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BTQ 영화 20편을 소개한다. LGBTQ라는 용어부터 간략히 알아보자. LGBT라는 말에 좀더 익숙할 수 있다. LGBT는 성소수자인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를 합쳐서 부르는 단어이다. 요즘엔 LGBT에 Q를 더해서 부르는 경향이 늘고 있다. Q는 ‘Questioner’의 약자로 아직 자신의 성정체성, 성적 지향에 의문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뜻한다. 다양한 성소수자를 통칭하는 말인 ‘Queer’의 약자로 보기로 한다.
성소수자들을 소재로 한 영화는 과거와 달리 지금은 주류 영화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북미권의 영화 매체 ‘인디와이어’가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LGBTQ 영화 20편”을 살펴보자. 이 리스트는 21세기 즉 2000년 이후 개봉한 영화만을 대상으로 선정한 것임을 밝힌다. 익숙한 영화도 있고 처음 보는 영화도 있을 것이다. 새로운 영화를 발견하고, 익숙한 영화를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20위 파 프롬 헤븐
감독 토드 헤인즈 출연 줄리안 무어, 데니스 퀘이드, 데니스 헤이스버트 제작연도 2002년 상영시간 107분
토드 헤인즈 감독은 1950년대 고전 할리우드 멜로드라마의 장인 더글라스 서크의 영화를 변주해 <파 프롬 헤븐>을 만들었다. 주로 참고한 영화는 <천국이 허락한 모든 것>(1955, <순정에 맺은 사랑>으로 알려져 있다)이다. <천국이 허락한 모든 것>은 상류 사회 미망인과 정원사 아들의 사랑을 그린 영화다. <파 프롬 헤븐>에서는 중산층 사교계의 여왕 캐시(줄리안 무어)와 흑인 정원사 레이먼드(데니스 헤이스버트)의 로맨스로 바뀌면서 인종 문제를 함께 다룬다. 캐시의 남편 프랭크(데니스 퀘이드)는 동성애자다. 캐시는 프랭크가 병에 걸렸다고 생각하고 그와 함께 병원을 찾는다. <파 프롬 헤븐>은 억눌린 욕망을 품고 있던 1950년대 미국 사회를 보여준다. 토드 헤인즈 감독은 <파 프롬 헤븐> 이후 <캐롤>을 통해 다시 한번 이 시기를 주목한다.

- 파 프롬 헤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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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토드 헤인즈
출연 줄리안 무어, 데니스 퀘이드, 데니스 헤이스버트
개봉 2002 미국, 프랑스
19위 더 듀크 오브 버건디
감독 피터 스트릭랜드 출연 시드 바벳 크누센, 키아라 단나 제작연도 2014년 상영시간 104분
<더 듀크 오브 버건디>는 치명적인 사랑을 그리는 영화다. 곤충학자인 중년 부인 신시아와 집안일을 도와주는 앳된 얼굴의 에블린은 사도마조히즘 관계에 있다. 레즈비언인 그들을 지탱하는 가학과 피학의 관계 안에서 행복과 쾌감을 느끼는 사람은 마조히즘에 중독된 에블린이다. 에블린은 신시아로 하여금 사디즘을 행하도록 강요하고 그 강도를 높여간다. <더 듀크 오브 버건디>의 치명적 사랑은 관능적인 조명, 카메라, 의상 등을 통해 완성된다. ‘인디와이어’는 “피터 스크릭랜드 감독이 성적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 더 듀크 오브 버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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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피터 스트릭랜드
출연 시드 바벳 크누센, 키아라 단나, 모니카 스윈, 유지니아 카루소
개봉 2014 영국
18위 파리아
감독 디 리스 출연 킴 웨이언스, 스테파니 앤두자 제작연도 2011년 상영시간 86분
<파리아>는 레즈비언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2007년에 공개했던 28분의 단편을 장편으로 다시 만들었다. <파리아>는 기본적으로 성장영화의 범주에 속한다. 성적 정체성으로 인해 방황하는 10대 흑인 소녀의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선댄스영화제에서 촬영상을 수상한 <파리아>의 촬영감독 브래드포드 영은 최근 드니 빌뇌브 감독의 <컨택트>에 참여한 바 있다. 디 리스 감독은 오는 11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영화 <머드바운드>를 연출했다. <머드바운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흑백 분리법이 악명을 떨치던 미시시피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

