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일 <초속 5센티미터>가 더빙판으로 재개봉한다. 2017년 초부터 화제를 모았던 <너의 이름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출세작이다. 문득 대중적으로 인기를 모았던 애니메이션 감독들이 뭘 하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그래서 미야자키 하야오부터 오리지널 극장판을 연출한 감독들의 근황을 찾아봤다.

- 초속5센티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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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신카이 마코토
출연 미즈하시 켄지, 하나무라 사토미, 오노우에 아야카
개봉 2007 일본
미야자키 하야오
무슨 작품 했는데?
스튜디오 지브리 하면 생각나는 이름이고, 애니메이션이라면 질색하는 사람들도 이 감독의 작품은 사랑한다고 고백하곤 한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으로 극장판 애니메이션 연출에 데뷔한 후 <바람계곡 나우시카>, <천공의 성 라퓨타>, <이웃집 토토로>, <마녀 배달부 키키>, <붉은 돼지>, <모노노케 히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벼랑 위의 포뇨>, <바람이 분다>를 연출했다. 2013년 <바람이 분다>를 마지막으로 은퇴 선언했다.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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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출연 히이라기 루미, 이리노 미유
개봉 2001 일본
그렇다면 근황은?
장편 연출 복귀설이 돌던 중 2017년 2월, 공식적으로 신작 제작을 밝혔다. <모노노케 히메> 이후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자신이 없다"며 은퇴하고 복귀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만든 전적이 있어서 팬들은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2014년 제작팀 폐쇄 이후 프로젝트 단위로 제작진을 꾸리던 스튜디오 지브리 측은 제작팀 모집 공지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이번 영화는 아직 확실한 스토리나 소재가 공개되지 않았고 2020년은 돼야 볼 수 있을 듯하다. 하야오 감독의 절친인 스즈키 토시오 프로듀서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복귀 이유를 "손자가 자랑스러워 할 만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라고 밝혔다.

-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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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출연 안노 히데아키, 타키모토 미오리
개봉 2013 일본
신카이 마코토
무슨 작품 했는데?
<초속 5센티미터> 재개봉으로 서두를 열었으니 신카이 마코토 감독으로 넘어가보자. 신카이 마코토는 2년간 혼자 제작한 30분짜리 단편 <별의 목소리>로 데뷔했다. 첫 장편 애니메이션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제치고 제59회 마이니치 영화 콩쿠르 애니메이션 영화상을 수상해 주목받았다. <초속 5센티미터>로 자신만의 감성적인 이야기를 완성시키며 팬층을 만들었다. <언어의 정원>에서 아름다운 작화를 극한으로 끌어내더니 <너의 이름은.>으로 일본 박스오피스 28주 연속 1위, 전 세계 최고 수익을 거둔 일본 영화란 대기록을 세웠다.

- 언어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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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신카이 마코토
출연 이리노 미유, 하나자와 카나
개봉 2013 일본
그렇다면 근황은?
오리지널 작품마다 최소 2년 정도 기간을 두는 감독이고, <너의 이름은.>의 성공으로 행사 참여도 잦았고 표절 논란, 불륜 루머 등 구설수도 많아 아직 명확한 신작 소식은 없다.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 참석 당시 "3년 안에 사춘기 남녀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만들겠다"고 말했으나 2017년 초 내한 당시에는 "지금 막 구상을 시작한 단계라 구체적이지 않다"고 밝히기도 했다. <너의 이름은.> 할리우드 리메이크 소식을 듣고 기대한다면서 "우리 신작도 힘을 내야겠다"고 SNS에 게시했다.

- 너의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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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신카이 마코토
출연 지창욱, 김소현, 이레, 카미키 류노스케, 카미시라이시 모네, 타니 카논
개봉 2016 일본
호소다 마모루
무슨 작품 했는데?
대중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그의 영화는 역시 <시간을 달리는 소녀>다. 이전엔 <디지몬 어드벤처> 극장판과 <원피스 극장판 6기 - 오마츠리 남작과 비밀의 섬>을 연출했으니 첫 오리지널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단번에 스타가 된 경우다. 이후 <썸머 워즈>, <늑대아이>, <괴물의 아이>를 연출하면서 '차세대 미야자키 하야오'로 자주 거론되곤 한다. 그의 애니메이션은 일본이 배경이지만 보편적인 정서를 잘 담아낸다 것이 특징이다.

- 시간을 달리는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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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호소다 마모루
출연 나카 리이사, 이시다 타쿠야
개봉 2006 일본
그렇다면 근황은?
2018년 5월 개봉을 목표로 <미라이>(미래의 일본식 발음)라는 장편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있다. 여동생이 생긴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4살 아이가 뒷마당에서 시간여행을 겪으면서 성장한다는 내용을 담는다고 한다. <늑대아이>의 따스한 감성과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재치있는 구성을 떠올리게 한다. 호소다 마모루 자신은 "형제 자매의 관계에 관한 작품, 부모님의 사랑을 다시 찾으려는 소년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고.

