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Birthday, Hanx! 2017년 7월 9일은 톰 행크스의 61번째 생일이다. 그는 데뷔한 지 근 40년을 바라보고 있는 현재에도 여전히 시들지 않는 에너지로 전 세계 영화 팬들에게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작년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에서 행크스가 보여준 얼굴은, 그가 여전히 현재진행형 배우라는 걸 새삼 확인시켰다. 연기는 물론 제작, 연출까지 그 영역을 확장해나간 행크스의 찬란한 시간들을 정리했다.


현장에서 연기를 배웠다

어릴 적 수줍음 많던 행크스는 고등학생 때부터 연기를 시작해, 대학에서도 연극을 전공했다. 하지만 학교 교육보다는 홀로 브레히트, 테네시 윌리엄스, 입센 등을 독학하고 극장을 찾아다니며 무대의 참맛을 배우는 데에 더 관심이 많았다. 그러던 가운데 '그레이트 레이크 씨어터 페스티벌'을 운영하는 빈센트 다울링을 만나 3년간 페스티벌의 인턴으로 일하며 10편의 작품에 배우로 활약했을 뿐만 아니라 조명, 세트 디자인, 극장 관리 등 연극 제작 전반을 경험할 수 있었다. 행크스는 결국 학교를 떠났고, 훗날 <타임>이 선정한 '대학을 중퇴한 유명인사 10명'에 선정되기도 했다.

연극 <베로나의 두 신사>에서 프로테우스를 연기하던 행크스

'코미디 배우'로 출세했다
어둠의 방랑자 / 바섬 버디스

23세에 뉴욕으로 이주한 그는 이듬해 저예산 슬래셔영화 <어둠의 방랑자>(1980)를 시작으로 TV시리즈 <부섬 버디스>, <메이즈 앤 몬스터> 등에 출연하면서 점차 이름을 알렸다. 첫 영화 주연작은 (이후 <아폴로 13>, '다빈치 코드' 시리즈 등으로 연을 이어가는) 론 하워드 감독의 <스플래시>(1984)다. 로맨틱코미디 <스플래시>의 흥행으로 코미디물에 연달아 출연한 그는,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둔 <빅>(1988)에서 하루아침에 어른이 돼버린 소년으로 분해 연기력까지 인정받았다. 코미디 배우라는 이미지를 벗고자 브라이언 드 팔마의 풍자극 <허영의 불꽃>(1990)에 출연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아이러니하게도 기존의 것과 유사한 분위기의 <그들만의 리그>(1992),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1993)은 또 성공했다.

스플래시
허영의 불꽃
그들만의 리그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2년 연속 수상
필라델피아
행크스의 첫 오스카 수상소감은 현재까지 가장 감동적인 사례로 남았다

1993년 초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을 발표한 행크스는 그해 말 동성애/에이즈 문제를 전면에 다룬 작품 <필라델피아>에 내놓으며 세상을 놀래켰다. 동성애자이자 에이즈 환자라는 이유로 부당하게 해고당하는 변호사 앤드류로 분한 그는, 예의 웃음기는 완전히 배제한 채 세상의 편견에 맞서 싸우는 의지를 묵직히 전달해냈다. 이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까지 수상하며 '코미디 전문'이라는 이미지를 단숨에 날려버렸고, 1994년 여름 개봉한 <포레스트 검프>를 통해  다시금 드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2년 연속 오스카를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세상의 격랑에 휩쓸리는 가운데, 때마다 재능을 발휘해 목숨을 부지하며 자기도 모른 채 세상을 바꾸는 데에 이바지한 지적장애인의 파란만장한 삶을 보여준 행크스는 그렇게 1990년대 미국을 대표하는 얼굴이 되었다.

포레스트 검프
1995년 두 번째 오스카 수상 당시

'감독' 톰 행크스
<댓 띵 유 두!> 현장
주제곡 'That Thing You Do!' 뮤직비디오

1995년에도 그의 커리어는 승승장구했다. 조난된 우주선에서 팀원들을 무사히 귀환시킨 우주비행사를 연기한 <아폴로 13>과 주인공 우디의 목소리를 담당한 픽사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가 모두 거대한 성공을 기록했다. 이듬해 행크스는 시나리오까지 직접 쓴 첫 연출작 <댓 띵 유 두!>(1996)를 내놓았다. 1960년대를 배경으로, 아마추어 드러머가 우연한 기회로 밴드에 가입해 전국구 인기밴드로 발돋움하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 작품이었다. 쾌활한 멜로디를 담은 주제곡 'That Thing You Do!'가 음악 차트에서 성공하고 영화에 대한 평도 좋았지만, 흥행 성적은 제작비를 살짝 웃도는 정도에 그쳤다. 15년 후 줄리아 로버츠와 호흡을 맞춘 두 번째 연출작 <로맨틱 크라운>을 발표한 바 있다.

<로맨틱 크라운> 현장

아주 잘나가는 제작자다
'플레이톤' 로고

톰 행크스는 <댓 띵 유 두!>의 프로듀서 게리 괴츠먼과 함께 1998년 제작사 '플레이톤'을 설립했다. 이름은 <댓 띵 유 두!> 속 레코드회사에서 따온 것. 플레이톤의 행보는 시작부터 성공적이었다. 창립작은 주연과 제작을 겸한 (<포레스트 검프>를 연출한)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캐스트 어웨이>(2000). <캐스트 어웨이>의 성공에 이어 저예산으로 제작된 <나의 그리스식 웨딩>(2002)까지 제작비의 74배에 육박하는 수익을 기록했다. 1인5역의 연기까지 소화한 애니메이션 <폴라 익스프레스>까지 성공을 거두자 2006년엔 닐 영 다큐멘터리 <하트 오브 골드>, 애니메이션 <앤트 불리>, 성장영화 <스타트 포 텐> 등 다양한 갈래의 영화들을 내놓는 야심까지 보여줬다.

