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사 파워는 유전? 예고편 분석, <겨울왕국2> 내용 추측해봤다

<겨울왕국 2>는 전편으로부터 3년 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안나의 도움으로 자신의 힘을 받아들인 엘사, 그 후 평화를 찾은 아렌델 왕국. 그로부터 3년 후 가을엔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겨울왕국 2> 작업을 함께한 윤나라 애니메이터는 개봉 전에 공개된 홍보 영상을 통해 “<겨울왕국 2>는 엘사의 마법과 아렌델 왕국, 엘사와 안나 가족의 비밀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라고 밝힌 바 있다. 주인공들은 엘사가 지닌 힘의 기원을 찾기 위해 트롤 파비의 말을 따라 “북쪽의 마법의 땅을 지나 숨겨진 세상”으로 떠난다.

단풍으로 뒤덮인 마법의 숲이 이번 작품의 주요 배경이 될 예정. <겨울왕국 2> 제작진은 마법의 숲을 디자인하기 위해 노르웨이, 핀란드, 아이슬란드로 직접 떠나기도 했다. 캐릭터의 의상 컨셉 역시 각 나라의 문화적 특징을 반영했다고. 안나의 의상은 노르웨이, 엘사의 의상은 아이슬란드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간 공개된 예고편들을 종합해보면 <겨울왕국 2> 초반 스토리 일부를 짐작해볼 수 있다. 안나, 크리스토프, 올라프, 스벤과 게임을 즐기던 엘사는 홀로 의문의 소리를 듣는다. 그 소리를 따라 간 엘사의 몸에 마법의 빛이 투영되고, 엘사는 수백 개의 다이아몬드 모양 얼음을 만들어낸다. 동시에 아렌델 왕국에 알 수 없는 바람이 몰아닥치고, 곳곳이 자줏빛 불로 물든다. 엘사는 안나에게 “내가 숲의 정령들을 깨웠다”고 말하고, 파비는 엘사와 안나에게 “아렌델 왕국이 위협에 빠졌고, 이를 구하려면 과거의 진실을 먼저 알아야 한다"라고 충고한다. 

파비가 말하는 과거의 진실이란 무엇일까. 그 힌트를 또 다른 예고편에서 찾을 수 있다. 북미에서 지난 9월 공개된 2차 공식 예고편(클릭)은 어린 엘사와 안나가 아버지 아그나르 왕(알프리드 몰리나)으로부터 마법의 숲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마법의 숲을 본 적 있냐”는 안나의 질문과 함께 플래시백 장면이 시작되고, 아렌델 왕국의 제복을 입고 있는 금발 머리의 소년이 등장한다. 소년은 스쳐 지나간 바람을 따라 고개를 돌리고, 바람과 함께 노는 듯 허공에 둥둥 떠다니는 빨간 머리의 소녀를 목격한다.

이 소년 소녀는 이미 팬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던 캐릭터들이다. 지난 2월 공개된 티저 예고편엔 바람을 다루는 듯한 빨간 머리의 소녀, 그리고 그 바람에 휩쓸린 금발 머리의 소년이 등장했다. 당시 팬들은 엘사를 이을 초능력자의 등장일 것, 빨간 머리의 소녀가 엘사의 여자친구일 것 등의 다양한 추측을 내놨다. 2차 공식 예고편 속 플래시백 장면으로 미뤄봤을 때 금발 머리의 소년은 아그나르 왕의 어린 시절임이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빨간 머리의 소녀는 엘사와 안나의 어머니, 이두나 왕비(에반 레이첼 우드)가 아닐까?

이두나가 바람을 다룰 줄 아는 마법의 힘을 지니고 있었다면, 엘사가 타고난 마법의 출처 역시 명확해진다. 그리고 하나 더. <겨울왕국 2>엔 새로운 종족, 유목민 공동체 노불드라가 등장한다. 이두나로 추정되는 빨간 머리 소녀는 노불드라의 의상을 입고 있다. 이두나 왕비가 노불드라 출신이란 추측이 가능해지는 지점이다.

다시 2차 공식 예고편으로 돌아와보자. “마법의 숲은 황홀한 공간이었어. 하지만 잘못된 길로 가기 시작했지. 그때부터 누구도 그 숲에 드나들 수 없었단다” 아그나르 왕의 대사와 함께 혼란에 빠진 마법의 숲이 등장한다. 노불드라로 추정되는 이들과 아렌델 왕국의 제복을 입고 있는 이들이 서로에게 칼을 겨누는 장면, 마법의 숲이 현재 아렌델 왕국을 위협하는 핑크빛 불로 뒤덮이고 모두가 도망가는 장면, 그리고 숲이 강한 바람으로 모두를 쫓아내는 장면이 연이어 이어진다. 

