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좌의 게임> 시즌 1~7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왕좌의 게임> 마지막 시즌이 시작됐다. 전 세계의 수많은 팬들이 이 시간을 기다려왔다. 기다림의 시간과 그동안 함께 한 시간 모두 길고 길었다. 그 시간만큼이나 <왕좌의 게임>에는 수없이 많은 캐릭터가 등장했고 또한 사라졌다. ‘발라 모르굴리스’(모든 사람은 죽는다)라는 작품 속 격언처럼. 주인공인 줄 알았던 캐릭터가 허망하게 죽기도 했다. 그런 주인공 옆에 사이드킥(Sidekick) 캐릭터가 있다. 사이드킥은 주인공 옆에서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대중문화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사이드킥 캐릭터라면 셜록 홈즈와 짝을 이룬 존 왓슨이나 배트맨과 함께 등장한 로빈 등이 있다.

왓슨, 로빈처럼 <왕좌의 게임> 속 재미를 더한 사이드킥 캐릭터를 돌아본다. 사이드킥의 정의와 다소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도 있을지 모르겠다. 또 여기 소개하지 못한 캐릭터가 있을 수도 있다. <왕좌의 게임>의 지난 시즌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이해해주면 좋겠다.


브론

브론(제롬 플린)은 검술에 뛰어난 캐릭터다. 또 돈에 움직이는 용병이기도 하다. 그런 그는 자연스레 어쩌면 필연적으로 라니스터 가문의 사람이 된다. 라니스터는 “언제나 빚을 갚는다”고 말하는 가문이다. 물론 그 빚은 금괴로 갚는다. 위기에 빠진 티리온 라니스터(피터 딘클리지)를 도와주며 브론은 그의 오른팔이 된다. 이후 티리온과 킹스랜딩에 오게 된 그는 블랙워터 전투에서 공을 세우고 기사에 서임되기도 한다. 제이미 라니스터(니콜라이 코스터 왈도)의 한 손 검술 스승이 된 뒤, 브론은 라니스터 군대에 합류했다. 시즌 7에서는 제이미를 죽음에서 구하는 등 큰 활약상을 보여줬다. 게다가 스콜피언이라는 무기로 대너리스(에밀리아 클라크)의 드래곤 가운데 하나인 드로곤을 맞추기도 했다. 브론은 용을 죽이지는 못했지만 쓰러뜨린 남자다.


타스의 브리엔느

브리엔느(그웬돌린 크리스티)는 충실한 기사가 되려 했다. 키가 엄청나게 큰, 덩치 큰 여성이기도 하다. 그가 섬기는 인물은 렌리 바레테온(게딘 앤소니)이었다. 이후 그가 죽음을 맞고 누명을 쓰게 됐을 때 브리엔느를 구한 이가 캐틀린 스타크(미셸 페어리)였다. 이후 그는 캐틀린에 충성하는 캐릭터로 <왕좌의 게임>에 꾸준히 등장했다. 캐틀린이 브리엔느에게 전한 첫 번째 명령은 제이미 라니스터를 킹스랜딩으로 호송하는 일이었다. 이때 두 삶의 미묘한 기류가 흐르기도 한다. 제이미와 헤어진 브리엔느는 산사 스타크를 찾아나선다. 오랜 기간 산사를 찾던 그는 시즌 7에서 드디어 스타크 가문의 고향 윈터펠에서 산사를 만나게 된다.


샘웰 탈리

샘웰 탈리(존 블래들리)는 좋은 친구다. 다만 싸움을 못할 뿐이다. 대신 공부를 잘한다. 그는 북부의 장벽을 지키는 나이트워치가 돼서는 안 될 인물이었을지도 모른다. 존 스노우가 없었다면 어쩔 뻔했나. 그럼에도 그는 단지 존 스노우의 사이드킥에 머무르는 캐릭터가 아니다. 장벽 너머에서 화이트 워커를 죽였으며 와이들링 여성을 구해 고향으로 돌아간 뒤 존의 명령으로 올드타운의 시타델에 가게 된다. 그곳에는 칠왕국의 역사와 지식이 한데 모인 도서관이 있다. 그는 지식인인 마에스터 수업을 받는다. 장벽 너머에서 화이트 워커를 목격한 그는 매우 중요한 정보를 알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또 시즌 8에서 존 스노우와 재회한 샘은 그에게 중요한 출생의 비밀을 전한다.


다보스 시워스

다보스 시워스(리암 커닝햄)는 충신 캐릭터다. 그는 시리즈의 초반부의 큰 세력이었던 스타니스 바라테온(스티븐 딜레인)을 보좌하는 인물이었다. 스타니스의 딸 시린(케리 잉그램)을 극진히 보살피는 인물이기도 하다. 시린은 그에게 글을 가르쳐줬다. 스타니스 군대가 킹스랜딩을 공격한 블랙워터 전투 이후 시리즈의 후반부에서 다보스는 북부에서 존 스노우와 함께 하고 있다. 그는 존 스노우의 죽음과 부활을 목격했으며 스타니스를 좌지우지 했던 멜리산드레(캐리스 밴 허슨)와는 끝없이 반복하는 관계였다.