나의 그리스식 웨딩 / 폴라 익스프레스

그리고 뮤지컬영화 <맘마 미아!>(2008)가 다시 한번 대박을 치면서 제작자로서의 감식안을 자랑했다. HBO와의 드라마 제작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플레이톤의 성과다. 창립부터 2014년까지 파트너십을 이어오면서 <밴드 오브 브라더스>(2001), <퍼시픽>(2010), <올리브 키터리지>(2014) 등을 성공시켰다. 요 몇 년 사이의 성과는 다소 주춤한 편이지만, '제작자' 톰 행크스의 행보는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맘마 미아! / 괴물들이 사는 곳

대표작을 꼽을 수가 없다

톰 행크스의 최고 연기를 콕 하나 집어내기가 과연 가능할까. 그의 커리어가 위대한 건 배우 톰 행크스가 아닌 오로지 그 인물만이 돋보이게 만드는 경지를 지난 30년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하여, 그 흔적에서 경중을 따지기 위해선 '우열'보다는 '취향'의 선택만이 요구된다. 다음은 추린다고 열심히 추려본 톰 행크스의 캐릭터 목록이다. 여러분의 마음 속 톰 행크스는 어떤 영화의 누구인가?

짐 로벨 선장, <아폴로 13>(1995)
존 밀러 대위,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
조 폭스, <유브 갓 메일>(1998)
폴 엣지컴, <그린 마일>(1999)
척 놀랜드, <캐스트 어웨이>(2000)
마이클 설리반, <로드 투 퍼디션>(2002)
칼 핸래티, <캐치 미 이프 유 캔>(2002)
G.H. 도어 교수, <레이디킬러>(2004)
빅터 나보스키, <터미널>(2004)
기관장 등 여섯 캐릭터(의 목소리), <폴라 익스프레스>(2004)
로버트 랭던, <다빈치 코드>(2006)
찰리 윌슨, <찰리 윌슨의 전쟁>(2007)
닥터 헨리 구즈 / 아이작 / 자크리, <클라우드 아틀라스>(2012)
리차드 필립스 선장, <캡틴 필립스>(2013)
월트 디즈니, <세이빙 MR.뱅크스>(2013)
제임스 도노반, <스파이 브릿지>(2015)
체슬리 설렌버거,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2016)
아폴로 13
라이언 일병 구하기
유브 갓 메일
그린 마일
캐스트 어웨이
로드 투 퍼디션
캐치 미 이프 유 캔
레이디킬러
폴라 익스프레스
터미널
다빈치 코드
찰리 윌슨의 전쟁
클라우드 아틀라스
캡틴 필립스
세이빙 MR.뱅크스
스파이 브릿지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

최고 흥행 작품은?
우디

시대를 풍미한 배우인 만큼 흥행작들도 많다. 흥미로운 건 최대 흥행작이 목소리를 연기한 <토이 스토리 3>(2010)라는 점이다. 그의 경력 통틀어 유일하게 1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낸 작품이기도 하다. 보안관 우디는 필모그래피에 걸쳐 '코미디'와 '대장' 캐릭터를 두드러지게 선보여온 행크스의 목소리를 통해 쾌활하고 든든한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해왔다. '토이스토리' 2편과 1편은 각각 흥행 수익 3위, 7위를 차지하고 있다. 흥행 순위 10편 가운데 '토이스토리' 시리즈를 제외한 7편이 각각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 3편(<포레스트 검프>, <캐스트 어웨이>, <폴라 익스프레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2편(<라이언 일병 구하기>, <캐치 미 이프 유 캔>), 론 하워드 감독 2편(<다빈치 코드>, <아폴로 13>)으로 한정된다는 점도 재미있다.

2010년 <토이 스토리 3> 시사회 현장

34년 만에 무대로 돌아왔다

영화/TV에 출연하며 연극을 떠났던 행크스는 무려 34년 만에 <럭키 가이>(2013)로 다시 무대에 섰다. <시애틀에서 잠 못 이루는 밤>, <유브 갓 메일>로 협업했던 노라 에프런이 쓴 마지막 이야기로, 뉴욕 경찰 부패와 애브너 루이마 사건 취재로 퓰리처상을 받은 바 있는 타블로이드지 칼럼니스트 마이크 맥어라리를 조명한 작품이다. "톰 행크스의 브로드웨이 데뷔작"으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고, 상연되는 4개월간 매진 사례를 이루며 그해 가장 뜨거운 연극으로 회자됐다.

Tom Hanks, Maura Tierney & More Take the Stage in Nora Ephron's "Lucky Guy"

트위터리안이다

톰 행크스는 팔로워 1339만 명을 거느리는 트위터리안이기도 하다. 2015년 3월 계정 을 시작해 이따금씩 짧은 멘트를 담아 근황을 알리는데, 영화 속에서 익히 보았던 그의 따스하고 유쾌한 품성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지나가던 길에 결혼사진을 찍고 있는 커플에게 다가가 함께 셀피를 찍어 올린 일화가 널리 알려져 있다. 가장 자주 올리는 건 길가에서 발견한 분실물 사진. 촌철살인의 멘트 하나하나 너무 사랑스럽다. 뉴욕에서 물건을 잃어버렸다면 https://twitter.com/tomhanks에 들어가보자.



씨네플레이 에디터 문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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