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배우, 그 연기의 끝이 궁금합니다. <베이비 드라이버>에서 '박사' 역으로 출연한 케빈 스페이시는 예고편에선 카리스마를 내뿜더니 영화 속에서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관객들에게 또 다른 마성의 매력을 선사했는데요, 그야말로 '명배우'란 말이 아깝지 않은 이 배우, 영화 속 모습들을 만나봅시다.

베이비 드라이버

감독 에드가 라이트

출연 안셀 엘고트, 케빈 스페이시, 릴리 제임스, 에이사 곤살레스, 존 햄, 제이미 폭스

개봉 2017 영국,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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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미네이트가 곧 수상

여러분은 '케빈 스페이시' 하면 어떤 게 가장 먼저 떠오르나요? 미드에 푹 빠진 분들은 프랭크 언더우드(<하우스 오브 카드>), 스릴러를 좋아하신다면 버벌 킨트(<유주얼 서스펙트>) 존 도(<세븐>), 드라마 장르를 챙겨보신다면 레스터(<아메리칸 뷰티>)를 생각하실 겁니다.

(상단 왼쪽부터) 프랭크 언더우드, 버벌 킨트, 레스터, 존 도

아카데미는 케빈 스페이시에게 <유주얼 서스펙트>로 조연상, <아메리칸 뷰티>로 주연상을 안기며 그의 연기력을 인정했습니다. 또한 <유주얼 서스펙트>의 버벌 킨트는 AFI(미국 영화 연구소)에서 선정한 '영화100년사에서 가장 위대한 영웅&악당'에서 48위에 올랐고, <아메리칸 뷰티> 캐스팅 1순위답게 완벽하게 레스터로 빙의했죠. 특히 ‘오스카 후보 두 번 노미네이트에 두 번 수상’이란 이력은 할리우드에 딱 6명뿐이라고 합니다.

아메리칸 뷰티

감독 샘 멘데스

출연 케빈 스페이시, 아네트 베닝, 도라 버치, 웨스 벤틀리, 미나 수바리, 피터 갤러거, 앨리슨 제니

개봉 1999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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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얼 서스펙트

감독 브라이언 싱어

출연 스티븐 볼드윈, 가브리엘 번

개봉 1995 미국,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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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왼쪽부터) <엘비스와 대통령>, <LA 컨피덴셜>,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 <케이 팩스>

이외에도 케빈 스페이시는 <L.A. 컨피덴셜> 같은 누아르,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같은 감동 멜로,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 같은 코미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존재감을 남겼습니다. <네고시에이터>에서는 사무엘 L. 잭슨과 연기 경쟁을 보여주기도 하고, <슈퍼맨 리턴즈>에선 진 해크만의 렉스 루터를 이어받아 괴짜 매드사이언티스트를 완벽 소화했고요. 작품의 장르폭이나 결과물 모두 수준급이라 <케이 펙스>, <데이비드 게일> 등등 보는 사람에 따라 대표작도 가지각색입니다.

세븐

감독 데이빗 핀처

출연 브래드 피트, 모건 프리먼

개봉 1995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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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 팩스

감독 이안 소프틀리

출연 케빈 스페이시, 제프 브리지스

개봉 2001 미국,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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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데뷔작 <제 2의 연인>

1986<2의 연인>으로 영화계에 데뷔한 후 그의 연기폭은 보시다시피 측정 불가의 경지까지 올랐습니다. 그리고 <하우스 오브 카드>로 다시 한 번 전성기를 찍게 됩니다.
 
