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정 <씨네21> 기자
하나와 하나가 만나 이룬 풍족함
★★★☆
작은 집 하나에 담긴 사랑과 인생, 예술의 총합. 몸은 불편하지만 정신은 건강한 여자 모드(샐리 호킨스), 그리고 소통에 능숙하지 못하지만 따뜻한 남자 에버렛(에단 호크). 소외된 둘의 만남은 모두의 시선에서 빗겨나 있지만, 둘의 만남은 급기야 풍족한 삶의 환희를 만들어낸다. 한 예술가의 탄생기이자, 평생을 이어간 사랑의 행로가 마음을 움직인다. 모드의 동작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표현한 샐리 호킨스, 그리고 단순한 표정에 마음을 담아낸 에단 호크, 두 배우의 과장되지 않은 호흡이 오롯이 전달된다.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고귀한 사랑의 집
★★★
여자와 남자는 느리게 천천히 사랑한다. 그들의 비좁은 보금자리를 여자가 자신의 그림으로 하나씩 채워가면서, 남자가 여자에게 인생의 자리를 조금씩 내어주면서 사랑에 물드는 멜로 영화다. 명배우 샐리 호킨스와 에단 호크의 과장 없는 연기가 캐나다 화가 모드 루이스와 남편 에버렛의 사랑을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보게 한다. 모드의 따뜻한 그림들과 풍경화 같은 영상은 두 배우의 연기를 돋보이게 하는 든든한 배경(Back). 실존 인물의 삶과 사랑을 담백한 솜씨로 풀어낸 에이슬링 월쉬 감독의 터치도 섬세하다.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
삶이라는 풍경
★★★☆
다루고자 하는 인물에 대한 깊은 이해를 보여주는 영화다. 모드 루이스라는 예술가의 삶과 사랑을 다루면서 일반적 전기(傳記)의 형태가 아닌, 루이스가 있던 풍경들을 충실히 바라보는 방식을 택했다. 인물들이 머무는 풍경을 다루는 이 방식은 생전 그가 그린 그림을 닮았다. 고통 속에서도 그 누구보다 풍성하고 아름답게 삶을 가꿔나갔던 모드를 모자람 없이 연기한 샐리 호킨스의 열연이 오래도록 뇌리에 남아 반짝인다.
송경원 <씨네21> 기자
아름다운 것에는 굳이 이름이 필요하지 않다
★★★★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정확히, 사랑 이야기만은 아니다. 캐나다 화가 모드 루이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남편 에버렛과의 함께한 나날을 그린다. 육체적으로 불편하지만 충만한 영혼을 지닌 여자와 강건한 신체를 가졌지만 정서적인 결핍에 놓인 남자가 서로의 모자람을 메우며 서로에게 물들어가는 풍경. 한껏 움츠린 샐리 호킨스의 실루엣은 기묘하게, 아니 당연하게 아름답다. 에단 호크의 쓸쓸한 옆모습도 마찬가지. 근래 가장 애잔하게 망막에 새겨질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