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
1987

감독 장준환

출연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개봉 2017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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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못가노? 잘 가그래이! 철아! 아부지는 아무 할 말이 없데이.”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이끌어낸 6월 항쟁을 소재로 한 <1987>에서 가장 가슴 아픈 대사는 단언컨대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김종수)의 것이다.
 
서울대에 들어간 자랑스러운 아들의 갑작스러운 죽음 앞에 아버지는 망연자실했다. 급하게 마련된 빈소 앞에서 그는 아무말 없이 줄담배만 피웠다. 화장터에서 재가 되어 아버지 품으로 돌아온 아들의 유해는 얼어붙은 겨울 강물에 떠내려가지 못했다.
 
배우 김종수가 국가폭력으로 아들을 잃은 아버지를 연기했다. 짧은 등장이었지만 그의 연기는 많은 관객들의 눈물을 이끌어냈고 묵직한 존재감을 남겼다. 그는 네이버 영화 DB에 등록된 영화만 44편이 있는 배우지만 여전히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배우 김종수의 필모그래피에서 눈에 띄는 영화를 소개한다.


<밀양>

밀양
부동산 신 시장 역

이창동 감독 연출, 송강호, 전도연 주연의 <밀양>은 울산에서 연극 배우로 30년 가까이 연기생활을 한 김종수의 영화 데뷔작이다. 그는 종찬(송강호)이 운영하는 카센터에 자주 놀러오는 부동산 신 사장 역을 맡았다. 2007년 개봉한 <밀양>에 출연할 당시 김종수의 경력은 20년이었고 그간 연극 무대에서 그가 받은 개런티는 고작 200만원 남짓이었다고 한다. 오로지 연극밖에 몰랐던 그는 <밀양>의 오디션을 본 것도 “엔딩 크레딧에 내 이름 석자 올라가면 기념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그의 소박한 바람은 현실이 됐고 이후 그의 연기 인생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밀양

감독 이창동

출연 전도연, 송강호

개봉 200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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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개>

풍산개
망명한 북한 고위 간부 역

김기덕 감독이 제작하고 전재홍 감독이 연출한 <풍산개>는 독특한 남북관계 영화다. 김종수는 북에서 남으로 망명하는 고위 간부를 연기했다. 그는 북에 두고 온 애인 인옥(김규리)을 데려오라는 조건을 남한 정부측에 내건다. 국정원 직원들은 남과 북의 철조망을 넘나드는 정체 모를 남자 풍산(윤계상)에게 인옥을 빼내오라고 제안한다. 한겨울 임진강을 헤엄쳐 남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풍산과 인옥은 애틋한 감정을 가지게 된다. 인옥이 남으로 오면서 <풍산개>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풍산이 중심이 된 전반부는 분단의 문제에 집중하는 느낌이다. 김종수가 연기한 캐릭터가 도드라져 보이는 후반부는 흡사 아침드라마 같다. 그는 풍산에게 마음을 뺏긴 인옥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찌질한 남자가 되고 만다. 그 찌질함이 거의 독보적이었다.

풍산개

감독 전재홍

출연 윤계상, 김규리

개봉 2011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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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견>

소수의견
조구환 역

용산 참사를 모티브로 한 <소수의견>의 포스터에서 김종수의 얼굴을 찾아볼 수 있다. 2006년 촬영한 <밀양>으로 영화에 데뷔한 지 10년 만의 쾌거(!?)라고 할 수 있다. 김종수는 용업업체를 운영하는 거물급 조폭 조구환을 연기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김종수는 “영화 연기 10년 만에 처음 포스터에 제 얼굴이 나왔네요. 기분이 참 묘합니다. 2006년 처음 찍은 영화가 이창동 감독님의 <밀양>이었어요. 당시 이창동 감독님이 ‘끝나고 본업으로 돌아가라’고 하셨는데, 아마 영화 하나 찍고 부화뇌동할까 하신 말씀이셨겠죠. 어렴풋이 이해는 했어요. 제 스펙트럼을 다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여기까지 10년이 됐네요”라고 말했다. 덧, 윤계상, 김옥빈, 유해진, 이경영, 김의성 등이 출연한 <소수의견>은 어떤 이유에선지 모르겠지만 촬영을 마치고 2년 뒤에야 개봉할 수 있었다.

