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츠>
캣츠

감독 톰 후퍼

출연 제니퍼 허드슨, 테일러 스위프트, 이드리스 엘바, 주디 덴치, 이안 맥켈런, 제이슨 데룰로, 제임스 코든, 레이 윈스턴, 레벨 윌슨, 프란체스카 헤이워드

개봉 2019.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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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아닌데 사람 같은 존재를 볼 때 기분이 이상해진다. 사람 같은 고양이나, 사람 같은 로봇, 안드로이드 등을 볼 때 그런 현상이 일어난다. 이런 현상을 불쾌한 골짜기, 언캐니 밸리(Uncanny valley)라고 부른다. 이미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용어지만 지난 연말 개봉한 <캣츠> 덕분에 다시 회자됐다. <캣츠>와 불쾌한 골짜기가 어떤 관계인지 알아보자.

그래프와 어원

언캐니 밸리는 영화산업에서 비롯된 말이 아니다. 로봇공학에서 나온 말이다. 당장 네이버나 구글에 검색을 해보면 언캐니 밸리라는 어원이나 개념에 대해 잘 알 수 있다. 간략하게 요약해서 소개해보겠다. 일본 도쿄공업대 모리 마사히로 교수가 로봇에 대한 사람들의 감정변화를 연구한 그래프(위)에서 불쾌한 골짜기, 언캐니 밸리라는 말이 만들어졌다. 아래로 쑥 들어간, 좀비라고 되어 있는 부분을 바닥으로 한 일종의 골짜기(valley) 모양의 그래프가 뜻하는 핵심은 다음과 같다. 사람들은 어설프게 인간을 닮은 로봇을 볼 때 불쾌한(uncanny) 감정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폴라 익스프레스>
폴라 익스프레스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

출연 톰 행크스, 에디 디즌, 노나 게이, 피터 스콜라리, 레슬리 제멕키스

개봉 2004.12.23. / 2006.01.20.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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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와 모션 캡처
영화에서 언캐니 밸리는 주로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이미지에서 비롯된다. 대표적인 경우가 2004년 성탄 시즌에 개봉한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폴라 익스프레스>다. <폴라 익스프레스>는 산타클로스가 있는 북극으로 가는 열차인 폴라 익스프레스를 타게 된 어린이들의 모험을 그린 판타지 영화다. 톰 행크스가 기차의 차장을 비롯한 수많은 캐릭터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가족 판타지영화로 모든 게 완벽할 것 같았던 <폴라 익스프레스>는 의외의 복병을 만났다. 언캐니 밸리였다.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베오울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틴틴: 유니콘호의 비밀>도 <폴라 익스프레스>와 비슷한 평가를 받는 영화다. 세 영화 모두 CG로만 구현된 영화다.

혹성탈출: 종의 전쟁

감독 맷 리브스

출연 앤디 서키스, 우디 해럴슨, 스티브 잔, 아미아 밀러

개봉 2017.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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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비인간
언캐니 밸리는 보통 CG와 연계된다. 다만 인간이 아닌 비인간의 정교한 CG에서는 언캐니 밸리 현상을 느끼지 않는 게 특이하다. <캣츠>와 <혹성탈출: 종의 전쟁>을 비교해보자. 두 영화에서 고양이와 유인원은 모두 사람이 연기했고, CG와 모션 캡처 기술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같다. 다른 점은 확연하다. <캣츠>의 그리자벨라(제니퍼 허드슨)를 볼 때는 언캐니 밸리 현상을 느끼고 <혹성탈출>는 시리즈의 시저(앤디 서키스)에게는 느껴지지 않는다. 사람처럼 말을 하지만 시저는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지 않다. 시저는 처음부터 침팬지였다.

테크 유튜브 채널 '굿 콘텐트'에 올라온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프로젝트 네온 영상. 위 이미지 속 8명 가운데 실제 사람은 단 한명이라고 한다.

인간과 AI
인간을 표현한 CG가 극도로 발전한다면 언캐니 밸리 현상이 사라질 수도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0에서 삼성전자 삼성리서치 아메리카(SRA) 산하 연구소 스타랩(STAR Lab)이 차세대 인공지능(AI) 프로젝트 네온(NEON)을 공개했다. 공개된 이미지는 실제 사람과 AI를 정말 구분하기 어렵다. 영화 속에서도 이런 기술이 구현된다면 언캐니 밸리 현상은 사라질 것이다. 어쩌면 빠른 시간 내에 사람이 아닌 AI가 연기를 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

삼성 네온 프로젝트 영상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