산도르 글리게인 (하운드)

하운드(로리 맥칸)는 아리아 스타크(메이지 윌리암스)의 오랜 동반자(?)였다. 엄밀하게 말하면 그는 아리아를 롭 스타크(리차드 매든)에게 데려다주고 돈을 챙기려고 했다. 물론 그의 계획은 ‘피의 결혼식’으로 틀어지고 말았다. 이후 두 사람은 일종의 동반자 관계가 된다. 하운드는 아리아에게 검술을 가르쳐주기도 한다. 산사를 찾던 브리엔느와 조우하면서 하운드와 아리아는 헤어지게 된다. 하운드는 브리엔느와의 결투에서 죽을 위기를 넘기고 깃발 없는 형제단에 합류한다. 시즌 8에서 하운드는 윈터펠에 아리아와 다시 만난다.


조라 모르몬트

조라 모르몬트(이언 글렌)는 짝사랑의 아이콘(?)이다. 그는 시즌 1부터 시즌 8까지 꾸준히 시리즈에 등장한 캐릭터다. 늘 대너리스 주변에 머무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안타깝게도 대너리스는 그를 친구로 대할 뿐이다. 처음에 조라는 바리스(콘레스 힐)의 첩자였다. 대너리스에게 들통난 뒤 추방당한다. 한참 후에 티리온과 함께 하던 조라는 검투사로 노예 생활을 하던 중 검투장에서 대너리스와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시즌 5에서는 회색비늘병이라는 병에 걸려 몸이 돌처럼 굳는 현상을 겪기도 했다. 이후 시타델에서 만난 샘이 그를 치료해준다. 이후 조라는 대너리스의 곁을 지키고 있다. 참고로 조라는 <왕좌의 게임>의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는 베어 아일랜드의 리안나 모르몬트(벨라 램지)와 사촌 관계다. 


호도르

브랜 스타크(아이작 햄스터드 라이트)를 업어키운 호도르. 그는 시리즈의 대부분 브랜과 함께 장벽 너머에서 여행을 했다. 그 여행의 끝에서 그는 결국 최후를 맞는다. 호도르는 <왕좌의 게임> 속 인물 가운데 가장 헌신적인 캐릭터다. 오직 ‘호도르’라는 말만 할 수 있게 된 사연이 시즌 6에서 공개됐을 때 수많은 팬들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호도르가 화이트 워커가 돼서 돌아온다는 일부 팬들의 추측은 제발 틀리기를 바란다.


그레이 웜

그레이 웜(제이콥 앤더슨)은 대러니스가 거느린 무결병(거세병)의 리더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무결병은 도트락 기병대과 함께 대너리스 휘하의 군대의 중요한 하나의 축을 담당하고 있다. 그레이 웜은 노예였으나 대너리스가 해방시킨 이후 그를 따르게 됐다. 그레이 웜은 대너리스의 비서라고 할 수 있는 미산데이(나탈리 엠마뉴엘)와 깊은 관계를 맺기도 한다.


겐드리

겐드리(조셉 뎀시)는 로버트 바라테온(마크 애디)의 서자다. <왕좌의 게임>을 보는 팬들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극중에서 이를 아는 캐릭터가 많지 않다. 겐드리는 누군가의 사이드킥이라고 불리기 애매한 캐릭터다. 아리아와의 관계가 가장 깊은 캐릭터이긴 하다. 시즌 4, 5, 6에 등장하지 못했을 때 배우 조셉 뎀시가 “여전히 노 젓는 중”(Still rowin)이라고 남긴 트윗으로 팬들 사이에서 유명해졌다. 겐드리는 시즌 8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그는 윈터펠에서 드래곤 글래스로 무기를 만들고 있다. 아리아와의 재회는 덤이다.


포드릭 페인

포드릭(대니얼 포트먼)이야말로 진정한 사이드킥 캐릭터다. 티리온의 종자(하인)로 출연하기 시작했다. 블랙워터 전투에서 티리온을 구하는 활약을 한 덕분에 포드릭은 팬들 사이에서 유명해졌다. 티리온이 보답으로 포드릭에게 매춘부를 보내줬다. 그런데 이 매춘부들의 반응이 남달랐다. 심지어 받은 돈을 포드릭에게 그대로 돌려줬다. 팬들은 그 이유를 다 알고 있을 거라 믿는다. 티리온과 헤어지고 포드릭은 브리엔느의 종자가 된다. 역시 사이드킥 캐릭터로 활약했다. 포드릭은 시리즈가 진행될 수록 점점 전투력을 높여가고 있다. 나이트 킹이 이끄는 화이트 워커 군대와의 윈터펠 전투에서 활약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참, 그는 노래도 꽤 잘한다.


<왕좌의 게임> 마지막 장인 시즌 8은 위에 언급한 거의 모든 캐릭터와 주요 인물들이 모두 윈터펠에 모인다. 마지막 전투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재회하는 캐릭터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 팬들에게는 꽤 재밌는 요소다. 서로 죽이려 했던 사람들이 모여 살기 위한 전투를 준비하고 있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