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월요일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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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토미 위르콜라
출연 누미 라파스, 윌렘 대포, 글렌 클로즈
개봉 2017 영국, 미국, 프랑스, 벨기에
<월요일이 사라졌다>라는 영화가 개봉했다. 제목만 봐서는 무슨 영화인지 잘 모르겠다. 토요일이나 일요일이 사라지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특히 직장인이라면.
영화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자. 대략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1가구 1자녀 산아제한법으로 인구증가를 통제하는 사회, 태어나서는 안 될 일곱 쌍둥이가 태어났다. 이들을 몰래 키우기로 결심한 외할아버지(윌렘 대포)는 쌍둥이들에게 먼데이, 튜즈데이, 웬즈데이, 써스데이, 프라이데이, 새터데이, 선데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일곱 쌍둥이는 카렛 셋맨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살고, 자신의 이름과 같은 요일에만 외출할 수 있다. 외출해서 한 일은 모두 공유해야 한다. 그러던 어느날, 월요일 저녁 평소처럼 출근했던 먼데이가 사라지고 정부의 비밀 조직이 들이닥친다. 제목의 ‘월요일’은 일곱 쌍둥이 가운데 ‘먼데이’를 뜻한다. 누미 라파스가 1인 7역을 했다고 한다. <월요일이 사라졌다>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씨네플레이의 ‘주목! 이 영화’ 리뷰를 참고하길 바란다.
간략한 시놉시스의 설정만 보면 꽤 흥미로워 보인다. 인류가 더 이상 아이를 낳지 못하는 사회를 다룬 영화 <칠드런 오브 맨>이라는 영화가 생각나기도 한다. <월요일이 사라졌다>처럼 톡톡 튀는 상상력의 SF 영화가 또 없을까 궁금해졌다. 작품의 완성도보다는 순전히 기발한 상상력의 설정만을 기준으로 삼고 여러 영화를 찾아봤다. SF영화의 고전이라 불리는 <스페이스 오디세이 2001> <브라질> <블레이드 러너> 등은 제외했다. <인터스텔라> <컨택트> <매트릭스> <에이리언> <터미네이터> <빽 투 더 퓨처> <칠드런 오브 맨> 같이 유명한 영화도 소개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다소 황당한 영화가 나올 수도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기준은 오로지 기발한 상상력이다. ‘이런 설정의 영화가 있었어?’라는 정도의 느낌으로 봐주시길.
움 (2010)
죽은 연인의 유전자를 복제해 그 아이를 키우는 여자
<움>은 유전자 기술을 소재로 한 SF영화다. 어린 시절 만난 레베카(에바 그린)와 토미(맷 스미스)는 죽고 못 사는 연인이다.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토미가 죽자 레베카는 슬픔에 빠진다. 토미가 그리웠던 그녀는 그의 유전자 조직을 채취해 토미의 복제인간을 낳기로 결심한다. 레베카의 뱃속에서 태어난 토미는 죽은 연인인 동시에 아들이기도 하다. <움>은 유전자 복제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파격적인 사랑 등 논란거리가 가득한 영화다. 정말 죽고 못 사는 사랑이다.

- 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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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베네덱 플리고프
출연 에바 그린, 맷 스미스
개봉 2010 독일, 헝가리, 프랑스
더 랍스터 (2015)
반드시 커플이 돼야 하는 사회. 짝을 찾지 못하면 동물로 변해 숲에 버려진다
SF영화라고 하기에는 애매하지만 <더 랍스터>를 소개한다. <더 랍스터>의 상상력은 황당하기 이를 데 없다. 가까운 미래로 설정된 세계에서 모든 사람들은 완벽한 짝을 찾아야만 한다. 제목의 랍스터는 주인공 데이비드(콜린 파렐)가 짝을 찾지 못했을 때 변하고 싶다고 선택한 동물이다. 그는 “100년을 거뜬히 살며 귀족처럼 파란 피를 가졌고 평생 번식을 한다”는 이유로 랍스터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데이비드는 짝을 찾지 못하고 호텔을 탈출해 숲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그는 운명의 여인(레이첼 바이스)을 만난다. 운명의 장난일까. 숲에 사는 사람들은 연애를 죄악시하고 있다. 데이비드는 어떤 선택을 할까. <더 랍스터>의 황당한 설정은 충격적 결말로 끝을 맺는다.