이에 대한 모든 답은 이 구역의 지혜 갑, 트롤 파비가 알고 있다. “당신을 부르고 있는 사람을 찾으세요. 그들이 해답을 알고 있을 거예요” 파비가 엘사에게 건네는 조언과 함께 하늘엔 의미심장한 장면이 펼쳐진다. 왼편엔 노블드라의 지도자가 들고 다니는 긴 지팡이를 든 사람과 노불드라들이 쓰고 다니는 모자를 쓴 인물들이 나란히 서 있고, 오른편엔 아렌델 제복의 모자와 방패를 든 이들이 나란히 서 있다. 

이들은 화합하는 듯 보였으나 서로에게 칼을 겨눈다. 어쩌면 어떤 세력에 맞서 하나로 뭉쳐 싸우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어느 쪽으로 해석하든 아렌델과 노불드라, 안나와 엘사의 부모님이 어떤 커다란 사건에 휘말려있었던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결국 이 모든 사건이 벌어진 마법의 숲이 엘사와 안나를 소환한 이유. 노불드라와 아렌델의 피가 반반 섞인 이들이 마법의 숲에서 일어난 오랜 갈등을 해결하고 화합할 수 있는 인물들이어서가 아닐까.

이 모든 추측이 들어맞는다면 아그나르 왕과 이두나 왕비의 죽음 역시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아그나르와 이두나가 엘사의 마법을 감추려고 했던 이유는 무엇이며, 그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어디로 떠나려 했던 걸까. 이들은 마법의 숲과 어떤 관련이 있는 걸까. 엘사를 부르는 소리가 부모님의 목소리는 아닐까. 여러 가지 상상이 가능하다. 티저 예고편과 1차 예고편에 포함된 엘사의 바다 액션 신을 보고 일부 팬들은 “엘사가 부모님을 구하기 위해 바다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겨울왕국 2>의 감독들은 올해 D23 엑스포 행사에서 “아그나르 왕과 이두나 왕비가 <겨울왕국 2>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이들의 죽음에 얽힌 더 깊은 이야기를 <겨울왕국 2>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들었던 이야기 속 마법의 숲을 찾아가는 엘사와 안나. 이곳에서 그들은 숲을 지키는 4가지 정령을 만난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자줏빛을 띄는 불의 정령. 과거 아렌델 왕국, 노불드라 사람들을 공격한 바 있던 불의 정령은 엘사와 안나 일행에게도 위협을 가한다. 

바람의 정령도 눈에 띈다. 단풍 잎이나 사람을 띄우는 것과 차원이 다른 토네이도 형상으로도 등장하는 모양. 예고편 속에선 토네이도에 휩쓸리는 엘사와 안나 일행을 만날 수 있었다. 

<겨울왕국> 속 얼음성의 눈 거인(...), 마시멜로와 차원이 다른 돌 거인도 등장했다. 이들은 땅의 정령인 것으로 보인다. 엘사 일행에게 위협을 가하는 건 물론, 후에 설명할 이번 작품의 새로운 인물 마티아스(스털링 K. 브라운)의 군사들이 돌 거인들에게 맞서 싸우는 듯한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아무래도 엘사와 안나 일행이 잠들어있던 땅의 정령들을 깨운 모양. 안나와 올라프가 얼음 배를 타고 강을 건너던 장면에서 바위로 위장한 채 곤히 누워 잠을 청하고 있는 땅의 정령들을 확인할 수 있다. 

예고편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건 물의 정령, 나크다. 디즈니는 나크를 “바다의 힘을 이용해 숲의 비밀을 지키는 신화 속 물의 신”으로 설명했다. 예고편엔 엘사를 심판하는 듯한 나크의 모습, 그리고 나크를 마법의 힘으로 제압하고 그 위에 올라타 바다를 탈출하는 엘사의 모습이 담겼다. 

흥미로운 건 디즈니가 <겨울왕국 2>의 티저 포스터를 통해 이미 4가지 정령에 대한 힌트를 제공했다는 것. 티저 포스터의 눈 결정체엔 각각 다른 문양이 새겨져 있다. 엘사가 숲의 정령들을 깨우며 만들어낸 수백 개의 다이아몬드들이 바로 그것. 예고편 속 마법의 숲 입구를 지키는 네 개의 돌기둥에서도 이와 같은 문양을 확인할 수 있다. 