<하우스 오브 카드>를 제작한 넷플릭스는 원래 DVD 렌탈과 스트리밍 서비스를 담당했습니다. 그러다 독점 컨텐츠가 새로운 활로가 될 것임을 직감하고 컨텐츠 제작에 돌입하죠. 어떻게 케빈 스페이시가 새로운 독점 컨텐츠의 주인공이 됐을까요? 플릭스가 영화·드라마 대여로 확보한 이용자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그가 가장 신뢰받는 배우였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 통계에서 케빈 스페이시는 이용자들이 많이 찾는 배우였고, 그 결과대로 넷플릭스는 케빈 스페이시와 (마찬가지로 통계에서 이용자가 신뢰하는) 데이비드 핀처 감독을 캐스팅합니다. 그리고 <하우스 오브 카드>는 프란시스 언더우드란 권력에 목매는 늑대 같은 정치인이 활개치는 백악관을 완벽하게 그려냅니다.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1

감독 데이빗 핀처, 칼 프랭클린, 앨런 콜터, 제임스 폴리

출연 케빈 스페이시, 로빈 라이트, 크리스튼 코놀리, 케이트 마라, 코리 스톨, 사키나 저프리, 마이클 켈리

개봉 2013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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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스페이시에 대한 알쓸신잡

- 케빈 스페이시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활동한 바 있습니다. 연극 무대에서도 수상 이력이 있는데요, 1991 <용커스 가의 사람들>(Lost in Yonkers)로 토니어워즈 남자배우상을 받습니다. 1999년엔 <얼음장수 오다>에서 유진 오닐(<느릅나무 밑의 욕망>의 작가) 역으로 같은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나 수상은 실패하죠. 대신 영국의 로렌스 올리비에상을 수상합니다. 케빈 스페이시는 "영화는 내게 1순위가 이니다. 무대가 1순위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케빈 스페이시의 과거 오디션 장면.

- 하지만 이런 케빈 스페이시도 <더 공 쇼>라는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가 떨어진 적이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 한 번은 사관학교에 입학했었는데 동기에게 타이어를 던져서 퇴학을 당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대배우가 됐으니 그 퇴학이 불행인지 다행인지 알 수가 없네요(ㅋㅋㅋ).
 
<베이비 드라이버> 촬영 당시, 배츠 역의 제이미 폭스는 자신이 등장하지 않는 장면에서도 케빈 스페이시의 연기를 보기 위해 촬영장에 머물렀다고 합니다. <레이>로 '빙의했다'는 호평까지 받으며 아카데미를 수상한 그 제이미 폭스가요.

- 그의 능수능란함은 목소리 연기에서도 마찬가지인데요, <벅스 라이프>를 보신 분 있나요? <벅스 라이프>의 메뚜기 호퍼가 바로 케빈 스페이시의 목소리입니다. 또 샘 록웰이 출연한 <더 문>에선 A.I. 거티 역으로 출연했죠(그래서 몇몇 관객들은 A.I.'통수칠까' 무서웠다네요ㅋㅋ). 최근에는 <미스터 캣>에서 고양이가 된 톰 브랜드 역을 맡아 '냥심'을 흔들리도 했습니다.

추가
<미스터 캣> 메인 예고편 (에디터는 이 영상을 보고 충격에 빠졌습니다)

<비욘드 더 씨> 촬영현장

- 배우로 활동 중이지만 연출, 기획, 제작 등도 함께 하고 있죠. '트리거스트리트'라는 프로덕션을 운영하고 있고요. <비욘드 더 씨>처럼 자신이 연출, 각본과 주연을 겸한 영화는 물론이고 <하우스 오브 카드> 역시 제작과 주연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비욘드 더 씨

감독 케빈 스페이시

출연 케빈 스페이시, 케이트 보스워스

개봉 2004 미국, 독일,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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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오브 듀티:어드밴스드 워페어', <영웅이 되고 싶은 남자> 중국포스터

- 근엄한 인상이나 무거운 분위기 때문에 상상하기 힘들지만, 의외로 도전을 즐기는 배우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게임 시리즈 '콜 오브 듀티'에 목소리 연기는 물론, 직접 캐릭터 모델이 돼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팬보이즈>라는 이름부터 마니아 향이 짙은 코미디 영화도 제작했고, <영웅이 되고 싶은 남자>라는 중국 영화에 출연해 중국 영화 주연을 맡은 최초의 할리우드 배우가 됐습니다. 프로레슬링의 어마어마한 팬이라고도 하네요. 


