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신작 <리틀 드러머 걸>이 왓챠플레이를 통해 공개됐다. <리틀 드러머 걸>을 본 이들이라면, 마이클 섀넌과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사이에서 선배들에게 지지 않는 에너지를 내뿜던 신예 플로렌스 퓨의 얼굴을 눈여겨볼 수밖에 없었을 것. 사랑을 위해서라면 어떤 위험도 감수하는 찰리 역을 맡아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인 플로렌스 퓨는 최근 MCU의 신작 <블랙 위도우>에도 캐스팅되며 톱스타들의 관문이라는 히어로계에 입성할 준비를 마쳤다. 2014년 데뷔 이후 5년 만에 눈부신 성장을 이룬 배우, 플로렌스 퓨의 출연작과 그에 얽힌 소소한 사실들을 정리했다.


더 폴링, 어린 케이트 윈슬렛이 걸어 들어오는 줄 알았다
플로렌스 퓨의 데뷔작은 미스터리 영화 <폴링>. 1969년 명문 여학교를 배경으로, 억압 당하는 10대 소녀들의 어두운 성장기를 그린 작품이다. 플로렌스 퓨는 극 중 학생들의 우상인 소녀 아비를 연기했다. 속내를 가늠할 수 없는 그녀의 미스터리한 아우라가 돋보였던 캐릭터. 데뷔작부터 주연을 꿰찼다는 점이 인상 깊다.

<폴링>에 얽힌 소소한 사실 <폴링>은 소녀 캐릭터와 판타지, 미스터리 장르가 결합된 <행잉록에서의 소풍> <천상의 피조물>의 연장선상에 선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케이트 윈슬렛의 스크린 데뷔작, <천상의 피조물>이 특히 돋보이는데, <폴링>을 연출한 캐롤 몰리 감독이 느낀 플로렌스 퓨의 첫인상과 연관되기 때문. 캐롤 몰리 감독은 첫 오디션 당시 플로렌스 퓨를 보고 “마치 어린 케이트 윈슬렛이 오디션 룸으로 걸어들어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폴링

감독 캐롤 몰리

출연 맥신 피크, 메이지 윌리암스, 플로렌스 퓨

개봉 2016.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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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맥베스, 전 세계 영화 관계자를 홀린 영국의 천재 신예
<레이디 맥베스>는 플로렌스 퓨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작품이다. 늙은 지주에게 팔려간 열일곱 소녀, 캐서린이 금기를 깨고 욕망을 좇으며 파국에 치닫는 과정을 담은 영화.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침착함에서부터 도발적이고 관능적인 모습까지, 러닝타임 내내 극을 온전히 장악한 플로렌스 퓨의 연기에 찬사가 쏟아졌다.

<레이디 맥베스>에 얽힌 소소한 사실 플로렌스 퓨는 <레이디 맥베스>를 통해 제30회 유럽영화상 여우주연부문에 이자벨 위페르, 줄리엣 비노쉬 등 대선배들과 함께 이름을 올렸고, 영국 독립영화상을 비롯한 여러 시상식의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레이디 맥베스

감독 윌리엄 올드로이드

출연 플로렌스 퓨

개봉 2017.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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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리어, 평생 우러러보던 배우들과 함께 한 작품
<레이디 맥베스> 이후 플로렌스 퓨의 필모그래피에 대형 작품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리암 니슨 주연 <커뮤터>를 통해 상업 영화 데뷔를 마친 플로렌스 퓨는 곧바로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원작으로 한 작품 <킹 리어>에 얼굴을 비쳤다. 그녀가 “평생 우러러봤던 배우들”이라 언급한 안소니 홉킨스, 짐 브로드벤트, 엠마 톰슨, 에밀리 왓슨 등 영국의 대선배들과 함께 출연한 작품. 그녀는 리어 왕(안소니 홉킨스)의 막내딸 코델리아를 연기했다.

<킹 리어>에 얽힌 소소한 사실 <킹 리어>이 촬영된 건 지난 2017년이다. 하비 웨인스타인으로부터 시작된 온갖 성 추문이 할리우드를 충격에 빠뜨렸던 시기. 엠마 톰슨과 에밀리 왓슨은 세트장에 출석할 때마다 플로렌스 퓨에게 산업 관련 책과 팟캐스트를 추천해줬다. 플로렌스 퓨는 “그녀들의 지혜는 정말 강력했고, 늘 무언가를 배울 수 있었다. 그녀들이 나의 멘토였다”고 밝혔다.

이미지 준비중
킹 리어

감독 리처드 이어

출연 안소니 홉킨스, 엠마 톰슨, 토비어스 멘지스, 에밀리 왓슨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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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로 킹, 시대극 천재 인증!
<레이디 맥베스> <킹 리어>를 통해 플로렌스 퓨에게서 시대극 천재의 떡잎을 발견한 넷플릭스. 플로렌스 퓨는 2018년 토론토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던 넷플릭스 화제작 <아웃로 킹>에도 출연했다. 거대한 영국 군대에 맞서 적은 병력으로 나라를 지킨 스코틀랜드의 무법자 왕, 로버트 브루스의 일대기를 담은 작품. 정치가라기보다 전사에 가까운 역사적 인물 로버트 브루스를 크리스 파인이 연기했고, 그의 부인 엘리자베스 드 버그를 플로렌스 퓨가 연기했다.

