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에디터는 해리 포터의 본고장(?)이라는 이유로 첫 유럽여행 행선지를 영국 런던으로 결정했다. 그런데 얼마 전 출장(+휴가)으로 런던을 또 한번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마침 2017년 올해는 소설 <해리 포터> 시리즈의 출간 20주년을 맞이한 해로, 런던에는 다양한 해리 포터 관련 즐길 거리들이 새로 업데이트되어 있었다. 잠시 사그라들었던 에디터의 덕심이 되살아났다.


영화 <해리 포터> 그래픽 디자이너의 전시관 겸 상점
_ HOUSE OF MINALIMA

이번 여행에서 꼭 하고 싶었던 것은 1일 1뮤지컬(연극)을 보는 것이었다. 덕분에 뮤지컬 공연장이 즐비한 런던의 번화가 소호 거리를 매일같이 걸어 다녔는데, 'HOUSE OF MINALIMA'는 그 거리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이곳은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와 <신비한 동물 사전>의 그래픽 디자인과 소품을 담당했던 Miraphora Mina와 Eduardo Lima가 운영하는 곳이다. 원래는 팝업 스토어였는데 팬들의 인기로 아예 이곳에 자리 잡았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 봤던 신기한 마법 세계 속 소품들이 가득한 이곳! 1층의 판매숍을 지나 좁은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해리 포터>의 소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영화 속에서 잠깐 스쳐 지나갔던 예언자 일보나 수배 포스터들에 담긴 글귀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에디터는 최대한 '생민'한 소비를 위해 고심 끝에 호그와트 벽 스티커(오른쪽 사진)를 골랐다. 사실 한국에서 짐 풀기 전까지 에디터는 이것을 편지봉투라 굳게 믿고 있었다. 완전 스튜핏한 소비를 해버렸다는 걸 깨달았다. 이 쓸데없는 벽 스티커를 어디에 붙여야 할까. 결국 사무실 책상 한켠에 애매하게 붙였다. 앞으론 현명한 소비를 해야겠다 다짐했다.


해리 포터 19년 후의 이야기
_연극 <해리 포터 - 저주받은 아이>

상점을 나와서 길을 따라 걸어가면 해리 포터 전용 공연장이 보인다. 소비 뽐뿌를 그나마 자제할 수 있었던 건 여기서 <해리 포터 - 저주받은 아이> 연극 1,2편에 투자해야 했기 때문이다. 미처 예매를 하지 못한 에디터는 공연 한 시간 전 현장 티켓 부스에서 좋은 좌석을 할인된 가격에 얻을 수 있었다.

<해리 포터 - 저주받은 아이>는 <해리 포터 - 죽음의 성물> 이후 19년 후의 이야기로, J.K 롤링이 직접 시나리오를 썼다. 2016년 7월에 초연해 지금까지 공연 중이다. 총 5시간 분량의 연극으로 평일에는 이틀에 나눠 상연한다. 1부 공연을 함께 본 옆자리 사람들을 다음 날 같은 시간, 공간에서 다시 만나니까 괜히 반갑고 묘한 느낌이 들었다. (덕분에 나만 혼자인 것도 똑같다..ㅠㅠ)

(*이후 내용에는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부

사춘기 둘째 아들과 잘 지내는 게 고민인 보통의 아버지 해리 포터 이야기라니. 초반부엔 조금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팬들이라면 재밌게 해석할 여지가 많은 연극이었다. 이를테면, 해리의 둘째 아들 알버스가 슬리데린에 배정되어 말포이의 아들 스코피어스와 친구가 되는 설정은 과거 말포이와 해리 포터의 앙숙 관계와 비교되어 깨알 재미를 선사한다.

알버스&스코피어스 / 지니&해리 포터
론&헤르미온느 / 단체샷

주된 스토리는 알버스와 스코피어스가 우연히 시간여행 장치를 얻게 되면서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내용이다. 그들이 돌아가는 과거는 우리가 <해리 포터> 시리즈를 통해 익히 알던 에피소드들이다. 그들은 트리위저드 경기에서 죽은 케드릭 디고리를 살리기 위해 과거를 바꾼다. 그러나 이로 인해 바뀐 현재는 오히려 어둠의 세력에게 점령당한 상태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이들은 해리 포터의 부모님이 볼드모트에게 죽임을 당하던 그날로 돌아가 볼드모트의 딸과 대립하면서, 어둠의 세력과 맞서게 된다.

연극의 타임슬립 설정은 기존 시리즈의 명장면으로 돌아가는 것을 가능하게 해 옛 시리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데 아주 효과적으로 활용되었다. 시리즈의 신스틸러 캐릭터였던 모우닝 머틀, 덤블도어 교수님, 스네이프, 해그리드, 맥고나걸 교수님의 캐릭터가 놀라운 싱크로율로 등장하는 것도 깨알 재미다.

2부

원작과 연극이 가장 다른 지점은 헤르미온느가 흑인으로 설정되었다는 점. 처음에는 어색하게 다가왔지만, 2부까지 보고 나니 배우들 모두 자신의 캐릭터를 입은 것처럼 딱 맞게 느껴졌다. 1부는 현란한 마법 효과, 무대 변화, 음악으로 지루할 틈 없이 채워져 한 편의 뮤지컬처럼 구성되었다. 다양한 나라의 팬들을 배려했음을 알 수 있었다. 반면 2부는 보다 차분하게 스토리에 집중해, 내용을 모르고 간다면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다.


20주년 기념 전시
_<Harry Potter: A History of Magic>
영국 도서관 전경

런던의 영국 도서관에서는 해리 포터 출간 20주년을 맞이해 <해리 포터: 마법의 역사> 전시가 열리고 있다. 2017년 10월 20일부터  2018년 2월 28일까지 열리는 전시다. J.K 롤링과 <해리 포터> 시리즈를 출간한 블룸스버리 출판사의 소장품을 전시했다. 예매는 필수다.

아니나 다를까. 월요일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현장은 이미 매진이었다. 두근두근! 각국의 해덕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에디터 앞에 서 있던 분도 입장 직전까지 사진을 찍어달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전시관에는 <해리 포터> 원작 소설 시리즈의 토대가 된 온갖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J.K 롤링이 직접 손으로 쓰고 그린 시놉시스와 캐릭터 스케치는 물론, 짐 케이가 그린 오리지널 삽화를 볼 수 있다. 전시관은 마치 소설 속 호그와트의 과목들처럼 점성술, 마법의 약물, 신비한 동물 등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곳에는 J.K 롤링이 소설을 쓰면서 영감을 받았던 희귀한 도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영국 도서관에서는 해리포터 전시 외에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노트, 비틀즈 기사, 제인 오스틴의 노트 등을 볼 수 있으며, 140년간 녹음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레코더 컬렉션 등 다양한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해리 포터 때문에 찾았지만, 그것 말고도 충분히 좋았던 장소였다.


런던은 '해리 포터'만으로도 여행할 거리가 넘치는 도시다. 덕분에 이번 여행에서도 에디터는 해리 포터 덕질만 하다 돌아오는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조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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