- 늑대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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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호소다 마모루
출연 미야자키 아오이, 오오사와 타카오, 쿠로키 하루, 니시이 유키토, 오노 모모카
개봉 2012 일본
안노 히데아키
무슨 작품 했는데?
TV 애니메이션 <톱을 노려라!>와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를 연출했지만 대표작은 역시 <신세기 에반게리온>이다. 1995년 공개한 이 TV 애니메이션은 '오타쿠 문화'의 장을 열었다. 모호한 세계관과 청소년의 폐쇄적인 관계는 애니메이션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안노 히데아키 감독은 그걸로 모자라 '에반게리온 리빌드 프로젝트'로 스튜디오 카라를 설립한 뒤 신극장판 제작에 돌입했다. <에반게리온: 서>·<에반게리온: 파>를 공동연출, <에반게리온: 큐>를 연출했다. 이후 갑작스럽게 실사 영화 <신 고질라> 연출에 도전하면서 '에반게리온 완결편'을 기다리던 애니메이션 팬들을 경악케 했다.

- 신세기 에반게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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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안노 히데아키
출연 하야시바라 메구미, 이시다 아키라, 이와나가 테츠야, 이와오 준코, 키요카와 모토무
개봉 1995 일본, 미국
그렇다면 근황은?
10월 19일 개봉한 츠루마키 카즈야 감독의 <용의 치과의사>의 기획자이자 제작총괄을 담당했다. 안노 히데아키가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제작을 위해 설립한 스튜디오 카라는 2017년 4월, 트위터를 통해 <에반게리온 극장판 완결편>의 제작 회의를 알렸다. 안노 히데아키 본인은 2016년 '스튜디오 카라 10주년 기념전'에서 "2020년 도쿄 올림픽 전까지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완결편'을 볼 수 있냐"는 질문에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그래도 눈치가 보였는지 7월, 티저 이미지를 공개했다.

- 에반게리온: 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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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안노 히데아키
출연 오가타 메구미, 하야시바라 메구미, 미야무라 유코
개봉 2012 일본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무슨 작품 했는데?
이름을 낯설게 느끼실 수도 있지만,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지목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후계자 중 한 명이었다. 2010년 <마루 밑 아리에티>, 2014년 <추억의 마니>를 연출했다. 두 작품 모두 호평을 얻었고, <마루 밑 아리에티>의 경우 일본 애니메이션 글로벌 흥행 8위에 드는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지브리 제작부서 폐쇄 이후 2014년 퇴사, 2015년 5월에 스튜디오 포녹을 설립해 작품 제작에 들어갔다.

- 마루 밑 아리에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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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출연 시다 미라이, 카미키 류노스케, 미우라 토모카즈, 오타케 시노부, 키키 키린, 타케시타 케이코
개봉 2010 일본
그렇다면 근황은?
2017년 7월 8일, 지브리 퇴사 후 처음 연출한 <메리와 마녀의 꽃>이 일본에서 개봉했다. 국내에선 올해 열린 제 2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돼 전석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 관객들은 대체로 '지브리 특유의 자연과 과학에 대한 고찰을 담으려고 했지만 깊이가 얕고, 캐릭터의 매력이 덜한 편'라는 평가를 내렸다. 정식 개봉은 오는 12월로 예정돼있다.

- 메리와 마녀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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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출연 스기사키 하나, 카미키 류노스케
개봉 2017 일본
야마다 나오코
무슨 작품 했는데?
엄밀히 따지면 오리지널 극장 애니메이션이 없는 감독이지만 최신작 <목소리의 형태>가 국내 관객수 27만 명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두었으니 소개해본다. 야마다 나오코 감독은 2009년 <케이온!>을 시작으로 <일상>, <빙과>, <타마코 마켓>, <경계의 저편> 등을 연출하며 TV 애니메이션계에서 활약했다. <케이온!>의 극장판 <케이온>과 <타마코 마켓>의 극장판 <타마코 러브 스토리>의 감독을 맡았다. 일본에서 2016년 9월에 개봉해 그해 흥행 수익 10위에 올랐고, 국내에서도 인기를 모았다.

- 케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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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야마다 나오코
출연 토요사키 아키, 히카사 요코, 사토 사토미, 코토부키 미나코, 타케타츠 아야나
개봉 2011 일본
그렇다면 근황은?
2018년 4월 21일 공개될 <울려라! 유포니엄>의 극장판 <울려라! 유포니엄 -리즈와 파랑새->를 연출하고 있다. 이전에 개봉한 <울려라! 유포니엄> 극장판 세 편은 시리즈의 감독을 맡았던 이시하라 타츠야가 연출했지만, <울려라! 유포니엄 -리즈와 파랑새->는 야마다 나오코가 감독을 맡았다. 현재 티저 영상만 공개된 상태다.

- 목소리의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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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야마다 나오코
출연 이리노 미유, 하야미 사오리
개봉 2016 일본
몇 년 전만 해도 '일본 애니메이션' 하면 빠지지 않았던 이름이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다. <인랑>의 각본을 쓰고 <패트레이버>와 <공각기동대>를 연출한 감독인데, 지금은 완전히 실사 영화 연출로 노선을 갈아탔다. 김지운 감독이 리메이크 진행 중인 <인랑>에 원작자로 이름이 올라갔다.

- 공각기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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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오시이 마모루
출연 타나카 아츠코, 오오츠카 아키오
개봉 1995 일본, 영국
'아노하나'라 불리는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의 TV 애니메이션과 극장판, 그리고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를 연출한 나가이 타츠유키 감독도 추가하려다 포기했다. 나가이 타츠유키는 그 유명한 '건담 시리즈'의 신작 TV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 철혈의 오펀스>를 연출 중인데, 그야말로 최악의 건담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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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나가이 타츠유키
출연 이리노 미유, 카야노 아이, 토마츠 하루카, 사쿠라이 타카히로, 하야미 사오리, 콘도 타카유키
개봉 2013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