이두나 왕비 
모든 일의 시작엔 그녀가 있을 것만 같다. 엘사와 장난을 치다 다친 안나를 안고 “얼음장처럼 차가워요”란 대사 한 마디를 남긴 채 깊은 바다 아래로 사라진 이두나 왕비. 해외 매체들은 이두나 왕비를 소개하며 “비밀로부터 딸들을 보호하고 싶어하는 캐릭터”라는 코멘트를 덧붙였다. 이두나 왕비는 <겨울왕국 2>의 문을 여는 노래, ‘All ls Found’를 부른다. 딸들에게 불러주는 자장가로, 모든 해답을 담고 있는 북쪽 숲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노래다. 

아그나르 왕 
왕비의 비중이 커지면 자연스레 왕의 비중도 늘어날 터. 아그나르 왕의 목소리는 알프리드 몰리나가 연기했다. 알프리드 몰리나는 1978년부터 드라마와 영화, 연극 무대까지 오가며 꾸준히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영국의 명배우다. 

마티아스 
<겨울왕국 2>의 중요한 조연으로 추측되는 인물, 마티아스 총독이다. 아렌델 왕국의 제복을 입고 있는 그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마법의 숲에 30년 넘게 갇힌 채 살아온 캐릭터다. 제니퍼 리 감독의 말에 따르면 “숲에 갇힌 이후로 늙지 않았기 때문에 엘사, 안나의 아버지와 깊은 연관이 있는 인물”이라고. 

노불드라, (왼쪽부터) 허니 마렌, 라이더, 옐라나 
마법의 숲을 찾은 엘사, 안나 일행을 위협하던 인물들. 유목민 공동체 노불드라의 일원들이다. 디즈니는 “노불드라 부족이 이번 영화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백발에 긴 지팡이를 들고 서 있는 인물은 노불드라의 지도자인 옐라나. 가족과 공동체의 보호를 최우선으로 삼는 인물이다. 가운데 있는 남성은 라이더. 낙천적이고 유쾌한 성격이며, 바깥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인물이라고. 그의 옆에 선 인물은 라이더의 누나 허니 마렌이다. 숲의 평화를 가장 중요시하는 그녀는 노불드라에서 가장 용감한 인물이다. 이들이 엘사, 안나 일행과 어떤 일들을 함께 해나갈지 눈여겨보자. 

브루니
올라프를 이을 <겨울왕국 2>의 신스틸러. 브루니는 호기심 많고 귀여운 도롱뇽이다. 수줍음이 많은 친구지만, 눈송이를 좋아하는 탓에 엘사를 졸졸 쫓아다닐 숙명을 타고난 캐릭터. 디즈니가 브루니의 굿즈를 많이 많이 생산해주길 바랄 뿐이다. 

엘사와 안나의 비밀만 밝혀지는 게 아닌 모양. 크리스토프의 절친, 순록 스벤 역시 자신의 고향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2차 예고편에선 어린 순록을 안고 있는 빨간 머리의 소녀, 그리고 자신의 동료(!)들과 함께 드넓은 들판을 함께 뛰어다니는 스벤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티저 예고편부터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던 장면, 스벤과 크리스토프가 여러 마리의 순록들과 함께 무언가를 향해 뛰어가는 모습 역시 이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자신의 동료들을 찾은 스벤이 그들과 힘을 합쳐 무언가에 맞서는 모습인 걸까? 

* <겨울왕국 2> 푸티지 영상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올해 D23 엑스포에선 <겨울왕국 2>의 푸티지 영상이 상영됐다. 메인 예고편 초반부에 삽입된 게임 장면, 그리고 그 뒤의 몇 분이 담긴 영상으로 내용은 이렇다. 게임이 끝난 후 안나와 단둘이 방에 남은 크리스토프. 크리스토프는 안나에게 청혼할 기회를 엿보지만, 안나의 머릿속엔 언니 엘사에 대한 걱정뿐이다. 결국 기회를 놓친 크리스토프는 청혼을 다음으로 미룬다. 그가 프로포즈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을지는 영화를 봐야 알 수 있을 것. 사실 정답은 굿즈가 알고 있다. 구글에 이와 관련한 몇 가지 키워드를 검색하면 <겨울왕국 2>의 굿즈, ‘안나와 크리스토프의 프로포즈 선물 세트’를 만나볼 수 있다. 안나와 크리스토프의 행복한 미래를 널리 알린, 굿즈의 귀여운 스포인 셈이다.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