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의 관심사
감독 남연우
출연 조민수, 치타

정시우 영화 저널리스트
편견 부수는 이태원 모녀 클라쓰
★★☆
극과 극 모녀가 길 위에서 엉키고 다투다 관계를 회복하는 버디/로드무비 형식이 이태원이라는 공간을 만나 메시지를 영리하게 확장한 경우다. “어떤 인물이 지나가도 색안경 끼고 보지 않는 곳이기에 이태원을 선택했다는 감독의 말처럼 이태원은 다양한 문화와 인종이 친근하게 어깨를 맞댄 곳이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다양성이 인정받기까지 그 어떤 곳보다 차별과 낙인에 시달린 게 이태원이기도 하다. 그러니 이태원의 상징성이란, 다양성 그 자체보다는 그것을 획득해 낸 역사적 역동성에 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 편견의 문을 하나둘 통과해 나가는 영화 속 모녀의 서사가 이를 압축해내고 있는 것 같아 일견 흥미롭다. 신마다 만듦새의 편차가 있는 건 아쉬움. 치타의 존재감이 스크린으로 안정적으로 스며든 가운데, ‘우당탕탕 의태어를 끌고 다니는 듯한 조민수 캐릭터는 취향을 조금 탈 것 같다.

초미의 관심사

감독 남연우

출연 조민수, 치타

개봉 2020.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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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비헤이비어
감독 필립파 로소프
출연 키이라 나이틀리, 제시 버클리, 구구 바샤-로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월드를 뒤흔들다
★★★
1970 영국에서 열린 미스 월드 경연대회를 배경으로  실화 영화. 여성을 외모로만 평가하는 성차별적 행사에 반대하는 여성들을 대회를 뒤집을 만한 퍼포먼스를 계획한다. 한편 유색 인종으로 미스 월드 참가한 후보자들은 자신들을 통해 어떤 메시지가 전달되기를 바란다. 반대편에  있는  같지만, 세상이 바뀌길 원한다는 점에서 공감할  있는 그들은 그렇게 만난다. <미스비헤이비어> 20세기 페미니즘 운동의  챕터를, 꼼꼼한 드라마로 담아낸다. 딱딱하거나 뻔할 수도 있는 소재를 유머와 감동이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로 만들어낸 것이 미덕이다.

이지혜 영화 저널리스트
세상을 바꾸는 화난 사람들
★★★
<미스비헤이비어>는 미스 월드 대회가 여성해방운동의 중심에 놓였던 197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성의 신체를 34-24-36 사이즈로 제단하고, 가축시장의 상품처럼 취급하는 성 상품화의 축제를 혁명의 장으로 삼은 여성들은 때로는 어설프고 때로는 대담하다. <미스비헤이어>는 50년 전의 상황을 다루지만 그것은 현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여전히 미인대회는 열리고, 동일노동 동일 임금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가부장제는 여성을 엄마와 아내로 제한한다. 그러나 동시에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여성운동의 양상은 다양해졌으며 현재진행형의 목소리 또한 한층 커져 제도를 바꿔나가고 있다. 예쁘지도 추하지도 않고 단지 화가 났을 뿐인 여성들이 함께 뭉쳐서 싸운 덕분에. 영화는 그들이 다른 여성들과 세상에 가져온 변화에 대해 최대한 보편적이고 온건한 방식으로 기록한다.

미스비헤이비어

감독 필립파 로소프

출연 키이라 나이틀리, 제시 버클리, 구구 바샤-로, 킬리 호위스, 레슬리 맨빌, 리스 이판, 필리스 로건, 수키 워터하우스, 그렉 키니어

개봉 2020.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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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스님
감독 윤성준
출연 자승, 무연, 진각, 호산, 성곡, 재현, 심우, 도림, 인산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그 겨울, 스님들의 용맹정진 수행기
★★★
한국 불교 최초로 한겨울 천막 정진에 나선 아홉 스님의 수행 과정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 2019 11 11일부터 2020 2 7일까지 90일간의 여정이 스님들의 인터뷰와 수행에 참여한 스님이 직접 촬영한 천막 내부, 카메라가 담아낸 천막 바깥 현장으로 구성되어 생생하게 전해진다. 수행의 고통을 유머러스하게 들려주는 스님들의 증언에 웃음이 나다가도 수행자들이 고행을 겪으며 깨달음을 얻는 모습은 지켜볼수록 숙연한 마음을 갖게 한다. 아홉 스님들의 더벅머리와 덥수룩하게 자란 수염이 속세인들에게 깨우침을 주는 불교 영화.

