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
감독 리 언크리치 목소리 출연 안소니 곤잘레스 ,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벤자민 브랫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픽사가 죽음과 가족을 다루면
★★★★
픽사가 죽음을 다루는 방식이 인상적이다. 가족영화, 특히 애니메이션에서 이별 혹은 비극으로 이어지던 죽음이 <코코>에서는 화해가 이루어지는 축제의 장으로 열린다. ‘죽은 자의 날로 대표되는 멕시코의 전통은 죽음이 끝이 아니며 이승과 저승이 연결되어 있다는 동양적 관념과 닮아 우리에게도 친숙하다. 저승이 살아서의 죄를 심판하는 징벌적 공간이 아니라 남은 생을 마저 사는 축제의 공간이라는 점에서 더욱 흥겹다.
 
송경원 <씨네21> 기자
디즈니-픽사의 새로운 황금률. 기억할께!
★★★★
멕시코 전통명절 죽은 자의 날을 배경으로 수놓은 가족과 기억에 관한 예쁜 태피스트리. 화려한 비주얼, 따뜻한 이야기, 정교한 드라마 구성, 귀를 맴도는 음악까지 어느 하나 흠잡을 데가 없다. 디즈니와 픽사의 스타일을 이제는 굳이 구분하는 게 무의미한 것 같다. 전 세계 문화권의 설화, 전설, 전통을 수집해 상상을 구체화 하는 솜씨는 이제 절정에 달했다. 정확히 같은 이유로 그 완벽한 안정감이 어딘지 조금은 아쉽다고 느끼는 건 욕심일지도.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는 멜로디 리멤버 미~’.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기억해 줘’의 또 다른 말, ‘사랑해’
★★★★
디즈니의 픽사 인수 후, ‘두 회사의 정체성이 모호해져 버렸다’는 비판의 시기가 있었음을 상기했을 때, <코코>는 이제 픽사와 디즈니가 서로의 장점을 알맞게 배합하는 법을 찾았음을 천명하는 영화 같다. 가족의 가치를 설파해 온 ‘디즈니적 세계관’이 영화 전반에 촘촘히 흐르는 가운데, 고독 외로움 소외감과 싸우며 연대를 찾고자 하는 ‘픽사의 그림자’가 알맞게 첨가됐다. 서로의 전공 분야가 상승효과를 내며 감동을 쌓아올리는 느낌. 심지어 이 감동은 꼬리가 길다. ‘기억해 줘’의 또 다른 말이 ‘사랑해’ 임을 <코코>를 통해 알았다.

코코

감독 리 언크리치

출연 벤자민 브랫,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안소니 곤잘레스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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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사이징
감독 알렉산더 페인 출연 맷 데이먼, 홍 차우, 크리스토프 왈츠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소재의 힘을 끝까지 밀고 갔다면
★★★

‘인간이 작아진다’는 설정의 영화는 적지 않게 있었지만, 이것을 인구과잉 해결을 위한 시술(다운사이징)로 활용한 사례는 선뜻 기억나지 않는다. 분명 독특한 발상이다. 다운사이징 기술의 ‘개발-상용화-대중화’ 과정이 이어지는 초반부의 아기자기한 아이디어가 특히 돋보인다. 하지만 관객은 이 영화의 감독이 스펙터클한 사건보다 삶의 아이러니에 더 관심을 두는 알렉산더 페인임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중반을 넘어서면서 페인은 이 소재를 오락적으로 소비할 생각이 없음은 적극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한다. 페인은 보여주고 싶은 게 많아 보인다. 인구문제에서 시작한 영화는 계급문제로, 난민과 환경문제로 몸집이 커지더니, 종국엔 종말문제로까지 뻗는다. 그리고 이 거대한 담론은 다시 개인의 정체성 찾기로 귀결, 페인의 인장을 명확하게 찍는다. 그의 야심에 불만은 없지만, 그 과정에서 초반부 쌓은 아이디어의 상당 부분이 휘발된 건 아쉽다. 무엇보다 후반부 에피소드에 찰기가 부족하다. 늘어진다는 얘기다.