소수의견

감독 김성제

출연 윤계상, 유해진, 김옥빈

개봉 2013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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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

아수라
은충호 역

강력계 형사 한도경(정우성), 악덕시장 박성배(황정민), 독종 검사 김차인(곽도원)이 서로 물고 물리는, 말 그대로 지옥 같은 영화 <아수라>에는 악인들이 총출동한다. 김종수는 박성배 시장의 심복인 은충호 기획실장을 연기했다. 은충호는 악인 중의 악인인 박성배의 하수인으로, 그가 시키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는 인물이다. 정우성, 황정민, 곽도원, 주지훈 등 중심인물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아수라>에서 김종수가 연기한 은충호는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 가운데 하나다. 덧, 김종수는 2017년 9월 <아수라>의 주인공 정우성이 운영하는 기획사 아티스트컴퍼니와 계약했다.

아수라

감독 김성수

출연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개봉 2016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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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관>

보안관
횟집 사장 용환 역

<보안관>은 부산 기장을 배경으로 한 코미디 영화다. 동네 보안관을 자처하는 전직 형사 대호(이성민)가 성공한 사업가 종진(조진웅)을 마약사범으로 의심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김종수는 대호 패거리 가운데 맏형인 횟집 주인 용환을 연기했다. <보안관>의 용환은 어떻게 보면 김종수의 데뷔작 <밀양>과 유사해 보이기도 한다. 우선 경상도 사투리를 쓴다는 점에서 그렇다. 부산이 고향인 김종수를 비롯해 ‘네이티브 사투리’를 구사하는 배우들이 모여 앙상블 연기를 선보이는 것도 비슷해 보인다. 나이는 많아도 대호에게 꼼짝 못하는 용환을 연기한 김종수의 경상도 사투리 연기는 <보안관>에서 특히 인상적이다. 덧, 김종수는 걸쭉한 부산 사투리의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에도 출연했다. 부산세관의 장 주임 역이었다.

보안관

감독 김형주

출연 이성민, 조진웅, 김성균

개봉 2016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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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호실>

7호실
부동산 중개인 역

이용승 감독의 <7호실>은 망해가는 DVD방 사장 두식(신하균)과 월급을 못 받을지도 모르는 알바생 태정(도경수)이 주인공이다. 두 사람 모두에게 필요한 건 돈이다. 그 돈을 마련하려면 방법은 딱 하나밖에 없다. DVD방이 팔려야 한다. 그 키를 쥐고 있는 부동산 중개인 역할을 김종수가 맡았다. 이미 <밀양>에서 부동산 사장 연기를 했던 그는 두식에게 온갖 욕설을 들으면서도 DVD방 건물을 팔기 위해 애를 쓴다. 두식이 복비를 두 배로 주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어수룩한 전직 교감 선생님을 꼬드기는 김종수의 연기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번지르르하게 말 잘하는 부동산 중개인의 모습 그대로다. 덧, 김종수는 드라마 <미생>에서 김부련 부장으로 출연해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 <7호실>에는 드라마 <미생>에서 하 대리를 연기한 전석호와 정 과장을 연기한 정희태도 출연한다.

<미생>
7호실

감독 이용승

출연 신하균, 디오

개봉 2017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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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수는 <보안관> 개봉 당시 영화주간지 ‘씨네21’에서 진행한 ‘아재들의 수다’에 참여했다. 이성민, 조진웅, 김성균, 조우진, 임현성, 김재영, 배정남과 함께 영화 촬영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김종수는 “긴 시간 동안 현장에서 머물며 찍은 건 (<보안관>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짐작하건대 <보안관>은 김종수가 출연한 영화 가운데 가장 분량이 많은 작품이 아닐까 싶다. 중요한 건 분량이 아니다. 그는 늘 존재감을 드러내는 배우였다. <1987>이 다시 한번 그걸 입증했다.
 