- 파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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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디 리스
출연 킴 웨이언스, 스테파니 앤두자
개봉 2011 미국
17위 라잇 온 미
감독 아이라 잭스 출연 투레 린드하르트, 재커리 부스 제작연도 2012년 상영시간 101분
<라잇 온 미>는 베를린영화제에서 최고의 LGBTQ 영화에 주어지는 테디 상을 수상한 영화다. 감독 아이라 잭스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인 <라잇 온 미>는 새 영화 프로젝트를 위해 뉴욕에 온 감독 에릭과 출판사의 변호사 폴의 10년 연애를 담은 영화다. <라잇 온 미>는 게이 커플의 사랑이야기지만 동성애, 이성애를 떠난 보편적인 사랑을 그린다.

- 라잇 온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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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아이라 잭스
출연 투레 린드하르트, 재커리 부스, 줄리안 니콜슨, 미구엘 델 토로
개봉 2012 미국
16위 타네이션
감독 조나단 카우에트 출연 조나단 카우에트, 마이클 콕스 제작연도 2003년 상영시간 105분
<타네이션>은 동성애자인 감독 조나단 카우에트의 삶을 담은 영상과 사진을 편집한 초저예산 다큐멘터리다. 단돈 200달러로 제작했다. 감독은 불우한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는 어머니와 자신을 버렸고, 어머니는 약물 중독에 시달리면서도 할아버지를 간병해야 했다. 어린 카우에트는 자신을 포함한 가족에 대한 영상 기록을 남기기 시작했다. 아방가르드한 팝아트적 감수성을 담은 이 다큐멘터리는 구스 반 산트 감독에 의해 발견돼 선댄스영화제와 칸국제영화제에 출품됐다.

- 타네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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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조나단 카우에트
출연 조나단 카우에트, 마이클 콕스
개봉 2003 미국
15위 밀크
감독 구스 반 산트 출연 숀 펜, 조슈 브롤린, 에밀 허쉬 제작연도 2008년 상영시간 128분
숀 펜은 <밀크>를 통해 2009년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는 1977년 샌프란시스코 시의원으로 당선되면서 미국 최초의 동성애자 선출직 공직자가 된 동성애자 인권 운동가 하비 밀크를 연기했다. <밀크>는 하비 밀크(숀 펜)가 뉴욕에서 자신의 연인과 함께 샌프란시스코의 카스트로 지역으로 이주해 오면서 스스로 동성애자임을 드러내고 인권 운동에 참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하비 밀크의 마지막 8년을 담은 이 영화는 아카데미 각본상(더스틴 랜스 블랙) 트로피도 거머쥐었다.

- 밀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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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구스 반 산트
출연 숀 펜, 조슈 브롤린, 에밀 허쉬
개봉 2008 미국
14위 아이 킬드 마이 마더
감독 자비에 돌란 출연 자비에 돌란, 앤 도벌 제작연도 2009년 상영시간 96분
<아이 킬드 마이 마더>는 자비에 돌란 감독의 데뷔작이다. 그의 천재성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로 채 20살이 안 된 자비에 돌란이 감독, 배우, 각본가 역할을 모두 맡았다. 10대 게이 소년 후베르트(자비에 돌란)와 어머니(앤 도벌)의 관계에 주목한다. 자비에 돌란 감독 특유의 감각적인 영상을 볼 수 있는 <아이 킬드 마이 마더> 이후 자비에 돌란 감독은 <마미>(2014)를 통해 다시 한번 어머니에 대한 영화를 만들었다.

- 아이 킬드 마이 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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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자비에 돌란
출연 앤 도벌, 자비에 돌란
개봉 2009 캐나다
13위 가장 따뜻한 색, 블루
감독 압델라티프 케시시 출연 레아 세이두,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 제작연도 2013년 상영시간 179분
2013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가장 따뜻한 색, 블루>는 그 명성에 비해 다소 순위가 낮은 듯하다. ‘인디와이어’의 매체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된다. 같은 해 칸영화제에서 상영된 화제작 <호수의 이방인>이 훨씬 순위가 높다. 파격적인 레즈비언 정사 신으로 유명한 이 영화는 이례적으로 감독과 함께 두 주연 배우인 레아 세이두와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에게도 황금종려상 트로피를 수여했다. 그만큼 두 배우의 연기가 눈부시다는 뜻이다. 고등학생 아델(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과 파란 머리의 대학생 엠마(레아 세이두)가 횡단보도에서 우연히 스치며 서로를 바라보는 장면은 오래 기억될 것이다.