송경원 <씨네21> 기자
거창하고 기발한 출발. 소박하고 착한 마무리.
★★★
인구 포화에 따른 위치를 다운사이징이란 방식으로 돌파하는 설정은 참신하다. 소인들의 세계 레져랜드는 단지 사이즈만 작아진 게 아니다. 인종, 계급, 환경 문제 등 인류사회가 직면한 여러 갈등을 한 곳에 응축시킨 또 하나의 지구다. 하지만 영화는 이내 소소한 자아발견과 내 곁의 누군가의 소중함으로 돌아선다. 거대한 담론에서 작은 이야기로 나아가는 방향에 대해 아쉬움을 표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진짜 아쉬운 건 익숙하고 착한 마무리가 아니라 이야기까지 축소시키는 다소 헐거운 이음매에 있다. 온기를 올린 만큼 여러 가지를 놓치고 혹은 짐짓 보이지 않는 척 하고 지나간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작고 멋진 신세계
★★★
<애들이 줄었어요>(1989)<앤트맨>(2015) 같은, 마이크로 월드를 배경으로 한 영화지만 그 영화들처럼 장르적 재미를 추구하진 않는다. 알렉산더 페인 감독은, 우린 어떤 세상을 살지 끊임없이 결정해야 한다고 말하며, 궁극적으로 만만찮은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새로운 세상으로 갈 준비가 되었나요?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예상치 못했던 스토리라인을 거쳐 묵직한 메시지로 이어지는 영화. 하지만 그 메시지가 조금 과한 면도 있다.

다운사이징

감독 알렉산더 페인

출연 맷 데이먼, 크리스토프 왈츠, 홍 차우

개봉 2017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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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감독 신보 야키유키 목소리 출연 히로세 스즈, 스다 마사키, 미야노 마모루

송경원 <씨네21> 기자
홀리는 이미지와 멜로디, 다소 허망한 내러티브까지. 마치 불꽃놀이처럼.
★★☆
이와이 슌지의 동명 원작을 애니메이션화 했다. 영화에서 미처 못 담은 이야기들을 확장해 타임루프 어드벤처로 방향을 전환했는데 결과적으로는 내러티브에 심각한 구멍이 생겼다. 대신 제작사인 샤프트의 현란한 스타일을 전면에 부각시킨다. 정확히는 신보 아키유키 감독에게 거대한 예산과 프로젝트가 주어졌을 때 일어날 수 있는 기묘한 결과물. 다소 불친절하고 마니악한 전개가 불편할 수도 있지만 핵심은 이미지와 사운드의 일체감! 음악과 하나 된 영상은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힘든 매력이 있다. 그럼에도 구멍이 너무 커서 메우긴 역부족.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작화와 음악만 튀어 오를 뿐
★★☆
이와이 슌지 감독이 연출해 주목 받은 1993년 동명 TV 드라마를 바탕으로 한 장편 애니메이션. 여름 불꽃놀이 축제를 배경으로 사춘기 소년의 첫사랑과 타임 루프가 펼쳐진다. 물 표현, 불꽃놀이의 장면 등 작화가 특히 뛰어나다. 감성적인 음악도 와 닿는다. 다만 이와이 월드의 낭만적 감성을 이야기로 끌고 가지 못하는 아쉬움, 여성 캐릭터에 대한 지나친 성적 묘사는 비판을 피해갈 수 없다.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감독 신보 아키유키

출연 히로세 스즈, 스다 마사키, 미야노 마모루

개봉 2017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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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
감독 바랫 낼러리 출연 댄 스티븐스, 크리스토퍼 플러머, 조나단 프라이스