김종수는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다. 아래 리스트(출처 위키피디아)를 첨부했다. 2018년 개봉 예정작 가운데 김종수가 출연하는 영화로는 <내부자들>의 우민호 감독이 연출하고 송강호, 조정석, 배두나가 출연하는 <마약왕>, 류준열, 유지태, 조우진이 출연하는 <돈> 등이 있다.


김종수의 필모그래피
 
영화
<마약왕> (2018년)
<1987> (2017년) - 박정기 역
<7호실> (2017년) - 부동산 중개인 역
<시인의 사랑> (2017년) - 동인회장 역
<보안관> (2017년) - 용환 역
<특별시민> (2017년) - 적재적소 광고주 역
<연애담> (2016년) - 지수 아빠 역
<아수라> (2016년) - 은충호 역
<고산자, 대동여지도> (2016년) - 김병학 역
<터널> (2016년) - 시추 간부 역
<봉이 김선달> - 봉황사기 대감 역
<양치기들> (2016년) - 고석태 역
<무서운 이야기 3: 화성에서 온 소녀> (2016년) - 백발노인 역
<날 보러와요> (2016년) - 차 국장 역
<글로리데이> (2016년) - 오 팀장 역
<검사외전> (2016년) - 박청직 법원장 역
<소수의견> (2015년) - 조구환 역
<스물> (2015년) - 동우 큰아버지 역
<몽골리안 프린세스> (2015년) - 영화배우(특별출연) 역
<소셜포비아> (2015년) - 교수 역
<남자가 사랑할 때> (2014년) - 교도소 보안원 역
<스파이> (2013년) - 백무진 역
<전설의 주먹> (2013년) - 민주일보 편집장 역
<아부의 왕> (2012년) - 정상무 역
<홈 스위트 홈> (2012년) - 마선생 역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 (2012년) - 장주임 역
<좋은 꿈 꾸세요> (2012년) - 김사장 역
<히트> (2011년) - 문방/철수 보일러상사 역
<기타가 웃는다> (2011년) - 윤철수 역
<풍산개> (2011년) - 망명남자 역
<플레이> (2011년) - 클럽사장 역
<용서는 없다> (2010년) - 과거 변호사 역
<겨울이 온다> (2009년)
<바람> (2009년) - 화장품사장 역
<로맨틱 아일랜드> (2008년) - 이사 1 역
<밀양> (2007년) - 신 사장 역
 
드라마
<아르곤> (2017년, tvN) - 소태섭 역
<조작> (2017년, SBS) - 민영호 역
<군주 - 가면의 주인> (2017년, MBC) - 주진명 역
<긍정이 체질> (2016년, TV캐스트) - 마교수 역
<뷰티풀 마인드> (2016년, KBS2) - 신동재 역
<미세스 캅 2> (2016년, SBS) - 김동석 사장 역
<피리부는 사나이> (2016년, tvN) - 양동우 청장 역
<육룡이 나르샤> (2015년, SBS) - 목은 이색 역
<KBS 드라마 스페셜 - 라이브 쇼크> (2015년, KBS2) - 금요토론 사회자 역
<복면검사> (2015년, KBS2)
<프로듀사> (2015년, KBS2) - 백보선 역
<징비록> (2015년, KBS2) - 우송당 황윤길 역
<미생> (2014년, tvN) - 김부련 역
<무정도시> (2014년, JTBC) - 강민섭 역
<개과천선> (2014년, MBC) - 이명한 역
<쓰리 데이즈> (2014년, SBS) - 변태훈 국정원장 역
<KBS 드라마 스페셜 - 괴물> (2014년, KBS2) - 창훈 역
<총리와 나> (2013년, KBS2) - 공택수 역
<KBS 드라마 스페셜 - 당신의 누아르> (2013년, KBS2) - 영광 역
<친구, 우리들의 전설> (2009년, MBC) - 한병우 역


씨네플레이 에디터 신두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