- 더 랍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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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출연 레이첼 와이즈, 콜린 파렐, 레아 세이두
개봉 2015 그리스, 영국, 아일랜드, 네덜란드, 프랑스
업사이드 다운 (2012)
정반대의 중력이 작용하는, 위 아래로 맞붙은 두 행성의 남녀가 사랑에 빠진다
<업사이드 다운>의 기발한 상상력은 두 행성이 위아래로 맞붙어 있다는 점에서 시작한다. 이런 설정 덕분에 매우 독특한 비주얼을 볼 수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금지된 사랑을 하는 아담(짐 스터게스)과 에덴(커스틴 던스트)은 견우와 직녀처럼 두 행성이 가장 가까이 맞닿은 비밀의 숲에서 만난다. 이들의 만남은 말하자면 무중력 연애다. 절벽에 서로 거꾸로 매달린 채 키스를 나누기도 한다. <업사이드 다운>은 중력을 거스르는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 업사이드 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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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후안 솔라나스
출연 커스틴 던스트, 짐 스터게스
개봉 2012 프랑스, 캐나다
인 타임 (2011)
돈 대신 시간으로 모든 걸 사고 파는 시대. 시간을 모두 소진하면 심장마비로 즉사한다
25살에서 더 이상 늙지 않는 <인 타임>의 세계에서 시간은 곧 돈이다. 커피 한 잔에 4분, 권총 1정에 3년, 스포츠카 1대에 59년, 이런 식이다. 시간 금수저들은 결코 뛰는 법이 없지만 시간 흙수저들은 늘 뛰어다닌다. 하루 하루 일하면서 시간을 버는 윌 살라스(저스틴 팀버레이크)는 수천 년을 살 수 있는 헤밀턴이라는 남자를 구해주고 100년의 시간을 받는다. 헤밀턴이 시체로 발견되자 살라스는 살인자의 누명을 쓰고 타임키퍼(킬리언 머피)에게 쫓긴다. 그는 시간 부자들이 사는 ‘뉴 그리니치’로 잠임해 시간 재벌 딸 실비아(아만다 사이프리드)를 인질로 삼아 탈출한다. 이후 두 사람은 1% 부자들만 영생하는 시스템에 반기를 든다. <인 타임>은 ‘시간은 금’이라는 말의 실사 버전이라고 봐도 좋겠다.

- 인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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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앤드류 니콜
출연 아만다 사이프리드, 저스틴 팀버레이크, 킬리언 머피
개봉 2011 미국
맨 프럼 어스 (2015)
갑자기 이사를 가려는 교수. 환송회에서 자신이 1만 4000년을 살아온 사람이라고 밝힌다
<맨 프럼 어스>는 충격적인 반전으로 유명한 영화다. 우주선, 외계인, 타임루프 같은 익숙한 SF의 소재의 영화는 아니다. <맨 프럼 어스>의 거의 모든 러닝타임은 갑자기 사라지려는 존 올드맨(데이빗 리 스미스)의 환송회 자리에서 벌어지는 대화로만 이뤄져 있다. 올드맨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순간부터 관객들은 그의 이야기에 몰입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 반전은 도발적이다. <맨 프럼 어스>는 스포일러 주의를 요하는 영화다.