- 가장 따뜻한 색,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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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압델라티프 케시시
출연 레아 세이두,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
개봉 2013 프랑스
12위 에브리바디 올라잇
감독 리사 촐로덴코 출연 줄리안 무어, 아네트 베닝, 마크 러팔로 제작연도 2010년 상영시간 106분
<에브리바디 올라잇>에는 줄리안 무어와 아네트 베닝이 레즈비언 커플로 등장한다. 의사인 닉(아네트 베닝)과 조경 디자이너 줄스(줄리안 무어)는 기증 받은 정자를 통해 딸 조니(미아 바스코브스카)와 아들 레이저(조시 허친슨)를 낳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간다. 두 자녀가 생물학적 아버지인 폴(마크 러팔로)을 찾기 전까지 그랬다.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폴은 매력적인 싱글 남성이다. 조니와 레이저는 풀과 만나고 심지어 줄스도 폴과 가까워진다. <에브리바디 올라잇>은 결국 가족 드라마다. 다만 조금 다른 가족일 뿐이다. 줄리안 무어와 아네트 베닝의 연기는 두 말 하면 입이 아프다. 리사 촐로덴코 감독의 자전적 스토리가 바탕이 됐다. 촐로덴코 감독은 레즈비언 커플을 다룬 전작 <하이 아트>(1998)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 에브리바디 올라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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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리사 촐로덴코
출연 줄리안 무어, 아네트 베닝, 마크 러팔로, 미아 와시코브스카, 조쉬 허처슨
개봉 2010 미국
11위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 출연 아미 해머, 티모시 찰라멧 제작연도 2017년 상영시간 130분
이탈리아의 촉망 받는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의 신작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 11위에 선정됐다. 이 영화는 아직 정식 개봉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11월 24일 개봉할 예정이다. ‘인디와이어’의 기자는 선댄스 등 영화제에서 미리 영화를 본 듯하다. 정식 개봉을 하지도 않은 영화를 11위에 올려놓은 걸 보면 꽤 괜찮은 영화인 걸로 예상된다. 1983년 북부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10대 소년 엘리오(티모시 찰라멧)와 미국인 젊은 학자 올리버(아미 해머)의 뜨거운 여름의 로맨스를 그린다.

-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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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루카 구아다니노
출연 아미라 카서, 티모시 찰라멧, 아미 해머, 마이클 스털버그
개봉 2017 이탈리아, 프랑스, 브라질, 미국
10위 헤드윅
감독 존 카메론 미첼 출연 존 카메론 미첼, 마이클 피트 제작연도 2000년 상영시간 91분
LGBTQ 영화의 리스트에서 전설적인 영화 <헤드윅>이 빠질 수 없다. <헤드윅>은 새로운 세대의 <록키 호러 픽쳐쇼>와 같은 작품이다. 존 카메론 미첼은 자신이 출연한 오프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영화로 만들었다. 영화 공개 이후 오프브로드웨이가 아닌 브로드웨이 극장에서 다시 무대에 올랐다. <헤드윅>은 국내에서도 여러 차례 무대에 올린 바 있다. 뮤지컬만 본 관객은 영화를, 영화만 본 관객은 뮤지컬을 챙겨보는 것도 <헤드윅>을 더 즐겁게 감상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 헤드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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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존 카메론 미첼
출연 존 카메론 미첼
개봉 2000 미국
9위 멀홀랜드 드라이브
감독 데이빗 린치 출연 나오미 왓츠, 로라 해링 제작연도 2001년 상영시간 136분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2016년 BBC가 세계 36개국 영화평론가 17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21세기 100대 영화’의 1위로 선정된 바 있다. ‘인디와이어’의 생각은 조금 다른 모양이다. 물론 이 리스트는 LGBTQ 영화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순위가 낮아졌다고 판단할 수도 있겠다. 멀홀랜드 드라이브에서 사고를 당한 리타(로라 해링)는 배우가 되기 위해 캐나다에서 할리우드로 온 베티(나오미 왓츠)의 고모집에 숨어든다. 베티는 기억을 잃은 리타가 유일하게 기억하는 다이안이라는 인물을 찾아나선다. 베티와 리타가 레즈비언 커플이긴 하지만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LGBTQ 영화를 넘어선 좀더 다른 차원의 영화인 건 확실해 보인다. 데이빗 린치의 다른 영화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 멀홀랜드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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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데이빗 린치
출연 나오미 왓츠, 로라 해링
개봉 2001 프랑스, 미국
8위 아가씨
감독 박찬욱 출연 김민희, 김태리, 하정우 제작연도 2016년 상영시간 144분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8위다. 꽤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사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스미스>를 각색한 <아가씨>는 특히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각종 해외 영화제에서 미술 부문에서 많은 상을 휩쓸었다. 이는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이 배경인 원작을 일제강점기 한국으로 바꾸면서 박찬욱 감독이 공을 들인 부분이 크게 작용한 듯하다. <아가씨>의 또 다른 매력은 히데코를 연기한 김민희와 숙희 역의 김태리의 호흡이었다. <아가씨>는 국내에서 쉽게 보기 힘든 LGBTQ 영화로 오래 기억될 듯하다.