아웃로 킹

감독 데이빗 맥킨지

출연 크리스 파인, 애런 존슨, 스티븐 딜레인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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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드러머 걸, 박찬욱 감독이 단번에 반한 에너지
<리틀 드러머 걸>을 ‘플로렌스 퓨의 드라마’라고 설명해도 될까. 플로렌스 퓨가 연기한 찰리는 이스라엘 첩보원 가디와 사랑에 빠졌지만, 가디가 연기 중인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 미셸과 연인 사이인 척 연기를 해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은 배우 출신 스파이다. 리얼리티와 픽션을 오가며 여러 난관에 부딪히는 찰리. 정체성에 대한 고민으로 얼룩진 찰리의 내면을 선명하게 포착한 플로렌스 퓨의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만날 수 있다. 눈여겨볼만한 포인트라면, 웃고 울며 제 감정을 선명하게 토해내다가도 중요한 갈림길에 놓일 때면 속내를 가늠할 수 없는 얼굴로 시청자와 밀당을 벌였다는 것. 단순한 섬세함을 뛰어넘어 극 중 상황을 더 입체적으로 만드는 데 성공한 배우의 역할이 빛난 작품이다.

<리틀 드러머 걸>에 얽힌 소소한 사실 박찬욱 감독은 <리틀 드러머 걸>을 함께하기 전부터 플로렌스 퓨를 눈여겨봐왔다. <레이디 맥베스>에서 “무표정으로 희로애락을 다 표현”하던 그의 힘 있는 연기를 주목했던 것. <아가씨> 홍보 차 런던에 방문했을 때 플로렌스 퓨를 만난 박찬욱 감독은 <리틀 드러머 걸> 연출을 맡은 후 주인공 찰리 역은 플로렌스 퓨의 캐릭터임을 확신했다. 제작사 역시 박찬욱 감독과 같은 생각을 지니고 있어 그녀를 캐스팅할 수 있었다고.

리틀 드러머 걸 : 감독판

출연 플로렌스 퓨,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마이클 섀넌, 마이클 모쇼노프, 시모나 브라운

방송 2018, 영국 BBC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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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만나볼 수 있는
플로렌스 퓨의 차기작

파이팅 위드 마이 패밀리, 레슬링 선수로 변신하다
플로렌스 퓨는 쟁쟁한 차기작으로 기대를 모으는 배우이기도 하다. 올해 선댄스 영화제의 화제작 <파이팅 위드 마이 패밀리>는 WWE의 전 여성 프로 레슬러 페이지, 본명 사라야가 WWE의 스타가 되기까지의 일화를 담은 전기 영화다. 플로렌스 퓨가 페이지를 연기했다. 이전 출연작 속 모습과 전혀 다른 플로렌스 퓨를 만날 수 있는 작품. 기술까지 완벽 마스터한 그녀의 연기에 호평이 쏟아졌다.

파이팅 위드 마이 패밀리

감독 스테판 머천트

출연 스테판 머천트, 드웨인 존슨, 레나 헤디, 닉 프로스트, 빈스 본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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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소마, <유전> 감독의 신작
촘촘히 쌓아올린 서스펜스로 관객을 압도하며 21세기 오컬트 장르 대표작으로 평가받은 <유전>. 이를 연출한 아리 에스터 감독과 플로렌스 퓨의 만남이라니 기대할 수밖에 없다. <미드소마>는 친구의 고향인 스웨덴 마을에 방문한 한 연인이 광신도들의 종교 의식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인 윌 폴터와 호흡을 맞췄다.

이미지 준비중
미드소마

감독 아리 에스터

출연 윌 폴터, 플로렌스 퓨, 윌리엄 잭슨 하퍼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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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할리우드 대스타와 어깨를 나란히 하다
<레이디 버드>로 아카데미의 호명을 받은 그레타 거윅 감독의 신작, <작은 아씨들>의 크레딧에도 이름을 올렸다.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 첫째 메그 마치를 엠마 왓슨, 둘째 조 마치를 시얼샤 로넌이 연기하고, 플로렌스 퓨는 막내 에이미 마치를 연기한다. 훗날 그녀와 결혼하는 로리 로렌스 역엔 티모시 샬라메가 캐스팅됐다. 그와 함께 메릴 스트립, 로라 던, 루이 가렐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한다. 출연자들의 이름만 나열했을 뿐인데도 ‘역대급’이란 수식어가 절로 나오는 작품. 할리우드 대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플로렌스 퓨의 성장을 실감할 수 있다.


블랙 위도우, MCU 입성하며 대세 인증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 솔로 무비, <블랙 위도우>에도 출연을 확정 지었다. 쉴드 요원이었던 나타샤 로마노프의 과거를 조명하는 작품. 플로렌스 퓨의 역할을 비롯해 대부분의 정보가 베일에 싸여있지만 이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플로렌스 퓨가 할리우드의 중심에 안착했다는 것. 작품마다 눈부신 성장을 그려왔던 그녀가 대형 스튜디오의 작품에선 어떤 매력을 선보일지 기대해보자.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