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플레이 사무실에는 이렇게 각자 최애 포스터가 붙어있답니다

영화 포스터의 임무는 단연 '영화가 보고 싶어지도록 만들자'일 겁니다. 영화관이나 길거리에서 오가며 쓰윽 보는 포스터 하나에 티켓 구매 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이 포스터는 '소장용'의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합니다. 당장 씨네플레이 사무실만 봐도 에디터 책상마다 좋아하는 포스터 한 장씩은 붙어져 있으니까요.

영화 포스터 중에서도 평생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눈에 띄는 포스터들이 있습니다. 이미 영화팬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그들이죠. 국내 금손 디자인 스튜디오 세 곳을 소개합니다.


1. 프로파간다
  #다양성영화  #색감  #깔끔  #여백의 미

프로파간다는 영화, 공연, 캘리그래피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디자인 스튜디오입니다. 총 3명의 디자이너로 구성됩니다. 고작 3명?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작은 고추가 매운 법이죠. 제작하는 포스터의 퀄리티는 3명 그 이상입니다. 

<라우더 댄 밤즈> 포스터는 너무 좋아서 집에 5장 쟁여두었습니다

그들은 포스터를 위한 모든 기획을 담당합니다. 시나리오를 미리 읽은 뒤, 컨셉에 맞춰 디자인하는 순으로 진행합니다. 주로 영화 개봉 5~6개월 전에 작업이 이루어집니다. 대부분의 한국영화의 경우 직접 사진 촬영과 함께 디자인을 시작합니다. 외화의 경우 기존에 만든 포스터에 우리말 제목만 '프로파간다' 스타일로 바꿉니다.

청량감 뿜뿜!

<악녀>, <부산행>, <미녀와 야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은교>, <대니쉬 걸>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영화들이 모두 프로파간다 작품입니다. 특히 <워낭소리>는 2010년 맥스무비 최고의 포스터상으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올해로 9주년을 맞이한 프로파간다! 그들만의 감성 코드는 너무나 에디터 취향입니다. 시나리오 북, 잡지광고, 버스광고부터 영화 덕후들이 좋아할 굿즈까지 담당합니다. 며칠 전 에디터가 구매한 프로파간다 표 <족구왕> OST 앨범도 정말 예쁩니다! (틈새 영업) 

프로파간다 X 플레인아카이브(블루레이 제작사) 콜라보 '족구왕' OST앨범! 파란색의 투명 앨범이 정말 예쁩니다.
감성적인 디자인을 하다가도 이런 포스터도 뚝딱!

캘리그래피 + 프로파간다 = 좋아서 쥬금

2. 피그말리온
#외화 포스터  #감성  #따뜻  #섬세

2010년에 창립해 3명의 디자이너가 몸담고 있는 피그말리온! <옥자>, <너의 이름은.>, <그녀>, <겟 아웃> 같은 상업영화, 외화 포스터 작업을 포함해, 매해 40~50편의 영화 포스터를 제작합니다. 3명의 소수 인원이 뛰어난 퀄리티에 무려 40여 편이나! 어마어마한 능력자들입니다.

바라만 봐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적인 느낌느낌

파스텔톤의 색감과 영문 캘리그래피, 한글 레터링 조합은 완벽 그 자체! 캘리그래피는 각각의 디자이너가 직접 작업합니다. 무엇보다도 포스터만 봐도 어떤 내용의 영화일지 감이 잡히는 디자인인데요. 영화별 특징을 잘 살린 포스터들은 정말 영화를 보고 싶게 만듭니다.

피그말리온의 최고의 포스터는 <마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국내에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이죠. 기존 포스터와 달리 정사각형 포스터라는 점이 새롭습니다. 실제로 자비에 돌란 감독이 <마미> 한국 포스터가 최고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을 정도입니다. 피그말리온 포스터에 영감을 받아 다른 나라 포스터도 한국 포스터의 컨셉에 맞추어 디자인될 정도니 세계가 그들의 실력을 인정한 셈입니다.

재개봉 영화들의 포스터도 담당합니다. <이터널 션샤인>, <러브레터> 등 재개봉하는 영화는 최근의 트렌드에 맞게 포스터를 새로 제작합니다. 기존의 영문로고는 그대로 사용하되, 한글 레터링을 작게 넣고 다른 요소들도 최소화하는 게 그들만의 특징입니다.

흑백의 조화, 크 너무 좋네요

<라라랜드>도 <옥자>도 피그말리온!

 3. 빛나는
#세련   #스토리  #박력

세련됨의 끝판왕! '빛나는' 디자인 스튜디오입니다. 모두가 아는 <곡성>, <동주>, <거인>, <추격자> 같은 상업영화부터 중소규모 영화 그리고 독립영화까지 두루 접수한 그들입니다. 주로 영화 포스터를 디자인하고 영화제 포스터나 다양한 공연 포스터도 디자인합니다.

큼지막한 제목들이 인상적입니다. 특히 <관상>은 2013년 최고의 한국영화 포스터로 뽑혔을 정도!

한눈에 눈길을 사로잡는 전달력이 '빛나는'의 강점입니다. 박시영 디자이너는 한 인터뷰에서 "포스터를 보면 한눈에 영화의 스토리를 알 수 있는 걸 좋아한다"고 밝혔듯 '빛나는' 포스터는 큼지막한 글자와 배우의 얼굴을 강조해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포스터들이 많습니다. 

쨍한 색감 뿜뿜!

이미 영화팬들 사이에선 유명한 그들입니다. 2004년 부천국제영화제 포스터를 시작으로 2005년 리얼 판타스틱 영화제, <짝패>까지! 본격적으로 '빛나는'을 알리게 되는 계기가 되었죠. 특히 <짝패> 포스터는 관객들이 하도 떼어가는 바람에 품절 사태를 겪을 정도였습니다.

상업영화에서만큼은 박력있고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포스터들이 다수지만, 같은 회사가 맞나 싶을 정도로 다양성 영화에서만큼은 세련됨을 고수합니다. 특히 <꿈의 제인>의 네온사인 풍의 포스터는 영화의 스토리를 함축해 담은 듯한 디자인이 인상적입니다. 많은 사랑을 받았던 <우리들>, <문라이트> 포스터는 한 편의 영화를 한 장의 예술로 표현한 듯합니다.


흑백을 누구보다 잘 사용할 줄 아는 '빛나는'

지금까지 세 디자인 스튜디오를 간략히 살펴봤습니다. 그들의 더 많은 포스터를 소개하고 싶었지만 스크롤 압박이 두려워 여기서 마친 것이 아쉽습니다. 영화의 첫인상을 담당하는 그들! 단순히 포스터 한 장의 의미를 넘어 예술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자신만의 최애 포스터가 있다면 댓글로 서로 공유해요~

씨네플레이 인턴 에디터 이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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