-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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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박찬욱
출연 김민희, 김태리, 하정우, 조진웅
개봉 2016 대한민국
7위 탠저린
감독 션 베이커 출연 키타나 키키 로드리게즈, 마이아 테일러 제작연도 2015년 상영시간 88분
<탠저린>은 크리스마스 영화다. LA에 사는 트랜스젠더 신디와 알렉산드라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들은 핫팬츠를 입고 크리스마스이브의 LA 거리를 걷는다. 이들의 삶은 순조롭지 않다. 신디는 마약상 남자친구 대신 징역을 다녀왔다. 알렉산드라는 가수가 꿈이다. 돈을 받고 무대에 서는 게 아니라 돈을 내고 공연을 해야 하는 처지다. <탠저린>은 션 베이커 감독이 아이폰5를 이용해 저예산으로 촬영한 것으로 유명하다. 스마트폰 카메라 덕분에 비전문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를 이끌어냈다.

- 탠저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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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션 베이커
출연 키타나 키키 로드리게즈, 마이아 테일러, 카렌 카라굴리안, 제임스 랜슨
개봉 2015 미국
6위 주말
감독 앤드류 헤이 출연 톰 컬렌, 크리스 뉴 제작연도 2011년 상영시간 121분
<주말>은 17위에 자리한 <라잇 온 미>와 여러모로 비교할 만한 영화다. <라잇 온 미>는 뉴욕의 두 남자가 지내온 9년의 세월을 보여준다. <주말>은 노팅엄의 두 남자가 제목처럼 금요일 밤에 만나 일요일 오전에 헤어지는 내용을 담았다. 미국과 영국, 긴 시간과 짧은 시간의 간극이 눈에 보이지만 게이 커플을 다루는 본질은 똑같다. 게이들의 사랑이라고 해서 특별할 게 없다는 거다. <라잇 온 미>처럼 <주말> 역시 서로 사랑하는 두 남자를 일상의 풍경 속에 녹여냈다.

-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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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앤드류 헤이
출연 톰 컬렌, 크리스 뉴, 로라 프리맨, 복스 저메인
개봉 2011 영국
5위 호수의 이방인
감독 알랭 기로디 출연 피에르 델라돈챔프스, 크리스토프 파오우 제작연도 2013년 상영시간 97분
<호수의 이방인>은 2013년 칸영화제를 뒤흔든 두 편의 LGBTQ 영화 가운데 하나다. 다른 하나는 이미 소개한 13위의 <가장 따뜻한 색, 블루>다. <호수의 이방인>은 호수와 남자 이 두 가지 요소를 통해 만들어낸 아름답고 동시에 무서운 스릴러다. 프랭크는 게이들이 모여 있는 호수에 도착한다. 그는 매력적인 상대를 찾다가 미셸을 발견한다. 미셸은 위험한 남자다. 그는 애인을 익사시켰다. 프랭크는 그 장면을 목격했지만 미셸을 향한 열정을 접지 못한다. 알랭 기로디 감독의 육체적 욕망과 죽음의 공포에 대한 탐구가 일렁이는 호수의 물결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 호수의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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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알랭 기로디
출연 피에르 델라돈챔프스, 크리스토프 파오우
개봉 2013 프랑스
4위 톰보이
감독 셀린 사아마 출연 조 허란, 말론 레바나 제작연도 2011년 상영시간 84분
많은 LGBTQ 영화들이 성장에 초첨을 맞춘다. 셀린 사아마 감독의 <톰보이> 역시 그렇다. 로레는 얼마 전 이사온 10살짜리 여자 아이다. 그녀는 ‘톰보이’다. 마치 남자처럼 행동한다. 심지어 집 밖에서는 미카엘이란 이름을 쓰고 남자애들과 어울려 축구를 하고 수영도 한다. 그런 로레의 곁에는 동갑내기 여자 리사가 있다. 둘은 점점 가까워지고 로레는 리사에게 진실을 밝히지 못한다. <톰보이>는 무엇보다 어린 소녀의 내면 묘사가 탁월한 영화다.

