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해봅니다. <토르> 시리즈가 기억나시는 분 있나요? 왜 토르가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에도 참전하지 않고 홀로 떠도는 걸까요? 헐크는 왜 거기 있나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즐긴 분들이라도 2014년 이후 등장이 드문 두 영웅의 이야기가 가물가물한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토르: 라그나로크>를 즐기기 위한 가이드입니다.

토르: 라그나로크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

출연 크리스 헴스워스, 톰 히들스턴, 케이트 블란쳇, 마크 러팔로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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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14년, 이들은 어떻게 됐나. <토르: 다크 월드>

나온 지 벌써 6년이 지난 1편 <토르: 천둥의 신>은 살포시 넘어가도록 합니다. 요약하면 '엄청 짱짱 센 외계인 토르가 지구에 떨어져서 세상을 구한 이야기'입니다. 물론 '태생 때문에 형한테 열등감을 느끼는 로키의 왕위 탈환 실패기'이기도 하고요.

토르: 천둥의 신

감독 케네스 브래너

출연 크리스 헴스워스, 나탈리 포트만, 톰 히들스턴, 안소니 홉킨스, 스텔란 스카스가드, 캣 데닝스

개봉 2011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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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 다크 월드

감독 앨런 테일러

출연 크리스 헴스워스, 나탈리 포트만, 톰 히들스턴, 안소니 홉킨스, 크리스토퍼 에클리스턴, 이드리스 엘바

개봉 2013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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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엘프

본격적인 이야기는 2편 <토르: 다크 월드>에서부터입니다. 위그드라실의 아홉 세계가 일렬로 정렬되는 '컨버전스'라는 현상이 일어나자 다크 엘프들이 '에테르'를 사용해 보어 왕에 맞섭니다. 하지만 보어 왕과 아스가르드 군대는 이들을 저지하고 에테르를 봉인하죠. 간신히 도주한 다크 엘프의 수장 말레키스는 우주 어딘가에서 복수의 기회를 노리며 동면에 들어갑니다. 

토르 (크리스 헴스워스)

뉴욕 치타우리 사태(<어벤져스>)를 막고 주동자이자 자신의 의붓동생인 로키를 아스가르드의 지하감옥에 가둔 토르는 주변 세계의 혼란을 정리하며 점차 왕의 후계자다운 행보를 보입니다. 물론 지구에서 헤어진 제인 포스터를 잊지 못하지만요. 그 시간, 제인 포스터는 동료들을 따라 공간이 뒤틀려있는 폐건물로 향하고, 어떤 힘에 이끌려 자신의 몸에 에테르를 흡수하게 되죠.

토르는 제인을 구출해 아스가르드로 데려옵니다. 제인을 치료하는 동안 아버지 오딘에게 과거 에테르와 다크 엘프의 전설을 듣고 자칫하면 제인이 죽을 수도 있음을 알게 되죠.

토르와 제인 포스터(나탈리 포트먼)


말레키스는 에테르의 기운을 느끼고 아스가르드를 침공합니다. 로키는 지하 감옥에 잠입한 말레키스의 부하에게 아스가르드의 방어막을 제어할 방법을 알려줍니다. 아스가르드의 방어막이 해제되자 말레키스는 에테르를 탈취하기 위해 제인을 노리지만 황후이자 토르의 어머니인 프리가의 희생으로 제인은 간신히 도망칩니다. 다크 엘프들은 퇴각하지만 로키는 늘 자신을 믿어줬던 양어머니의 죽음에 분노하죠.

다크 엘프의 수장 말레키스(크리스토퍼 에클스턴)


토르는 아스가르드를 빠져나갈 비밀통로를 알고 있는 로키에게 협력을 제안합니다. 로키 역시 어머니의 죽음에 보복하고자 함께 할 것을 약속하고 토르는 그를 몰래 풀어줍니다. 토르, 로키, 제인 일행은 우여곡절 끝에 다크 엘프들의 본거지인 스바르트알프헤임에 도착합니다. 로키는 토르를 칼로 찌르고 오른팔을 잘라내 말레키스에게 바칩니다. 제인에게 흡수된 에테르를 흡수하려는 말레키스, 그순간 토르는 잘린 오른팔에서 묠니르(망치)의 번개를 소환하죠. 로키의 환상을 이용한 작전이었죠.

번개로 말레키스와 대다수 다크 엘프를 날려버린 토르, 하지만 말레키스의 부하인 알그림가 커스(다크 엘프 족의 강화기술)로 변하자 토르도 상대가 안됩니다. 에테르를 흡수한 말레키스는 현장을 떠나고 로키가 알그림의 수류탄을 역으로 이용해 그를 폭사시키죠. 하지만 본인도 창에 찔려 토르의 품에서 죽게 됩니다.