- 알 파치노 성대모사의 일인자라고 합니다. 유명인사들 성대모사를 잘하기로 유명한데요, 방송에서도 지미 스튜어트, 크리프토퍼 월켄 등을 모사하곤 했답니다. <대부>의 말론 브란도를 모사한 영상도 있고요!

Kevin Spacey impersonates Al Pacino in front of Al Pacino - Letterman (45초부터 보시면 됩니다!)

- 원래 <인디펜던스 데이> 휘트모어 대통령 역 1순위였는데요, 해당 영화의 프로듀서가 "케빈 스페이시는 블록버스터에 어울리지 않는 배우"라며 빌 풀만을 캐스팅했다는군요. 그 후 10개월 뒤 케빈 스페이시는 아메리칸 뷰티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하게 됩니다(그 프로듀서에게 떡이라도 돌려야겠네요).

빌 풀만(휘트모어 역), 케빈 스페이시(레트너 역), 하비에르 바르뎀 (실바 역)

<스카이폴> 실바 역으로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네요. 하비에르 바르뎀 대신 케빈 스페이시라니, 다니엘 크레이그가 상대였던 걸 생각하면 바르뎀의 실바가 더 나은 선택인 건 인정할 수밖에 없네요.


- 악역 연기를 위해 완전 삭발했습니다. 두 번이죠. <세븐>의 존 도 역과 <슈퍼맨 리턴즈>의 렉스 루터 역입니다. <오스틴 파워: 골드 멤버>에서 영화 속 영화의 닥터 이블로 카메오 출연했지만 이는 실제로 삭발한 것은 아닙니다.

수퍼맨 리턴즈

감독 브라이언 싱어

출연 브랜든 루스, 케이트 보스워스, 제임스 마스던, 프랭크 란젤라, 에바 마리 세인트, 파커 포시, 칼 펜, 샘 헌팅톤, 케빈 스페이시

개봉 2006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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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 씬스틸러(...)

- 렉스 루터를 연기한 배우들과 나름의 인연이 있습니다. 1세대 렉스 루터 진 해크만과는 아카데미 조연상 1, 주연상 1회라는 경력이 동일합니다. <스몰빌>의 마이클 로즈바움과는 <미드나잇 가든>에 함께 출연했습니다. 현 렉스 루터인 제시 아이젠버그의 출세작 <소셜 네트워크>를 기획했습니다(진정한 계승).

- 케빈 스페이시가 공공연히 밝히는 '존경하는 배우'는 잭 레먼이라고 합니다. <뜨거운 것이 좋아>, <아파트 열쇠를 빌려드립니다> 등으로 유명한 배우인데요, <밤으로의 긴 여로>(연극을 TV영화로 만든 버전)에서 처음 만났다고 하네요. 케빈 스페이시는 "잭 레먼과 함께 작업한 게 내 인생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하고, 연기의 영역을 넘어선 롤모델이라고 밝혔습니다. 두 사람은 이후 <아버지의 황혼>과 <글렌게리 글렌 로스>에 함께 출연합니다.

글렌게리 글렌 로스

감독 제임스 폴리

출연 알 파치노, 잭 레먼, 알렉 볼드윈, 에드 해리스, 알란 아킨, 케빈 스페이시, 조나단 프라이스

개봉 1992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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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아깝지 않을 케빈 스페이시, <하우스 오브 카드> 이후에도 <올 더 머니 인 더 월드>와 <고어>, 그리고 '베이비' 안셀 엘고트와 출연하는 <빌리어네어 보이즈 클럽>으로 돌아옵니다! "당신이 나를 덜 아는 것은 스크린의 내가 캐릭터란 걸 당신에게 더 쉽게 확신시킨다"고 말하는 그의 또 다른 연기를 기대합니다.


씨네플레이 인턴 에디터 성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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