- 톰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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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셀린 시아마
출연 조 허란, 말론 레바나
개봉 2011 프랑스
3위 캐롤
감독 토드 헤인즈 출연 케이트 블란쳇, 루니 마라 제작연도 2015년 상영시간 118분
20위에서 소개했던 <파 프롬 헤븐>에 이어 토드 헤인즈 감독은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LGBTQ영화 <캐롤>을 만들었다. <파 프롬 헤븐>에서 그랬던 것처럼 <캐롤>은 우아함이 철철 넘치는 영화다. 백화점 점원 테레즈(루니 마라)와 손님으로 찾아온 캐롤(케이트 블란쳇)은 첫 눈에 서로에게 이끌린다.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을 따라 관객들은 결국 비극적일 수밖에 없는 이들의 사랑을 훔쳐본다. 토드 헤인즈 감독은 <파 프롬 헤븐>에서 그랬듯이 할리우드의 클래식 멜로드라마를 끌어들였다. <캐롤>을 인상 깊게 봤다면 데이비드 린 감독의 <밀회>(1945)를 추천한다.

- 캐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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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토드 헤인즈
출연 케이트 블란쳇, 루니 마라, 카일 챈들러
개봉 2015 영국, 미국, 프랑스
2위 브로크백 마운틴
감독 이안 출연 제이크 질렌할, 히스 레저 제작연도 2005년 상영시간 134분
1위에 소개할 영화가 나오기 전까지 이안 감독의 <브로크백 마운틴>이 가장 아름다운 LGBTQ 영화로 손꼽혔다. <브로크백 마운틴>을 여전히 1위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제이크 질렌할과 히스 레저의 빼어난 연기와 더불어 <브로크백 마운틴>을 아름답게 만든 건 대자연의 장엄한 풍경이다. 극 중 브로크백 마운틴은 미국의 와이오밍 주에 있는 걸로 나오지만 실제 촬영지는 캐나다 서부 알버타 주의 록키 산맥이었다. 광할한 자연의 여름 한철 양떼 방목장에서 일하던 갓 스물의 두 청년 에니스(히스 레저)와 잭(제이크 질렌할)은 자신들이 느낀 낯선 감정의 실체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각자의 삶을 찾아 헤어졌다. 깊은 여운을 남기는 <브로크백 마운틴>의 엔딩은 LGBTQ 영화가 아니더라도 21세기 최고의 엔딩 가운데 하나다.

- 브로크백 마운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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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이안
출연 제이크 질렌할, 히스 레저
개봉 2005 미국, 캐나다
1위 문라이트
감독 배리 젠킨스 출연 마허샬라 알리, 나오미 해리스 제작연도 2016년 상영시간 111분
2017년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문라이트>가 1위다. <문라이트>는 오스카 트로피뿐만 아니라 지난 연말부터 이어진 영미권의 시상식 시즌에서 무려 139개의 트로피를 가져갔다. 이 정도면 2016년 개봉 영화 가운데 만장일치로 최고의 영화로 꼽았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문라이트>는 사회적 약자라고 볼 수 있는 흑인 거기다 동성애자를 소재로 한 영화다. 주류 할리우드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소재다. 미국 마이애미의 가난한 흑인 소년의 성장기를 담았다. 세 명의 얼굴을 잘라 붙인 포스터처럼 연악한 소년 ‘리틀’에서 성적 정체성에 눈을 뜨는 예민한 10대 ‘샤이론’으로, 마약상이 된 청년 ‘블랙’으로 이름과 얼굴을 달리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는다. 푸른 달빛이 쏟아지는 마이애미 해변에서 바람을 맞으며 손을 잡는 샤이론과 그의 친구 케빈의 모습은 쉽게 잊기 힘들다.

- 문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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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배리 젠킨스
출연 마허샬라 알리, 나오미 해리스, 알렉스 R. 히버트, 에쉬튼 샌더스, 트래반트 로즈
개봉 2016 미국
씨네플레이 에디터 신두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