정유미 <맥스무비> 기자
전기 영화와 판타지 영화의 성공적 만남
★★★
영국을 대표하는 소설가 찰스 디킨스가 대표작 <크리스마스 캐럴>을 완성하기까지 과정에 상상력을 더한 전기 영화이자 판타지 영화. 찰스 디킨스의 생활과 <크리스마스 캐럴>을 오가는 전개가 흥미롭다. 드라마 <다운튼 애비> 시리즈, 영화 <미녀와 야수> 등 시대극과 고전에서 강한 면모를 드러내는 댄 스티븐스의 천재 작가 연기를 보는 재미가 충분하다. 극 중 스크루지를 연기한 대배우 크리스토퍼 플로머와 눈빛으로 대결하는 장면들을 눈여겨볼 것. <크리스마스 캐럴> 팬이라면 꼭 챙겨봐야 할 영화.

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

감독 바랫 낼러리

출연 댄 스티븐스, 조나단 프라이스, 크리스토퍼 플러머

개봉 2017 아일랜드, 캐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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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박'스 다방
감독 이상우 출연 백성현, 이상아, 서신애

이화정 <씨네21> 기자
스타박’스 다방에 한번 꼭 가고 싶다
★★☆
이름마저 원두의 두가 들어간 이십대 청년 성두. 사법고시 패스를 바라는 엄마와 달리 그의 꿈은 바리스타다. 성두가 그 꿈을 이루고자 도착한 시골 마을. 이모가 운영하는 다방은 그렇게 성두의 꿈을 펼칠 스타박’스 다방으로 변모한다. 정겨운 시골에 제대로 내린 커피가 있는 풍경은, 어쩌면 요즘 가장 핫한 트렌드다. 많은 이들이 그렇게 소박하게, ‘욜로’의 삶을 전개한다. <아버지는 개다> <엄마는 창녀다> 등 파격의 영화를 연출한 이상우 감독의 전작들로 살펴볼때 변화가 궁금해지는 영화. 만듦새가 성금에 비해, 굉장히 리얼한 감흥을 주는 작품이다. 이상아, 백성현, 서신애 등 캐스팅의 합이 좋다.

스타박'스 다방

감독 이상우

출연 백성현, 이상아, 서신애

개봉 2016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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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의 과학
감독 미셸 공드리 출연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샤를로뜨 갱스부르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전무후무한 아날로그 판타지 비주얼
★★★★
<휴먼 네이처>(2001) <이터널 선샤인>(2004) 등이 좋은 평을 받았지만 안타깝게도 좀 더 각광을 받았던 사람은 작가인 찰리 카우프먼이다. 12년 전 영화 <수면의 과학>(2006)은 미셸 공드리가 카우프먼 없이도 충분히 매력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증명한다. 애니메이션 기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만들어내는 독특한 질감, 아날로그 취향의 비주얼, 자유분방하게 전개되는 이야기. 미셸 공드리를 진짜로이해하기 위해선 꼭 봐야 할 영화다.
 
이화정 <씨네21> 기자
미셸 공드리 말고는 만들 수 없는 영화
★★★
수면과 꿈은 미셸 공드리가 꾸준히 탐구해 온 주제다.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해 일상에 애를 먹는 스테판은 공드리 자신의 반영이기도 하다. 그래서 공드리가 집중을 요하는 다른 일상적인 직업이 아닌 영화감독이 된 것이 천운이라고 생각한다. 이토록 뒤죽박죽에 꿈꾸는 듯한 전개라니! 공드리처럼 살지 않으면 결코 나올 수 없는 독특하고 과감하고 제멋대로의 귀여움이다. 무모하지만 스테파니를 짝사랑하는 스테판의 마음이 그래서 고스란히 느껴지는 풋풋하고 기분 좋은 꿈을 본 기분이다. 뭣보다 아름답고 똘끼있는 장면들이 가득하니 놓치지 말길. 이렇게 다시 보니, 공드리 감독에게 다른거 하지 말고 어서 영화 좀 자주 만들라고 전하고 싶다. 공드리 말고 누가 이런 영화를 만들까.

수면의 과학

감독 미셸 공드리

출연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샤를로뜨 갱스부르

개봉 2006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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