로키 (톰 히들스턴)

지구에선 제인의 동료들이 셀빅 박사를 탈출시켜 그리니치 천문대에서 힘의 폭발이 일어날 것임을 알게 됩니다. 토르 일행도 그리니치로 향하죠. 말레키스를 퇴치할 '중력 제어기'를 설치하는 가운데, 말레키스와 토르의 싸움이 벌어집니다. 에테르의 힘은 막을 수 없지만 토르의 기지로 말레키스를 죽이면서 우주의 종말을 막게 됩니다.

토르는 아스가르드에 돌아오고 오딘은 그에게 왕위를 물려주려 합니다. 하지만 토르는 제인과 함께 지구로 돌아가겠다며 거절하죠. 오딘은 왕좌에 앉아 토르의 떠나는 모습을 보다가 "내가 고맙지"라고 로키로 변합니다. 그리고 쿠키 영상에서 토르와 제인이 재회해 키스를 나누며 끝납니다.

알고 보니 오딘이 아닌 로키?

마지막 장면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감독 조스 웨던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헴스워스, 마크 러팔로, 크리스 에반스, 스칼렛 요한슨, 제레미 레너, 돈 치들, 애런 존슨, 엘리자베스 올슨, 폴 베타니, 코비 스멀더스, 스텔란 스카스가드, 제임스 스페이더, 사무엘 L. 잭슨, 수현

개봉 2015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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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끝이 아니죠. 토르가 지구에서 자리를 비운 진정한 이유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있습니다. 스칼렛 위치에게 세뇌당했을 때, 토르는 타락한 아스가르드를 보게 됩니다. 헤임달은 눈이 멀었고 토르에게 "우리 모두 죽게 될 것"이라고 전합니다.

토르의 환상에서 본 헤임달

세뇌에서 풀려난 후 토르는 어벤져스 일행들과 떨어져서 셀빅 박사와 함께 환상에 샘에서 인피니티 스톤이 몰고 올 재앙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래서 울트론 사태를 무마시킨 후 자신의 세계로 돌아가죠. 이후 '팀 토르'란 코믹 영상을 제외하면 <닥터 스트레인지> 쿠키 영상에서 "아버지를 찾아주면 로키를 데려가지"라고 닥터 스트레인지에게 제안하는 장면까지 1년간 마블 세계에서 자리를 비웁니다.

<닥터 스트레인지> 쿠키 영상 중

헐크도 이 영화 이후 <토르: 라그나로크>가 첫 등장입니다. 심지어 다른 영화의 쿠키 영상에서도 모습을 보이지 않고 <토르: 라그나로크>의 예고편에서야 2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죠. 그리고 이번 영화에서는 아주 능숙하게(물론 상대적으로요) 할 말 다 하는 인물이 됐고요.

이렇게 떠난 헐크가
이렇게 돌아옵니다.


요약을 하면 이렇습니다. 토르는 자신이 곧 아스가르드를 멸망시킨다는 예언에 이끌려 지구를 떠났고, 헐크는 자신의 힘 때문에 나타샤와 인류가 위험해질 걸 예감하고 일부러 '잠수'를 탔던 거죠. 그랬던 두 영웅이 사카아르 행성의 검투장에서 만나는 건 과연 우연일까요?


알면 좋고 몰라도 좋을 것들

자, 운좋게도 <토르: 라그나로크>를 미리 본 에디터가 생각하는, '꼭 알아야 할 이야기'를 요약해봤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영화를 보실 분들의 취사선택에 맡기는, '알면 좋고 몰라도 좋을 것들'입니다.

1. 속지 말자, 예고편
추가
토르- 라그나로크 THOR- Ragnarok 2차 공식 예고편

마블의 밀당은 점점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모 영화 촬영장에서 배우의 인증샷을 공개했는데 알고 보니 전작에서 죽이지 않나(...), <스파이더맨: 홈커밍>은 아이언맨과의 페어 무비처럼 예고편을 만들더니 스파이더맨의 고군분투기지 않나 하는 식이었죠.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도 예고편에서 스파이더맨을 일부러 지워놓기까지 했었죠.

<토르: 라그나로크>도 마찬가지입니다. 예고편에 낚시 아닌 낚시가 꽤 많아요. 에디터는 영화를 보다가 '예고편이랑 다르네?' 하며 제 기억력을 탓했지만, 다시 보니 다른 게 맞았습니다(미안하다 기억력아). 물론 '다르다' 정도로는 스포일러가 될 만한 부분은 없지만, 팬이라면 일부러 예고편을 여러 번 보고 다른 점 찾기를 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2. 도대체 라그나로크가 뭔데?

