티즌 평점은 무려 9.28을 받았습니다. 같은 해 개봉한 <우리 사랑 이대로>도 서울 관객 119,983명이 들었지만 다양한 시기별 작품 소개를 위해 그 다음 순위인 <파이란>을 소개합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감독 박종원

출연 홍경인, 고정일, 최민식, 태민영, 이진선, 신구

개봉 1992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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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란>(2001) - 222,711명 (서울 관객)

아사다 지로의 단편소설 <러브레터>를 원작으로 한 비극적인 멜로 영화입니다. 최민식이 3류 건달로 나오고 위장 결혼을 한 중국 여자 파이란(장백지)과의 엇갈린 사랑을 그렸습니다. 지금은 높이 평가받는 영화지만, 개봉 당시에는 대진운이 좋지 않았습니다. 무려 <친구>와 개봉 시기가 겹쳤기 때문이죠. 최민식이 본인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꼽기도 할 정도로 애착이 많았던 작품이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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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란

감독 송해성

출연 최민식, 장백지

개봉 2001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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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처음부터 흥행 보증수표 배우는 아니었습니다. 드라마에선 승승장구했지만 영화판에서는 초기작 <런어웨이>, <그들만의 세상>, <지상만가> 등이 내리 그의 역대 필모 중 가장 적은 관객 수를 동원했죠. 다양한 시기를 다루기 위해 대표적으로 <지상만가>만 소개하고, 그 이후 순위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지상만가>(1997) - 33,587명 (서울 관객)

이병헌은 <지상만가>에서 할리우드 진출을 꿈꾸는 청년 역할을 맡았습니다. 강제규 감독이 각본으로 참여했고, 당시 핫했던 배우 신현준의 출연으로 흥행을 예상했죠. 하지만 참패. 영화사가 도산하다 못해 강제규 감독의 전 재산을 탕진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병헌은 이 영화까지 내리 흥행 실패해 완전히 흥행 참패 배우로 낙인찍혔습니다. 하지만 다음 영화 <내 마음의 풍금>이 드디어 흥행하게 되죠. 화려한 테크닉과 감각적인 영상은 꽤 근사했지만 그저 이야기 없이 진행된 영화라는 혹평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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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만가

감독 김희철

출연 신현준, 이병헌, 정선경

개봉 199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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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컨덕트>(2016) - 149,088명

<미스컨덕트>는 이병헌의 할리우드 진출작입니다.  알파치노, 안소니 홉킨스 등 호화 캐스팅을 자랑하지만 해외에서도 국내에서도 혹평을 면치 못했습니다. IMDB 5.3,  네이버 평점도 6점 대입니다. 박평식 평론가는 '불어터진 잡탕에 구정물까지'라는 지독한 평을 남겼습니다. 개연성 없는 스토리가 결정적 이유였는데요. 그해 'taste of cinema'에서 선정한 올해 상반기 최악의 영화 5위에 랭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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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컨덕트

감독 신타로 시모사와

출연 알 파치노, 안소니 홉킨스, 조쉬 더하멜, 이병헌

개봉 2016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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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와 함께 간다>(2008) - 215,362명

흥행 여부에 관계없이 이병헌의 해외 진출에 발판을 마련해 준 영화입니다. 프랑스의 유명 감독 트란 안 훙과 조쉬 하트넷, 기무라 타쿠야 등 온갖 핫한 스타들을 다 모아놓았지만 관객들은 외면했습니다. 우울하고 고어한 예술영화 분위기의 영화와 전혀 다른 홍보 포인트에 관객들은 더더욱 분노! 이름만 들어도 훈훈한 조쉬 하트넷+이병헌+기무라 타쿠야의 우정과 액션 스릴러 장르로 홍보했던 탓에 당황한 관객들이 많았다는 후문입니다.

나는 비와 함께 간다

감독 트란 안 훙

출연 이병헌, 조쉬 하트넷, 엘리어스 코티스, 기무라 타쿠야, 여문락

개봉 2008 프랑스, 홍콩, 아일랜드, 스페인,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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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산술적인 관객 수로 따지면 <용서받지 못한 자>가 10,647명으로 가장 적은 관객 수를 동원했습니다. 하지만 2천만 원 제작비에 7천만 원 수익을 올린 성공한 영화라 비운의 영화로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아 제외합니다.

<숨>(2007) - 12,293명

대중 상업 영화와는 아주 거리가 먼 김기덕 감독의 작품입니다. 김기덕 감독이 최초로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영화인데요. 하정우는 이 영화에서 사형수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여자의 바람난 남편으로 등장했습니다. <시간>에 이어 김기덕 감독과 다시 한번 만난 작품입니다. <시간>도 관객 수 28,414명으로 많은 관객 수를 모으지 못했습니다. 같은 해 개봉한 <두 번째 사랑>도 80,248명의 관객이 들었죠.

감독 김기덕

출연 장첸, 박지아, 하정우

개봉 200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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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2009) - 13,904명

<추격자>로 흥행 배우 반열에 오른 하정우와 일본의 국민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가 만난 한일 합작 영화입니다. 그런데 이런 영화가 있는지 저만 처음 안 건가요...? 밀수를 위해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한국인 청년 역할을 맡았는데요. 흥행에는 실패했습니다. 두 달 뒤 개봉한 <국가대표>의 흥행 때문인지 더욱더 언급조차 되지 않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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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

감독 김영남

출연 하정우, 츠마부키 사토시

개봉 2009 대한민국,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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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7 프로젝트>(2012) - 96,080명

이 영화는 2011년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하정우가 얼떨결에 내세운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만든 영화입니다. 당시 남자 최우수연기상 직전 2년 연속 상을 받으면 트로피를 들고 국토대장정 길에 오르겠다고 한 것. 공약 실행을 위해 그가 영화계 지인들과 함께 577km 대장정에 오른 과정을 담은 로드무비를 만들게 된 것인데요. 다큐 영화치고 적은 관객 수는 아니지만 그 이전과 이후로 아무리 망해도 100만 안팎(<허삼관>이 약 95만 명)의 관객 수를 동원했던 하정우 필모 중엔 상대적으로 아쉬운 성적표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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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7 프로젝트

감독 이근우

출연 공효진, 하정우

개봉 2012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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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그들이라면 믿기 힘든 관객 수를 기록한 영화들을 만나보았는데요. 은근히 작품성 높은 작품들도 눈에 띕니다. 관객 수가 적었던 이유가 궁금하신 분들은 이번 기회에 한 번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ㅎㅎㅎ) 에디터는 사실 이 영화들을 극장에서 보신 분들의 이야기가 더 궁금합니다. 있다면 댓글 남겨주세요~!

씨네플레이 에디터 조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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