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다기리 죠도? 일본 특촬물 <가면라이더> 출신 배우 9

개봉한 일본 영화들을 보고 정보를 찾다가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그 배우의 데뷔작이나 출세작이 일본 특수촬영 드라마 <가면라이더> 시리즈인 경우가 제법 있거든요. 최근 개봉한 <아인>, <나라타주>에서도 가면라이더 출신 배우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이참에 국내 개봉 영화들에 출연해 우리에게 잘 알려진 <가면라이더> 출신 배우 9명을 골라봤습니다.

일명 ‘가면라이더 아이돌’의 상징이자 배우로 가장 성공한 오다기리 죠입니다. 국내엔 <박치기!>, <피와 뼈>, <메종 드 히미코> 등의 영화로 먼저 유명해져서 쉽게 떠올릴 수 없는데요, 2000년에 방송된 <가면라이더 쿠우가>에서 주인공 고다이 유스케 역을 맡았습니다. 타인의 미소를 보기 위해 1999개의 기술을 가진 남자로 소개됩니다. 그 기술이란 게 종이접기, 공중회전, 스톰프 같은 거긴 하지만… 아무튼 굉장히 상냥한 캐릭터입니다. 오다기리 죠는 가면라이더 오디션을 반강제로 봐서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는데, 그게 합격 포인트였다네요.

최근 개봉한 <아인>에도 출연하고, 한 해에 서너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입니다. 국내엔 <백설공주 살인사건>, <립반윙클의 신부>, <분노> 등에서 만날 수 있단 사실! 아야노 고는 2003년 <가면라이더 555>에 사와다 아키 역으로 출연했습니다. 주인공이 아닌 괴인 역이라 아야노 고는 <가면라이더 555> 얘기가 나올 때면 늘 “저는 주인공이 아니고 괴인 출신이에요”라고 해명(?)하느라 바쁘죠.

역시 <아인>에 출연한 사토 타케루는 최근 일본 영화계에서 독보적인 배우입니다. <바람의 검심> 실사영화 시리즈에서 히무라 켄신 역을 맡아 모든 액션을 소화했고,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같은 드라마 영화에서도 연기력을 과시했거든요. 그의 데뷔작은 2007년 방영된 <가면라이더 덴오>인데요, 주인공 노가미 료타로를 포함해 료타로 몸에 빙의되는 여섯 이매진 역까지 1인 7역(!)을 맡았습니다. 목소리는 성우들이 더빙했지만, 이매진에 따라 행동과 표정을 다채롭게 그려내며 잠재력을 드러냈습니다.

2017년 부산국제영화제에 <황야>로 내한했던 스다 마사키. <암살교실> 실사영화, <데스노트: 더 뉴 월드>, <은혼> 등 만화 원작 영화에 자주 출연했죠. 2009년 <가면라이더 W> 필립 역으로 데뷔했는데요, 2006년 <노다메 칸다빌레>로 데뷔한 키리야마 렌과 가면라이더 사상 최초 더블 주인공으로 출연합니다. 당시 16살이라 회를 거듭할수록 점점 키가 크는 게 그대로 담기기도 했습니다.

2017년,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와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두 편이 개봉하면서 후쿠시 소우타는 한국 관객들도 사로잡았습니다. 이런 잔잔한 영화와 <신이 말하는 대로>, <도서관 전쟁>, <무한의 주인> 같은 과격한 영화를 오가는, 출연작 폭이 넓은 배우죠. 데뷔작은 따로 있지만 2011년 <가면라이더 포제>의 키사라기 겐타로 역을 맡으며 급부상했습니다. 다른 배우들과 달리 당시 발음이 좋지 않아 연기력 논란이 있었으나 의리파 열혈 고교생의 캐릭터성은 잘 소화하면서 극을 이끌었습니다.

카나메 준은 2001년 <가면라이더 아기토>의 히카와 마코토 역으로 출연했습니다. 가면라이더인 츠가미 쇼이치(카슈 토시키) 곁에서 미확인 생명체와 싸워나가는 형사인데요, 작중 츠가미 쇼이치가 기억상실과 관련한 미스터리가 포인트라면 히카와 마코토는 적과 싸워나가며 성장하는 모습이 매력적이라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후 <캐산>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라이어 게임 -재생-> 등의 작품에 출연했습니다. 정신 나간 4차원 개그로 유명한 동명 만화를 영화화한 <삐리리~ 불어봐! 재규어 더 무비>에서 재규어 역으로 출연해 충격을 선사하기도 했다죠.

미즈시마 히로는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에서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한국에서도 리메이크됐죠), <메이의 집사>나 영화 <벡>, <흑집사: 악마와의 계약>에 출연했습니다. 그가 처음 주연을 맡은 건 2006년 <가면라이더 카부토>. 텐도 소우지 역을 맡은 그는 스스로 최고라고 여기는 오만한 성격과 그럼에도 약자를 보호하고 적과 맞서 싸우는 정의로운 면을 동시에 소화했습니다. 작중 워낙 뛰어난 인물인데다 싱크로율도 좋아서 (우리나라로 치면) ‘엄친아’ 이미지가 강했다네요.

3월 8일 개봉한 <나라타주>에도 가면라이더 출신 배우가 있습니다. 미야자키 케이타 역의 세토 코지인데요, 세토 코지는 오디션으로 뽑는 와타나베 엔터테인먼트의 D-BOYS 합류로 2005년 연예계에 발을 들입니다. 충격과 공포의 <뮤지컬 테니스의 왕자님 1st 시즌>의 키쿠마루 에이지와, 2008년 <가면라이더 키바>의 쿠레나이 와타루 역으로 인지도를 높입니다. 주인공답지 않게 은둔형 바이올린 제작자가 마침내 가면 라이더로서의 운명을 깨닫고 성장해나가는 모습은 팬들에게 인기를 모았습니다.

타카스기 마히로의 데뷔는 2009년. <가면라이더 가이무> 출연은 2013년. 다른 배우들과 달리 마히로에게 가면라이더가 데뷔작이나 첫 주연작은 아닙니다. 하지만 ‘여자애로 오해받아’ 스카우트된 아역 배우 출신인 그에게 <가면라이더 가이무>의 쿠레시마 미츠자네 역은 새로운 매력을 과시하기에 좋은 기회였죠. 카즈라바 코우타(사노 가쿠)를 동경하는 미츠자네는 작중 큰 변화를 겪는데요, 마히로는 제작진에게서 간략한 스토리를 전해 듣고 전체적인 연기적 변화를 꾀했답니다. 이후 마히로는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갈증>,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산책하는 침략자> 등에 출연하며 일본 영화 거장들과 작업했습니다.

에디터가 준비한 가면라이더 출신 배우는 이렇게 9명입니다. 키리야마 렌, 요시자와 료, 타케우치 료마 등 가면라이더의 덕을 본 배우들은 훨씬 더 많은데요, 여러분이 기억하는 배우가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씨네플레이 에디터 성찬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