- 맨 프럼 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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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리처드 쉔크만
출연 존 빌링슬리, 엘렌 크로포드, 윌리엄 캇, 애니카 피터슨, 리차드 리엘, 데이빗 리 스미스, 알렉시스 소프, 토니 토드
개봉 2007 미국
선샤인 (2007)
죽어가는 태양으로 인류는 멸망 위기에 놓인다. 핵탄두로 태양을 재점화시킬 수 있을까
<선샤인>은 후반부 등장하는 선장 때문에 망한 영화로 알려져 있다. 자세한 내용은 영화를 통해 확인하길 바란다. 대니 보일 감독은 매우 스타일리시한 화면을 만들어냈고, 테크노 밴드 ‘언더월드’의 음악 역시 적절하게 사용했다. <선샤인>은 지구를 구하려는 흔한 SF영화처럼 시작하고 좀비영화처럼 보이다가 종교영화처럼 끝나는 영화다. 걸작이 될 뻔 했던 <선샤인>은 태양을 구현한 시각 이미지만으로도 볼 만한 영화다.

- 선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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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대니 보일
출연 로즈 번, 클리프 커티스, 크리스 에반스, 트로이 가리티, 킬리언 머피, 사나다 히로유키, 마크 스트롱, 베네딕 웡, 양자경
개봉 2007 영국, 미국
스플라이스 (2009)
다종 결합체와 인간 여성의 DNA를 결합해 만든 새로운 생명체가 탄생한다
<스플라이스>는 인간복제, DNA 등 관련 유전공학 기술에 대한 공포를 담고 있다. 과학자 커플 클라이브(애드리안 브로디)와 엘사(사라 폴리)는 난치병 치료 연구를 진행하던 중 조류, 어류, 파충류, 갑각류 등의 다종 DNA 결합체를 탄생시킨다. 이후 이들은 제약회사의 경고를 무시하고 다종 DNA 결합체를 인간 여성의 DNA에 접목시키는 실험을 하면서 인간도 동물도 아닌 새로운 종을 탄생시킨다. ‘드렌’이라 이름 붙인 이 생명체는 매우 아름다운 존재였으나 변이를 일으키면서 무서운 존재로 변하고 만다. <스플라이스>는 사람에 따라 매우 불쾌한 기분이 들 수도 있는 영화다. 인간처럼 보이지만 인간이 아닌 존재를 보는 것 자체가 묘한 역겨움을 유발할 수도 있다.

- 스플라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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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빈센조 나탈리
출연 애드리언 브로디, 사라 폴리
개봉 2009 캐나다, 프랑스, 미국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2005)
은하계 초공간 개발위원회는 우주의 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지구를 철거하기로 결정한다
더글러스 애덤스의 원작 소설로 매우 유명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기발한 점은 영화가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지구가 사라진다는 거다. ‘펑’ 하고 그냥 없어진다. 대다수의 SF영화가 지구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전혀 다른 상상을 했다. 살아 남은 사람은 없냐고? 영국인 1명과 미국인 1명이 살아 남았다. 아서 덴트(마틴 프리먼)와 트릴리언(주이 디샤넬)이다. 두 사람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개정판을 쓰기 위해 지구에 머룰렀던 포드(모스 데프)와 은하계 대통령 출신의 자포드(샘 락웰)와 함께 우주와 생명의 신비를 밝히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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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가스 제닝스
출연 샘 록웰, 모스 데프, 주이 디샤넬, 마틴 프리먼, 빌 베일리, 워윅 데이비스, 안나 챈셀러, 앨런 릭먼
개봉 2005 미국, 영국
어나더 어스 (2011)
제2의 지구에 또 다른 내가 산다면
<어나더 어스>는 저예산 SF영화다. 마이크 카힐 감독은 영화 촬영을 시작할 당시 단돈 100달러밖에 없었다고 한다. 거대 할리우드의 어머어마한 물량이 투입되지 않은 SF영화라면? 당연히 기막힌 상상력이 원동력이 될 수밖에 없다. <어나더 어스>는 또 다른 내가 존재한다는 ‘도플갱어’ 설정을 넘어 지구가 하나 더 있다는 설정으로 시작한다. 달리 말하면 도플갱어와 평행이론의 교집합 영화라고 할 수도 있겠다. <어나더 어스>는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여러 해석이 가능한 SF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에게 추천할 만하다.

- 어나더 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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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마이크 카힐
출연 윌리암 마포더, 브릿 말링, 매튜 - 리 엘바흐
개봉 2011 미국
씨네플레이 에디터 신두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