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마블팬에게 그는 닉 퓨리다. <스타워즈> 팬들에게 그는 메이스 윈두였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팬에게 그는 <펄프 픽션>의 줄스 윈필드, <재키 브라운>의 오델 로비, <장고: 분노의 추적자>의 스티븐, <헤이트풀8>의 현상금사냥꾼 등으로 기억될 것이다. <언브레이커블>, <23 아이덴티티>, <글래스>로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시리즈의 팬에겐 그는 엘리야 프라이스다.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의 발렌타인도 빼면 섭섭할 것 같다.
그래서 그가 누구냐고? 아마도 매일 자신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사무엘 L. 잭슨이다. 사무엘 L. 잭슨은 티셔츠를 정말 사랑한다. 그의 인스타그램에는 심심치 않게, 아니 매우 자주 그가 입은 티셔츠 컬렉션을 볼 수 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유형이 있다. 사무엘 L. 잭슨이 사랑하는 티셔츠를 유형별로 구경해보자.
덕력충만 티셔츠
사무엘 L. 잭슨은 소위 말하는 덕후 기질이 다분한 아저씨 어쩌면 할아버지다. 특히 일본 문화를 좋아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그러 점에서 일본 라멘을 좋아한다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까. 일본 아니메를 좋아하면서도 라멘이 입맛에 맞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일본 문화 덕후 사무엘 L. 잭슨이 사랑하는 미국의 TV 드라마는 아마도 <브레이킹 배드>인 것 같다. 위 사진의 티셔츠 속 인물은 <브레이킹 배드>의 월터 화이트(브라이언 크랜스톤) 일명 하이젠베르그다.

- 브레이킹 배드 시즌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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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브라이언 크랜스톤, 안나 건, 아론 폴, 딘 노리스, 밥 오덴커크,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조나단 뱅스, 레이몬드 크루즈, 크리스토퍼 코신스, 크리스틴 리터, 데이빗 코스터빌, 제시카 헤트, 제시 플레먼스, 벳시 브랜트
방송 2012, 미국 AMC
사무엘 L. 잭슨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가장 최근 사진(4월 3일 기준)은 마빈 게이의 생일(4월 2일)을 축하하는 내용이다. 그는 마빈 게이의 ‘왓츠 고잉 온’(What's Going On) 앨범 커버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있다. 이 앨범은 전설적인 명반이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찾아보시길.

- What's Going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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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Marvin Gaye
발매일 1971.05.20.
위대한 복서, 무하마드 알리의 티셔츠를 입으며 사무엘 L. 잭슨은 존경을 표한 것 같다. 알리에게 어울리는 수식어는 최고, ‘더 그레이티스트’(THE GREATEST).
2018년 10월, 사무엘 L. 잭슨은 킹콩과 고지라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었다. 역시 일본 문화를 사랑하는 그다. 참고로 그는 <콩: 스컬 아일랜드>에 출연했다. 사진과 함께 올린 텍스트에는 티셔츠와는 다른 정보가 있다. 새 영화 <더 뱅커>를 시작했다는 내용이다.
아무리 일본 덕후인 사무엘 L. 잭슨이라도 1980년대 홍콩 누아르를 보지 않았을리는 없다. 그가 고른 티셔츠는 <첩혈쌍웅>의 한 장면을 담은 것이다. 물론 그가 출연하는 새 영화 <킬러의 와이프의 보디가드> 깨알 같은 홍보도 잊지 않았다. <킬러의 와이프의 보디가드>는 라이언 레이놀즈와 그가 출연한 <킬러의 보디가드> 후속편이다.

- 킬러의 보디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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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패트릭 휴즈
출연 라이언 레이놀즈, 사무엘 L. 잭슨
개봉 2017.08.30.
마블사랑 티셔츠
사무엘 L. 잭슨은 <캡틴 마블> 인터뷰 촬영 당시, 한국의 한 매체 직원에게 저 티셔츠를 빼았았다. 인터뷰 영상을 보면 티셔츠 속 그림을 선물 받았는데 티셔츠가 있다는 말에 달라고 투정을 부리며 애교도 부린다.

- 캡틴 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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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애너 보든, 라이언 플렉
출연 브리 라슨, 사무엘 L. 잭슨, 벤 멘델슨, 주드 로
개봉 2019.03.06.
사무엘 L. 잭슨의 티셔츠 사랑은 <캡틴 마블>의 홍보를 위해서도 쓰인다. 영화에 대한 정보가 없던 2018년 6월이었다. 그가 입은 티셔츠가 곧바로 뉴스가 되기도 했다.
사무엘 L. 잭슨은 마블의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기도 했다. 마블팬이라면 아주 탐이 날 만한 티셔츠다. 영국 런던에서 촬영한 이 사진 속에는 익숙한 얼굴들이 가득하다. 그런데 “(저 사진 속) 인물들은 모두 같은 노래를 듣고 있을까?”
사회참여형 티셔츠
2018년 11월, 사무엘 L. 잭슨은 투표를 독려했다. 이날(현지시간 11월 6일)은 미국의 상원과 하원 의원을 선출하는 중간선거가 있던 날이었다. 티셔츠에는 “투쟁은 계속된다”(The Struggle Continues)라는 문구와 함께 흑인 인권운동가들의 사진이 박혀 있다.
흑인 배우로서 사무엘 L. 잭슨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네, 그는 인종차별주의자입니다”(Yes, he's a racist.)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기도 했다. 이 티셔츠는 세이잇마이셔츠(www.sayittomyshirt.org)라는 사이트에서 판매된 것이다. 이곳은 티셔츠를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목적으로 운영된다.
나르시시즘형 티셔츠
사무엘 L. 잭슨은 여러 가지 다양한 티셔츠를 입지만 가장 많이 입는 티셔츠는 자신의 얼굴이 그려진 것이다. 그는 자신을 너무 사랑한다. 사무엘 L. 잭슨의 본인 얼굴 티셔츠 컬렉션을 감상해보자.
사무엘 L. 잭슨의 티셔츠 사랑은 계속 될 것 같다. 앞으로도 유쾌하고 즐거운 티셔츠를 입고 나오길 기대한다. 그리고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다. 도대체 누가 사무엘 L. 잭슨과 로렌스 피시번을 헷갈리는가?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