영화 <토르>와 코믹스 '토르'의 세계관에 차이가 있지만 '북유럽 신화'가 모티브인 건 똑같습니다. 그러니 '라그나뢰크'(Ragnarök, 라그나로크가 올바른 표기지만 구분을 위해 라그나뢰크로 표기합니다)를 알고 보는 것도 좋습니다. 북유럽 신화는 시작부터 종말의 예언이 함께 합니다. 라그나뢰크는 신들의 황혼이란 뜻으로 북유럽 신화의 바탕이 되는 세계의 붕괴를 뜻합니다. 기독교로 따지면 묵시록 같은 것이죠.

신화에서 묘사된 라그나뢰크.


여러 징조들이 세상에 드러나고 신화적 인물이 모두 해방돼 세계에 모이게 되면 헤임달이 뿔피리 '걀라르 호른'을 불어 전투를 시작하게 됩니다. 이들의 전투에서 거의 모든 신들은 죽음을 맞이하고 저승계를 제외한 모든 세계는 무너집니다. 이후 새로운 해와 달, 대지가 솟아나고 나서야 마침내 황금의 세계가 열리게 됩니다. 북유럽 신화 특유의 비장미는 라그나뢰크를 신화 속 인물들이 알고 있고 이를 막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코 막을 수 없다는 점 때문이죠.


3. 이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토르: 라그나로크>에는 첫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있습니다. 헬라, 스커지, 그랜드마스터, 코르그, 미에크입니다.

<토르:라그나로크>의 메인 빌런, 헬라입니다. 헬라도 북유럽신화의 인물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캐릭터인데요, 죽음의 신입니다. 예고편에서부터 묠니르를 박살내는 엄청난 파워를 보여줬는데요, 영화에서도 꽤 강력한 힘을 자랑합니다. 더 자세히 말하면 재미없겠죠? 확실한 건 토르와 로키를 넘어서는 힘을 가진 악당이란 점이죠. 그와 함께 예고편에서 헐크와 맞서는 수르트에 관해선 다음 글을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예고편에서 총을 들고 등장해 대파란을 일으킨 스커지. 그는 '사형 집행자'로 이번 영화에서 헬라와 함께합니다. <스타 트렉> 시리즈에서 의사 본즈로 출연한 칼 어번이 배역을 맡았는데요, 이런 저런 설명 없이 영화에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이번 영화로 첫 등장하는 발키리 역시 북유럽 신화에서 따왔습니다. 발키리는 오딘의 궁 발할라에서 오딘을 모시는 전사들입니다. 발키리는 목숨을 다한 전사들의 영혼을 발할라로 이끕니다만, 이 일의 목적은 '라그나뢰크가 다가왔을 때 싸울 수 있는 전사 에인헤랴르를 모으는 것'이죠. 그래서 때로는 잘 싸우는 전사를 눈여겨보다가 일부러 습격해 죽인 후 발할라로 데려오기도 합니다(북유럽 신화에서 통수는 기본입니다). 테사 톰슨이 연기한 발키리는 한때 아스가르드에 머물렀다는데, 어떻게 토르와 헐크를 만나게 된 걸까요? <토르: 라그나로크>를 본 관객들이 만장일치로 '발키리 최고!'를 외쳤으니 걸크러시에 반할 각오 단단히 하시길!

<토르: 라그나로크>는 기본적인 스토리에 마블 원작 코믹스를 반영했는데요, 토르가 유배되는 행성 사카아르는 <플래닛 헐크>에 등장하는 곳이죠(국내에도 출간된 만화입니다). 원작에서 헐크의 위험성을 느낀 몇몇 영웅들이 헐크를 지구에서 추방하는데요, 이후 헐크가 우주를 떠돌다가 도착하게 된 행성입니다. 원작에서도 검투 문화가 있어서 헐크는 '그린 스카'라는 별명을 얻기도 하죠. 영화 속에선 어떻게 헐크와 토르가 이곳에 도달했는지 궁금하네요.
 

코르그 / 그랜드마스터


코르그와 미에크도 <플래닛 헐크>에서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검투사가 된 헐크가 민란을 일으켰을 때, 뜻을 함께 하는 검투사들이죠. 참고로 코르그의 배우는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입니다(에디터는 끝날 때까지도 몰랐어요). 그랜드마스터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등장한 콜렉터의 형입니다. 이번 영화에선 사카아르 행성의 지배자로 등장합니다. 콜렉터의 형답게 능글맞은 행동이 인상적입니다.


네플레이 에디터 성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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