아홉 스님

감독 윤성준

출연 자승, 무연, 진각, 호산, 성곡, 재현, 심우, 도림, 인산

개봉 2020.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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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미누
감독 지혜원
출연 미노드 목탄, 소모뚜, 소띠하, 송명훈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목포의 눈물 in 네팔
★★★★
<안녕, 미누> 1992년부터 2009년까지 한국에서 노동자로, 문화 운동가로, 밴드 리더로 살았던 네팔 사람 미노드 목탄, 한국 이름으로는 미누 대한 다큐멘터리다.  작품을 통해, 그리고 미누를 통해 드러나는 대한민국의 민낯은 너무나 부끄럽고,  우리가 외국인노동자들에게 가한 폭력은 살인적이다. 그럼에도 미누는 자신에게 강제 추방령을 내린 한국을 사랑하고 그리워하며, 언젠가는 한국으로 돌아가기를 꿈꾸며 한국 노래를 부르고 사람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친다. 과연 그에게 한국은 무엇일까? 영화를 열고 닫는, 미누가 부르는 목포의 눈물 절절함은 관객의 심금을 울린다.

안녕, 미누

감독 지혜원

출연 미노드 목탄, 소모뚜, 소띠하, 송명훈

개봉 2020.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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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천천히 안녕
감독 나카노 료타
출연 아오이 유우, 다케우치 유코, 마츠바라 치에코, 야마자키 츠토무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가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
<행복 목욕탕>(2017)에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엄마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풀어낸 나카노 료타 감독의 신작. 나카지마 교코의 장편 소설 <긴 이별>을 스크린에 옮기면서 노인성 인지증(치매)을 앓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신파는 없고 여운은 가득한 가족 영화로 완성했다. 일상을 진득하게 따라가는 호흡, 개인의 문제를 공동체의 문제로 인식하는 소재의 확장, 괴로움을 쿨하게 받아들이는 인물들의 긍정성이 감독의 전작과 맞닿으며 장점으로 자리매김한다. 연륜이 묻어나는 야마자키 츠토무의 깊은 연기에 울컥하면서 산다는 것의 의미를 조금씩, 천천히 곱씹게 된다.

조금씩, 천천히 안녕

감독 나카노 료타

출연 아오이 유우, 다케우치 유코, 마츠바라 치에코, 야마자키 츠토무

개봉 2020.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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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커 퀸즈
감독 모하메드 하미디
출연 카드 므라드, 알반 이바노프, 셀린느 살레테, 사브리나 와지니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여자니까를 향한 거침없는 슈팅
★★★
오랜 전통을 지닌 마을 축구 클럽이 해체 위기에 놓이자 궁여지책으로 여성 선수단이 꾸려진다. 이들이 온갖 역경을 딛고 경기에서 승리하느냐가 관건이자 관전 포인트다. 영화는 차별과 편견에 맞서는 여성 스포츠 영화의 계보를 이어가면서 프랑스 코미디 특유의 유쾌함으로 승부한다. 남성 코치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여성들과 연대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여성 선수단을 초보들로 구성해 해프닝을 벌이면서 러닝타임을 효과적으로 운영한다. 선수 개별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살리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축구를 소재로 성별 구분 없이 모두가 성장하는 서사를 무리 없이 마무리했다.

싸커 퀸즈

감독 모하메드 하미디

출연 카드 므라드, 셀린느 살레테, 사브리나 와자니, 로르 칼라미, 알반 이바노프

개봉 2020.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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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 집 없는 아이
감독 앙트완 블로시에르
출연 다니엘 오떼유, 말룸 파킨, 루디빈 사니에

정유미 <더 스크린> 에디터
아동 명작의 순한 맛
★★★
아동 문학의 걸작으로 꼽히는 프랑스 작가 엑토르 말로의 <집 없는 아이>를 영화화했다. 할아버지가 아이들에게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담을 들려주는 회상 형식을 취해 이야기에 쉽게 빠져든다. 고아 소년이 떠돌이 음악가 할아버지와 함께하는 험난한 여정이 자연 풍광, 클래식 음악과 어우러져 고전의 힘을 느끼게 한다. 두 주인공에게 집중하면서 후반부에 극적 효과를 더한 각색이 매끄럽다. 주인공으로 호흡을 맞춘 중견배우 다니엘 오떼유와 아역배우 말룸 파킨, 화자 역할을 맡은 자크 페렝과 엄마 역의 루디빈 사니에 등 프랑스 신구 배우들의 연기를 함께 감상할 수 있다는 것도 즐거움이다.

레미: 집 없는 아이

감독 앙트완 블로시에르

출연 다니엘 오떼유, 말룸 파킨

개봉 2020.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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